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사담 엄청 기니까 조심.
안다미로
;[부사]담은 것이 그릇에 넘치도록 많이
[김태형빙의글]안다미로 07
혼례도 올리고, 세자와 공식적인 '부부'가 되었겠다. 이제 궁궐은 내 세상이다! 깔깔! 뭐, 이런 생각도 안 해 본 건 아니지만 어쨌든 나는 여전히 쭈구리였다. 세자만의 쭈구리.. 헤헤. 참, 혼례를 올리고 얼마 안 있어 왕.. 어, 뭐라고 해야하지. 폐하? 여튼 내 시아버지도 찾아뵈고 공주마마도 뵈러갔었다. 전하를 만날 때는 완전 두근거려가지고 말도 어버버거리고 바보 같아 보였을텐데 전하는 그 모습도 밝아보이고 좋다며 칭찬해주셨다. 정말... 궁궐은 시월드라는 게 없는 곳이구나, 라고 한 3초 정도 생각했다. 왜냐면 공주마마가 남았기 때문에. 물론 공주마마가 나한테 친히 놀러오라고도 하셨고 밝게 웃어주셨지만 둘만 있을 때는 또 막 나한테 니가 감히 내 동생을 꼬셔?! 하면서 폭풍 싸다구를 날릴 수도 있는 거 아닌가. 하여튼 내가 걱정하는데 만사가 태평한 세자는 자신의 누이가 자신보다 더 밝고 긍정적이라며 칭찬을 늘어놓았다. 그 말을 듣고 조금은 기분이 나아졌지만 긴장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대충 공주마마께 인사 드리러 가는 날을 정해놓았는데 갑자기 공주마마가 내 곁에 있는 아이, 그러니까 별이를 데려오라는 말에 더 긴장되기 시작했다. 별이랑 나를 싸잡아서 족치려는 건가. 진짜 쓸 데가 1도 없는 생각을 하며 공주마마의 처소로 발을 옮겼다. 내 뒤에는 별이와 최상궁이 뒤따랐고. 이 짓은 몇 십 번을 해도 적응이 안 될 것 같다.
겨우 후들거리는 다리로 공주마마의 처소 앞에 섰다. 다행히 공주마마의 부군은 오늘 없댄다. 전하랑 세자랑 사냥을 나갔다고 했었나.. 궁궐에 여자 밖에 없어서 공주마마의 처소에 놀러왔다, 사실. 내가 한 말은 아니고 공주마마가 직접 상궁들한테 이렇게 전하라구 하셨다. 헤헤. 어쨌든 부군이 없어서 다행이다. 저번에 스치듯 보기도 했지만 부군 너무 잘생겨써.. 심장이 도키도키거려서 조선.. 아니 사극판 사랑과 전쟁 찍을 뻔 했습니다만? 물론 우리 세자가 훠어어어얼씬 더 사랑스럽고 잘 생기고 성격도 미남이지만. 미안해.. 나도 어쩔 수 없는.. 세자 바보인가봐...
"마마, 세자빈마마가 납시었습니다."
내 뒤로 최상궁과 별이까지 쪼르르 멈춰서자 최상궁과 눈을 한 번 맞춘 공주마마를 모시는 박상궁이 큰소리로 외쳤다. 상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들라해라, 하는 공주마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와, 진짜 목소리뿐인데 엄청 기품이 넘치고 우아하다. 혼자 감탄을 하다가 박상궁이 고개를 한 번 숙이고는 문을 열기에 감탄하던 입을 채 닫기도 전에 공주마마의 처소로 들게 되었다. 최상궁은 별이도 같이 들어가라며 자연스럽게 박상궁 옆에 섰다. 별이도 아직 내 침소 말고는 어색한지 괜히 쭈뼛거리며 서있었다. 별이한테는 너무 미안했지만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웠고.. 또.. 나도 너무 어색했다. 내가 공주마마의 방 앞에 서자마자 또 문이 드르륵, 하고 열리더니 반가운 표정의 공주마마가 보였다. 얼른 오시게, 하며 양 손으로 내 손과 별이의 손을 잡고는 끌어당겼다. 하하, 내가 어색하게 웃자 공주마마께서 또 큰소리로 얼른 다과상을 들여오너라! 라고 말했다.
"그래, 궁 생활에 불편한 것은 없는가?"
