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 소년
아홉수에 빠진 마음만큼은 소년인 29세 남고동창 일곱 남자의 될 것도 안되는 운 사나운 로맨스
김탄소(치환인물&여주) - 7명 다 각기 다른 여인들
-(단톡방) 2015 아홉수의 해-
150301 11:00pm ~ 150302 2:10am
[잠이 안와 어떡해ㅠㅠㅠㅠ -태형]
[뭐 임마 빨리 자 -호석]
[싫은데 싫은데~ 나 박카스 먹었는데~ -태형]
[아 좀 자라 나 내일 출근이라고 -지민]
[난 잔다 다들 닥쳐주면 고맙겠네 -남준]
[쟤 좀 재우고 가줘 -호석]
[그냥 탈퇴시켜 -남준]
[너나 탈퇴해라 -태형]
[지금 너 안자면 아가들이랑 놀면서 잘껄? -석진]
[다들 코 자요 내일봐~ -태형]
[에휴 자 얘들아 알지? 하나 둘 셋 -남준]
[미친놈 -호석]
[미친놈 -지민]
[미친놈 -정국]
[미워! -태형]
-김석진-
굳이 다친 손을 흔들며 괜찮다고 손사래를 치는 탄소를 보니 한숨이 나왔다. 물론 다쳐서 걱정되는 마음도 있지만 셰프 견습생이 아무리 요리를 지금 당장은 안 한다하지만
그렇다고 손을 다치면 어쩌자는 건지 싶었다. 다치면 지만 손해인걸 모르는 건지. 바보같이 착한 모습만 보여서는 안 된다고 누누이 말했건만. 가끔 주방에서 들리는 오너님의 한숨소리의 원인이
자기 때문이라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참.. 말해줄 수도 없고.
“빨리 따라와 연고 바르게”
“정말 괜찮은데.. 그럼 이것만 끝내구요!”
“...그럼 나 옷 갈아입고 올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예! 알겠습니다”
바보같이 헤실헤실 웃으며 밀대를 미는 모습을 보니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근데 약간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얼굴을 보니 뭔가 수상한데. 암튼 그건 그렇다 치고 옷을 갈아입기 위해
탈의실로 들어가 보니 언제 청소를 끝낸건지 저번 주에 잠깐 들렀을 때의 탈의실과는 차원이 다르게 깨끗했다. 몇 년 째 변하지 않는 탄소의 향기도 은은하게 나고 있었다.
나중에 한번 오너님께 칭찬을 살짝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김석진이라고 적힌 캐비넷으로 다가가니 작은 쪽지가 붙어 있었다. 귀여운 분홍색 곰돌이 모양의 메모지였다.
[김셰프님 오늘 저랑 같이 선배 아홉수의 첫 저녁 어때요?]
작고 아기자기한 글씨체의 이런 쪽지를 몇 년이나 봐왔지만 여전히 그냥 귀엽기만 한건 왜일까. 얼굴도 처음 저 친구를 봤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여전히 예쁘다고 생각하고 있고 성격도 저만하면
괜찮은데 이상하게 처음부터 탄소는 항상 나에겐 여자로 보이지 않았다. 물론 지금도 이런 쪽지를 보고 설레거나 뭐 그런건 전혀 없다. 근데 또 이상한건 이런 쪽지가 질리지도 않는다.
몇 년이나 이런 데이트 신청을 받아왔는데도 질리지가 않았다. 오히려 없으면 섭섭한 정도?
하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쪽지를 고이 접어 셔츠 앞주머니에 넣고 아무렇지 않은 척 탈의실에서 나와 연고를 챙겨 탄소에게 다가갔다.
오랜만에 출근인데 이른 아침부터 청소를 열심히 한 탓인지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발소리를 죽이고 살짝 어깨를 건드리니 탄소가 눈을 천천히 떴다. 피곤하겠지.
“탄소야”
“...네? 아 선배..”
“손 줘봐 연고 바르게”
“선배”
“어?”
“선배 쪽지는 봤어요?”
“...응”
“대답은?”
오늘도 어김없이 똑같은 대답을 해야겠지
“...미안ㅎ..”
그 때 탄소가 잡고 있던 손가락을 뿌리치고 내 손을 꼭 잡고 가까이 다가왔다. 가까운 거리에 놀란 내가 황급히 탄소의 손을 뿌리치려던 찰나
“둘이 연애하냐”
망했다. 첫 출근부터 엄청 깨지겠네.
-민윤기-
청소를 마치고 시계를 보니 벌써 4시다. 오랜만에 열심히 몸을 움직였는데도 딱히 배가 고프지 않았다. 냉장고를 열어봐도 막상 해먹을 것도 없고. 소파에 털썩 앉아 가끔은 이럴 때 누군가가 같이 있어줬으면 싶지만 막상 상상해보면.. 으으 별로야. 박지민이 우리집에서 요리를? 분명 ‘윤기야? 윤기야! 민윤기!’를 수십번을 외치며 안 그래도 가난한 살림살이인데 냉장고를 다 털어 버릴지도 모른다. 그래 안 돼 불이 날지도 모르고. 석진이면 또 몰라. 그렇다고 여자는.. 왠지 모르게 여자는 상상이 잘 안 된다. 우리집에 여자랑 나 단둘이? 하도 연애를 안 한지 오래되서 그런걸까 그런 모습이 묘하게
낯설었다. 그렇다고 남자를 좋아하는 건 더더욱 아니지만.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데 문득 저 멀리 책상의 달력을 보니 내일이 월요일이다. 맞네 그러고 보니 내일 출근하는 구나. 아, 자택근무할 때가 좋았는데. 2년 전까진 집에서 근무를 했었다. 그 때 작업실을 만든거고. 그래서 그런지 애들을 보면 참 존경스럽다. 특히 병아리반 김태형. 애기들을 싫어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매일 그렇게 애기들에게 둘러싸여 육체노동을 하기엔 내 체력과 정신력이 받쳐주질 않는다. 지난 명절 조카 2명을 돌보다 이틀동안 앓아누운 것만 생각하면 역시 가정을 꾸리고 아빠가 되기엔 턱없이 부족하단 걸 느끼곤 한다. 태형이 이 자식은 여자만 생기면 완벽한데. 아니지 내가 태형이를 걱정할 때가 아니구나.
