1. 호그와트 학생이라면 퀴디치를!(부제: 황막꾹을 증명하기) 어엿한 신입생이 된 지도 이제 거의 2주가 되어갈 무렵이었다. 정국은 이제 능숙하게 교복을 입고 주말인지라 한 시간 늦은 8시에 예정된 아침식사를 위해 동급생들과 기숙사를 나가려던 참이었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평화로운 아침을 맞이하려던 정국의 바람은 지민의 소리로 인해 산산히 조각나버렸다. "거기, 그것 좀 잡아줘!" 빠른 속도로 저와 제 동료들을 향해 날아오고 있는 것은 경기 중계를 볼 때 자주 접했던 익숙한 물체인 스니치였다. 딱 골프공만한 크기에 제 몸 너비의 두 배 가까이 되는 날개를 가지고 있는 스니치는 경기에서 자주 보이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기에 정국은 본능적으로 팔을 뻗어 스니치를 낚아챘다. 생각보다 쉽게 잡히는 스니치에 정국은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요리조리 돌려가며 신기한 눈빛으로 금빛 물체를 보고 있었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정국은 제가 친구들과 밥을 먹으러 가려 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식당으로 걸음을 옮기려 했다. 하지만 옆에 있는 친구들이 심상치 않았다. 친구들 뿐만 아니라, 기숙사에 있던 학생들 전원이 페트리피쿠스 토탈루스(동작 그만 주문)에라도 걸린 양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은 헤- 벌린 채로 정국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뜨거운 시선들을 견디다 못한 정국이 고개를 돌려 이 일의 원흉인 지민을 쳐다보았다. 정국의 시선을 느낀 것일까, 지민은 제정신을 차리는 듯 보였다. 지민이 정상적으로 돌아왔다고 느꼈을 무렵, 지민은 소리를 지르며 기숙사 밖으로 뛰쳐나갔다. "형! 대박인 신입생이 있어!" 지민의 소리침으로 인해 다른 학생들도 정신을 차린 듯 했다. 하지만 정국에게 쏠린 시선은 여전했다. 어색한 기류에 정국이 입을 떼려는데 기숙사 룸메이트인 승현이 정국에게 질문을 날렸다. "정국아...어떻게 잡은거야?" "으...어? 그냥 잡혔는데?" 정국의 답변에 친구들 사이에서 '대박' '와-' 등의 탄성이 나왔다. 민망해진 정국이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긁적이고 있으니, "스니치 잡은 애가 누구야?" 기숙사 전체가 울릴 정도의 우렁찬 목소리를 자랑하며 들어오는 상급생이 보였다. 카리스마 있어보이는 그 모습에 기가 죽은 정국이 조용히 대답을 하려는데, 눈썰미가 좋은 것인지, 정국의 손에 들린 스니치를 보고서는 한달음에 정국 쪽으로 달려오는 그였다. 그리고 나서는 정국을 꽉 안더니, 하느님 감사합니다- 따위의 말을 내뱉는 상급생이었다. 살짝 이상한 포즈 때문에 불편해진 정국이 몸을 빼내려는데, 타이밍도 좋지, 지민이 들어왔다. "호석이형, 애 그만 놔주고, 연습 하러 가요! 좀 있음 선수 선발 시즌이야!" "선발을 하긴 뭘해, 여기 수색꾼 재목이 떡하니 있는데!" 호석은 그렇게 소리를 치고는 한 손에는 빗자루 2개, 다른 한 손에는 정국의 팔목을 잡고는 밖으로 달려나갔다. 덩달아 마음이 급해진 지민도 자신의 빗자루를 들고 계단을 뛰어내려갔다. 정국이 기억하는 바로는, 기숙사가 위치한 북쪽 탑에서 퀴디치 경기장 근처의 호수까지는 약 10분이 걸렸다. 하지만 지금 정국은, 이 고릴라같은 사내에게 잡힌 채로, 5분도 지나지 않아 경기장에 도착해 있었다. 경기장에 도착하고 나서야 자신의 팔목을 놔준 호석선배(라고 쓰고 고릴라라고 읽는다)에 숨을 고르고 있을 무렵, 헐레벌떡 뛰어온 지민이 입구에서부터 정국을 부르며 달려왔다. "정국아! 살아있니??" "후으...네...선배..." 숨을 몰아쉬며 대답을 하는 정국을 지민은 안쓰러운 눈빛으로 쳐다봤다. 그리고 고개를 홱 돌려 째진 눈으로 호석을 째려봤다. 눈빛을 느끼지 못한건지 호석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는 아쿠아멘티(물을 뿜어내는 마법)로 물 두 컵을 만들어 내더니 정국과 지민에게 각각 한 컵씩을 내밀었다. 그리고 정국에게 시선을 고정한 호석은, "수색꾼, 이름이?" 호석의 입에서 내뱉어진 수색꾼이라는 단어에 이번엔 정국이 페트리피쿠스 토탈루스에 걸린 듯 싶었다. 그나마 제 친구들보다는 빨리 정신을 추스린 정국이 "수..수색꾼이요?" 라며 되묻자, 호석은 "응! 수색꾼! 할 생각 없어?" 라고 다시 질문을 했다. 자기가 목표로 했던 자리이긴 하지만 너무 당황스러웠던 탓에 정국은 우물쭈물 거리며 조그맣게 할게요...라는 대답을 했다. 그 소리를 들은 것인지, 호석은 빗자루를 쥐어주며 정국에게 편안히 날아다녀 보라고 했다. 윤기와 꽤 어렸을 때부터 탔던 빗자루기에 능숙하게 비행을 시작한 정국을 보며 밑에서 바라보던 지민과 호석, 그리고 나머지 퀴디치 선수들은 행복의 비명을 질렀다. 이번 우승은 문제없겠다고. 결국, 선발 시험도 보지 않고 퀴디치 팀에 합류한 정국이었다. 하지만 그날 정국이 스니치를 잡는 것을 본 학생들이 많아 반발은 없었다고 한다. PROFILE: -정호석 그리핀도르 3학년, 그리핀도르 퀴디치 팀 수비수 호그와트 내에서 정호석을 모르면 학교 학생이 아니다-라고 할 정도로 발이 넓고 사교성이 좋다. 인간세계에서 살 때는 춤을 배웠다고. 그 덕에 몸의 움직임은 엄청 빠르다. 혈통은 혼혈. 어머니가 마법사이시고 아버지가 머글이시다. 뛰어난 과목은 딱히 없다. 그래도 전 과목에서 보통 이상은 하는 터라 대부분의 선생님들에게는 이쁨을 받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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