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에 대한 필명 검색 결과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단편/조각 만화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온앤오프 성찬 엑소
전체글ll조회 2445l 6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재생해주세요!







굿바이 써머

Goodbye Summer

이동혁




/ deep.





6

초여름이라더니 어딜가도 한여름이었다.







[NCT/이동혁] 굿바이 써머 (3) | 인스티즈

‘그러니까 나보고 귀엽다는 말 하지 말라고 하지 마. 내 마음이야 그거.’



 그래, 네 마음인데 내가 뭐라고 하겠어. 심지어 이동혁한테만 관대해지다 못해 성인 군자가 되는 난데. 까만 줄무늬 티 입고 흑청바지에다 후드집업 눌러쓰고 우산 들고 나 데리러 온 이동혁에게 나는 찍소리 하나 못했다. 그 날의 공기는 지독하게도 어색했는데 이동혁은 다음 날이 되자마자 어색했던 우리 거리를 성큼 좁혀 놓았다. 그러니까 장난치고, 또 장난치고 또 장난치고 또 장난쳤다. 그러면서도 묘하게 달라진 분위기는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내가 녀석에게 감정이 단 일퍼센트도 없었을때는 싸우고 나서 언제 싸웠냐는 듯이 금방금방 싸우기 전 지점으로 돌아갔었는데. 지금은 내가 녀석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좋아하면 다 져주게 된다는 몇몇의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었다. 딴 사람들의 경우는 어떤지 몰라도 난 그랬다. 이동혁은 옛날과 같은데 내 마음만 180도 바껴버렸다. 나 혼자 어색해 죽든말든 지 말마따나 이동혁은 녀석의 말 그대로 날 계속 귀여워했다. 언행불일치란 단어는 입 밖에 꺼내지도 생각의 도마 위에 올리지도 못할 만큼 철저하게 날 귀여워했다. 여전히 귀여워서 그랬다는 말도 서슴없이 하고 내 기준점에선 설레는 행동들도 계속했다. 그리고 또 반복하자면 난 여전히 이동혁에게 약했다.

 그때 그 비 오던 날의 계절은 영락없는 봄이었는데 지금은 한여름이었다. 에어컨을 틀어놓아 문이란 문은 꽉 닫은 교실 안으로 나무에 붙어있는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낑겨 들어오는 그런 한여름이었다. 5월 말에서부터 바로 어제였던 6월 4일까지 허용되던 춘추복 혼재 기간도 지나 이제 모든 학생들이 하복을 입고 다녔다. 이동혁도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학교 안에서의 스타일은 좀 달랐다. 춘추복 혼용 기간이던 뭐던 간에 꼬박꼬박 교복 안에 반팔티 입는 나와는 달리 이동혁은 교복 셔츠 등교 하자마자 벗어놓고 안에 받쳐입은 반팔티 위에 어쩌다 걸치지도 않았다. 가끔가다 구시대적 교칙에 걸맞는 구시대적인 선생님들이 무어라 꾸지람을 해도 특유의 넉살으로 부드럽게 넘어가곤 했다. 교칙에 허용되는 선을 넘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넘지 않았지만 말이다. 선 위를 노니는 발걸음은 가벼운듯 조심스러웠다. 달리 말하자면 이동혁은 선을 꼭 지킨단 소리다. 

 나와 녀석 사이에 선도, 넘을 듯, 말 듯. 이동혁은 그렇게 행동했다. 앞에 서술했던 것처럼 19년 불알친구인 나를 귀여워하는 건 맞는데 선은 꼭 지켰다. 그리고 그 지킨 선은 날카롭게도 나를 짓눌렀다. 어항 속 물고기가 물 밖으로 고개를 오래 내밀고 있을 때의 공기처럼. 에어컨 바람에도 쓸려 날아갈 것 같은 작은 내 마음에 이동혁이 지키고야 마는 그 한 줄에 불과한 선은 너무나도 크게 다가오곤 했다. 숱한 여름을 지나 또 하나의 여름을 맞은 우리는 여전히, 엿같게도 친구를 하고 있었다. 그 선 하나 잘 지키는 선량한 시민 두 명 덕분에. 이 무더운 여름 속에서도 이동혁은 가끔가다 우리 사이 놓여진 그 선을 지켜 친구 사이란 단어를 더 짙게 덧칠하고 나는 멍청하게 그 짙게 그여진 발치의 선을 내려다보았다. 녀석이 시도때도 없이 보수공사를 해대는 덕에 난 그 선이 내 발에 묻어날까 넘어갈 생각도 않고 시선으로 그 선 너머를 탐냈다. 선 넘고 싶어하면서 멍청히 서 있기만 하는 나를 스친 햇빛이 따갑게도 그 선을 비춰 아지랑이는 늘 짙게 피어올랐다. 스쳤다 생각한 햇빛은 멍청한 나를 긁고 지나갔다. 햇빛이 긁고 지나간 자리엔 흔적이 남았다. 그래서 난 어지러울때가 많았다. 어지러워서 문득 토악질이 올라왔다.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영어 듣기를 위한 방송 점검 진행합니다. 각반 실장들은 볼륨 체크해주시고, 방송실에 와서 알려주세요.」



 내 잡념 주 원동력인 이동혁 목소리가 3학년 건물을 울렸다. 고상한 클래식이 흐른다 싶더니 영어 듣기 전 으레 나오곤 하는 안내방송이 자습하느라 조용한 교실을 채웠다. 그 방송 하나에 실장인 황인준이 일어나 음량 괜찮은지 묻고 반 애들 대부분이 고개 주억거리자 빠르게 교실 문을 열고 나선다. 드르륵, 쿵. 교실 문 닫히는 소리와 함께 나는 풀고있던 영어 모의고사 문제로 되돌아왔다. 41번. -길게도 늘어진- 이 글에 알맞은 제목을 고르시오. 망설임 없이 아까 글을 읽은 뒤 마음속으로 점찍었던 4번에 체크 표시를 했다. 45번 문제까지 끝내고 답을 매기기 위해 빨간 색 색연필을 들고 하나씩 동그라미 쳤다. 혹여나 이동혁 목소리 한번 더 나올까 귀는 쫑긋 세운 채였다. 악, 소리 뭐야. 방송 음량 작다는 소리가 있었는지 갑자기 소리가 훅 커졌다. 여기저기서 치고들어온 다소 큰 방송 음량에 놀란 소리가 났다. 



「엔지니어 실수로 음량이 너무 커져 다시 조절했습니다. 각반 실장들 다시 와서 알려주세요. 죄송합니다.」



 그럴줄 알았다. 이동혁 음성이 한번 더 울렸다. 방송실 뛰어갔다온건지 땀 뻘뻘 흘리며 교실 들어온 황인준이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이동혁의 말에 고개 절레절레 저으며 다시금 문을 열었다. 난 개의치 않고 푼 문제들을 매겨나갔다. 머지않아 되풀이되던 영어듣기 점검 방송은 몇 분 지나지 않아 뚝 끊겼다. 또 몇분 지나지 않아 방송실을 짧은 시간 내에 두번이나 갔다온 황인준이 도착했다. 또 뛰어갔다온건지 이번에는 헉헉대면서 자기 자리 가앉았다. 점검 이후 멘트 하나 더 안할 모양인지 스피커는 잠잠했다. 그럼 이동혁은 왜 안 와.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 안에 도착할 것이 뻔해 의미없는 질문이었다. 나 스스로도 의미없음을 깨닫고 펄럭펄럭 종이 넘기며 채점하는데 곧 마지막장이었다. 당연히 맞겠지, 란 심산으로 왼손에 쥐고 있던 답지와 문제지를 번갈아보는데-, 어라? 아까 그 41번 문제. 답이 3번이다. 뭐야. 이거 누가봐도 4번 아닌가? 잘 나가다 한번 미끌린 것 가지고 상심이 꽤나 컸다. 왜? 이게 왜 4번이야? 고딩들 특히 고삼 급식들 단골 멘트. 이게 왜? 이거 이게 정답 아니야? 어김없이 내 위에도 물음표 하나 떨어졌다. 이게 왜 3번인데? 고개가 절로 갸웃거렸다. 그러면서도 손은 45번까지 착실하게 붉은 동그라미 쳤다.

