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가 하나 추가되었어요! wawa 그대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조팝나무입니다.
어제 새벽에 올린다고 해놓고 지금 올리는 이유는요...
어제 제가 잠깐 멘붕이 와서 공지를 올린걸 보신 분들이 계실 수도 있겠지만.. 네..
날ㅋㅋㅋㅋㅋ랔ㅋㅋㅋㅋㅋㅋ갔ㅋㅋㅋㅋ었ㅋㅋㅋㅋㅋ엌ㅋㅋㅋㅋ욬ㅋㅋㅋ아낰ㅋㅋㅋㅋㅋㅋㅋ
제 손이 정말 고자손인가봐요. 안그러면 그렇게 허망하게 날릴리가 없...음....둥....
객기 부리고 저장 안해놨다가 큰 코 다쳐버렸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물이 차올라 고개를 드는 저는 한 그루의 비루한 조팝나무 ..☆★
다음 편은 약간의 수열 + 야동편이 되겠군요!
그리고 그 다음은 현성이들 yay!!
+bgm은 슈프림팀 - 너 때문이야 입니다!
엇갈리는 우리 수열이들을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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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라고는 컴퓨터 모니터에서 나오는 불빛 하나만이 존재하는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가느다랗고 섬세한 선을 지닌 손가락이 키보드를 사뿐사뿐 건드렸다. 톡톡, 키보드라도 연주하듯 우아한 움직임을 그리던 손을 멈추고 페이지 로딩을 기다리고 있는 남자는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얼굴이었다. 진중하게 꾹 닫혀있던 입술에서 허- 하고 바람 빠지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젠장맞을, 아까 확인했을 때는 345명이던 팬카페 회원수가 지금은 347명이었다. 두 명이라니! 나가사키 짬뽕이랑 기스면 중에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갑자기 배터지는 생돈까스가 먹고 싶어서 주문 전화를 한 대 때리고 왔더니, 고 사이에 두 명이나 가입을 했다니! 행동력 강한 디시인들 사이에서 급조된 사이트 주제에 까다로운 가입 양식을 자랑하는 '§새끈뽀대얼짱 이성열♨§'의 5문 5답을 끈기있게 작성한 근성인들이 둘이나 있다니!
(혹시나, 궁금하신 분들이 계실까하는 마음에 기입해본다. 1번 문제 "MBC 뉴스데스크에서 성열을 처음 본 순간 느낀 기분을 100자 이내로 서술하시오.", 2번 문제 "코스프레인들의 비타민이자 오메가3인 성열과 가장 닮은 애니 캐릭터는 누구이며,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150자 이내로 서술하시오.", 3번 문제 "성열의 한자 이름, 영어 이름, 좋아하는 빵의 종류, 가장 싫어하는 과목, 초등학교 6학년 때의 번호를 정확히 기입하시오.", 4번 문제 "성열의 서든어택 닉네임 (특수문자 포함) 과 게임 레벨 (2012년 7월 17일 기준) 을 정확히 기입하시오.", 5번 문제 "성열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을 1000자 이내로 서술하시오." -성열의 외모를 찬양하며 얼빠를 자처했던 수많은 중생들이 한 큐에 낙오되었던 이 극최상난이도의 문답에서, 우리의 명수는 살아남았더랜다. 참고로 명수는 이 카페의 우수회원이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모스 굳기계에서 굳기 10도를 명실상부하게 뽐내고 있는 금강석보다도 더욱 단단하게 안면근육을 경직시킨 명수가 갑자기 넘쳐흐르던 식욕이 거짓말처럼 증발해버리는 기분을 느꼈다. 