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코/재효] 내 옆집엔 연예인이 산다
01
'아 그건 그쪽 아니예요!'
'저쪽으로, 저쪽!!'
아 뭐야, 토요일 아침부터... 인상을 찡그린 채로 침대에서 기어나와 창문 커텐을 걷어내니
커다란 이삿짐 차와 분주해 보이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니 무슨 이렇게 이른 시간에.. 눈을 비비며 벽에 걸린 시계를 쳐다보니 언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갔는지
벌써 오전 11시다.
더럽게 오래도 잤네, 안재효.
이사하는거 구경이나 할까 해 창문을 열고 밑을 빤히 내려다보는데
사람들에게 이것 저것 지시를 하던 남자가 흘끗 내 쪽을 올려다 본다.
어.. 뭐랄까, 눈도 굉장히 뾰족하게 생기고 코도 큰게...
성격 무지 안좋아보인다.
옆집 이웃 되면 되게 피곤하겠네.
구경하는게 시시해져 창문을 떠나 거실로 나가는데
잔뜩 널브러져있는 옷가지들이 눈에 띈다.
아, 어제 내가...
"헐, 시발. 미친!!"
개진상 부렸구나.
옷가지들을 보자마자 갑자기 밀려오는 어젯밤 기억들에
얼굴이 화끈해졌다.
곧바로 방으로 달려가 탁상 위에 놓여져있는 휴대폰을 집어들어 켜니
열 세개의 부재중전화와 오십 여개의 문자메세지들.
발신자는 전부다 이태일.
[집에 잘 들어감? 그러면 답장해]
[길바닥임?]
[야]
[죽었냐?]
[답장해 개객끼야]
.
.
.
아, 어쩌지.
어제 이태일한테 한 것만 생각하면 평생 연락 하고 싶지 않다.
문자메세지들을 쭈욱 읽으며 울상을 짓다가 관계 유지를 위해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휴대폰을 내려놓고 욕실로 달려갔다.
-
"프흐.. 이태앨~"
"미친놈, 왜이래? 벌써 취했냐?"
자신의 어깨를 잡으려하는 재효의 손을 거둬낸 태일이 인상을 쓰며 재효 앞에 놓인 술병을 치웠다.
술 안취해도 진상, 취해도 진상.. 아주 개진상이시네.
한참을 프흐거리며 웃던 재효가 어느새 진지한 얼굴로 태일을 바라보다 이내 '이태일-' 하고 태일을 부른다.
재효에게서 뺏은 술을 자신의 잔에 따르던 태일이 눈만 굴려 재효를 바라보자, 재효가 잘 떠지지 않는 눈으로 태일을 똑바로 응시하며 입을 뗀다.
"이태일, 나랑 사귀자. 나 너 사랑해."
-
"시이-발!!!!!!!!"
갑자기 다시 기억난 어제 일로 급 쪽팔림이 밀려와 머리를 빗던 빗을 바닥에 던지며 욕을 내뱉었다.
시발, 안재효. 씨발!!!!!!!!!!
"그냥 나가 죽어라, 안재효.."
이태일을 지금 만나서 뭐할려고, 응?
가서 아니라고 어제일은 잊어달라고 할려고? 미쳤지 진짜?
안재효 너 왜이렇게 사냐..
울며 겨자먹기로 옷을 다 입고 간단히 지갑과 휴대폰, 차키를 챙겨 집을 나서려고 문을 열자,
쿵-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바닥으로 나동그라진다.
무언가라고 하기엔 너무 큰데?
"아, 씨이-발...."
"....아 헐..."
무언가는 바로 아까 밑에서 나와 눈이 마주친 그 뾰족한 남자였다.
깨나 세게 부딪혔는지 그 남자가 쓰고 있던 모자는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고,
남자는 온갖 욕을 하며 부딪힌 이마를 손으로 문지르고 있었다.
오늘 마가 껴도 단단히 꼈네.
*
헝ㅎㅎㅎㅇㅎ엉ㅇ
부끄럽네여 둉말..
그냥 가볍게 읽기엔 조화여..
1편으로 올리기엔 양이 적어서 프롤로그로 올림미당
이쁘게 봐주세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