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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U & HIGH4 - 봄, 사랑, 벚꽃 말고





[방탄소년단/김석진] 젊은 카페 청년과 취준생의 상관관계 | 인스티즈







젊은 카페 청년취준생의 상관관계







W. 뽀베







 아아, 짧은 탄식을 뱉어냈다. 핸드폰 화면에 가득 찬 불합격이라는 단어에 마음이 시려왔다. 이번에도 낙방이구나. 기분 좋게 일어나 핸드폰에 온 문자를 확인했는데,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더니 이러려고 그랬나보다. 최상을 찍었던 컨디션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울적해진 기분으로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었다. 이럴 때는 단 것을 먹어야해. 아침도 먹지 않았지만 상관 없었다. 조각 케잌 같은 거 먹으면 그게 아침이지, 뭐. 집 밖으로 나오자 우울한 내 주위와는 달리 맑은 날씨가 나를 반겼다. 달달한 로맨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그런 맑은 날씨에 이상하게도 기분은 더 나빠졌다.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뭐야. 이번엔 정말 합격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투덜대며 걸어 도착한 익숙한 카페 앞, 문을 열고 들어가자 경쾌한 종소리가 딸랑 울렸다. 이른 시각이어서 그런지 좁은 카페 내부에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곧장 카운터로 가 메뉴판을 올려다보았다. 목이 메일 정도로 단 것을 먹고 싶은데, 이것도 맛있을 것 같고. 어느새 울적했던 기분이 싹 달아나고 단 것을 먹을 생각에 웃음이 비실비실 새어나왔다. 멍하니 메뉴판을 바라보며 서 있자 익숙한 카페처럼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메뉴 추천해드려요?"

"아, 네."

"지금 기분이 어때요?"

"음, 안 좋아요."

"그럼 치즈 케이크하고 자몽 에이드가 좋겠네요."

"믿어도 되는 거죠?"

"카페 주인이 카페 말아먹을 일 있겠어요."




 짖궂은 웃음을 짓고 있는 모습에 결국 내 얼굴에도 웃음이 피어올랐다. 김석진을 내가 어떻게 이겨. 그럼 그걸로 할게요. 내 말에 주문을 받고는 걸음을 옮기는 김석진의 뒷모습을 보고선 카운터 앞에 자리한 테이블에 앉았다. 고개를 괸 채 에이드 만들기에 집중한 김석진의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좋겠다, 김석진은. 김석진이 고개를 들어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이렇게 개인 카페도 있고. 한숨과 함께 말을 토해내자 별 거 아니라는 듯 피식 웃는 김석진이다. 어쭈, 웃냐. 친구는 이렇게 고민을 하고 있는데. 따지려고 입을 열었다 다시 다물었다. 시비를 걸어봤자 뭐하겠냐.


 쟁반에 내가 주문한 치즈 케이크와 자몽 에이드를 담아온 김석진이 테이블에 쟁반을 내려놓고는 내 앞의 의자를 빼어 앉았다. 감사. 짧게 내뱉고 포크를 들어 치즈 케이크를 조금 잘라 입에 넣었다. 달다. 내가 치즈에 환장하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김석진에게 문득 고마워졌다. 한 입 먹은 후로는 멈출 수가 없어 와구와구 먹기 시작했다. 그러다 체하겠다. 김석진의 말에 헤, 웃으며 자몽 에이드를 마셨다. 상큼한 자몽 에이드가 시원하게 목구멍을 타고 내려갔다. 그제야 콱 막혀 있던 숨이 좀 트이는 것 같았다. 숨을 깊게 내뱉으며 에이드를 내려놓자 나를 줄곧 쳐다보고 있던 김석진이 입을 열었다.




"오늘은 또 뭐가 그렇게 안 좋았어."

"낙방했지, 뭐."

"저번에 면접 봤다던 거기?"

