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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김태형] 안다미로 04 | 인스티즈

 

 

 

[김태형 빙의글]안다미로 04

 

 

 

 

 

이 곳에 와서는 항상 아침마다 별이나 별이 어멈이 날 깨워줬었다. 밤 늦게까지 뒤척이다 잘 때도 있고, 또 워낙에 아침잠이 많은 편이라 학교 다닐 때도 엄마가 고생을 좀 했었지. 여튼 여기서도 내 힘으로 일어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오늘은 저절로 눈이 떠졌다. 닭이 꼬끼오, 하고 우는 소리를 듣는데 그저 멍하기만 했다. 하... 망했다. 어기적어기적 일어나서 앉아 있는데 별이가 대야랑 수건을 가지고 들어오다가 깜짝 놀란다. 아씨! 황급히 들어오길래 별아, 물 쏟아질라, 하자 아차 하는 표정으로 조심조심 걸어온다. 아씨,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나셨어요! 별이의 말에 헤헤거리며 웃고는 그냥 눈이 떠졌네, 하자 별이가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는다. 별이가 저런 표정도 지을 줄 알다니 나만 할 수 있는 표정인 줄 알았는뎅.




"얼른 씻으시고 단장도 하셔야 되요."

"으응.. 으, 하기 싫다. 귀찮아."

"아씨!"

"알았어.. 하면 되잖아.."




밍기적거리며 이불 밖으로 나왔다. 이불 속 푹신하고 좋았는데, 괜히 일찍 깼다. 나오니까 더 누워있고 싶고 더 자고 싶고, 그냥 오늘만 아니었으면 좋겠다. 어쨌든 씻고, 별이가 가져다 준 옷도 입었다. 너도 얼른 가서 챙겨. 안 가고 옆에서 나를 꾸며주겠다는 별이를 닦달해서 보내자마자 별이 어멈이 방으로 들어섰다. 뭔가 별이 어멈은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기분이다. 맨날 별이랑만 붙어 있어서 그런가. 아씨, 별이 어멈이 나를 보더니 말을 잇지를 못한다. 고우세요, 하더니 내 머리를 만지기 시작한다. 머리를 살살 빗어서는 곱게 땋고, 존나 예쁜 장신구도 꽂았다. 허허, 이것 참 곱다는 소리를 얼마나 듣는건지. 흐뭇한 미소로 별이 어멈에게 머리를 맡겼다.




"아씨, 정말.. 정말 고우세요. 세자빈은 따놓은 당상입니다!"




에이, 별이 어멈두, 무슨 소리야. 내가 손을 앞으로 내밀고 휘젓자 별이 어멈이 웃으며 분칠을 한다. 내 앞에 놓여 있는 거울을 보는데 별이 어멈은 솜씨도 좋다. 이 정도면 나 진짜 이쁜 거 아니야? 별이 어멈이 마지막으로 입술에 틴트 같은 것을 슥슥 발라주고는 다시 나를 빤히 바라본다. 정말.. 아씨는 제 딸과 같으신 분이셨는데.. 별이 어멈이 말을 채 잇지 못하고는 눈물을 훔쳤다. 벌게진 눈가를 보자 나도 울컥할 것 같아 꾹 참고 별이 어멈을 꼭 안아주었다. 별이 어멈, 너무.. 고마워요. 별이는 내가 잘 챙길게요. 내 말에 별이 어멈의 몸이 잘게 떨렸다. 괜찮아, 괜찮아요. 울지마요. 내 말에 별이 어멈이 주책이었다며 작게 웃었다. 




밖으로 나오니 내 방 앞에 온 집 안 식구가 다 모여있다. 우리 집에 일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았나.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그 동안 정든 얼굴이 많이 보인다. 내가 세자빈이 될 것이라는 확신도 없고, 영영 떠나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의 분위기는 영 어둡다. 여기저기서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도 보인다. 이미 어머니께서는 한바탕 하셨는지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있으셨다. 




"제가 진짜 세자빈이 되어서 가는 것도 아닌데 왜 다들 나오셨어요."