돈까스 지금 튀기고 있을텐데. 아, 젓깔 같네. 그것도 명란젓깔. 347명 뿐이었지만, 이미 과장과장 열매를 한 움큼 집어서 목구멍으로 꿀떡 삼켜버린 명수는 눈에 뵈는게 없었다. 주머니 안에다가 전원주택을 지어주고 매일 발을 닦아줘도 모자랄 제 애인을 새벽 평화 시장 떨이로 내놓은 채 60억 지구인들과 나란히 공유하는 것과 맞먹는 기분에 사로잡힌 명수가 마른 세수를 하며 시한폭탄 같이 날뛰는 울화통을 바로 잡았다. 이런게 바로 말로만 듣던 SIBALastic한 기분? 성열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심지어 그 귀여운 녀석과 매점에서 팔라는 물건은 안팔고 꽁냥질을 시작했을 때도 한번도 극심한 감정의 풍파에 휩쓸려본 적이 없었는데, 요즘은 상황부터가 달라졌다. 초록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가볍게 쟁취하고 하룻밤 사이에 수백개의 기사에 얼굴 도장을 쾅 찍은 아이는 점점 유명해지고 있었다. 성열아, 니가 멀어진다. 멀리 점이 된다. 발을 떼지 못해 마음만 뒤쫒아 따라가는구나... 는 개뿔, 니가 있어야만 여기가 파라다이스다! 딸!깍! 딸!깍! 방금 전까지만 해도 유연한 곡선을 그리며 조용조용하게 움직였던 손이 그 옛날의 고구려의 기상이라도 급 이어받았는지 전투적인 태세로 마우스 왼쪽 버튼을 눌러댔다. 형형한 기세를 내뿜고 있던 눈동자가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더욱 강한 빛을 띄웠다. 페이트하악하악 이 성도착증 환자 새끼가. 교복바지에 숨겨진 여르쨩의 각선미라고? 돈까스로 한 오백년 맞아봐야 정신을 차리려나 싶었다. 아무도 몰래 어둠이 가득한 공간에서 그렇게 명수는 한참동안이나 분노를 표효했다. 돈까스가 도착할 때 까지도, 알바생이 주문 10회 서비스로 쫄면을 건네줄 때 까지도 명수의 집착머신의 스위치는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
신이 정성스럽게 주물주물 빚어내린 그 얼굴을 보지 못한지도, 명수와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어본지도 벌써 3일이나 지났다. 매점의 얼굴마담이라는 신분을 탈피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제 생활로 온전히 돌아간듯 보이는 명수는 장미꽃 소동 이후 화가 많이 났는지 성열의 연락을 피했다. 전화를 해도 바쁘다는 핑계로 받지 않았고, 카톡을 보내도 단답 혹은 무시로 일관했다. 내일 놀토니까 형 한번 찾아가봐야겠다. 야자 후에 교문을 빠져나가는 아이들의 힘찬 발걸음에 힐긋힐긋 시선을 던지며 겨우 발바닥을 땅에 붙이고 있는 성열은 투병 생활 중이라고 해도 아무런 의심 없이 믿을 정도로 수척한 안색이었다. 예민하게 날선 눈매로 간간히 주위를 살피며 신경질적으로 휙휙 고개를 돌려대는 것도 잊지 않았다. 명탐정 코난보다도 예민해진 감도라던가 어둠 속에서도 허옇게 붕 떠보이는 핏기없는 얼굴은 그 엠비씨발라먹는 수박 문화 방송 덕분에 얻은 부산물이었다. 그나저나, 이성종은 왜 안나와? 아잌, 이 똘빼기 같은 새끼가 나보고 먼저 교문 앞으로 나와서 얌전히 기다리라더니 한 걸음 걸을 때 마다 발을 쳐닦으면서 오나. 옴팡지게 느려터졌구나? 혼자 어둠 속에 방치되어 불안한 형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성종은 감질맛 나게도 그 잘난 코빼기 조차 보여주지 않고 있었다. 제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참을성이라고는 개미 눈꼽만큼도 없는 성열이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로 주머니 속에 고이 잠들어있던 핸드폰을 꺼냈을 때였다.