"네, 모두가 잘 챙겨주셔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나를 앉히자마자 공주마마께서는 대뜸 불편한 건 없냐며 안부를 물어왔다. 내 대답에 한 번 고개를 끄덕인 공주마마께서 너는 어떠냐, 하고 별이에게 물으셨다. 별이가 덜덜 떠는게 육안으로 보일 정도인데, 그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귀여워보여서 웃음이 나왔다. 겨우 침을 한 번 삼킨 별이가 네.. 네, 저는 평안합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답하자 공주마마께서 환히 웃는다. 이 아이, 너무 귀엽다! 공주마마께서 대뜸 별이의 볼을 잡았다. 별이는 볼이 잡혀서는 나를 한 번, 공주마마를 한 번 보고는 울상을 지었다. 그 모습이 못내 귀여워 내가 웃음을 터뜨리니 공주마마도 웃음을 터뜨린다. 세자빈 마마도 그러하고, 또 이 아이도 그러하고. 모두가 내 친동생 같이 느껴지고 그럽니다. 어느 새 내 온 다과상에서 차를 한 모금 마신 공주마마가 조곤히 말을 건네왔다. 그러십니까아..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공주마마도 고개를 끄덕이더니 또 입을 연다. 그러니 나는 자네들이 자주 놀러왔으면 합니다. 외로운 궁에서 우리끼리 의지도 하고, 그렇게 지내고 싶습니다. 예상치도 못한 공주마마의 말에 내가 눈을 크게 뜨니 공주마마가 또 활짝 웃어준다. 네에, 그러겠습니다. 내 말에 옆에서 가만히 앉아있던 별이도 눈치를 보더니 네에, 저도 그러겠습니다, 하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자, 드시게. 역시나 우아한 공주마마의 말과 함께 나는 다과를 먹기 시작했다. 이거슨 내가 조온나 좋아하는 거당! 혼자 신나서 주워먹고 있는데 아까부터 별이가 안절부절 못한다. 그런 별이에게 얼린 홍시를 하나 쥐어주자 해맑게 웃다가 다시 공주마마를 보고는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별이, 그래.. 별이도 얼른 먹으렴, 입에 맞지 않니? 다정하게 물어오는 공주마마의 말에 세차게 고개를 흔든 별이가 감사합니다, 하면서 홍시를 입에 문다. 씨발! 존나 귀여워! 내가 별이를 보며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을 짓는데 앞에서 공주마마도 나와 똑같은 표정을 짓는다. 순간, 나는 느꼈다. 공주마마와 나는 잘 어울리는 콤★비가 될 것이라는 것을. 별이가 오물오물 열심히 먹다가 우리의 눈빛을 눈치를 채곤 고개를 들었다. 의아한 표정으로 우리를 보는데, 미친, 나는 오늘도 씹덕사하게 생겼다. 내가 흐뭇하게 웃으며 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별이도 헤헤거리며 공주마마의 눈치를 본다.
"별이 너무 귀엽다. 정말로. 이런 아이가 내 동생이었다면.."
진심으로 탄식하는 공주마마를 보는데, 나도 그 마음이 이해가서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다. 결국 별이는 나라에서 엄청 높은 지위를 가진 두 여자의 우쮸쮸거리는 눈빛을 받으며 얼린 홍시를 다 먹었다. 홍시 좋아하느냐? 대뜸 물어오는 공주마마에게 별이가 고개를 끄덕이자 공주마마가 또 큰소리로 박상궁에게 외친다. 가서 얼린 홍시를 더 가져오너라! 말하지 않아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공주마마도 우리 별이의 덕후가 되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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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밤, 사냥에서 돌아온 세자가 피곤한 얼굴로 침소에 들었다. 아니, 더 쉬시지 않고. 내가 걱정스레 말하는 말은 들리지도 않는지 하루 종일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다며 징징거리기나 한다. 진짜 미운 20개월도 아니고. 결국 내가 졌다는 듯 피곤해써여? 하고 묻자 세자가 으응, 하며 자연스레 나를 안아온다. 결국 이걸 노린거지. 검은 속이 다 보이는 세자가 귀엽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응큼하다고 해야할지. 잠시 고민하던 내가 결국 좋은 게 좋은거지, 하며 세자의 등을 톡톡 두드렸다. 오늘 이쁜 사슴을 봤는데.. 자형은 그 사슴에 화살을 쏘아서 잡았는데 나는 잡지 못했어. 잠시 말을 멈춘 세자가 곧 한숨을 쉬고는 말을 잇는다. 나도 멋지게 잡아서 자랑하려고 했건만. 오늘따라 애같이 구는 세자의 모습에 자꾸만 웃음이 삐져나왔다.
"오늘 대견한 일을 하신 겁니다."