 다 매겼다. 2018학년도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영어. 다 풀고 다 매겼다. 파란색 볼펜으로 푸는데 몇분 걸렸는지 적고 그 옆에 빨간 색연필로 총점 적었다. 98점. 2점짜리 문제 그래 그 41번 하나 틀렸다. 1등급. 그당시에도 1등급이고 지금에도 1등급이다. 예나 지금이나 1등급이라지만 고작 하나 틀린 것 가지고 기분 더러웠다. 이게 왜 틀린거지. 하나 틀리면, 심지어 맞다고 생각한게 틀리면 더 빡치는 법이다. 성난 마음 차분히 가다듬고 긴 줄글 다시 읽었다. 하나하나 뜯어보며 해석하고 모르는 단어 찾아가며 하니 3번이 정답 맞았다. 그래. 뭐든 깊게 들여봐야 하는 법이다. 얕게 보고 정의내렸다간 큰 코 다치는거지. 내가 바보였네 더 봤어야지 2점짜리를 틀리냐 하고 문제집 덮고 그 위에 엎드려 자학할때쯤 교실 문이 옆으로 밀려났다. 순식간에 더운 열기가 교실 안으로 들어와 시원한 공기에 엉겨붙는다. 문 열린건 몇십초 전의 일인데 빠르게 형성된 그 후텁지근한 공기에 문에 가까운 자리에 앉은 나재민이 고개도 안돌리고 말한다. 야.



“문 닫아. 더워.”

“어어.”



  이동혁 목소리였다. 짧디 짧은 대답에도 녀석인건 여실히도 드러났다. 난 고개 들 생각도 않고 퍼질러져있었다. 5교시 시작하기 전까지 이러고 있을 생각이었다. 얘는 또 왜이렇게 누워있어. 3분단 뒤쪽 앉아있던 나에게 가까워지는 녀석의 발소리와 목소리를 듣고서도 난 일어나지 않았다. 2017년에 친 영어 모의고사에 기빨려서 못일어나. 속으로 대답은 하면서도 눈 꾹 감고 입 꾹 닫고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나 만끽했다. 아무 대답 없는 나 대신 오늘은 한국 지리 붙잡고 끙끙대던 나재민이 김여주 몇분 전에 엎드렸다며 한 마디 던진다. 아 그래, 하고 자기 자리 가 앉으려나 싶었는데 이동혁은 대뜸 엎어진 내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NCT/이동혁] 굿바이 써머 (3) | 인스티즈

“어디 아프냐?”

“…….”

“열은 없는데?”



 그야 안아프니까. 우리 엄마가 머리 아프다고만 하면 하는 행동들을 이동혁은 내가 아무 말 않았는데도 하고 있었다. 이동혁의 손이 가볍게 머리카락에 가린 이마를 덮었다. 그 작은 행동에 비로소 열이 날것만 같았다. 야 얘 어디 아프냐? 자칫하다간 반 애들 모두한테 물어볼 것 같은, 이어진 녀석의 말에 겨우겨우 목소리를 짜냈다. 아픈데 없어. 그냥 기빨려서 그래. 잔뜩 시들거리는 목소리가 입 밖으로 흘러나가자마자 이마에 위치해있던 이동혁의 손이 내 뒷통수로 옮겨간다. 맞닿아만 있어도 열 확 오르게 하는 그 손이 뒷통수에 올려지더니 부드럽게 쓱쓱, 이리저리 흩어져있을 머리칼을 쓰다듬는다. 아프면 안돼. 동혁이 속상해. 낯간지러운 삼인칭까지 써가면서 이동혁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왜. 같이 등하교 할 친구 없어지면 외로울까봐? 그렇게 비꼬아 생각할 필요도 없는데. 난 그걸 꽈배기처럼 배배 꼬아 들었다. 물론 그걸 입 밖으로 내뱉진 않았다. 섣부르게 내뱉었다 녀석이 혹여나 수긍하기라도 한다면, 뒤에 내가 받을 상처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의 크기일 걸 빤히 알아서.



그저 그 순간을, 그 찰나의 다정을 오래 느끼고 싶어 입을 다물고 있었을 뿐이다.




*




 오늘 기온은 27도. 날은 갈수록 더워졌다. 해를 더하면 더할수록 여름의 기온은 저 위로 치솟는 것 같다. 더워지는 날씨에 따라 교복 재질도 좀 얇아졌으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그런 기능 따위는 탑재되어있지 않았다. 그래서 애들은 조금이라도 체감 온도를 낮출 수 있는 것들을 들고 다녔다. 휴대용 선풍기라던지 얼린 물이라던지 아이스크림이라던지. 이동혁도 마찬가지였다. 아 오늘 왜이렇게 덥냐. 매점 갔다온 이동혁이 가슴팍 덮고 있는 티셔츠 펄럭이며 중얼거렸다. 안덥냐? 질문 하나 툭 던지며 어김없이 내 앞에 앉는 녀석의 손에는 몇 입 베어물어 짧아진 하드 하나 덜렁 들려있었다. 차고 단거 좋아하는 이동혁은 여름만 되면 습관적으로 그런 성질의 것들을 찾았다. 어떤 여름에는 편의점에서 파는 얼음컵 달고 다녀서 이동혁 어머니의 걱정을 한아름 샀던 적도 있다. 얼음 자주 먹으면 이빨 상한다던데, 그런 류의 걱정들. 하도 걱정하시길래 나까지 녀석한테 잔소리 했더니 그 다음부턴 편의점 들리는 빈도수가 확연히 줄었다. 대신 요즘은 아이스크림인 모양이었다. 나도 아이스크림 좋아라하지만 하루에 두 번 먹을 정도는 아닌데. 그래, 이동혁은 두번째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내 앞에 앉았던 것이다. 이쯤되면 내 앞자리 이동혁 줘야되는데. 그건 너무 욕심인가. 너무 갔다 싶어 바로 지워냈다.



“아까 등굣길에 물어보려고 했는데.”

“엉. 뭔데?”

“오늘 미역국 먹었어?”

[NCT/이동혁] 굿바이 써머 (3) | 인스티즈

굿바이 써머

Goodbye Summer

이동혁




/ deep.





6

초여름이라더니 어딜가도 한여름이었다.







[NCT/이동혁] 굿바이 써머 (3) | 인스티즈

‘그러니까 나보고 귀엽다는 말 하지 말라고 하지 마. 내 마음이야 그거.’