[형, 제 현황을 전해주는걸 저도 모르는 사이에 기억 속 저 너머로 던져버리는 만행을 저질러 이제서야 진실을 밝히게 되네요. 그래도 종이 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깨달아 다행이죠? 이런게 바로 불행 중 다행이라는걸까요? 알다가도 모를 불가사의한 속세의 일들에 헛웃음이 지어지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저 집이에요. 1시간 전에 서쪽 하늘에서는 수성과 금성이 각거리 2도로 접근하는 경사 중의 경사가 있었거든요. 제 눈으로 놓쳐버리기에는 너무나도 비중이 큰 일이었기 때문에 거역할 힘 조차 없이 집으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길 수 밖에 없었어요. 이런 저의 마음, 형은 알아주시겠죠? 뇌에 주름이 하나밖에 형은 모를 수 있어도 별들은 알아줄거야. 나의 말이 옳다면 별들아, 더욱 반.짝.거.려.줘.]
참으로 귀신 같은 타이밍으로 온 귀신보다도 무서운 놈의 카카오톡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럼 처음부터 같이 가자고 하지를 말던가! 남우현이 초코롤빵 입에 물려주면서 버스 정류장까지 같이 가준다는거 거절하고 왔는데! 김성규한테 쿠사리를 먹다먹다 지쳐서 억지로 등떠밀려 온 것 같은 느낌이 뇌리를 스치다못해 강하게 한번 뒤흔들고 갔지만 결과적으로는 성열에게는 전혀 나쁠게 없는 호의였다. 이성열, 가면서 남우현한테 빵 하나 사달라그래. 어차피, 걔 돈이 내 돈이고 내 돈은 내 돈이니까 괜찮아. 걱정스러운 표정의 성규가 자신의 두 손을 꼭 잡으면서 했던 말을 떠올리며 성열이 터벅터벅 힘 없이 발을 옮겼다. 원피스 스티커 컬렉션 하나 더 모을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아잌, 조금은 아까비. 성열이 아쉬운 입맛을 쩝 하고 다셨다. 여르쨩, 나으 여르쨩! 어라? 이상했다. 핸드폰 너머에서나 듣던, 듣기만 해도 두피까지 소름이 돋게 만드는 그 목소리가 바로 근처에서 들려왔다. 설마. 설마! 안면 혈관에 존재하는 모든 적혈구들이 발 끝으로 앞다퉈 인구 대이동을 하는 기분이었다. 돌아가려하지 않는 뻣뻣한 목을 옆으로 겨우 돌린 성열의 앞에는 왠 거구의 남자 하나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스크림 가면보다도 크게 벌려진 입에서 소리 없는 아우성이 나왔다. See bird! See pearl! See Bull! 세상에나 만상에나! 페이트하악하악 이 곱등이보다도 지긋지긋한 새끼가 결국은 수면 위로 올라왔구나! 영원히 심해 속에서 아가미나 깔짝거리면서 살아줬으면 고마웠을 것을! 경악으로 물들은 얼굴로 뒷걸음질을 치는 성열을 바라보는 페이트하악하악은 누가 오타쿠 새끼 아니랄까봐 여유롭게 베리베리뮤우뮤우 ost를 콧노래까지 흥얼거리고 있었다.
"여르쨔응, 역시 실물이 혼또니 카와이해서 각혈을 꿀럭꿀럭 쏟게 만든다능! 우리 처음 만난 기념으로 만나면 반갑다고 뽀뽀뽀부터 하자능!" "아잌, 냉큼 꺼져! 가까이 오지마! 더 이상 다가오면 어, 어, 그래! 고, 고자킥 날려버릴꺼야!" "헤에, 스고이네. 여르쨔응이 나만의 페이트쨩이 된지 벌써 3일이 지났다능! 와타시가 혼또니 세쿠시하게 (해석 : 내가 정말 섹시하게) 기념으로 세레나데라도 불러주겠다능!"
