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글은 PC로 읽으시는 걸 추천 드려요! BGM이 짧습니다8ㅁ8)
야간알바.01
(부제: 알바생을 잘? 만나면 동전부자가 된다)
w. 태레뷔전
처음 2000원의 맛(?)을 알고 난 이후로는 정말 계산할 때마다 2000원만 냈다. 한 몇 주? 이 짓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내 지갑 동전칸은 돼지저금통 뺨치게 뚱뚱해져 있었다. ㅋ...이거 알바한테 들키면 엄청 쪽팔리겠다. 빨리 어디든 가서 써버려야지... 이제는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편의점 가는 길을 따라 걸으면서 생각했다.
뚱뚱한 동전칸을 손가락으로 툭툭 치면서 편의점에 들어서자 알바가 '어서오세요-' 하고 형식적인 인사를 건넸다. 나도 인사를 간단히 받아쳐주고 진열대 쪽으로 들어갔다. 흠, 이정도 봤으면 대게 말을 트는데 아직도 저 알바남이랑은 인사와 계산에 필요한 말 외에는 한 번도 말을 해본 적이 없다. 남자라 그런가... 윽ㅠㅠ 들어올 때 인사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발전인가. 아무튼 또 늘 사는 커피우유를 계산대에 내려놓고는 늘 하던대로 알바 얼굴을 관찰했다. 약간 변태 같지만 보면 볼 수록 참 잘생겼단 말이지...ㅎ... 귓볼에 자리 잡은 귀걸이하며... 미끄럼틀 같은 코를 타고 내려오면 보이는 가늘게 도톰한... 묘한... 그런... 손에 힘이 풀리ㄴ...
챙-챙-챙-챙-그랑--
???????? 소리가 나는 쪽을 보니 요란하게도 떨어진 동전들이 바닥에서 제멋대로 굴러다니고 있었다. 아 미친 망했다... 어떡하지, 라고 생각할 새도 없이 자동반사적으로 쭈그려 앉아 동전들을 주워 담았다. 아 미쳤다 미쳤다 미쳤다 미친게 틀린없어! 와 어쩐일로 오늘 하루 내내 일이 잘 풀리나 했다. 내 인생 시x!! 동전들을 대충 황급히 주워담고는 일어나며 알바에게 돈을 건넸다. 돈을 받는 알바 표정이 살짝 어리둥절해 보이는데 아 몰라, 알 게 뭐야!ㅠㅠ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다만 하느님을 찾는 일 밖에 없었다. 하느님 제발... 앞으로 착한 일도 많이 하고 나쁜 생각도 안 하고 살게요... 이런 시련은 90000... 다메... 침착한 척 내면으로 마음을 추스렀다. 정신까지 그런대로 이어 붙이고는 알바가 건네주는 잔돈을 받고는 또 편의점을 뛰쳐나왔다. 김여주 개병신.
...이건 내 시련의 예고편에 불과했다. 진짜 시련은 바로 그 다음날에 일어났다. 이런저런 얘기는 각설하고, 그날도 나는 커피우유의 노예로서 창피함을 무릅쓰고 커피우유를 사러 갔다. 이제는 말하기도 입 아픈 얘기-커피우유를 집어 계산대에 올려놓은 행위-도 넘겨버리고 나는'1500원 입니다.' 라고 하는 알바의 목소리에 늘 하던대로 돈을 건넸더랬다. 동전칸은 나름대로 숨겨가면서... 알바가 자꾸 내 지갑을 쳐다보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이겠지, 라고 생각 하면서.
그렇게 알바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충분히 계산을 다 끝냈을 만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알바가 잔돈을 안 줬다. 뭐지... 어제 일 때문에 얼굴을 볼 자신은 없고 손만 슬쩍 쳐다보는데 그대로 2000원을 들고는 꾸물꾸물 뭔가 망설이고 있는 듯 했다. 아, 근데 손 꾸물거리는 게 너무 귀엽다 이 정도면 중증인가...
"저,"
"ㄴ,네?!?"