 그래, 네 마음인데 내가 뭐라고 하겠어. 심지어 이동혁한테만 관대해지다 못해 성인 군자가 되는 난데. 까만 줄무늬 티 입고 흑청바지에다 후드집업 눌러쓰고 우산 들고 나 데리러 온 이동혁에게 나는 찍소리 하나 못했다. 그 날의 공기는 지독하게도 어색했는데 이동혁은 다음 날이 되자마자 어색했던 우리 거리를 성큼 좁혀 놓았다. 그러니까 장난치고, 또 장난치고 또 장난치고 또 장난쳤다. 그러면서도 묘하게 달라진 분위기는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내가 녀석에게 감정이 단 일퍼센트도 없었을때는 싸우고 나서 언제 싸웠냐는 듯이 금방금방 싸우기 전 지점으로 돌아갔었는데. 지금은 내가 녀석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좋아하면 다 져주게 된다는 몇몇의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었다. 딴 사람들의 경우는 어떤지 몰라도 난 그랬다. 이동혁은 옛날과 같은데 내 마음만 180도 바껴버렸다. 나 혼자 어색해 죽든말든 지 말마따나 이동혁은 녀석의 말 그대로 날 계속 귀여워했다. 언행불일치란 단어는 입 밖에 꺼내지도 생각의 도마 위에 올리지도 못할 만큼 철저하게 날 귀여워했다. 여전히 귀여워서 그랬다는 말도 서슴없이 하고 내 기준점에선 설레는 행동들도 계속했다. 그리고 또 반복하자면 난 여전히 이동혁에게 약했다.

 그때 그 비 오던 날의 계절은 영락없는 봄이었는데 지금은 한여름이었다. 에어컨을 틀어놓아 문이란 문은 꽉 닫은 교실 안으로 나무에 붙어있는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낑겨 들어오는 그런 한여름이었다. 5월 말에서부터 바로 어제였던 6월 4일까지 허용되던 춘추복 혼재 기간도 지나 이제 모든 학생들이 하복을 입고 다녔다. 이동혁도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학교 안에서의 스타일은 좀 달랐다. 춘추복 혼용 기간이던 뭐던 간에 꼬박꼬박 교복 안에 반팔티 입는 나와는 달리 이동혁은 교복 셔츠 등교 하자마자 벗어놓고 안에 받쳐입은 반팔티 위에 어쩌다 걸치지도 않았다. 가끔가다 구시대적 교칙에 걸맞는 구시대적인 선생님들이 무어라 꾸지람을 해도 특유의 넉살으로 부드럽게 넘어가곤 했다. 교칙에 허용되는 선을 넘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넘지 않았지만 말이다. 선 위를 노니는 발걸음은 가벼운듯 조심스러웠다. 달리 말하자면 이동혁은 선을 꼭 지킨단 소리다. 

 나와 녀석 사이에 선도, 넘을 듯, 말 듯. 이동혁은 그렇게 행동했다. 앞에 서술했던 것처럼 19년 불알친구인 나를 귀여워하는 건 맞는데 선은 꼭 지켰다. 그리고 그 지킨 선은 날카롭게도 나를 짓눌렀다. 어항 속 물고기가 물 밖으로 고개를 오래 내밀고 있을 때의 공기처럼. 에어컨 바람에도 쓸려 날아갈 것 같은 작은 내 마음에 이동혁이 지키고야 마는 그 한 줄에 불과한 선은 너무나도 크게 다가오곤 했다. 숱한 여름을 지나 또 하나의 여름을 맞은 우리는 여전히, 엿같게도 친구를 하고 있었다. 그 선 하나 잘 지키는 선량한 시민 두 명 덕분에. 이 무더운 여름 속에서도 이동혁은 가끔가다 우리 사이 놓여진 그 선을 지켜 친구 사이란 단어를 더 짙게 덧칠하고 나는 멍청하게 그 짙게 그여진 발치의 선을 내려다보았다. 녀석이 시도때도 없이 보수공사를 해대는 덕에 난 그 선이 내 발에 묻어날까 넘어갈 생각도 않고 시선으로 그 선 너머를 탐냈다. 선 넘고 싶어하면서 멍청히 서 있기만 하는 나를 스친 햇빛이 따갑게도 그 선을 비춰 아지랑이는 늘 짙게 피어올랐다. 스쳤다 생각한 햇빛은 멍청한 나를 긁고 지나갔다. 햇빛이 긁고 지나간 자리엔 흔적이 남았다. 그래서 난 어지러울때가 많았다. 어지러워서 문득 토악질이 올라왔다.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영어 듣기를 위한 방송 점검 진행합니다. 각반 실장들은 볼륨 체크해주시고, 방송실에 와서 알려주세요.」



 내 잡념 주 원동력인 이동혁 목소리가 3학년 건물을 울렸다. 고상한 클래식이 흐른다 싶더니 영어 듣기 전 으레 나오곤 하는 안내방송이 자습하느라 조용한 교실을 채웠다. 그 방송 하나에 실장인 황인준이 일어나 음량 괜찮은지 묻고 반 애들 대부분이 고개 주억거리자 빠르게 교실 문을 열고 나선다. 드르륵, 쿵. 교실 문 닫히는 소리와 함께 나는 풀고있던 영어 모의고사 문제로 되돌아왔다. 41번. -길게도 늘어진- 이 글에 알맞은 제목을 고르시오. 망설임 없이 아까 글을 읽은 뒤 마음속으로 점찍었던 4번에 체크 표시를 했다. 45번 문제까지 끝내고 답을 매기기 위해 빨간 색 색연필을 들고 하나씩 동그라미 쳤다. 혹여나 이동혁 목소리 한번 더 나올까 귀는 쫑긋 세운 채였다. 악, 소리 뭐야. 방송 음량 작다는 소리가 있었는지 갑자기 소리가 훅 커졌다. 여기저기서 치고들어온 다소 큰 방송 음량에 놀란 소리가 났다. 



「엔지니어 실수로 음량이 너무 커져 다시 조절했습니다. 각반 실장들 다시 와서 알려주세요. 죄송합니다.」



 그럴줄 알았다. 이동혁 음성이 한번 더 울렸다. 방송실 뛰어갔다온건지 땀 뻘뻘 흘리며 교실 들어온 황인준이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이동혁의 말에 고개 절레절레 저으며 다시금 문을 열었다. 난 개의치 않고 푼 문제들을 매겨나갔다. 머지않아 되풀이되던 영어듣기 점검 방송은 몇 분 지나지 않아 뚝 끊겼다. 또 몇분 지나지 않아 방송실을 짧은 시간 내에 두번이나 갔다온 황인준이 도착했다. 또 뛰어갔다온건지 이번에는 헉헉대면서 자기 자리 가앉았다. 점검 이후 멘트 하나 더 안할 모양인지 스피커는 잠잠했다. 그럼 이동혁은 왜 안 와.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 안에 도착할 것이 뻔해 의미없는 질문이었다. 나 스스로도 의미없음을 깨닫고 펄럭펄럭 종이 넘기며 채점하는데 곧 마지막장이었다. 당연히 맞겠지, 란 심산으로 왼손에 쥐고 있던 답지와 문제지를 번갈아보는데-, 어라? 아까 그 41번 문제. 답이 3번이다. 뭐야. 이거 누가봐도 4번 아닌가? 잘 나가다 한번 미끌린 것 가지고 상심이 꽤나 컸다. 왜? 이게 왜 4번이야? 고딩들 특히 고삼 급식들 단골 멘트. 이게 왜? 이거 이게 정답 아니야? 어김없이 내 위에도 물음표 하나 떨어졌다. 이게 왜 3번인데? 고개가 절로 갸웃거렸다. 그러면서도 손은 45번까지 착실하게 붉은 동그라미 쳤다.