"....."

"하하하.."




내가 하하거리며 웃자 다들 내 눈을 피한다. 아버지께서 내게 다가와 꼭 한 번 안아주셨다. 아가, 잘하고 오너라. 딸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서 가슴이 뭉클해졌다. 아.. 진짜 우리 아빠 보고 싶다.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는 한사람 한사람 눈을 마주치며 웃어주었다. 몇 달 함께 있지 않았지만 정이 많이 들었었는데. 영영 떠나는 것도 아닌데 다들 왜 이렇게 아쉬워하는지.




"별아."

"네, 아씨."




제 엄마와 함께 있던 별이가 내 부름에 천천히 다가왔다. 별이도 오늘 정말 이쁘다. 역시 내 선택은 탁월해. 이제.. 가자. 내 말에 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준비 되어 있던 가마에 올라타려는 순간 한 남자종 하나가 말했다. 아씨 오늘 너무 고우시다고. 그 말이 시발점이라도 된 듯 여기저기서 웅성거린다. 고마워요. 자신에게 서스럼 없이 대하는 나를 불편해하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아니었구나. 내 웃음에 자신도 환히 웃는다. 아씨가 돌아오면 잔치 열 준비 해야겠어요. 한천댁의 말에 부엌 언니들도 그래야겠다며 호들갑을 떤다.

 

 

 

 

엄청 맛있는 걸로 차려줘요, 내가 너스레를 떨자 한천댁이 환하게 웃는다. 아씨가 좋아하던 요리 다 해드리겠다며. 괜히 마음이 뭉클하다. 그럼 나는.. 나는, 계란요리 꼭 해줘요. 그게 제일 맛있으니까. 내 말에 부엌 언니들이 더 호들갑이다. 그것만 해주겠냐며 얼른 돌아와서 저녁을 먹자고 한다. 다시 한 번 사람들을 쭉 둘러보고는 가마에 올라탔다. 작게 나있는 창으로 얼굴을 내밀자 끝내 눈물을 훔치는 한천댁과 별이 어멈이 보인다. 애써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자 가마가 흔들리며 움직이기 시작한다.




-




"별아, 힘들지."

"...아니에요."

"나도 너랑 같이 걸을까?"

"아니되요, 아씨!"

"그럼.. 너도 가마에 타면 안 돼?"

"아니 됩니다, 아씨."




치이, 힘들어 보이길래 권유한 말인데 단호박 몇 십개는 씹어 먹은 듯이 거절한다. 별이가 유순한 성격인 것 같아도 이럴 땐 엄청 단호하단 말이징. 휴, 입술을 쭉 내밀고 삐진 척을 하자 아씨.. 하는 애처로운 소리가 들린다. 계속 무시하자 별이가 낑낑대는 작은 강아지처럼 어쩔 줄 몰라하는 게 보인다. 곧 도착이에요, 아씨. 조금만 기다리셔요.




"곧 도착이야?"

"네에."

"그럼 나 내려서 걸으면 안 돼? 나 가마멀미 한단 말이다."

"아니되요, 아씨."




너무해.




-




오늘이구나. 태형이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세자빈을 위해 만든 옷을 보았다. 얼마 전 태형이 말했던 대로 수 많은 세자빈의 옷들이 도착했다. 대부분은 하나하나 곱게 접어 보관해두었지만 태형이 원했던 노란 옷은 마네킹 같은 것에 걸려있었다. 오늘이야. 노란 옷을 입은 세자빈은 얼마나 아름다울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지 태형이 활짝 웃었다. 장터에서 그녀를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팔찌로 끙끙거리는 모습이 귀여웠는데 표정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 너무나도 귀여웠다. 그녀가 김대감의 여식이라는 것을 듣고 그녀도 당연히 세자빈 간택에 참여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이 때문에 궁에 들어오자마자 노란 옷, 아니 고운 옷들을 지으라고 명했다. 그렇게 헤실대다가 자신이 왜 이러나, 하는 생각도 했지만 곧 좋은 게 좋은거지, 하며 태형이 씩 웃었다. 그러니까 아마, 이것을 사람들은 첫 눈에 반한다고 했던가. 태형이 다시 한 번 그녀 생각을 하며 웃었다. 쉬쉬해도 이미 궁궐 내에선 태형이 연모하는 아가씨가 생겼다고 소문이 도는 중이었다. 그런 소문을 도는지 모르는지 마냥 행복하기만한 애처가 예약 중인 세자였다.