뜬금없는 내 말에 세자의 머리 위로는 물음표가 둥둥 떠 있는 것 같다. 이쁜 사슴이었다면서요. 그 이쁜 사슴을 감히 잡아 죽이려 했으니 얼마나 큰 일 입니까. 저하는 잡지 못한 것이 아니라 잡지 않은 것입니다. 내 말에 한참 나를 빤히 보던 세자가 이쁘게 웃으며 다시 나를 안아온다. 역시 내 마음을 헤아려주는 것은 이삐 밖에 없다. 말에 웃음기가 잔뜩 섞여 있는 것이 정말로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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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 누님과는 잘 놀고 왔어?"
그렇게 껴안고 부둥부둥거리는 것을 겨우겨우 떼어놓고 서예 연습을 하는데 가만히 쳐다만 보던 세자가 문득 물어온다. 생각보다 훨씬 더 좋으신 분 같았습니다. 그리고.. 엄청 다정하시기도 했고. 참, 같이 별이 덕질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내 말에 둘이 잘 맞을 줄 알았다며 활짝 웃던 세자가 덕질, 덕질.. 하며 중얼거린다. 내가 아차, 싶어 시치미를 떼고는 세자를 흘끔보는데 잠시 덕질, 하며 되뇌이던 세자는 곧 다시 나를 빤히 쳐다본다. 누님이 짓궂게 굴지는 않았고? 다정한 세자의 물음에 그런 것은 없었어요, 하고 내가 답하자 외로운 사람이라며 자주 놀러가달랜다. 그렇게 나랑 만나지 말라며 훼방놓던 심술쟁이 꼬마같더니 누이를 생각하는 마음은 또 지극하다. 알겠어요, 내가 세자에게 대충 고개를 끄덕여주며 종이와 붓을 정리했다. 지금은 세자가 더 외로워보이니 달이나 구경하러가요, 내 말에 잠시 멍하게 있던 세자가 또 환히 웃으며 내 손을 잡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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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게 딱 걷기도 좋고, 달이 이쁘게 떠 있어 달빛도 곱고. 그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는지 세자도 좋다, 하며 내 손에 깍지를 끼며 잡아온다. 세자와 함께 늘 우리가 꽃구경하던 곳으로 발을 옮기는데 엄청난 무리의 사람들과 마주쳤다. 깜짝 놀란 내가 세자의 손을 꽉 붙드는데 세자는 자연스레 고개를 숙인다. 아바마마, 세자의 말에 다시 앞을 보니 가운데에 내 시아버지, 그러니까 전하가 떡하니 서 계신다. 내가 서둘러 고개를 숙이니 그럴 필요 없다며 인자하게 웃어보이신다. 내가 조심히 고개를 들자 따뜻한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계시는 것이 보인다. 야밤에 산책을 나온겐가, 전하의 말에 세자가 고개를 끄덕인다. 늙은이가 방해하면 안되지, 전하가 또 한 번 웃음을 터뜨리시고는 다음에 보자, 아가, 하며 무리를 이끌고 유유히 지나가신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폭풍이 지나간 것 같다. 그새 얼이 빠진 나를 본 세자가 얼른 가자며 내 손을 끌었다.
일로와, 자신의 옆자리를 톡톡, 친 세자가 또 다정히 웃어보였다. 세자가 내일은 우리 뭐할까, 하며 다정스레 물어온다. 이런 선선한 여름밤에는 치킨에 콜.. 까지 말한 내가 황급히 입을 다물자 세자가 응? 하며 재차 물어온다. 어.. 그냥 닭튀김과... 어.. 음료.. 아니.. 술.. 아니 마실 것을 먹고 싶어요. 내가 대충 얼버무리자 내일 저녁에는 그것은 먹자며 내 볼을 톡톡 친다. 세자가 알아들었나싶어서 유심히 살피는데 그냥 세자는 자신의 방식대로 이해한 것 같다. 가만히 세자의 옆모습을 지켜보다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언젠가는 세자에게 모든 것을 말해야하는데. 세자에 대한 마음이 커질 수록 내 비밀을 말해야 된다는 것에 가슴이 짓눌리는 것 같았다. 내 모든 것을 알아도 세자는 나를 변함없이 따뜻한 눈빛으로 나를 지켜봐줄까. 내가 이런 생각을 하며 세자를 멍하니 바라보는데 혼자 콧노래를 흥얼거리던 세자가 나를 바라보며 또 왜? 하며 다정히 물어온다. 그런 세자를 앞에 두고 괜히 가슴이 찡해졌다. 세자가 흥얼거리는 노래는 다름아닌 내가 한국에서 덕질하던 아이돌의 타이틀 곡이었으니까.