 다 매겼다. 2018학년도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영어. 다 풀고 다 매겼다. 파란색 볼펜으로 푸는데 몇분 걸렸는지 적고 그 옆에 빨간 색연필로 총점 적었다. 98점. 2점짜리 문제 그래 그 41번 하나 틀렸다. 1등급. 그당시에도 1등급이고 지금에도 1등급이다. 예나 지금이나 1등급이라지만 고작 하나 틀린 것 가지고 기분 더러웠다. 이게 왜 틀린거지. 하나 틀리면, 심지어 맞다고 생각한게 틀리면 더 빡치는 법이다. 성난 마음 차분히 가다듬고 긴 줄글 다시 읽었다. 하나하나 뜯어보며 해석하고 모르는 단어 찾아가며 하니 3번이 정답 맞았다. 그래. 뭐든 깊게 들여봐야 하는 법이다. 얕게 보고 정의내렸다간 큰 코 다치는거지. 내가 바보였네 더 봤어야지 2점짜리를 틀리냐 하고 문제집 덮고 그 위에 엎드려 자학할때쯤 교실 문이 옆으로 밀려났다. 순식간에 더운 열기가 교실 안으로 들어와 시원한 공기에 엉겨붙는다. 문 열린건 몇십초 전의 일인데 빠르게 형성된 그 후텁지근한 공기에 문에 가까운 자리에 앉은 나재민이 고개도 안돌리고 말한다. 야.



“문 닫아. 더워.”

“어어.”



  이동혁 목소리였다. 짧디 짧은 대답에도 녀석인건 여실히도 드러났다. 난 고개 들 생각도 않고 퍼질러져있었다. 5교시 시작하기 전까지 이러고 있을 생각이었다. 얘는 또 왜이렇게 누워있어. 3분단 뒤쪽 앉아있던 나에게 가까워지는 녀석의 발소리와 목소리를 듣고서도 난 일어나지 않았다. 2017년에 친 영어 모의고사에 기빨려서 못일어나. 속으로 대답은 하면서도 눈 꾹 감고 입 꾹 닫고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나 만끽했다. 아무 대답 없는 나 대신 오늘은 한국 지리 붙잡고 끙끙대던 나재민이 김여주 몇분 전에 엎드렸다며 한 마디 던진다. 아 그래, 하고 자기 자리 가 앉으려나 싶었는데 이동혁은 대뜸 엎어진 내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NCT/이동혁] 굿바이 써머 (3) | 인스티즈

“어디 아프냐?”

“…….”

“열은 없는데?”



 그야 안아프니까. 우리 엄마가 머리 아프다고만 하면 하는 행동들을 이동혁은 내가 아무 말 않았는데도 하고 있었다. 이동혁의 손이 가볍게 머리카락에 가린 이마를 덮었다. 그 작은 행동에 비로소 열이 날것만 같았다. 야 얘 어디 아프냐? 자칫하다간 반 애들 모두한테 물어볼 것 같은, 이어진 녀석의 말에 겨우겨우 목소리를 짜냈다. 아픈데 없어. 그냥 기빨려서 그래. 잔뜩 시들거리는 목소리가 입 밖으로 흘러나가자마자 이마에 위치해있던 이동혁의 손이 내 뒷통수로 옮겨간다. 맞닿아만 있어도 열 확 오르게 하는 그 손이 뒷통수에 올려지더니 부드럽게 쓱쓱, 이리저리 흩어져있을 머리칼을 쓰다듬는다. 아프면 안돼. 동혁이 속상해. 낯간지러운 삼인칭까지 써가면서 이동혁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왜. 같이 등하교 할 친구 없어지면 외로울까봐? 그렇게 비꼬아 생각할 필요도 없는데. 난 그걸 꽈배기처럼 배배 꼬아 들었다. 물론 그걸 입 밖으로 내뱉진 않았다. 섣부르게 내뱉었다 녀석이 혹여나 수긍하기라도 한다면, 뒤에 내가 받을 상처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의 크기일 걸 빤히 알아서.



그저 그 순간을, 그 찰나의 다정을 오래 느끼고 싶어 입을 다물고 있었을 뿐이다.




*




 오늘 기온은 27도. 날은 갈수록 더워졌다. 해를 더하면 더할수록 여름의 기온은 저 위로 치솟는 것 같다. 더워지는 날씨에 따라 교복 재질도 좀 얇아졌으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그런 기능 따위는 탑재되어있지 않았다. 그래서 애들은 조금이라도 체감 온도를 낮출 수 있는 것들을 들고 다녔다. 휴대용 선풍기라던지 얼린 물이라던지 아이스크림이라던지. 이동혁도 마찬가지였다. 아 오늘 왜이렇게 덥냐. 매점 갔다온 이동혁이 가슴팍 덮고 있는 티셔츠 펄럭이며 중얼거렸다. 안덥냐? 질문 하나 툭 던지며 어김없이 내 앞에 앉는 녀석의 손에는 몇 입 베어물어 짧아진 하드 하나 덜렁 들려있었다. 차고 단거 좋아하는 이동혁은 여름만 되면 습관적으로 그런 성질의 것들을 찾았다. 어떤 여름에는 편의점에서 파는 얼음컵 달고 다녀서 이동혁 어머니의 걱정을 한아름 샀던 적도 있다. 얼음 자주 먹으면 이빨 상한다던데, 그런 류의 걱정들. 하도 걱정하시길래 나까지 녀석한테 잔소리 했더니 그 다음부턴 편의점 들리는 빈도수가 확연히 줄었다. 대신 요즘은 아이스크림인 모양이었다. 나도 아이스크림 좋아라하지만 하루에 두 번 먹을 정도는 아닌데. 그래, 이동혁은 두번째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내 앞에 앉았던 것이다. 이쯤되면 내 앞자리 이동혁 줘야되는데. 그건 너무 욕심인가. 너무 갔다 싶어 바로 지워냈다.



“아까 등굣길에 물어보려고 했는데.”

“엉. 뭔데?”

“오늘 미역국 먹었어?”

[NCT/이동혁] 굿바이 써머 (3) | 인스티즈

굿바이 써머

Goodbye Summer

이동혁




/ deep.





6

초여름이라더니 어딜가도 한여름이었다.







[NCT/이동혁] 굿바이 써머 (3) | 인스티즈

‘그러니까 나보고 귀엽다는 말 하지 말라고 하지 마. 내 마음이야 그거.’



 그래, 네 마음인데 내가 뭐라고 하겠어. 심지어 이동혁한테만 관대해지다 못해 성인 군자가 되는 난데. 까만 줄무늬 티 입고 흑청바지에다 후드집업 눌러쓰고 우산 들고 나 데리러 온 이동혁에게 나는 찍소리 하나 못했다. 그 날의 공기는 지독하게도 어색했는데 이동혁은 다음 날이 되자마자 어색했던 우리 거리를 성큼 좁혀 놓았다. 그러니까 장난치고, 또 장난치고 또 장난치고 또 장난쳤다. 그러면서도 묘하게 달라진 분위기는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내가 녀석에게 감정이 단 일퍼센트도 없었을때는 싸우고 나서 언제 싸웠냐는 듯이 금방금방 싸우기 전 지점으로 돌아갔었는데. 지금은 내가 녀석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좋아하면 다 져주게 된다는 몇몇의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었다. 딴 사람들의 경우는 어떤지 몰라도 난 그랬다. 이동혁은 옛날과 같은데 내 마음만 180도 바껴버렸다. 나 혼자 어색해 죽든말든 지 말마따나 이동혁은 녀석의 말 그대로 날 계속 귀여워했다. 언행불일치란 단어는 입 밖에 꺼내지도 생각의 도마 위에 올리지도 못할 만큼 철저하게 날 귀여워했다. 여전히 귀여워서 그랬다는 말도 서슴없이 하고 내 기준점에선 설레는 행동들도 계속했다. 그리고 또 반복하자면 난 여전히 이동혁에게 약했다.