"엉, 나한테 막 웃어주길래 합격인줄 알았는데. 그냥 내가 광대처럼 보였나봐."

"에이, 그건 아닐거야."

"아, 몰라. 이번 달도 취업하긴 글러먹었어."

"내 카페에서 일하라니까."

"내가 그렇게 염치가 없어보이냐, 넌."




 장난이야, 장난. 김석진이 웃으며 말을 마무리 지었다. 사실 장난이라도 진짜 일이나 했으면 좋겠다. 취업을 하겠다며 자취를 시작한지도 벌써 2년이 지났는데, 취업은 커녕 알바로 생활비를 벌기 급급한 내 모습이 한심해졌다. 그에 비해 김석진은 나와 동갑임에도 불구하고 제 개인 카페를 차려 열심히 일하고 있고. 김석진이 정말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으아아, 짜증나. 답답한 소리를 내며 테이블에 엎어지자 김석진이 제 손을 뻗어 내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어주었다. 괜찮아, 더 좋은 데에 취직하려고 그러는 거겠지. 김석진의 말을 들으니 괜히 더 어리광을 부리고 싶어졌다.


 분명 같은 동갑인데, 김석진은 언제나 나보다 어른스러웠다. 2년 전 처음 만났던 그날에도, 그리고 지금도. 김석진은 항상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투정을 부리는 나를 감싸주었다. 그런 김석진에게 설렌 적이 없다면 물론 그건 거짓말이다. 저번에는 혹시 김석진이 나를 좋아하나, 이런 생각까지 했었으니까. 아니, 하려던 말은 이게 아닌데. 아무튼, 김석진은 그렇다고.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2년의 시간 동안 김석진은 내게 정말 소중한 존재였다. 말 그대로 나를 언제나 지지해주는 것만 같아 고마운 존재. 김석진은 그랬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아니, 그냥."

"싱겁긴."

"진짜, 나 확 시집이나 가버릴까?"

"어?"

"돈 많고 괜찮은 남자 하나 물어서, 어때."

"그런 남자가 널 좋아,"

"야!"

"알았어, 알았어."




 아이를 어르듯 우쭈쭈하며 나를 대하는 김석진의 모습에 괜히 또 심장이 나댔다. 이러면 안되는데. 가끔 김석진을 볼 때면, 정말 나를 친구라고만 생각하는 것 같아 슬펐다. 그렇다고 내가 김석진을 좋아한다거나, 그런 건 아닌데도 말이다. 그냥 호감 이상 정도라고만 해두자. 먹으라며 재촉하는 김석진에 어쩔 수 없이 다시 포크를 들었다. 기계적으로 치즈 케이크를 입에 넣어 우물거리다 몰래 김석진을 훔쳐보았다. 김석진은 손가락을 까딱이며 카페 내부에 흘러나오는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덕분에 집중하지 않았던 노랫소리가 귓가에 파고 들었다.


 봄, 사랑, 벚꽃말고. 그야말로 내 심정이다. 마치 내 상황을 그려내는 듯한 노래가사에 내가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이라도 된 마냥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뭐 하나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해 취업도, 연애도 하지 못하는 불안정한 내 모습이 선명하게 눈 앞에 그려졌다. 어릴 적부터 상상했던 멋진 커리어우먼이 되어 김석진 같은 남자친구, 잠깐만. 누구 같은? 정작 김석진은 가만히 있음에도 혼자 찔려선 얼굴을 붉혔다. 빨개진 내 얼굴을 보았는지 김석진이 에어컨을 쳐다보며 말한다.




"더워? 온도 더 내릴까?"

"아, 아니야!"

"얼굴이, 빨개졌길래."

"아니, 그냥.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 그럼."