-




으어어, 진짜 사람들 많다. 가마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거라곤 예쁜 양반댁 규수들이랑 그 규수들을 둘러싼 수많은 몸종들 밖에 없다. 나는 별이 밖에 안 데려왔는데.. 꿀릴려나, 킁. 혼자 영양가 없는 생각을 하며 내 이름이 쓰인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잠시 뒤 웅성거리던 소리가 점점 멎고 열 댓 명의 상궁들이 일렬로 섰다. 시험을 먼저 치는구나. 으, 떨려라. 어머니, 아버지와 한천댁, 별이 어멈을 비롯한 종들과 초조하게 나를 바라보는 별이의 얼굴을 하나씩 떠올렸다.




-




전통적으로 세자는 세자빈 간택의 마지막에 참여하게 되어있다. 간단한 시험을 먼저 쳐서 그 시험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규수들을 떨어뜨린 다음 최종적으로 세자가 선택하게 되어있는 것이었다. 그 전까지는 세자빈 후보들을 보면 안되건만, 태형은 김내관을 옆에 끼고 한 구석에 숨어서 지켜보는 중이었다. 김효정 대감의 여식... 저기 있다! 오늘도 노란 옷을 입었구나. 태형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보고 있을 무렵, 태형의 옆에 한 여자가 다가와 섰다.




"세자가 마음에 든 규수가 저기 있나보지요?"




아, 깜짝이야! 태형이 놀라서 넘어가려고 하자 김내관이 서둘러 태형을 받쳐주었다. 누님! 태형의 말에 여자가 활짝 웃었다. 어느 규수인가? 나도 구경 좀 하세. 자신의 누이의 말에 태형이 살짝 웃었다. 김효정의 대감의 여식입니다. 노란 옷을 입은. 태형의 말에 여자가 요리조리 살펴보더니 다시 웃었다. 세자의 안목은 따라갈 수가 없소. 허나, 세자. 여자가 소리를 죽이며 말했다. 곧 아바마마가 오실텐데, 몸을 피하시는게 어떨지? 여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태형이 서둘러 떠났다. 태형의 뒷모습을 보며 웃던 여자가 다시 시험에 집중하고 있는 아가씨들을 쭉 둘러보았다. 어느 한 곳에서 시선이 멈췄고 여자는 흐뭇하게 바라보며 웃었다. 




-




이게 진짜 세자빈 간택 시험이라고? 졸쉽인뎅. 흡사 시험 치는 도중 마킹을 하는데 1이 네 번 나온 찝찝함과 같은 느낌이었다. 이상한데. 궁녀들이 답안지를 한꺼번에 다시 걷어가고 별이가 내 옆으로 총총총 뛰어왔다. 아씨, 어떠셨어요? 땀도 안 났는데 별이가 손수건으로 내 이마를 톡톡 닦아주며 물었다. 별이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했다. 쉽던데. 뭔가 이상해. 




잠시 후 가장 엄하게 생긴 상궁이 나와 시험에서 떨어진 규수의 이름을 차례대로 불렀다. 아싸, 통과당. 합격한 기쁨을 아주 잠시 만끽했는데 상궁이 다시 입을 열었다. 주상전하와 세자저하, 공주마마 납십니다! 상궁의 말이 끝나자마자 왕과 세자로 보이는 젊은 사내 하나, 그리고 공주마마가 들어섰다. 으어, 다음은 뭐려나. 뻐근한 목을 살짝 주무르고는 상궁의 말에 귀 기울였다.