 그때 그 비 오던 날의 계절은 영락없는 봄이었는데 지금은 한여름이었다. 에어컨을 틀어놓아 문이란 문은 꽉 닫은 교실 안으로 나무에 붙어있는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낑겨 들어오는 그런 한여름이었다. 5월 말에서부터 바로 어제였던 6월 4일까지 허용되던 춘추복 혼재 기간도 지나 이제 모든 학생들이 하복을 입고 다녔다. 이동혁도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학교 안에서의 스타일은 좀 달랐다. 춘추복 혼용 기간이던 뭐던 간에 꼬박꼬박 교복 안에 반팔티 입는 나와는 달리 이동혁은 교복 셔츠 등교 하자마자 벗어놓고 안에 받쳐입은 반팔티 위에 어쩌다 걸치지도 않았다. 가끔가다 구시대적 교칙에 걸맞는 구시대적인 선생님들이 무어라 꾸지람을 해도 특유의 넉살으로 부드럽게 넘어가곤 했다. 교칙에 허용되는 선을 넘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넘지 않았지만 말이다. 선 위를 노니는 발걸음은 가벼운듯 조심스러웠다. 달리 말하자면 이동혁은 선을 꼭 지킨단 소리다. 

 나와 녀석 사이에 선도, 넘을 듯, 말 듯. 이동혁은 그렇게 행동했다. 앞에 서술했던 것처럼 19년 불알친구인 나를 귀여워하는 건 맞는데 선은 꼭 지켰다. 그리고 그 지킨 선은 날카롭게도 나를 짓눌렀다. 어항 속 물고기가 물 밖으로 고개를 오래 내밀고 있을 때의 공기처럼. 에어컨 바람에도 쓸려 날아갈 것 같은 작은 내 마음에 이동혁이 지키고야 마는 그 한 줄에 불과한 선은 너무나도 크게 다가오곤 했다. 숱한 여름을 지나 또 하나의 여름을 맞은 우리는 여전히, 엿같게도 친구를 하고 있었다. 그 선 하나 잘 지키는 선량한 시민 두 명 덕분에. 이 무더운 여름 속에서도 이동혁은 가끔가다 우리 사이 놓여진 그 선을 지켜 친구 사이란 단어를 더 짙게 덧칠하고 나는 멍청하게 그 짙게 그여진 발치의 선을 내려다보았다. 녀석이 시도때도 없이 보수공사를 해대는 덕에 난 그 선이 내 발에 묻어날까 넘어갈 생각도 않고 시선으로 그 선 너머를 탐냈다. 선 넘고 싶어하면서 멍청히 서 있기만 하는 나를 스친 햇빛이 따갑게도 그 선을 비춰 아지랑이는 늘 짙게 피어올랐다. 스쳤다 생각한 햇빛은 멍청한 나를 긁고 지나갔다. 햇빛이 긁고 지나간 자리엔 흔적이 남았다. 그래서 난 어지러울때가 많았다. 어지러워서 문득 토악질이 올라왔다.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영어 듣기를 위한 방송 점검 진행합니다. 각반 실장들은 볼륨 체크해주시고, 방송실에 와서 알려주세요.」



 내 잡념 주 원동력인 이동혁 목소리가 3학년 건물을 울렸다. 고상한 클래식이 흐른다 싶더니 영어 듣기 전 으레 나오곤 하는 안내방송이 자습하느라 조용한 교실을 채웠다. 그 방송 하나에 실장인 황인준이 일어나 음량 괜찮은지 묻고 반 애들 대부분이 고개 주억거리자 빠르게 교실 문을 열고 나선다. 드르륵, 쿵. 교실 문 닫히는 소리와 함께 나는 풀고있던 영어 모의고사 문제로 되돌아왔다. 41번. -길게도 늘어진- 이 글에 알맞은 제목을 고르시오. 망설임 없이 아까 글을 읽은 뒤 마음속으로 점찍었던 4번에 체크 표시를 했다. 45번 문제까지 끝내고 답을 매기기 위해 빨간 색 색연필을 들고 하나씩 동그라미 쳤다. 혹여나 이동혁 목소리 한번 더 나올까 귀는 쫑긋 세운 채였다. 악, 소리 뭐야. 방송 음량 작다는 소리가 있었는지 갑자기 소리가 훅 커졌다. 여기저기서 치고들어온 다소 큰 방송 음량에 놀란 소리가 났다. 



「엔지니어 실수로 음량이 너무 커져 다시 조절했습니다. 각반 실장들 다시 와서 알려주세요. 죄송합니다.」



 그럴줄 알았다. 이동혁 음성이 한번 더 울렸다. 방송실 뛰어갔다온건지 땀 뻘뻘 흘리며 교실 들어온 황인준이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이동혁의 말에 고개 절레절레 저으며 다시금 문을 열었다. 난 개의치 않고 푼 문제들을 매겨나갔다. 머지않아 되풀이되던 영어듣기 점검 방송은 몇 분 지나지 않아 뚝 끊겼다. 또 몇분 지나지 않아 방송실을 짧은 시간 내에 두번이나 갔다온 황인준이 도착했다. 또 뛰어갔다온건지 이번에는 헉헉대면서 자기 자리 가앉았다. 점검 이후 멘트 하나 더 안할 모양인지 스피커는 잠잠했다. 그럼 이동혁은 왜 안 와.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 안에 도착할 것이 뻔해 의미없는 질문이었다. 나 스스로도 의미없음을 깨닫고 펄럭펄럭 종이 넘기며 채점하는데 곧 마지막장이었다. 당연히 맞겠지, 란 심산으로 왼손에 쥐고 있던 답지와 문제지를 번갈아보는데-, 어라? 아까 그 41번 문제. 답이 3번이다. 뭐야. 이거 누가봐도 4번 아닌가? 잘 나가다 한번 미끌린 것 가지고 상심이 꽤나 컸다. 왜? 이게 왜 4번이야? 고딩들 특히 고삼 급식들 단골 멘트. 이게 왜? 이거 이게 정답 아니야? 어김없이 내 위에도 물음표 하나 떨어졌다. 이게 왜 3번인데? 고개가 절로 갸웃거렸다. 그러면서도 손은 45번까지 착실하게 붉은 동그라미 쳤다.

 다 매겼다. 2018학년도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영어. 다 풀고 다 매겼다. 파란색 볼펜으로 푸는데 몇분 걸렸는지 적고 그 옆에 빨간 색연필로 총점 적었다. 98점. 2점짜리 문제 그래 그 41번 하나 틀렸다. 1등급. 그당시에도 1등급이고 지금에도 1등급이다. 예나 지금이나 1등급이라지만 고작 하나 틀린 것 가지고 기분 더러웠다. 이게 왜 틀린거지. 하나 틀리면, 심지어 맞다고 생각한게 틀리면 더 빡치는 법이다. 성난 마음 차분히 가다듬고 긴 줄글 다시 읽었다. 하나하나 뜯어보며 해석하고 모르는 단어 찾아가며 하니 3번이 정답 맞았다. 그래. 뭐든 깊게 들여봐야 하는 법이다. 얕게 보고 정의내렸다간 큰 코 다치는거지. 내가 바보였네 더 봤어야지 2점짜리를 틀리냐 하고 문제집 덮고 그 위에 엎드려 자학할때쯤 교실 문이 옆으로 밀려났다. 순식간에 더운 열기가 교실 안으로 들어와 시원한 공기에 엉겨붙는다. 문 열린건 몇십초 전의 일인데 빠르게 형성된 그 후텁지근한 공기에 문에 가까운 자리에 앉은 나재민이 고개도 안돌리고 말한다. 야.



“문 닫아. 더워.”

“어어.”