 턱을 괸 채 나른하게 나를 바라보던 김석진이 카페 안으로 누군가 들어오자 자리에서 일어섰다. 있다가 또 올게. 내게 다정히 말한 김석진이 주문을 받으러 카운터로 향했다. 왜 자꾸 이러지. 이 때를 틈타 손부채질을 열심히 하며 얼굴을 식히려 노력했다. 근데 내가 아무리 이래봤자 김석진이 저렇게 다정하게 나를 대하면 내가 녹아버리잖아. 원래 사람이 저렇게 다정한건지, 아니면 나에게만 다정한건지. 안 그래도 혼란스러운 머릿 속이 더욱 복잡해진다. 정말 내가 김석진을 좋아하는 건 아닌데. 아니, 지금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은 내게 사치다. 혼자서 제대로 생활하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고개를 돌려 카운터에서 주문을 받는 김석진을 바라보았다. 여자 손님이네. 어딘가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해졌다. 정말 왜이러지, 나. 머리에선 이러면 안된다고 나를 다그치면서도 어느새 방긋 웃고 있는 김석진의 앞에서 주문을 하고 있는 여자의 모습을 쭉 훑어보고 있었다. 예쁘긴 예쁘다. 정석대로 미인은 아니더라도 자체발광을 하고 있다. 저 정도면 남자친구는 당연히 있겠지. 생각을 하기 무섭게 남자 하나가 급하게 카페 안으로 들어온다. 잘생겼네. 남자의 움직임에 따라 눈을 돌렸다. 자연스럽게 주문을 하고 있던 여자의 어깨에 제 팔을 감는 남자다. 아, 커플이다.


 나같은 솔로들의 마음에 불을 지피며 커플 하나가 자리에 앉았다. 그것도 하필이면 내 바로 앞 테이블에. 무시하고 싶어도 훤하게 보이는 예쁜 커플의 모습에 가슴이 허전해졌다. 이런 내 마음은 어떤 남자가 채워주려나. 이왕이면 김석진처럼 다정한 남자였으면 좋겠다. 멍하니 생각하다 스스로 머리를 때렸다. 미쳤구나, 내가. 김석진이 자꾸만 눈 앞에 아른거렸다. 앞에 앉은 커플의 모습에 김석진과 내가 대입되어 보였다. 저렇게 손을 잡고, 웃음을 지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행복해보이는 모습에 점점 더 서글퍼졌다.




"아, 윤기 선배!"

"알았어, 안 할게."




 내 귓가로 들려온 커플의 대화에 정신을 퍼뜩 차렸다. 남자 이름이 윤기인가. 잘 어울리긴 지독히도 잘 어울린다. 이름 말고 저 커플이. 혼자서 청승맞게 에이드를 마시기 시작했다. 치즈 케이크가 있던 그릇은 어느새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아, 돼지새끼. 다이어트한다고 어제 결심했는데. 스스로를 꾸짖으며 죄책감에 에이드를 내려놓았다. 진짜, 나 뭐하는거지. 애잔하다, 정말. 핸드폰을 꺼내 홀드키를 눌렀지만 불합격 통보 문자 이후로는 연락이 온 것도 없다. 친구들은 다 뭘하고 사는걸까. 다들 벌써 자리를 잡고 달려가고 있는걸까.




"다 먹었네."

"어? 으응."

"갈거야?"

"아니, 집에 가서 할 것도 없어."

"나 이제 바빠져서 심심할텐데."

"구경이나 하지, 뭐."

"그래도 괜찮겠어?"

"혼자 있는 것보다야 낫지."




 잠깐 내 테이블에 들린 김석진이 걱정스럽게 나를 내려다보았다. 괜찮다니까, 이 양반이. 손님이 연이어 들어옴에 김석진의 등을 떠밀었다. 가기 싫은 티를 내며 꿈쩍 않고 있던 김석진이 겨우 걸음을 뗐다. 너도 일은 해야할 거 아냐.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제 일터로 향하는 김석진이다. 아무래도 나를 자꾸 헷갈리게 만드는 건 김석진인 것 같다. 마치 자기 애인에게 대하는 것 마냥 나를 대하는 모습에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너무 다정한 것도 죄인 걸 처음 알았다.