제발 부탁이니까 저리 가달라구요, 네? 저한테 왜 이러세요. 제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저도 피해자에요! 저 피골이 상접한거 안보이세요? 이거 뭐 해골 흉내 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아주 그냥 하루하루가 주옥, 아니 지옥, 아니 좆같다고, 이 상버러지놈아! 육두문자가 그득 섞인 패기있는 외침을 마지막으로 성열은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는 남자 스토커에게서의 도망을 시도했다. 이런, 뿌리깊은 미친놈을 봤나! 왜 저런게 내 앞날을 어두컴컴하게 만들어서 땅거미를 지게 만드는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성열은 생각했다. 전생에 나라를 벼룩시장 '팝니다' 란에 내놓는 참극을 저질러도 이런 수모와 역경은 겪지 않을 것 같았으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형, 보고 싶어요. 나 좀 살려줘요. 지금 이 자리에 있을리가 없는 명수의 얼굴이 눈에 아른거렸다. 참으로 보고 싶은 사람, 그리고 위기에 처해있는 자신에게 쥐뿔도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 제 앞을 가로막는 남자는 딱 봐도 180을 훌쩍 넘는 위너 성열을 거뜬히 압도하는 장신이었다. (정상의 범주를 만 리나 넘어서는 멘탈의 소유자 주제에 허우대는 지극히 멀쩡해서 더 무서웠다.) 제발 집에 가서 발 닦고 주무세요. 제 이름을 건 마지막 부탁이에요, 네? 그렇지 않아도 여르쨩과 함께 우리의 러브 하우스로 고고싱할거라능, 데헷! 악! 야! 어딜 만져! 성추행으로 고소할거야! 이 멘탈에 버르장머리라고는 개미 솜털만큼도 없는 놈아! 이런 이런, 우리 사이에 무슨 내외냐능? 여르쨩, 섭섭한 소리 말라능! 그 놈의 여르쨩 때문에 귀에서 진물이 나온다! 니놈의 여르쨩한테 한번 열나게 맞아볼래? 반도의 한 절대 흔하지는 않은 오타쿠와 흔하고 싶지도 않은 여르쨩 사이의 불꽃 튀는 실랑이가 계속 되었다. 엎치락 뒤치락, 잡아뗐다가 다시 잡았다가 보고만 있어도 숨이 턱 막히는 현장이었다. 투포환 던지기 선수라도 되는지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며 자신을 질질 끌고 가는 페이트하악하악의 머리통을 장구 삼아 신명나게 장단놀음을 해주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 성열은 주변의 모든 사물들을 잡아대며 끌려가지 않기 위해 노력에 노력을 더했다. 거미손으로 빙의하고픈 가련한 손아귀가 하얗게 질렸다. 바로 그 때 였다. 이 웃지 못할 촌극과 같은 상황에 드라마틱하게 누군가 등장한 것은. 지금 이 순간, 현실적으로는 명수보다도 가장 힘이 될 수 있는 최고의 아군.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진 성열에게 제일 튼튼한 동앗줄을 내려줄 수 있는 사람. 동우였다.
"아핰핰핰핰핰! 성열아, 여기서 뭐해? 저 사람은 누구야? 친구야?"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싫다고 도리질 치는 뒷덜미를 잡아끄는 손이 전혀 보이지 않는지 우리의 눈뜬 장님 동우는 오늘도 해맑게 아는 척을 하며 성열에게 손을 흔들었다. 아핰핰! 성열이랑 친구면 저랑도 친구죠! 우리는 친구란 이름으로 묶인 하나! 그리고 대답을 듣지도 않았는데도 둘의 관계를 벌써 그렇게 단정을 지어버린 동우가 페이트하악하악에게 목청을 드러내고 웃으며 손을 내밀었고, 아, 방가방가라능. 페이트하악하악은 얼떨결에 그 손을 맞잡고 아래위로 흔들었다. 뭐, 뭐야. 이 분위기! 가만히 놔뒀다가는 손에 손 잡고 벽을 넘어설 기세로 동우와 자신의 남자 스토커가 급 의형제를 맺을 것 같은 기세에 식겁한 성열이 제 옷을 붙잡고 있는 손힘이 약해진 것을 느끼고 쏜살같이 달려가 동우의 뒤에 숨었다. 키가 10cm나 차이나는 탓에 앞에서 보면 머리통 하나가 쑤욱 나와있는 것처럼 보여 재미진 상황을 연출했지만, 지금 이 순간 성열보다 진지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동, 동우야! 저 사람 내 스토커야. 그 저번에 나한테 장미꽃 준 새끼 있잖아! 이제 학교 앞까지 와서 나 괴롭히는거 좀 봐! 나 좀 살려줘. 제발 부탁이야! 내가 저 사람 때문에 18살의 꽃다운 나이에 요단강 입구까지 구경하고 와야겠어? 상황이 상황인지라, 성열이 평소에는 두려운 마음에 3초 이상 눈을 맞춰본 적이 없는 지역구 일진느님 동우의 어깨를 잡고 흔들며 속사포랩을 늘어놓았다. 그 때 걔가 저 사람이라고? 한 단어만 들어도 다급함과 긴박함이 물씬 느껴지는 성열의 말투에 눈을 동그랗게 뜬 동우가 저와 방금 악수를 나눈 거구의 남자를 가리키며 되물었다.
