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울리고 모두가 빠져나간 교실에는 너와 나뿐이었다. 뒤를 돌아보니 엎드려 뒤척거리는 네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햇빛이 비추고 있는 네 갈색 머리칼을 한참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 혹여나 펼쳐진 채로 아무렇게나 뻗어있는 너의 하얀 손이 햇빛에 타버릴까 싶어 급히 네 손을 잡는다. 네가 움찔하며 잠에서 깨어나 고개를 든다. 그러고는 나를 올려다본다. 나를 올려다보며 피곤했는지 눈덩이 위로 생기는 그 쌍꺼풀이 새삼스레 좋다. 바깥에서는 따뜻한 봄기운을 머금은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참 좋다, 너와 함께 하는 지금 이 순간이. 너와 함께 할 시간들이. "얼른 일어나, 밥 먹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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