 한참동안 김석진이 일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관찰이라고 말하니 좀 변태같기도 한데. 어쨌든, 일하는 김석진의 눈에는 생기가 돌았다. 원래도 초롱초롱한 눈이긴 하다만, 무언가 기뻐보였다. 일을 함으로써 말이다. 다시 한 번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에서는 걱정스러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만약 내가 취직을 한다고 해도 김석진처럼 저렇게 반짝거리는 모습으로 일을 할 수 있을까. 김석진이 제 일을 사랑하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나는. 입꼬리를 올려 입을 앙 다물고 있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행복해지고 싶다.




"저기요."

"네?"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아요?"




 웬 잘생긴 남정네가 말을 걸어왔다. 혼자 멍을 때리고 있다 고개를 팍 쳐들었다. 아, 민망해. 어색하게 웃으면서 대답하자 작업멘트의 정석인 멘트를 내게 날리는 남자에 할 말이 없어 그냥 웃어버렸다. 그러자 아예 내 앞에 앉으며 진지하게 나를 쳐다보는 남자다. 그러고보니까 아예 낯선 얼굴은 아니다. 남자의 말대로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하긴, 이렇게 후줄근한 꼴을 보고도 작업을 거는 남자가 있을리가 없지. 인정하긴 했으나 씁쓸해지기도 마찬가지였다. 아, 근데. 정말 누구였,




"정호석?"

"맞지, 맞네!"

"헐, 웬일이야. 진짜 오랜만이다."

"뭐하고 지내길래 연락을 한번도 안 해, 이 요망한 기집애야."

"그냥, 취업 준비하면서 살았지. 넌?"

"난 아직도 춤추지."

"아, 너 그쪽으로 갔었지. 멋있네, 보기 좋다."

"나중에 한 번 공연하는 거 구경 와."




 누군가 했더니 고등학교 동창인 정호석이었다. 고3 때 졸업하면서 서로 부둥켜 안고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우리 나이가 스물이 훌쩍 넘었구나. 대학생 땐 그래도 가끔 틈을 타서 만나곤 했었는데, 다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는 저마다 바빠서 만나기가 힘들었다. 정호석 또한 대학생 땐 가끔 만났었는데, 대학 졸업을 하고 나서는 연락이 뚝 끊겨버린 친구 중 하나였다. 핸드폰이 고장나 연락처가 다 날아간 내 탓도 있었다. 춤을 좋아해 부모님과 갈등을 하면서도 춤을 추겠다던 친구였는데, 비록 수입은 변변치 않을지 몰라도 활기가 넘치는 정호석의 모습에 내 입꼬리 또한 올라갔다.




"친군가봐."

"아, 어."

"이거 먹으면서 얘기해."




 나를 주려고 만들었는지 김석진이 와플을 테이블에 놓고 갔다. 나와 정호석을 보더니 예쁘게 웃고선 멀어져가는 김석진을 하염없이 보고 있자 정호석의 밝은 목소리가 들린다. 남자친구야? 고개를 저었다. 그냥 남자친구면 좋을 것 같은 사람. 내 말을 들은 정호석이 와플을 우물대다 입을 연다. 좋아하는 사람인가 보네. 눈을 깜빡거리다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내뱉은 정호석에게 횡설수설하며 말을 늘어놓았다.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변명을 하듯 주저리주저리 하는 말에 정호석이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뭐야, 왜 웃어.




"인정하면 편할텐데, 사서 고생한다."

"뭔 인정이야, 인정은."

"딱 봐도 좋아하는 거 티나거든?"

"지금 내가 누구 좋아하고 그럴 여유나 있냐."

"그거랑 그건 별개지."

"다 나한테서 나오는건데 어떻게 별개야."

"좋아하는 마음이 스스로 컨트롤되고 그러는 게 아닌 거 알잖아."