"세자빈 후보인 규수들은 주상전하와 세자저하, 공주마마께 차례대로 나오셔서 인사를 하시길 바랍니다."



진짜 그게 끝인가? 당황한 것은 나뿐인지 차례대로 나가 인사를 하고는 돌아온다. 헐, 어떡행. 곧 내 차례야. 두근두근두근 심장이 막 뛴다. 긴장 안하고 그냥 담담하게 치고 오자고, 욕심 같은 것은 버리자고 몇 번이나 생각했으면서도 또 긴장되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근데 솔직히 분위기가 이렇잖아! 여기서 긴장 안하면 바보 아닌가?! 상궁이 내 이름을 부르고 후들거리는 다리를 겨우 진정시켜 앞으로 나섰다. 김효정 대감의 여식입니다. 세자저하께 인사 올리옵니다. 치마를 잡고 머리를 살짝 숙였다. 고개를 들려는 순간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여전히 노란 옷을 입은게 곱구나,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숙였다. 활짝 웃고 있는 세자, 아니 장에서 만난 사내였다. 세자였어?

 
 
 
 
 
 
-
 
 
 
 
 
 
태형은 들어서는 순간부터 김대감의 여식만 쳐다보았다. 심지어 긴장되는 지 자꾸만 심호흡을 하는 모습을 보다가 자신의 앞에 나와서 인사를 하는 다른 규수가 있는 줄도 몰랐다. 다행히 태형의 누이가 옆에서 툭, 쳐준 덕분에 티내지 않고 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할 수 있었다.
 
 
 
 
 
 
 
자꾸만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총총거리며 앞으로 나오는 데 그 모습이 곱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옆을 보니 자신의 누이도 흐뭇한 미소로 보고 있었다. 아, 이쁘다. 그녀는 자신이 노란 옷을 입으면 얼마나 고와보이는지 아는 듯 했다. 살랑살랑 걸어오는 모습이 한 마리 나비같기도 했다. 표정은 잔뜩 긴장했는데, 그래도 까먹지는 않았는지 양손으로 치마를 살짝 들고는 고개를 숙인다. 동글동글한 머리통이 너무 귀여워서 쓰다듬어주고 싶은 걸 가까스로 참았다. 자신을 소개하는 말이 끝나고 한마디 툭, 던지자 당황해서는 고개를 드는데 동그랗게 뜨인 눈도 너무 귀엽다. 자신이 지금 세자이고 뭐고 그냥 말랑말랑해 보이는 볼을 꾹꾹 누르기도 하고 쭉쭉 늘려보고 싶기도 했다.
 
 
 
 
 
 
 
자신이 세자일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는지 당황한 얼굴로 제 자리로 돌아가는 그녀를 보다 태형은 다시 찡긋 웃었다. 세자빈 간택을 꼭 해야하나, 이미 제 마음 속에는 나비가 팔랑팔랑 돌아다니고 있는데. 그런 태형의 마음과는 달리 마지막 남은 여자까지 모두 태형의 앞에서 소개를 하고 들어갔다. 그러거나 말거나 태형은 혼자 그녀를 이삐라고 불러야지, 하면서 온통 그녀 생각만 하고 있었다.
 
 
 
 
 
 
"마마님들이 세자빈을 간택하는 동안 잠시 쉬도록 하겠습니다."
 
 
 
 
 
 
 
최상궁의 말이 끝나자 마자 장터에서 봤던 별이라는 아이가 쫑쫑거리며 그녀에게 다가간다. 어지간히도 놀랐는지 별이에게 말을 쏟아내는데 그 모습마저도 너무 곱다. 무슨 소리냐며 이해 못하는 별이가 계속 웃기만 하자 그녀가 고개를 돌리며 자신을 본다. 당연히 최종적으로 세자빈을 누구로 할 지 회의하러 갔다고 생각했는데 그 자리에서 제 모습을 전부 보고 있었다고 생각했는지 얼굴이 발게진다, 또. 그에 별이도 고개를 돌려 자신을 보고는 놀란 표정을 짓는다. 여전히 창피해하는 그녀에게 활짝 웃어주고는 아버지와 누님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이미 세자는 마음 속에 두고 있는 아가씨가 있습니다."
"그것은 나도 들었다."
 