세자가 내 언행 하나하나에 관심이 많은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지 몰랐다. 분명히 이 나라에서는 생소한 리듬과 음, 심지어 가사인데, 한 번 쯤 의심을 하고 내게 물어볼 법도 한데 세자는 그저 내가 자주 흥얼거리는 노래라고 자신도 외워두었나보다. 나보다는 세자에게 더 어울리는 흥얼거림에 괜히 뭉클해졌다. 이런 내 마음도 모르고 세자는 자꾸 왜 그러냐며 내게 물어왔지만. 사실 아주 가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이 세계에는 없는, 그러니까 치킨, 피자, 휴대폰 따위의 단어를 자연스럽게 쓰고, 세자가 흥얼거린 노래같은 것들을 자주 부르고, 또 세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내가 훨씬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세자가 모르는 척을 해주는 게 아닐까하는. 여태까지는 세자가 그 정도로 눈치가 빠르진 않겠지, 하며 애써 부정해왔는데 요즘따라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사실 세자는 내가 어디서 왔든 상관없는 게 아닐까. 그냥 '나'를 사랑하기에 내 모든 것을 덮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그러면서 나는 느끼고 있었다. 이제 곧, 세자에게 내 모든 정체를 말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세자가 나를 버려도 달게 받아드려야한다는 것을. 내 정체를 들키면 나는 세자와 헤어지고 한국에 가야만 하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한 생각에 애써 숨겨왔지만. 이제는 세자에게 모든 것을 말해야 하는 순간이 오고 있다는 것을, 나는 뼈져리게 느끼고 있었다. 조만간 말해야지. 오늘은, 오늘은, 아니야.
내가 애써 세자에게 고개를 저어주고는 소매를 걷었다. 세자의 의아한 시선이 내게 박혔다. 나는 조심히 내가 한국에서 유일하게 이 세계로 들고 올 수 있었던 소원팔찌를 풀었다. 겨우 매듭을 풀어 세자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가만히 세자의 손목에 내 소원팔찌를 묶어주었다. 세자가 가만히 나를 보는 시선이 느껴졌지만 애써 세자의 손목을 붙잡고, 세자의 손목에 묶인 내 팔찌만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무엇하나 제 것이 없는 이 곳에서.. 유일한 제 것 입니다. 가지세요."
"아니지. 유일한이 아니야."
내가 있잖아? 곧 내 손에서 제 손목을 빼낸 세자가 요리조리 실팔찌를 둘러보다가 내 어깨를 잡고는 또 다정히 웃었다. 그 말에 괜히 코끝이 찡해졌다. 그리고 이 팔찌는 이삐가 더 어울리기는 하는데.. 한참 팔찌를 내려다보던 세자가 활짝 웃었다. 그래도 이삐가 처음으로 주는 선물이라니, 나쁘지 않다. 세자는 내 말에 신경쓰지 않는 척, 유일한이라는 말에만 집중한 척 내게 알게 모르게 또 배려를 베풀었다. 그런 세자가 미련스럽게 착해보여 쓴웃음을 지었다.
"이삐야."
한참 내 눈을 들여다보던 세자가 나를 불렀다. 어느새 세자가 다정스레 불러주는 이삐라는 말이 너무나 좋아지고 있었다. 세자가 좋아지는만큼, 세자에 대한 마음이 너무나도 커지고 있어 주체할 수가 없다. 내가 가만히 세자를 바라보자 세자가 또 웃는다.
"내가 어릴 때 배웠던 수많은 말 중에 꼭 기억에 남는 말이 있어."
"..."
"내 스승이 가르쳐준 말이야. 안다미로."
"안다미로..?"
"담은 것이 그릇에 넘치도록 많다, 뭐 대충 이러한 말인데.. 발음이 고와서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
"..."
"이제 그 말을 할 때마다 네가 생각이 나겠지."
"....?"
"너를 향하는 마음이, 내 가슴에 차고도 넘치도록 많아서. 나는 그만큼 너를 사랑하고 있어."
안다미로. 세자의 말을 듣는 순간 그 한마디에 세자의 마음이 얼마나 큰지 느껴져서, 세자와 나의 마음이 같다는 게 느껴져서 뭉클해졌다. 이 사람은 이만큼 나를 사랑하고 있구나. 나에 대한 의아한 것들을 모두 잊을만큼, 딱 그만큼 나를 사랑하고 있구나. 세자의 말이 새봄의 따뜻한 햇살같이 너무나 포근하게 느껴져서 결국 내가 먼저 세자를 와락 안고 말았다. 우리는 영원히 행복할 수 있을까, 우리는, 해피엔딩일까.
*
짠. 이게 몇일만이야!
암호닉
메리/라현/카누/또치/밀랑/브이태
암호닉 또 늘어찌롱. 사랑스럽다, 지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