"......"

"멍청아, 진짜. 고등학교 때랑 어떻게 달라진 게 하나도 없냐. 아직도 애같네."




 아야. 정호석이 내 이마에 꿀밤을 먹였다. 아픈 건 아니었지만 정호석의 말처럼 따끔한 꿀밤에 부러 작게 비명을 질렀다. 정호석이 한심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나도 그게 컨트롤 되는 게 아니란 건 아는데, 그래도 인정하기가 싫다. 인정해버리면 내 자신이 너무 구차해지는 것 같아서. 정호석처럼 목표가 뚜렷한 것도 아니고, 그저 취업에만 목 매달고 있는 내가 느긋하게 누군가를 좋아하고만 있는 것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였기에 더욱 그랬다. 입술을 톡 내밀고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내게 정호석은 문득 제 이야기를 꺼냈다.




"나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거든."

"오, 뭔데. 짝사랑?"

"좀 애매해. 썸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내 착각인건진 모르겠다. 아무튼 내 앞집에 사는 사람인데, 술 먹고 나한테 꼬장부리는 게 귀여워서 반했어."

"그게 가능해? 되게 추할텐데."

"그치, 그래보여야 정상인데 난 이상하게 귀엽더라. 콩깍지가 씌였나. 전남친을 만났다면서 엉엉 우는 게 너무 안타까운데 또 귀여운거야. 평소엔 말도 잘 안 하던 사람이. 그래서 달래주느라 안아줬는데, 가슴이 막 뛰더라고. 설레서."

"무슨 영화같네.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처음엔 막 미안하다면서 어색하더니 지금은 뭐, 알게 모르게 썸타는 중이라니까.




 어깨를 으쓱하며 말하는 정호석에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정말 대단하다, 정호석도. 뒷이야기가 궁금해져 물었지만 정호석은 더 확실해지면 답해주겠다며 말을 끝냈다. 에라이, 주말 드라마같은 자식. 그나저나 나한테 이 이야기를 한 게 무슨 의도일까. 내 물음에 정호석이 와플 접시를 깨끗하게 비워내고선 대답했다. 인정하면 편하다니까. 전도를 하는 것도 아니고,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짓더니 아까 했던 말을 반복하는 정호석에 손사레를 쳤다. 아, 그런 거 아니라니까. 쯧, 할아버지처럼 혀를 끌끌 찬 정호석이 제가 주문했던 아메리카노를 쭉 비워내고 시간을 확인하고선 일어섰다. 벌써 가는건가. 아쉬움이 가득한 눈으로 정호석을 올려다보자 정호석이 생긋 예쁘게 웃어보인다.




"왜, 아쉽냐."

"응, 약속이라도 있나봐."

"방금 말한 좋아하는 사람이랑. 점심 같이 먹기로 했거든."

"와, 솔직히 이건 그린라이트다."

"레드라이트인지 그린라이트인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 좀 더 확실해지면 연락할게."

"그래, 솔로 탈출해서 연락해라."

"오케이. 참, 저 사람 있잖아."




 정호석이 고갯짓으로 카운터에 반듯하게 서 있는 김석진을 가리켰다. 정호석의 고갯짓에 따라 고개를 돌렸다 다시 정호석을 쳐다보니 제 뒷통수를 긁적이며 말한다. 혹시 몰라, 너 좋아하고 있을지도. 정호석의 말에 원래대로 돌아왔던 얼굴이 또다시 화끈해졌다. 뭐라는거야, 진짜. 얼른 가라고 정호석에게 신경질을 부리니 정호석이 껄껄대며 웃고는 손을 방방 흔들었다. 잘 있어, 진짜. 조만간 밥 한 번 먹자. 마지막 인사를 한 정호석이 카페를 나섰다. 오랜만인데, 더 있었으면 좋았을 걸. 막상 보내고나니 아쉽긴 했다.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이랑 밥을 먹으러 간다는데 말릴 수는 없지. 물이 송골송골 맺힌 컵을 만지작거렸다. 한바탕 정호석과 떠든 후 찾아온 정적은 여전히 어색하기만 했다.