  이동혁 목소리였다. 짧디 짧은 대답에도 녀석인건 여실히도 드러났다. 난 고개 들 생각도 않고 퍼질러져있었다. 5교시 시작하기 전까지 이러고 있을 생각이었다. 얘는 또 왜이렇게 누워있어. 3분단 뒤쪽 앉아있던 나에게 가까워지는 녀석의 발소리와 목소리를 듣고서도 난 일어나지 않았다. 2017년에 친 영어 모의고사에 기빨려서 못일어나. 속으로 대답은 하면서도 눈 꾹 감고 입 꾹 닫고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나 만끽했다. 아무 대답 없는 나 대신 오늘은 한국 지리 붙잡고 끙끙대던 나재민이 김여주 몇분 전에 엎드렸다며 한 마디 던진다. 아 그래, 하고 자기 자리 가 앉으려나 싶었는데 이동혁은 대뜸 엎어진 내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NCT/이동혁] 굿바이 써머 (3) | 인스티즈

“어디 아프냐?”

“…….”

“열은 없는데?”



 그야 안아프니까. 우리 엄마가 머리 아프다고만 하면 하는 행동들을 이동혁은 내가 아무 말 않았는데도 하고 있었다. 이동혁의 손이 가볍게 머리카락에 가린 이마를 덮었다. 그 작은 행동에 비로소 열이 날것만 같았다. 야 얘 어디 아프냐? 자칫하다간 반 애들 모두한테 물어볼 것 같은, 이어진 녀석의 말에 겨우겨우 목소리를 짜냈다. 아픈데 없어. 그냥 기빨려서 그래. 잔뜩 시들거리는 목소리가 입 밖으로 흘러나가자마자 이마에 위치해있던 이동혁의 손이 내 뒷통수로 옮겨간다. 맞닿아만 있어도 열 확 오르게 하는 그 손이 뒷통수에 올려지더니 부드럽게 쓱쓱, 이리저리 흩어져있을 머리칼을 쓰다듬는다. 아프면 안돼. 동혁이 속상해. 낯간지러운 삼인칭까지 써가면서 이동혁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왜. 같이 등하교 할 친구 없어지면 외로울까봐? 그렇게 비꼬아 생각할 필요도 없는데. 난 그걸 꽈배기처럼 배배 꼬아 들었다. 물론 그걸 입 밖으로 내뱉진 않았다. 섣부르게 내뱉었다 녀석이 혹여나 수긍하기라도 한다면, 뒤에 내가 받을 상처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의 크기일 걸 빤히 알아서.



그저 그 순간을, 그 찰나의 다정을 오래 느끼고 싶어 입을 다물고 있었을 뿐이다.




*




 오늘 기온은 27도. 날은 갈수록 더워졌다. 해를 더하면 더할수록 여름의 기온은 저 위로 치솟는 것 같다. 더워지는 날씨에 따라 교복 재질도 좀 얇아졌으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그런 기능 따위는 탑재되어있지 않았다. 그래서 애들은 조금이라도 체감 온도를 낮출 수 있는 것들을 들고 다녔다. 휴대용 선풍기라던지 얼린 물이라던지 아이스크림이라던지. 이동혁도 마찬가지였다. 아 오늘 왜이렇게 덥냐. 매점 갔다온 이동혁이 가슴팍 덮고 있는 티셔츠 펄럭이며 중얼거렸다. 안덥냐? 질문 하나 툭 던지며 어김없이 내 앞에 앉는 녀석의 손에는 몇 입 베어물어 짧아진 하드 하나 덜렁 들려있었다. 차고 단거 좋아하는 이동혁은 여름만 되면 습관적으로 그런 성질의 것들을 찾았다. 어떤 여름에는 편의점에서 파는 얼음컵 달고 다녀서 이동혁 어머니의 걱정을 한아름 샀던 적도 있다. 얼음 자주 먹으면 이빨 상한다던데, 그런 류의 걱정들. 하도 걱정하시길래 나까지 녀석한테 잔소리 했더니 그 다음부턴 편의점 들리는 빈도수가 확연히 줄었다. 대신 요즘은 아이스크림인 모양이었다. 나도 아이스크림 좋아라하지만 하루에 두 번 먹을 정도는 아닌데. 그래, 이동혁은 두번째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내 앞에 앉았던 것이다. 이쯤되면 내 앞자리 이동혁 줘야되는데. 그건 너무 욕심인가. 너무 갔다 싶어 바로 지워냈다.



“아까 등굣길에 물어보려고 했는데.”

“엉. 뭔데?”

“오늘 미역국 먹었어?”

[NCT/이동혁] 굿바이 써머 (3) | 인스티즈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먹었어, 미역국.”



 너 안까먹었더라. 이동혁이 둥그렇게 웃었다. 어떻게 잊겠니. 6월 6일 현충일은 이동혁 생일이기도 한데. 생일에 학교 자습이나 하고 있다. 갖고싶은거 없어? 이따 케이크라도 해줄까? 생일 축하는 12시 땡 치자마자 득달같이 했다지만 괜시리 안쓰러운 마음에 뭐라도 선물해줄까 싶어 물었는데 이동혁은 고갤 저었다. 생일 전야만 되어도 방방 뛰던 숱한 6월 초 이동혁은 어디로 가고.



“뭐 있겠냐. 공부나 해야지.”



 왜인지 시무룩한 녀석의 얼굴에 안쓰러움은 배가 되었다. 진짜 없어? 당장 내일이 모의고사라 영어 단어 하나라도 보는게 더 이득인데 나한텐 이동혁이 더 급했다. 그래서 영어 외우던 것도 잊고 이동혁 캐묻기 바빴다. 진짜 없다니까. 괜찮아. 이번 생일은 그냥 조용하게 보내지 뭐. 자기 합리화 하는 이동혁 목소리는 표정 닮아 시무룩했다. 그럴만도 했다. 천성이 천성인지라 이동혁 주위엔 많은 사람들이 들끓었고 자연스레 이동혁 생일 축하는 떠들썩하게 진행되었다. 초등학교 입학한 직후부터 작년까지는. 공휴일이었던 녀석의 생일 며칠전부터 이동혁 친한 친구들이 반에 찾아가 생일 노래 떼창하고 케이크 증정한 탓에 녀석은 코에 생크림 가득 묻히고 헤헤거렸고 당일엔 나와 이동혁의 온 가족이 모여 이동혁 생일 축하연 열었었다. 그런데 올해는 나와 이동혁 그리고 이동혁 친구들 모두가 수능에 전념해야하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고 심지어 이동혁 생일 다음날인 7일은 평가원 모의고사였기에 자연스레 그 이벤트들은 싹 다 날아갔다. 그래 그 특별한 이벤트성 축하가 아니더라도 생일인만큼 수많은 축하를 받았을 텐데 이동혁의 기분은 썩 좋지 않아보였다. 그래, 그럴만도 하지. 대충 녀석의 심정을 짐작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생기면 말해. 나중에라도 줄테니까.”

“어어. 고맙다.”

“진짜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히 케이크 사오고 그러지 마. 내일 모의고산데.”



 순간 녀석의 휴대폰이 짧은 진동과 함께 메세지가 왔다는 알림 하나를 띄웠다. 마저 먹은 아이스크림 막대기 입에 물고 까딱이던 이동혁은 손에 쥐고 있던 폰으로 시선을 내리더니 곧바로 잠금을 푼다. 톡 내용을 읽은 이동혁은 의자 끌며 일어난다. 난데없이 온 메세지가 그 행동의 이유이리라. 내 짐작이 맞은듯 이동혁은 급하게 걸음을 옮겼다. 야 어디가? 10분만 있으면 오후 자습 시작이었다. 내 다급한 물음에 이동혁은 문 밖 쓰레기통에 나무 막대기 휙 던지며 대답했다. 방송실. 보나마나 내일 있을 모의고사 관련이거니 했다. 공부해. 잽싸게 문닫은 이동혁이 투명한 창문 너머로 뻐끔대곤 사라졌다. 방송부면 으레 있는 일이니 대수롭잖게 넘기며 덮었던 영어 단어장을 다시 펼쳤다. 외워야 할 단어가 산더미였다.




