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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언제부터인가 너는 갑자기 슈퍼맨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유는 말해주지 않았다. 난 그저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이면 그만이었다. 다만 슈퍼맨에겐 로이스 레인이 있듯 경수에겐 내가 있으면 되겠다는 실없는 생각을 하긴 했다. 슈퍼맨이 되기로 한 날 너는 슈퍼맨에겐 있지만 자신에겐 없는 초능력을 보완해야 한다며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했다.


2

무엇을 만드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경수는 그저 하루 종일 방 안에 틀어박혀 쥐 죽은 듯이 있었고 밤이 되면 만든 것을 실험하겠다며 집 앞 놀이터의 가장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반복할 뿐이었다. 물론 단 1초도 날 수 없었지만 말이다.


3

첫날 구경하러 간 이후로 나는 경수의 도전을 보러 가지 않았다. 경수가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집 앞 놀이터의 가장 높은 곳이래 봤자 초등학생 아이가 뛰어내려도 발목이 삐끗할까 말까 한 정도였다. 하물며 다 큰 성인이 뛰어내리는데 다칠 일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나는 경수의 실험을 말리지 않았고 창문으로 옆집의 대문이 열리는지만 지켜보았다. 집을 나서는 경수에게 인사하며 응원도 해주었다. "넌 할 수 있어, 경수야." 물론 성공한다면 내가 위험에 빠졌을 때 구하러 와줄 거냐는 물음은 생략했다. 경수는 자신의 로이스 레인이 누군지 모를 테니까. 성공하면 내가 그 역할을 하고 싶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그전에 경수가 알아채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는 생각도 물론 들었다.


4

일기예보에선 밤에 태풍의 영향권 안에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밖은 찌는 듯이 덥기만 했다. 태풍이 올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경수는 일기예보를 듣지 못하고 방안에 틀어박혀 "무언가"를 계속해서 만들었을 것이다. 그날도 방 안에서, 집 안에서 경수는 나오지 않았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5

그렇게 밤이 되었다. 나는 경수가 나가지 않기를 바랐다. 낮에 그 찌는듯한 더위는 사라지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댔다. 불안했다. 그날 나는 경수에게 오늘은 같이 가면 안 되냐고 물었다. 경수는 오늘이야말로 성공할 것 같다며 함께 가자고 했다. 우리는 첫날 실험을 시작했던 그 놀이터로 향했다. 그런데 경수는 그 앞에 있던 아파트 단지로 들어갔다. 왜 그쪽으로 가느냐는 나의 물음에 오늘은 성공할 것 같으니 제대로 시도해보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6

엘리베이터는 끝없이 올라갔다. 마침내 그 끝에 닿는 순간 멈췄다. 경수는 계단을 더 올라갔다. 마지막 계단까지 따라간 나에게 경수는 더 이상 따라오지 말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강경했던 경수의 눈을 보니 내려갈 수밖에 없을 거란 걸 알았다. 경수는 꼭 성공해서 나의 창문 앞에서 인사를 해주겠다며 웃어 보이곤 무거운 쇠문을 열었다. 경수가 들어간 후 한참을 문을 바라보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다. 언제 1층까지 내려갔는지 모를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복도에 달린 창문을 보고 있었다.


7

그때였다. 경수는 정말 내가 있는 창문 앞에서 인사를 해주었다. 슈퍼맨이 되겠다 결심하던 날 이후로 처음 보는 웃음이었다. 환한 웃음이었다. 경수는 환하게 웃는 얼굴로 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날고 싶다는 만족감이 충족된 얼굴이었다. 비록 머리는 땅을 향하고 있었지만. 종일 알 수 없는 불안감의 정체를 알았다. 때마침 도착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재빠르게 내려갔다. 일층에 도착하는 순간 쿵 하고 커다란 소리가 들렸던 것 같기도 하다. 나와보는 사람은 없는듯했다. 나는 급히 경수가 있을 장소로 향했다. 내가 도착했을 때 경수는 여전히 웃는 얼굴이었다. 마지막으로 기억된 너의 모습은 정말 행복해 보였다.


8

슈퍼맨이 없는 로이스 웨인은 아무런 힘이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경수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진짜 로이스 웨인이 된 것 같다. 무기력함. 지독한 무기력함이 나를 덮쳐왔다. 슈퍼맨이 없는 로이스 웨인은 어떻게 했을까? 경수가 없는 나는? 나는 이제 무얼 하면 좋을까. 한참을 생각하다 내린 결론은 그거였다. 가장 높은 놀이터에 올라가자. 그곳에서 고민을 하면 답이 나올 거야. 아무런 힘이 없는 것 같지만 놀이터의 꼭대기에 올라갈 힘은 있었다. 아파트를 쳐다보았다. 잡초가 무성한 화단도 한번 보았다. 놀이터도 한번 쭉 둘러보았다. 경수는 어땠을까. 내가 매일 따라왔다면? 잡았더라면? 모르겠다. 전혀 모르겠다. 아마 아무도 모를 것이다. 일어난 일은 바꿀 수도, 되돌릴 수도 없다. 머릿속이 깨끗해졌다. 이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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