 
 
 
 
 
 
태형이 가만히 다가가 비어있는 의자에 앉았다. 태형을 확인한 태형의 누이가 얼른 네 생각을 말하렴, 하며 태형의 등을 톡톡 쳤다. 왕도 태형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그래, 네가 원하는 아가씨는 누구냐, 하며 물었다. 태형이 답지않게 쑥쓰러워하더니 김효정 대감의 여식입니다, 하고 입을 떼었다. 태형의 말이 끝나자마자 태형의 누이가 입을 열었다. 저도 그 아가씨가 마음에 듭니다. 태형의 누이의 말까지 끝나자 왕이 허허 웃었다. 너희 남매가 그렇게 좋아하니 나는 반대를 할 수가 없구나. 왕의 말에 태형과 누이가 눈이 동그래졌다가 활짝 웃었다.
 
 
 
 
 
 
 
-
 
 
 
 
 
 
그 자가 세자였다니. 내 팔찌를 사준 게 세자였다니. 그냥 부잣집 꽃도령일 줄 알았는데. 지금 충격을 존나 먹어서 말할 힘도 없다. 그냥 멍하니 세자만 바라보며 세자가 다른 아가씨들에게 웃으며 인사를 해주는 것만 보았다. 조금 휴식시간을 갖겠다는 상궁님의 말에 별이가 총총 달려왔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이마를 톡톡 닦아주는 손길을 멍하니 받아내다가 눈을 번쩍 떴다. 별아, 세자가. 세자 저하가!
 
 
 
 
 
 
 
"장에서 보았던 그 사내야!"
 
 
 
 
 
 
 
내 말에 별이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웃는다. 아니, 별아. 그렇게 태평하게 웃을 때가 아니야. 그 자가 진짜 세자라니까? 내 말에 별이가 그저 닮은 사람 아니에요? 하며 내 입술에 빨간물을 다시 들여준다. 아니야, 저기 봐. 별이를 설득시키기 위해 세자가 있던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마자 언제부터였는지 이 쪽은 빤히 쳐다보고 있던 세자와 눈이 마주쳤다. 아, 존나 창피행. 이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 지 세자는 계속 이 쪽만 쳐다보고 있다. 당연히 회의하러 갔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물론 잘 생긴 남자가 빤히 쳐다봐주니 기분이 나쁘진 않습니다만? 내 표정이 이상한지 별이도 고개를 돌렸다가는 깜짝 놀란다. 진짜 그 도령님이네요! 별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때까지도 우리를 빤히 보고 있던 세자가 갑자기 활짝 웃고는 돌아섰다. 심장이 간질간질거리는 게 영, 이상하다.
 
 
 
 
 
 
-
 
 
 
 
 
 
 
"간택을 하겠습니다!"
 
 
 
 
 
 
상궁님의 말에 다시 별이가 총총거리며 뛰어갔다. 아궁, 우리 별이는 뛰어가는 뒷모습도 씹귀에여, 우쮸쮸. 아무리 이 상황이지만 별이를 향한 와타시의 덕심은 막을 수 없.다.구(찡긋) 여튼 별이를 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렸는데 또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던 세자와 눈이 마주쳤다. 세자는 뭐가 그렇게 신나는 지 자꾸만 웃는다. 잘생긴 사람이 자꾸 나를 보면서 웃으니까 기분이 좋다. 설레는 것 같기두 하궁. 세자의 미소는 뭔가 마력을 가진 게 틀림없다. 처음에는 웃는 거 존잘이다, 했던 게 이제는 세자가 웃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헤실거리면서 웃게 된다. 내가 헤헤거리며 웃자 세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눈이 없어질 정도로 활짝 웃는다. 세자의 미소에 와타시의 안.구가 정화되는 것 같습니다만?
 