*




 방송실 갔던 이동혁은 영어 듣기를 위한 점검 방송이 끝나고 한참 뒤에야 교실에 들어왔다. 조용한 반 분위기에 맞춰 조심스레 창가 옆 지 자리에 엉덩이 붙이고 앉았다. 손에는 케이크 상자 들고. 머리카락엔 누가 터뜨렸는지 모를 폭죽 잔해 얹고 말이다. 뭐야 나한테는 모의고사니까 사오지 말라며. 방송부 애들한텐 그 말 한마디 안했다고? 어이가 없었다. 시간 맞춰 풀어낸 몇년전 모의고사 다 맞았는데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동그라미 굴러다니는 모의고사 붙잡고 요약이며 정리며 하다 기어코 폰을 들어 타자를 툭툭 두들겼다. 뭐냐 케이크 사오지말라며. 방송부 애들한텐 말 안했어? 톡 왔다는 그 진동 고스란히 다 느꼈을 이동혁이 바지 뒷주머니에서 폰을 꺼내자 숫자 1이 휙 날아갔다. 이윽고 새로운 메세지가 떠올랐다. 말 했는데 걔네가 걍 한거ㅋㅋ. 녀석의 톡에 아, 네 그러시군요 하고 넘기기엔 내가 밴댕이 소갈딱지라. 할 말을 잃고 아 ㅇㅋ 이것만 보내고 폰을 덮었다. 시간 확인하려는 찰나에 쉬는 시간 알리는 종이 쳤다.



“삐졌냐?”

“미쳤냐. 삐지긴.”

“난 또. 톡 보고 삐진 줄 알았자너.”



 삐졌으니까 그렇지. 바보냐. 눈치 개나줬냐? 눈치 개나 준 모양인지 이동혁은 지 머리에 붙은 폭죽 잔해 한가닥 여전히 붙이고 앉아선 능글거렸다. 난 애꿎은 필통만 만지작거렸다. 사실 존나 서운했다. 진짜 괜찮냐고 연이어 물으면 본심 튀어나오는 나와 이동혁인데 오늘은 달라서. 심지어 지 톡 프사까지 방금전 방송실에서 케이크 들고 웃고 있는 사진으로 해놓고.  SNS 스토리에 축하 받아 좋아하는 영상까지 올려놓고. 몇십분전 케이크라도 해줄까란 내 물음에 괜찮다고 해서. 우리 사이 놓인 선이 오늘따라 짙고 무겁게 다가왔다. 커튼을 쳐도 밝은 교실 안과 달리. 내 속은 빛이라곤 한 줄기도 없는 거 같았다. 진짜 선 잘 긋는다 너. 뱉지 못해 쌓여가는 말 위로 한 마디가 더 올라섰다. 진짜 괜찮은거 맞아? 이동혁이 재차 물어왔다.



아니. 서운해.

“어.”



 그저 이동혁을 따라했을 뿐이다. 녀석의 머리에 붙은 걸 떼어내며 담담하게 속에도 없는 말을 했다.




*




 그래서 나도 준비했다. 이동혁 생일 기념 축하 케이크. 이동혁이 좋아하는 걸로 골라서 여덟시 쯤에 이동혁 집 찾아갔다. 이동혁 부모님 계실까봐 아는 비밀번호 안치고 녀석이 문 열어주기를 기다렸다. 엄마 아빠 집에 없는데 그냥 열고 들어오지, 하면서 문 열어주던 이동혁이 입을 떡 벌렸다. 생일 축하는 길게 했으니까 생략하고, 뭐해 빨리 불어! 초 다 녹아. 내 재촉에 얼떨떨한 표정의 이동혁이 초를 훅 분다. 스멀스멀, 불 끄고 난 뒤 특유의 초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아이스크림 케이크라 녹아. 나 들어간다. 이동혁이 열었던 문을 더 활짝 열어주었다. 1 그리고 9 나란히 꽂았던 숫자 초 제거하고 받치고 있던 박스에 넣어 냉동실에 넣은 다음 휙 뒤를 돌았다. 어떠냐, 내 서프라이즈가. 아. 사진 못 찍었네. 혼자 아쉬워하며 녀석을 보니 왠걸, 이동혁 얼굴에 웃음기라곤 하나도 없었다. 왜, 뭐. 나 잘못했어? 생각했던 반응도 아니었고 봤던 반응도 아니었다. 반기지도, 좋아하지도 않고 그저 고요하게.



“야.”

“왜. 난 계속 마음에 걸려서….”

“괜찮다고 했잖아.”



 우물쭈물 말하는 걸 턱 가로막고 이동혁은 그렇게 말했다. 그 괜찮다는 의미가 진짜 괜찮다는 의미였어?




“괜찮다고. 이런거 안해줘도 된다고 했잖아.”




 입술을 짓씹었다. 이어지는 녀석의 말에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그것밖에 없어서. 나도 방송부 애들처럼 네 말 듣지않고 한 것 뿐인데 이게 이렇게 정색한 일이야? 할 수 있는 말도 있었는데 도저히 꺼낼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저 삼키고 또 삼켜 수북히 쌓인 말의 무덤에 하나를 얹었다. 왜. 너 나한테 왜 그래. 또 속을 헤집고 돌아다니는 의문 하나를 뱉지 않게 안간힘을 썼다. 이동혁은 여간 골치 아픈게 아니라는 듯 또 연거푸 머리를 쓸어넘기고 있었다. 잔뜩 굳어진 얼굴을 하고. 딱딱한 목소리를 하고. 녀석의 그 모든 게 여과없이 나에게로 흘러와 나에게 쌓였다. 그래, 내가 잘못했네. 내가 선 넘었다 그치. 상처받은거 티날까봐 선넘은 친구가 사과할때 알맞은 목소리로 꾸며냈다.



“미안. 내가 괜히 착각했네.”

“아니, 그게 아니라.”



 하, 이동혁의 입에서 한숨이 터져나왔다. 



“괜찮다고 했는데, 내가 축하해주고 싶어서 사온거야. 그러니까, 내가 선 넘었다 이건. 사과할게.”

“야.”

“나 간다. 그래도…케이크는 버리지 마.”



 알고 있다. 내가 선 넘었단 사실을. 나 귀여워하는 이동혁이니 뭘 해도 괜찮다 하겠지 하는 생각에 안일하게 굴었다. 한 발 더 나아가면 여지 주는 이동혁에 혹해서 괜한 짓 한거다. 현관으로 가 급하게 신발을 꿰어신는데 이동혁이 날 잡았다. 표정도 차가웠고 목소리도 차가웠는데 붙잡는 손 하나는 따땃했다. 그런데 도저히 마주 볼 자신이 없어서 케이크 버리지 마 이딴 소리나 하고 떨치고 나왔다. 쫓아 나올까 싶어 급하게 잡은 엘리베이터에 급하게 몸을 실었다. 몸을 실자마자 잔뜩 고여있던 눈물들이 기다렸다는 듯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물기 잔뜩 어린 얼굴에 손 댈 생각 추호도 않았다. 그저 내버려뒀다. 비참하기 짝이 없는 이동혁 생일 축하 파티의 끝이었다.







/


동혁이 말 좀 들어줘.......

방송부 이동혁 세번째.