"여르쨩, 와타시노 눙물이 주륵주륵데스요. 터.. 털썩! 부디 그런 말로 나의 순수한 감정을 매도하지말라능!"
"강한듯 하면서도 약해. 한번 빡 하고 밟으면 평생 불구가 돼." "?" "아킬레스건도 마찬가지야. 한번 잘못 건드리면 수십년 이상을 휠체어 위에서 살아야하는거야." "넌 뭐...냐능?"
저, 저게 말로만 듣던 건드리면 염라대왕이랑 논을 갈고 모내기에 추수까지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전설의 망원동 장동우? 성열이 이제는 뱀파이어 분장을 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하얗게 질린 얼굴로 동우의 뒷통수를 쳐다보았다. 조근조근하게 말을 늘어놓았을 뿐인데 듣기만해도 머리털이 저 높은 상공을 향해 곤두서고 식은 땀이 낙동강의 물줄기마냥 줄줄 흐르는 착각에 들게 했다. 역시 우리의 일진짱느님은 다르구나. 아기장수 우투리보다도 더 뛰어난 위용이다! 가, 가까이 오지 말라능! 법의 이름으로 널 용서치 않겠다능! 동우의 정수리보다 15cm 자 하나는 더 달려있는 기럭지를 뽐내는 주제에 잔뜩 쫄아붙은 페이트하악하악은 약수터에서 아줌마들이 건강을 위해 자주 애용한다는 뒤로 걷기 보법을 사용하며 동우에게서 멀어지려 노력했다. 먹이를 궁지에 몰아가는 여유로운 포식자 마냥 느릿느릿하게 발을 옮기던 동우가 평소의 아핰핰핰! 순진무구한 웃음과는 달리 한쪽 입꼬리를 당겨올린 채 썩소를 지은 채 그 걸음을 멈췄다. 빡-. 갑자기 뭔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벽돌에 돌주먹을 날린 동우를 쳐다보는 두 쌍의 눈동자가 경악의 빛을 담고 있었다. 당연히 동우의 손뼈가 아작나.. 기는 개뿔, 약간 벌개졌을 뿐이지 외관상으로나 내관상으로나 전혀 변화가 없어보이는 동우의 손과는 달리 그 손길이 닿은 벽돌은 형체도 알 수 없이 부스러져 먼지 섞인 부스러기를 전리품 삼아 흩날리고 있었다. 뭐야, see bird! 지가 무슨 마징가 Z라도 돼? 무쇠로 만든 사람 인조인간 로보트야? 누가 눈 앞에서 CG 처리를 했다고 해도 고개를 끄덕거릴 수 있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광경에 안그래도 성열이 안그래도 큰 눈을 더욱 크게 떴다. 지금 이 순간 만큼은 무한남고의 세종대왕 동상보다도 더욱 단단하게 경직이 되어있는 페이트하악하악도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대수롭지 않게 주먹을 탈탈 털고 씨익 미소를 지은 동우가 말했다.
"물리치료 좋아해? 원하면 하게끔 도와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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