 김석진도 아직 바쁜 것 같고. 비록 조그만 개인 카페이긴 하지만 시내 근처에 위치해 회사 사람들이나 학생들이 많이 오곤 했다. 특히 이런 점심시간에는 더욱. 인근 고등학교의 학생들도 점심시간을 틈타서 나온 것인지 교복을 입은 아이들의 모습도 카운터에서 드문드문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아이들은 저 교복 커플이다. 처음에는 그냥 엄청 친한 친구인줄 알았더니만, 자세히 보니 여자아이를 내려다보는 남자아이의 눈에서 꿀이 떨어질 것 같았다. 좋을 때다. 나도 고등학교 때는 저랬는데. 고등학생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귀었던 동아리 선배가 생각났다. 1년 정도 갔었나. 그때는 평생 사귈 줄 알았지. 어느새 이렇게 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하고 있는 것이 나도 늙긴 늙었나보다.


 탁탁, 테이블을 작게 치는 소리에 멍을 때리다 정신을 차렸다. 요즘따라 멍을 때리는 횟수가 더욱 잦아진 것 같다. 깨끗히 비워진 접시를 보더니 와,하고 탄성을 내지른 김석진이 앞에 앉았다. 아까 전보다는 손님이 확 빠진 것이 이제야 좀 널널한 시간대인듯 하다. 근데 와플은 입에도 댄 적 없는데. 내가 고민을 하는 동안 야금야금 와플을 먹었을 정호석이 얄밉다는 생각이 들었다. 접시를 테이블 한 구석으로 밀어놓은 김석진이 손으로 턱을 괸 채 나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바라보면 또 심장이 막, 막 나대는데.




"고등학교 친구야?"

"응, 대학 졸업하고 나서는 오랜만에 보네."

"되게 반가웠겠다."

"응, 좋아하는 사람이랑 밥 먹는다면서 갔어."

"좋아하는 사람?"

"자기는 짝사랑이라는데, 내가 봤을 땐 아닌 것 같아. 그린라이트 제대로 켜졌던데."

"좋겠네, 그린라이트도 켜지고."

"아, 나는 언제쯤 연애하냐. 여유가 있어야 연애를 하던말던 하지."




 솔직히 김석진을 떠보기 위해 한 말이냐고 물어보면 할 말은 없다. 정호석이 했던 말이 계속 신경쓰여 고민을 하다 내뱉은 말이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내가 먹던 빨대로 자몽 에이드를 한 모금 마시는 김석진에 큼큼대며 헛기침을 했다. 한참 동안 말이 없던 김석진이 살풋 웃더니 조용한 목소리를 냈다. 나도 좋아하는 사람 있는데. 김석진의 말에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설마 나라던가, 나라거나, 나는 아니겠지. 메마른 입술을 혀로 한 번 훑었다. 어떤 사람인데. 생각보다 놀란 티가 나지 않는 말투에 안심했다. 곰곰히 생각을 하던 김석진이 음,하며 말문을 텄다.


 카페에 자주 오는 사람인데, 걱정거리가 많은 것 같아. 그래서 더 챙겨주고 싶고. 처음에는 그냥 여동생 같아서 눈길이 갔는데, 이제는 여자로 보여. 근데 본인은 연애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아서 말을 못 꺼내겠더라고. 눈치도 생각보다 없는 것 같고. 내가 엄청 잘해주는데. 