 
 
 
 
 
 
어쨌든 세자가 세자빈을 직접 간택하는 것이라고 한다. 세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위를 둘러보는 데 진짜 존나 이쁜 여자들 밖에 없다. 이 사이에서 난 오징어게꾼! 당연히 세자도 이쁜 언니들이 좋겠징? 장터에서 만난 내가 반가워서 계속 웃었나보당. 쓰잘떼기 없는 생각을 하는데 방금 전까지만 해도 진짜 여기서 최고로 이쁜 언니 앞에 있던 세자가 없다. 에, 어딜 갔지. 갑자기 수군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내 앞에 그림자가 졌다. 천천히 고개를 들자 활짝 웃고 있는 태형, 아니 세자의 얼굴이 보인다. 입모양으로 뭐라하는 것 같은데 뭐라는지 모르겠다. 내가 입만 빤히 보며 무슨 말을 하는 지 유추해내려고 하자 세자가 개구진 미소를 지었다가 다시 입을 연다. 안.녕.
 
 
 
 
 
 
그리고는 내 앞에 앉아 내 손을 잡는다.
 
이삐야, 나랑 살자.
 
내 귀에만 살짝 속삭인다.
 
 
 
 
 
 
그래, 하루에 한 번 존나 이상한 일이 터진다. 매일 매일 존나 이상한 일은 갱신되는 건지 이번에는 내가 세자빈으로 간택되었다. 이건 진짜 말도 안되는 일인데.. 멍하게 세자만 바라보자 세자가 잠시 인상을 쓰더니 내 손을 꼭 잡고는 일으킨다. 이삐야, 다시 조곤조곤 말하는 목소리가 왠지 싫지는 않다. 이삐야, 나랑 살자.
 
조곤조곤 말하는 목소리보다, 계속 나를 보며 웃는 얼굴보다, 왠지 이삐라는 말에 가슴이 자꾸만 간질간질거린다. 이삐래, 내가. 이삐. 간질거리는 심장은 점점 더 쿵쿵거리며 크게 뛰기 시작한다.
 
 
 
 
 
 
 
***
압. 마지막 비축분입니당. 드디어 여주가 세자빈이 되었슴다(환호)
내일은 지쨔 지쨔 못 올 것 같아여..ㅠㅅㅠ
여튼 태형이는 여주한테 반해서 이미 첫 눈에 반해꼬 여주는 태형이에게 호감 99.99% 정도. 그러니까 태형이가 조온나게 설레는 짓 한 번만 하면 넘어간다는 검미당. 사실 이미 좋아하고 있을지도, 헤헤..
이제 남은 건 파란만장한 신혼생활과 궁생활이네여! 워후! 여주의 비밀을 언젠가는 태형이도 알게 될까여. 나는 시련과 역경 그 딴 거 싫으니까 일단 둘이 알콩달콩하게 사는 걸로! 서브 남주 따위 업써!!!!!!!!
무튼 추천이랑 댓글이랑 너무 감사합니당....ㅠㅅㅠ
 
 
+)이쁜 태태 사진은 항상 받을게여! 제발 던져주고 가세여'ㅅ'
 
 
 
 
암호닉
메리/라 현/카누
 
 

 
헤헤 벌써 암호닉 세 분이나 생겨따 씬난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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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라현이에요:) ! 여전히 귀여우신 우리 자까님 완전 내용 좋아요ㅜㅜ 다음ㅅ화 기대되용!♥
8년 전
비회원55.122
카누예요!!!!

이미 여주 태형이한테 홀라당 넘어간거같은데요?ㅋㅋㅋㅋㅋㅋ얼른 둘이 꽁냥대는게 보고싶네요
사진은....비회원은 첨가가 안되남...어떻게하는건지 모르겠메됴 엉엉ㅠㅠㅠㅠㅠ
암튼 기다리고있을게요 얼른와주세요!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당~♡

