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태형아."
"팀장님 왜 이제 받아요. 무슨 일 있어요?"
"일이야 많았지.. 나 오늘 사고 났어."
"사고라니요? 괜찮으신 거예요?"
"졸음 운전하던 차가 중앙선 넘어와서 그대로 박아 버렸어. 난 괜찮은데 친구가 좀 많이 아파.."
"미쳤네 그 새끼, 친구 말고 팀장님은요 다친 데 없냐고요"
"왼쪽 발목 골절이래, 차도 박살 나서 한동안 대중교통 이용하게 생겼어."
"제가 데리러 갈까요?"
"차도 없는 게 뭘 데리러 온다 그래."
한 10분 넘게 통화했을까 놀라서 피곤할 거라며 잠 좀 자라고 전화를 끊는 태형이다.
2년 전 이였다.
새로운 인턴이 왔다며 소개해주는 홍대리의 말에 하는 일을 잠깐 멈추고 고개를 들었을 땐 저렇게 해맑은 사람도 있구나 싶었다.
해맑게 웃으며'김태형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하는데 보는 나까지 밝아지는 기분이었다.
낯도 안 가리는지 팀장님-하며 퇴근 후에도 연락하는 인턴이 지겨울 정도였다.
그래도 일은 기똥차게 하는 덕분에 금방 정직원 자리를 차지했고 나는 축하의 의미로 명함지갑을 선물해 주었었다.
눈 맞는 강아지처럼 얼마나 좋아하는지 선물한 보람을 대단히 느꼈었다.
갑자기 생각난 옛 생각에 살풋이 웃고는 잠에 들었던 거 같다.
태형이 덕분에 억지로 밀어내려 해도 기어이 비집고 들어오는 민윤기 생각은 잊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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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찍 잔 덕분인지 평소 기상시간보단 일찍 일어났지만 불편한 몸으로 준비를 하려니 여간 느린 게 아니었다.
오늘은 택시를 타야겠다. 준비를 다 마치고 습관적으로 챙긴 차 키를 소파로 던져버리고 나왔다.
"좋은 아침이요"
"뭐야, 너 왜 여기 있어?"
"제가 데리러 온다고 했잖아요~"
"참나... 그럼 회사도 지나치고 우리 집까지 온 거라고? 지하철 타고?"
"아마도? 빨리 가죠."
"아! 잠깐만 나 목발 두고 왔다. 어쩐지 뭐가 허전하다했어. 빨리 가져올게 기다려."
뒤도는 순간 내 손목을 잽싸게 잡아오며 '오늘은 내가 팀장님 목발할래요'하고는 그대로 내 손을 가져가 자연스럽게 팔짱을 유도하는 태형이다.
귀여워서 봐준다.
"오늘 택시 타고 가자."
"왜요? 팀장님이랑 지하철 타고 출근할 생각에 설레면서 왔는데"
"이 다리로 목발도 없이 지하철은 좀 힘들다고 보는데?"
"제가 잡아드리면 되죠!"
"그래서 더 안 돼. 가자 목발!"
태형이는 치-하며 팔짱 낀 내 손을 조금 더 자기 쪽으로 당겼다.
도로가로 나가 택시를 하나 잡아타고 회사로 향했다.
사무실에 도착하자 만나는 사람마다 다리가 왜 그러냐는 물음에 대답해주느라 아침부터 벌써 피곤했다.
그중 호들갑은 단연 홍대리였다.
"팀장님!!!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어쩌다 깁스를 하셔 가지고.. 괜찮으세요?"
"안 괜찮으면 네가 일 좀 대신 해주려고? 어제 저녁에 사고가 좀 있었어."
"어머어머, 팀장님이 피해자죠??? 그놈 확 감방에 넣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감방은 무슨...좋게 협의 해야지"
" 그래두요..근데 태형씨랑 같이 출근하셨네요? 게다가 팔짱까지~"
"홍대리, 가서 일합시다?"
"네에.."
수상하다는 표정으로 궁시렁거리며 제 자리로 가는 홍대리를 보고 한숨을 쉬자 태형이가 웃었다.
괜한 오해만 사겠다고 내일부터는 혼자 출근하겠다는 내 말에 풀이 죽은 태형이의 어깨를 툭툭 치고는 절뚝거리며 내 자리로 향했다.
으-허리야. 아무래도 오늘 빨리 끝내고 물리치료를 받으러 가야 할 거 같다.
그전에 중환자실 면회부터 가야겠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또다시 미안함과 죄책감이 찾아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리고 그 생각 중에 제일 크게 자리 잡은 민윤기 때문에 더더욱.
계속 앉아있으니 허리가 아파서 미칠 지경이었다. 시계를 보니 시간은 4시를 이제 막 넘어가고 있었다.
더 늦으면 면회는 둘째치고 치료도 받지 못할 거 같아 서둘러 짐을 챙겼다.
아.. 목발을 챙겨왔어야 하는 건데 목발 없이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려니 막막했다.
오늘은 꼼짝없이 택시 신세를 져야겠다.
자리에서 일어나며 먼저 퇴근하겠다는 말을 남기자 태형이는 자리를 박차고 내 자리로 와 나를 부축했다.
"같이 가요, 금방 챙기고 올게요."
"태형씨 일 다 끝난 거예요?"
"내일 야근하면 돼요."
"됐어요 오늘 할 일은 오늘 끝내요."
"제가 오늘 팀장님 목발해드리기로 했잖아요."
"아침에 해준 걸로도 충분해요. 가볼게요"
나를 부축하고있는 태형이의 손을 밀어내고 절뚝거리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회사를 나왔다.
목발 없이 걸으려니까 거북이가 따로 없네.
오늘 병원까지 갔다가 다시 집으로 가는 건 무리고 집에서 찜질이나 해야겠다.
택시를 잡고 집으로 가는 길에 문자가 왔다.
[짐 챙겨서 내려왔는데 그새 가버리셨네요] - 태형
일하라고 했더니 기어이 나왔구나. 그럼 일찍 퇴근한 김에 문화생활이나 즐기라며 답장을 보내고는 자연스럽게 페이스북에 접속했다.
한참 이것저것 보다가 문득 든 호기심에 검색창에 '민윤기'를 쳐보았다.
역시 아무것도 없었다. 넌 귀찮다며 만들어놓고 글을 쓰기는 커녕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었다. 그래도 그의 피드에는 단 하나의 게시물이 있었었다.
'김아미님과 연애중'
이젠 그 마저도 없어진 상태였다.
필독! |
안녕하세요 0901입니다! 일단 부연 설명 해 드릴게 있는 거 같아서요~ 여주인공이 태형이한테 반말 존댓말 하는 건 공과사 구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제가 학생이라 회사에 관한 건 하나도 몰라서 요즘 꿀잼인 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을 모티브로 삼았어요. 표절이라고 하시면...어떡하죠?ㅠㅠ 여자주인공의 직업과 일터, 동료인 홍대리 모두 너사시를 보고 쓴 건데 내용은 비슷하게 가지 않으려고 노력할게요!문제 있으면 바로 말씀해주세요..! 주인공은 윤긴데 오늘 한 번도 안나왔네요..브금도 잘 안 어울리는 거 같구요..ㅠㅠ 더더더 노력해야겠어요! 그리구 제 부족한 글 신알신해주시고 암호닉까지 신청해주시는 모습에 진짜 감동...♡ 이제부터 암호닉을 받으려고 해요! 한 분 한 분 감사하는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명단을 쓰겠습니다잉 댓글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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