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회사가 들썩들썩한다. 여직원들은 한번이라도 더 거울을 봐야겠다는 듯 연신 파우치를 뒤적거리고, 남직원들은 그 모습을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면서도 큼큼, 헛기침을 하며 은근히 문가를 힐끔댄다.
오늘은, 방탄소년단의 콘서트 회의가 있는 날이다.
[방탄소년단/민윤기] 팬입니다 (또 다른,)
2016년 6월 10일
날씨 : 맑음방탄 실물 영접!!!!!!(지우겠다는 듯 벅벅 긁은 흔적이 있다)
방탄이 회사에 왔음. 실물로 본 건 처음이었는데 다들 잘생겼더라...
랩몬스터? 이름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리더였음.
멀리서 흘끔 봤는데도 연예인은 연예인이라는 생각이 들...(엉엉)
아침부터 불여시가 부산 떨면서 화장 고치더니 결국 걔 화장실 간 사이에 지나감. 잘 됐다.
팀장 새끼가 일이나 쳐 하라고 소리 지름. 지는 저번에 에이핑크 왔을 때 아주 회의실 앞에서 죽을 쳤으면서. 썩을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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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18일
날씨 : 놀러도 못 가는데 더럽게 화창
하 나도 현장 뛰겠다고 할 걸... 연예인이나 실컷 보게...
현장팀 팀장이 치마 입고 온 게 개웃겼음.
아주 힐도 신고 오지 왜. 이번엔 누굴 꼬실라고 그러나.
나이도 나보다 서너 살은 더 많다 그러더만 아주 영계 킬러야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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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30일
날씨 : 내 마음처럼 우중충
방탄 콘서트 2차 회의. 곡이랑 대충 다 정해서 온 듯.
하기사 뭐 그거야 지네가 알아서 하겠지... 난 까랄 때 까면 됨.
옆 팀에서 영계 킬러 년이 슈... 뭐? 하튼 멤버 중 하나한테 접근했다는 말이 들려왔음.
내 저럴 줄 알았지 저거.
하 이 놈의 회사는 왜 결산을 반 년에 한번씩 하는 거야 개빡치게.
수입도 그렇게 안 많으면서 하. 오늘 결산 마감 내느라 야근함. 법인 들어갈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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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7일
날씨 : 좀 더움. 에어컨 틀어달라고.
콘서트 3차 회의. 뜬금없이 현장팀으로 보내짐. 회계를 갖다가 이렇게 부려먹어도 되는 건가? 현장에서 필요한 거 체크해다가 장부 정리하라는데 아무리 봐도 그냥 막내 뺑이 돌리는 것 같은데...
동선 정함. 아 근데 가까이서 보니까 개존잘이더라... 영계 킬러의 마수(魔手)에서 구해주고 싶었지만 난 힘없는 막내이기 때무네... 힘내요 슈가 씨.
그 와중에 둘이 잘 어울려서 부하 직원들 부들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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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23일
날씨 : 비 옴. 축축해축축해축축해축축해
콘서트 4차 회의. 음료수 돌리다 멤버들이랑 얘기했음. 현장에서도 만날 영수증 정리만 하느라 얘기한 적 없었는데... 지민이 예쁘더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예뻐예뻐.
그 와중에 오늘 현장 팀장 개싸늘해서 분위기 ㄷㄷ.... 어디서 뺨 맞고 우리한테 지랄이지. 오늘 슈가랑 눈도 안 마주치던데 둘이 싸웠나. 아니, 사귀기는 하나? 하도 썰이 돌아서 회사 내에선 거진 기정 사실이긴 한데 딱히 내 눈으로 직접 본 적이 없어서 믿을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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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13일
콘서트 전날. 아으 며칠 전부터 계속 현장 나가 있느라 피곤해 죽겠네 진짜.
차라리 현장 가겠다고 한 과거의 나 반성해라.
계속 잘 되는 것 같더니 막상 전날 되니까 마이크 고장에 폭죽 불발에 아주 지랄도 이런 지랄이 없어서 다들 고생함. 내일은 잘 돼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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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15일(지운 흔적) 16일
날씨 : 안 나가서 모르겠음
콘서트 회식 끝나고 집에 오자마자 쓰러져 자갖고 날짜 넘어감.
몸이 안 쑤시는 데가 없긴 한데 그래도 재밌었음.
이제 다음주부턴 또 회계팀으로 돌아가겠지... 뭔가 시원섭섭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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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30일
날씨 : 쌀쌀
와 빅뉴스 빅뉴스. 미친 진짜였어?
아까 팀장 새끼가 승진 실패한 거 확인하고 또 히스테리 부리길래 동기랑 휴게실로 피난 갔는데 현장 팀장이 통화하는 중이었음. 윤기야 보고 싶어, 이 지랄하는데 목소리 간드러져서 토하는 줄 알았네. 동기 말로는 윤기가 그 슈가라는데. 와. 그럼 언제부터 사귄거야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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