아무래도 글이 길어질 것 같아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암호닉

[1]
이유노잼 / 구름 / 졔졔 / 쀼 / 망고정우 / 정재현처돌이 / 윤제이 / 체리 
 정우세상 / 피J / 말랑 / 바다 / 핑크공주 / 사크야 마랑해 / 여울 / 썬코
 뀨링 / 비나이다 / 코코가 미래다 / 데요요 / 물복딱복 / 유잼 / 굴려굴령 / 주접이 
이스위티 / 희희J / 너를 위해 / 오웅스윝희 / 열음 / 엔도시입주민 / 수박웨이 / 차차 
애옹이마크 / 99 / 휴나 / 솔직히약간진짜이제 / OR / 채채 / 발렌타인 보이 / 사랑둥이
라지피자 / 오늘도 이마크처럼 / 백일몽 / 자몽타르트 / 누눙 / 나나의 하루 / 복숭아잼 / 망고쨈 
윤오왕댜님 / 호빵 / 부침개 / 마크의꾸망 / 첫사랑 / 머리땅땅 / 녹차라떼 / 오이52 / 단델
뇩 / 귤 / 또잉또잉 / 재현아 사랑해 / 김정우 처돌이 / 블랙버블 / 꾸꾸 / 또라에몽
스누피포챠코 / 김용안 / 스누피젱 / 애오옹 / 째니 / 케도도 / 아아 / 정순한 청우
윤54랑 / 유노정윤오 / 구밀 / 동돌곰혁 / 태양 / 교토맨 / 꽁 / 양파링 
젱 / 자몽 / 멀린 / 김도영맨 / 망울 / 위퍼 / 할미 / 제우스98 
공뇽 / 쥔쥔 / 쩰밤 / 율리 / 사모예젠 / 딩둉 / 염세 / 마지막 
수박쥬스 / 코로나 / 0908 / 마리탤 / 복숭천러 / 뿌뿡뿌 / 98제우스 / 자몽이
밀키스 / 쿠쿠 / 다재 / 공배기 / 쩗쭓쫣 / 이녁 / 선물 / 돌이
애옹Lee / 꾸리 / 됴됴 / 뿝뿌 / 제이 / 쁘르르를라


[2]

푸바 / 네오시티 / 마클리 / 칠칠이 / 여름 / 두두 / 디어 / 칠정우 / 복숭아


암호닉 신청글 :  https://instiz.net/writing/8426269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동혁이 마음을 알다가도 모르겠네요..ㅠ
4년 전
독자2
선생님 여기서 끊으시면 어떡해요....ㅠ ㅠ ㅠ ㅠ 선생님 .... 글이 길어진다는 건 더 써주신다는 거죠 저 이거 완결 날때까지 기다릴거에요 ㅠㅠㅠㅠㅠㅠㅠ쓰앵님 화이팅 많이많이 써주세요 !!!!!
4년 전
비회원241.239
작가니ㅣㅁ ㅠㅠㅠ 너무 재밌는거 아닌가요? 와 담편 넘우 기대됩니다 언넝 와주세요 ㅠㅠㅠㅠ
4년 전
독자3
끄흐윽...ㅠㅠㅠ 둘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사귀지 않고 삽질하는 사이의 아슬아슬한 감정이 진짜 설렘 맛집이라 너무 좋습니다... 들숨에 건강 날숨에 재력 얻으세요 작가님...
4년 전
독자4
악 드라마 보다 더한 끊기 실력ㅠㅠㅠ선생밈 동혁이 왜 저러는지 알아된다구요ㅠㅠㅠㅠㅠ
4년 전
독자5
푸바입니다! 대체 왜 일까요ㅠㅠ 이동혁 왜구래ㅠㅠ 내가 다 상처받는 기분이야ㅠㅠ 그나저나 작가님 글 길어지는거 환영합니다 고딩 이동혁 많이 보고싶어용!!!
4년 전
비회원137.220
ㅠㅠㅠ동혁이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네요ㅠㅠㅠ 잘 보고갑니당 ㅠㅠㅠ
4년 전
비회원176.22
아 기다렸어요 ㅠㅠㅠㅠㅠ 굿바이써머 보고 작가님 글 정주행 싹 했잖아요.... 진짜 너무 재밌구 ㅜㅜㅜ 다음편도 기다릴게요 저 기다리는거 잘해요 얼른 동혁이랑 여주랑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ㅠㅠㅜㅠ 또 봬요ㅠ!
4년 전
독자6
물복딱복이에요!!! 동혁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속에 들어가서 알아내고 싶은 심정이네요ㅠㅠㅠㅠ동혁아 무슨일이라도 있는거니ㅠㅠㅠㅠㅠㅠ
글이 길어진다니,,,, 교복 입고 학교생활 하는 동혁이를 더더 오래 볼 수 있다는거겠요!! 소리질러~~~~~~ 작가님 글 읽으면서 학교생활 하는 동혁이를 만나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한켠으로는 몽글거리기도 하네요ㅠㅠ! 오늘도 글 잘 읽었습니다!!!!!

4년 전
독자7
작가님 ㅠㅠㅠ동혁이거 무슨 생각인지는 알려주시고 끝내셔야됴 ㅠㅠㅠㅠ 헝 ㅠㅠㅠㅠ 너무 슬프잖아여 ㅠㅠㅠ 무슨생각인지 너무 궁금하다구여... ㅠㅠㅠ 담편 빨리 보고싶어요 기다리겠습니다 ㅠㅠ
4년 전
비회원24.78
작가님ㅠㅠㅠ 다음 편 너무 궁금해요 오늘도 글 잘 봤습니다!
3년 전
독자9
맴찌주ㅜㅜㅜ
3년 전
독자10
허엉 동혁이가 어떤 마음일까요 ... 넘 재밌어요...
3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05.05 00:01
      
      
      
엔시티 기다리는 분들이 계실가요...30 01.09 00:52
엔시티 [NCT/마크/제노] 덫 Q14 11.29 21:04
엔시티 [NCT/마크/제노] 덫 P14 11.23 00:48
엔시티 [NCT] 악의 굴레에서 구원하소서 22 11.01 02:27
엔시티 [NCT/이동혁/이민형] 악의 굴레에서 구원하소서 19 07.30 15:54
엔시티 [NCT/마크/제노] 덫 O21 07.23 12:59
엔시티 [NCT/이동혁] 굿바이 써머 (5)17 05.30 18:49
엔시티 [NCT/이동혁] 굿바이 써머 (4)23 05.20 17:05
엔시티 [NCT/마크/제노] 덫 N (2부)18 05.18 03:17
엔시티 [NCT/이동혁] 굿바이 써머 (3)13 04.17 01:37
엔시티 [NCT/이동혁] 굿바이 써머 (2)18 03.19 16:42
엔시티 [NCT/이동혁] 굿바이 써머19 03.14 00:07
엔시티 [NCT] 일식日蝕 (A)7 03.04 02:45
엔시티 [NCT] 일식日蝕 (A)_a6 02.28 12:20
엔시티 [NCT/마크/제노] 덫 M (1부 完)25 12.31 02:57
엔시티 [NCT/마크/제노] 덫 L22 11.23 03:04
엔시티 [NCT/마크/제노] 덫 K24 11.18 00:36
엔시티 (((면목 x .. 생존 신고하러왔읍니다...18 11.07 23:11
엔시티 [NCT/정재현] 푸른 (下) - 1 + 공지11 09.26 00:44
엔시티 [NCT/마크/제노] 덫 J45 08.10 22:06
엔시티 [NCT/마크/제노] 덫 I34 07.22 22:24
엔시티 [NCT/마크/제노] 덫 H20 07.19 01:49
엔시티 [NCT/마크/제노] 덫 G22 07.07 00:58
엔시티 [NCT/정재현] I fxxking love you15 07.05 01:07
엔시티 [NCT/정재현] 푸른 (中) - 216 06.04 00:06
엔시티 [NCT/정재현] 푸른 (中) - 116 05.26 02:10
엔시티 [NCT/정재현] 푸른 (上) - 211 05.20 13:08
전체 인기글 l 안내
5/9 16:28 ~ 5/9 16:30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단편/조각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