 담담한 목소리가 듣기 좋았다. 홀린 듯 김석진의 큰 눈을 빤히 응시했다. 설마, 설마 나겠어.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었지만 딱히 부정하고 싶지도 않았다. 이게 무슨 모순된 생각인지. 하지만 정말 나인 것 같기도 하다. 말없이 김석진을 응시하기만 하자 김석진이 고개를 까딱인다. 지금도 되게 눈치 없네. 눈을 빠르게 깜빡였다. 심장이 뛰었다. 시간이 멈춘 것 같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지금 이 공간 속에 김석진과 나 둘만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언제쯤 알아줄래. 김석진의 마지막 말에, 멈춰있던 시간이 다시 흘러가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피할거야."

"... 어?"

"이제 그만하자, 이런 거."

"뭘 그만해."

"난 너랑 그냥 친구 말고 다른 거 하고 싶은데."

"그게 무슨,"

"연애, 하자고."




 김석진의 눈을 마주하기가 힘들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갈색 나무 테이블만을 내려다보고 있자 다시금 김석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또 바쁘다고 피할거면 이제 나도 가만 안 있을거야. 내 카페에서 일이라도 시킬래. 그럼 취직한거지. 빼도 박도 못하게 못을 박는 김석진에 참고 있던 숨을 짧게 뱉어냈다. 아, 미치겠다. 설레서. 나름 엄하기 말한 김석진이었지만 그 목소리마저 미치도록 좋다면, 정호석의 말이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았다. 인정하면 편하다니까. 그래, 이젠 인정을 해야겠다. 나는 김석진을 좋아하고, 김석진도 나와 같은 감정이다. 순식간에 전개된 이야기가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무어라고 말을 해야할텐데, 동그랗게 연 입에서는 어떠한 형태소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자꾸만 닫히는 입에 마음을 굳게 먹었다. 인정을 했으면, 말 또한 해야했다.




"안 피할게."

"......"

"나도, 나도 그래. 자꾸 너한테 막, 어? 시선이 가고. 아니, 옛날부터 그랬어. 그래도 설마 아니겠지,하면서 인정 안 했는데. 이젠 안되겠어. 나도 너 좋아해."




 횡설수설 말을 내뱉었다. 세상에 빙글 돌아가는 것 같다. 사실 방금 내가 뭐라고 했는지도 잘 기억이 안 난다. 결론은 좋아한다고, 그거였다. 회색 같았던 순간에 퍼진 색깔처럼, 김석진의 얼굴에도 화사한 웃음이 퍼졌다. 지금 내 모습 되게 웃기겠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나 약간, 미쳤나봐. 김석진이 테이블 밑으로 손을 뻗어 내 손을 잡았다. 아, 안돼. 나 지금 손에 땀 날텐데. 손을 황급히 빼려 했지만 꽉 잡고 놔주지 않는 김석진이었다. 돌겠다. 남은 손으로 손부채질을 확확 해댔다. 여름이 어느새 훅 찾아온건지, 열이 올랐다.




"고마워."

"뭐가."

"또 피할 줄 알았는데. 안 피해줘서."

"몰라, 나 지금 창피해."

"안되겠다, 얼른 우리 카페에 픽업해야겠어. 내일부터 출근해."

"뭐?"

"취직 축하해. 덤으로 연애 시작도."




 짖궂은 김석진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시작이다. 일도, 연애도. 모두 김석진과 함께. 기분 좋은 웃음이 새어나왔다. 정호석한테 얼른 연락해야겠다. 너보다 내가 먼저 성공했다고. 다른 이들에게는 여름이 찾아왔지만, 나에게는 이제서야 봄이 찾아온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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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앙 안녕하세여 여러분! 뽀베입니다! 드디어 시험이 끝났어여!

그래도 좀 빨리 돌아온 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하핳 아니면 머리 박겠습니다.

어... 쓴 지는 한참이 지났지만 이제서야 올리는 글이네여

나름 시리즈라고 했잖아요 핳하

다음 타자는 호석입니다! 굉장히 분량이 긴데여... 쓸데없이 길어진 것 같아서 좀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항상 봐주시는 여러분은 더럽...♥ 싸랑합니다.