와 깜짝 놀랐다. 그 예쁜 중저음의 목소리로 고막을 갑자기 후려치는데 전치 16주급..., 이런 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알바의 목소리가 또 다시 고막을 강타했다. 아니, 이번엔 내 멘탈까지...
"혹시..."
"...?"
"동전, 모으세요?"
헐ㄹ러헗ㄹ헗렇ㄹ헐... 순간 정신이 풍비박산 났다. 아 맞아... 나 또 2000원 냈구나. 편의점에 오기 전에 오늘은 꼭 1500원을 내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는데 습관이 무서운 거라고 무의식 중에 나도 모르게 또 2000원을 냈나보다. '아... 아찻찻찻...!!' 하고 바보같은 소리를 내고는 급하게 알바 손에 들린 2000원 중 1000원을 뺏어 동전칸의 500원으로 바꿔 건넸다. 글로 써서 이 시간이 꽤나 길어보이는데 단 몇초만에 행동한 것이었다. 그리고 알바가 피식-하고 인소 남주처럼 웃는 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와중에 그 소리가 발린다고 생각한 나는 정말 미친걸까...
"안녕히계세요!!!"
당황해선 크게 인사를 하고 커피우유를 강가에서 물고기를 낚아채는 백로처럼 낚아채고는 문으로 향해 문고리를 잡았다.
그런데 뒤에서
"저기,"
"?!?!"
"빨대..."
아 엄마ㅠㅠ
저사람 쓸 데 없이 친절해ㅠㅠㅠ
***
아 배고파... 존나 의리 없는 년들...
지금은 점심시간이다. 전 교시에 잠깐 졸아서 ...정말 졸은 거다! 잔 거 ㅈ,절대 아니다! ...아니 사실 졸다가 잔 거다. 일부러 잘만큼 양아치는 아니니까! 암튼 지금 상황은 같이 밥 먹는 친구들이 먼저 가버렸고, 점심시간은 30분 정도 지나서 급식을 먹기엔 늦은 그런 상황이다. 뭐하지, 뭐하지 생각하다 보니 결국 답은 애초에 정해져 있었다. 매점 가서 초코빵이나 사먹는 그런 답.
답이 내려지자 나는 그대로 의자를 끌고 일어나 교실을 나왔다. 암, 초코는 언제나 옳지. 아, 근데 새로나온 피자빵도 맛있던데... 햄버거도 맛있고... 꽈배기도!! 한창 행복한 생각을 하며 매점으로 가는데 계단 코너에서 누군가와 어깨가 퍽- 소리 나게 부딪혔다. 옆으로 내가 사먹으려던 초코빵... 도 툭, 하고 떨어졌다.
"아 씨,"
뭔가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드니 나도 그 사람도 표정이 당황으로 물들었다.
알바다.
근데 나는 봤다. 알바의 당황한 표정 전의 그 빡친... 표정을. 내 콩깍지 때문에(?) 그 표정에 은근하게 녹아있는 섹시함에 잼처럼 발리기도 했지만 그 전에 알바에게서 처음 보는 그 표정이 너무너무 무서웠다.
"죄송해요!!!!!!!"
넥타이 색을 보니 동갑인 것 같았지만... 걍 몰라!! 무섭기도 하고 편의점에서 하던 버릇도 있고 해서 폴더인사와 함께 존댓말로 소리치고는 그냥 그대로 반으로 뛰쳐 들어와 버렸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 진짜 오늘은 편의점 안 갈거야ㅠㅠㅠㅠㅠ
작가의 말*''* |
안녕하세요ㅎㅎ 처음 인사드려요. 태레뷔전입니다!
제가 00편을 싸질러놓고 해외로 여행을 다녀오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연재 텀이 길어졌네요ㅠ-ㅠ
게다가 오늘 분량도 너무너무 짧죠ㅠㅠㅠ 이제부터는 많이, 자주 쓰려고 노력 하겠습니다!
처음 써보는 글이라 필력부터 글편집까지 부족한 점이 너무너무 많지만 여러분이 차차 알려주시면 고쳐 나가겠습니다!(답 없는 외침)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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