8년 전
비회원211.132
우어어엉 ㅠㅠ세상에 언제나 글이 참 예뻐요, 뚝뚝 꿀떨어지는듯 ㅠㅠㅠㅠ
ㅎㅎㅎ시련과 역경따위는 없는 이야기라니 더 월컴이네여...사실 선택과집중 이런거 너무 어렵습니다....ㅠㅠ
오늘도 좋은글감사하구용 으쌰으쌰 힘내셔서 다음편도 들고와줴요 '3' ㅎㅎ 하트하트

8년 전
비회원56.207
와 대박.. 핵설레요.. 얻어맞은거같아요.. 김태형 대박... 완전 재밌쟈나... 사랑해요..♡ 비회원도 암호닉 신청해도 되나요?ㅠㅠ '또치'로 신청하고싶어여.. 짱잼.. 잘 읽었습니다!!
8년 전
독자2
밀랑이에여!
아 이삐라니...이렇게 설레게 해도 되는건가요?? 글에서 뀰 떨어지는거같아요ㅠㅠㅠ

8년 전
독자3
아아............. 태형아 이삐라니........ 이삐라니........... 지금 날 죽이려고 작정을 했구나? 응? 아.......... (이미 사망한 회원입니다)
8년 전
독자4
ㅇ.....지져스........이ㅃㅣ.....라니........요......태형아...............같이살자니...속삭이다니.......여주야알콩달콩 빨리부부.........☆ ㅎ
8년 전
독자5
하ㅠㅠㅠ왜이걸이제봤죠ㅠㅠㅠㅠㅠ하진짜설레요ㅠㅠㅠㅠㅇ엉엉
8년 전
독자6
헐ㅠㅠㅠㅠ완전 설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7
헐 대박 설렌다ㅠㅠㅠ이삐야나랑살나라니
8년 전
비회원160.161
작가님ㅠㅠ 저 메리입니당ㅠㅠ 으아 제가 엄청 늦게왔져....☆★ 제가 아이디 그뭐시기냐.. 상점에있는 나를위한선택인가? 그걸 해서.. 11월달까지 아이디 막아놔서ㅠㅠㅠ 지금왔네여ㅠㅠㅠㅠㅠ 으아유ㅠㅜㅠ 지금부터 쭉~ 정주행할려구요! 완전기대돼네요ㅠㅜㅜㅠ
8년 전
독자8
디즈니예요 으아ㅠㅠㅜㅠ 태형아ㅠㅠㅜㅠ 이삐래ㅠㅠㅠ 그런 간질간질 이쁜말은 어디서 배운것이야ㅠㅠㅜㅠ 별이도 참 귀엽지만 여주도 귀여워요ㅠㅜㅠ 공주마마도 여주를 맘에 들어하고ㅎ 궁에서 이쁨받는 세자빈이 될거같아요ㅎ
8년 전
독자9
이삐라니....심쿵.... 아 태형이 자꾸쳐다보는거 하ㅠㅠㅠ심쿵
8년 전
독자10
어후.... 예삐야 같이 살자 하는데 심장이 ㅠㅇ쿵쿵쿠웈우우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ㅠㅜ아 그럼요 그래얒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11
이삐라니잌!!!!!!ㅜㅜㅜㅜ오늘밤에 설레서 저 잠못잘것같아요ㅜㅜㅜㅜㅜ
8년 전
독자12
와나....핵설렘...하....글읽고대리설렘을느낀는나란쑤레기....하...핵좋다ㅠㅠㅠㅜㅠㅠㅠㅠㅠ태형아왜이렇게설레게하는거야
8년 전
독자13
77ㅑ~~~~~~~별이 덕후뒬거같아요 글만 읽어봐도 노란 병아리가 아씨아씨 하며 종종 걸음하는거 같아요!!><
8년 전
독자14
우와ㅠㅠㅠㅠ드디어 세자빈이!!!태형이 너무 설렌다...이삐라니.....@부끄럽네......☆ㅎㅎㅎㅎ태형이 가족분들도 반대없이 다들 좋아해주시니 행복한결혼 생활만 남았네요ㅠㅠ
8년 전
독자16
전하가 넘나도 온화하신 것. 당신 아들 따님이 원하는대로 이루어주시나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천사아입니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크으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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