암호닉

설날 침침 은하수 카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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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35.17
빨리 오셨는데요? 그래서 좋아염ㅎㅎ
작가님 매우 설레여...이렇게 직설적으로 고백하는 석진이도 설레네요....감사합니다..♡
시리즈라니 기대되요! 다음 타자인 호석이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8년 전
독자1
와 작가님 너무 설레요ㅠㅠㅠㅠㅠ진짜 저 내일 새벽에 아니 오늘 새벽에 일어나야 되는데 작가님 때문에 설레서 잠도 안 와요ㅠㅠㅠ 이제ㅠㅠㅠ 책임져 ㅠㅠㅠㅠ엉엉 너무 설레잖아요ㅠㅠㅠㅠㅠ속진이ㅠㅠㅠㅠ아ㅠㅠㅠㅠㅠ 혹시 암호닉 받으시면 [윤기야 나랑 살자] 로 신청 가능한가요? ??
8년 전
뽀베
넹 가능합니다 ^ㅁ^ 봐주셔서 감사해여ㅠㅠㅠ 설레라고 쓴 글인데 설렜다니 다행이에여!
8년 전
독자2
아ㅜㅠㅠㅠㅜㅠㅠ진짜 설레여ㅜㅠㅠㅠㅠㅠ진짜 석진이처럼 하는 고백도 진짜 설렌닿ㅎㅎ오늘도 잘 보고 가여!!
8년 전
독자4
침침이에요!
운동하려고 했다가 인티를 잠깐 킨게 참 잘한것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글이라니!! 징짜 작가 뽀베님의 글이 등록되었습니다. < 이렇게 알림 뜨면
믿고 보러옵니닿ㅎㅎㅎㅎㅎ 오늘도 항상 좋은 글이였구요 오늘은 막, 막, 중간에 윤기랑 호석이 나와서 실실실 웃으면서 봤네요!! 이야...카페사장 김석지누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리고 다음 타자가 호석이라니이이이...작가님 라뷰

8년 전
뽀베
으어ㅠㅠㅠㅠ침침님ㅜㅠㅜㅜㅜ믿고 본다뇨ㅠㅠㅠ어이쿠야...그러시는만큼 좋은 글 써서 올려야겠네여ㅠㅠ이번 글도 봐주셔서 감사함다!
8년 전
독자5
으어어어어어ㅓ엉김석진아ㅜㅠㅠㅠㅠ석진아ㅠㅠㅜ내가널좋아한다내가널젛아해ㅜㅜㅜ
8년 전
비회원197.17
우왕.. 설레요!! 석진의 다정한 이미지랑 글에서의 부드러운 느낌이 잘맞네요!!!!
8년 전
독자6
석진이 이미지랑 너무 딱 맞아요ㅠㅠㅜㅡㅜㅜㅜㅜㅜㅡㅜㅜ 고백 하는 부분 너무 멋있는 것 같아요 담담하게 하는게ㅠㅠㅜㅠㅠㅠㅠ 진짜 취향저격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8년 전
독자7
으아..어디카페라구여...?어디로 가면 저런남자만날 수 있나요(오열)
8년 전
독자8
귀엽네욬ㅋㅋㅋㅋㅋㅋㅋ진짜 너무 좋아욬ㅋㅋㅋ
8년 전
독자9
남자친구도 되소 사장님도 됐네요 ㅋㅋㅋㅋㅋㅋㅋ 한 번에 일과 사랑을 다 잡은 여주!
8년 전
독자11
카페에 온 그 커플이 혹시 민윤기를 고소합니다 커플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귀여워요ㅠㅠㅠㅠㅠㅠㅠ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12
진짜 설렌다...저런 남자 또 없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13
김석진ㅇ 엉엉유ㅠㅠㅠㅠㅠ 이거 내용이 다 연결이 되는군요... 그런거 짱좋아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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