멍하니 소파에 앉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길 한 30분째, 얌전히 의자에 나랑 같이 앉아 배터리만 축내고 있던 휴대폰의 진동소리가 조용한 거실을 울렸다. 마침 심심하던 찰나 왠지 모르게 반가운 마음에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졸업을 하고 사회로 나가면서 거의 연락을 안 하고 지내던 대학시절 동창이었다. 이녀석이랑도 참 친했었는데. 피식 웃음을 지으며 왠일로 연락을 했나 싶어 서둘러 문자를 확인해본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문자엔 제일 먼저 아까 사진 속 니 이름이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문자에 적힌 글자 하나하나가 다 따로 움직여 아예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보였다.
너무 오랜만에 보이는 너의 이름에 심장이 쿵쾅거렸다. 하얘지는 머릿속을 겨우 정리하고 당장 녀석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거짓말
“어, 그래 윤기야”
녀석의 밝은 목소리가 그 문자가 꿈이 아닌 현실임을 더 크게 자각하게 했다.
“진짜..진짜야?”
“본 그대로야 내가 보낸 그대로..”
“정말 이거 진짜 맞냐?”
“그래 이거 김탄소 번호야”
녀석의 말을 채 다 듣기도 전에 전화를 끊어버렸다. 너무 놀라서 너무 당황스러워서 근데 한편으로는 너무 기뻐서. 녀석의 문자에는 탄소와 연락이 닿았는데 날 한번 보고싶어 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고 꿈이 아닐까 싶어 다시 문자를 확인해봐도 세수를 하고 또 봐도 머리를 때리고 다시 봐도 여전히 김탄소의 번호와 녀석의 문자 내용은 변하지 않고 내 눈동자에 가득 담겼다.
아까 작업실에서 찾은 사진이 떠올라 미친놈처럼 작업실로 달려가 책꽂이 깊숙이 숨겨 두었던 책을 다시 꺼내 사진을 손에 쥐었다. 아까와는 다른 기분, 다른 무게감이 느껴졌다. 고작 작은 사진 한 장이 이렇게나 무겁고 소중할 줄이야. 너와 찍은 사진은 방금 전 청소하면서 봤던 느낌과는 차원이 달랐다. 더 생동감있고 사실감있게 다가왔다. 멀어진 추억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아까 잘 지내냐고 물어봤었는데 정말 잘 지내고 있었구나 정말로.. 다행이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의자에 앉아 사진을 찬찬히 살펴보며 과거 너와 갔던 여러 곳들이 떠올랐다.
잊으려고 그토록 노력했던 일인데 다 잊은 줄 알았는데 역시나 겨우 사진 한 장에 추억들이 널 잊지 못하고 쏟아져 나왔다. 집에서 쉬자며 투덜대는 내 손을 잡고 올라갔던 동네 뒷 산을 정복하고
정상에서 외치던 너의 메아리. 여름 방학 전날 미리 떠나자며 동아리 모임 약속을 멋대로 취소하곤 놀러갔던 바닷가, 낮엔 햇살이 뜨거웠고 같이 놀던 바닷물은 시원했던 그 때,
밤바다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너의 손을 잡고 거닐었던 모래사장의 촉감도 다 기억난다.
“미치겠다 김탄소”
이런 날 눈치챘는지 얌전히 있던 휴대폰이 한 번 더 울렸다. 그리고 도착한 문자는 사막같던 내 마음도 울렸다.
[오랜만이다 윤기야 나 김탄소야 나 까먹은 건 아니지?]
내일 출근은 글렀다. 김탄소 너 때문에
독자님들 아홉수로 먼저 찾아뵙게 되어서 미안해요 이번 주말을 이용해 꿀FM을 마무리 짓도록 노력할께요!
항상 감사하고 또 고맙고 또 사랑합니다
(앞에 짧은 썰같은 건 반응 좋으면 계속 매회마다 넣을꺼에요! 신사의 품격 드라마 보신 분은 알텐데
드라마 시작 전에 그냥 짧게 그냥 에피타이저처럼 일화같은 걸로 풀께요~)
암호닉 = 사랑 |
〈!--StartFragment--> 김남준 민윤기 봄 현지 늉기 노래 들레 디즈니 짱구 브이 꾸울 윤아얌 하늘 꿀만두 예워아이니 단거 카누 알라 민트 초딩입맛 양념 애기무당 작가님1호팬 꿀귀 모즈 가온 태태야 명언 레몬 눈설 은 뽀로롱 범블비 누텔라 린봄 알비노포비 츄파춥스 태태뿡뿡 뀨뀨 침침맘 크롱 꾸미기 론 패디과 벚꽃 린슈가 펜잘규 930309 오름 내달걀 소녀 가리 침을태태 횰리 뽀로로 맑공 태권브이 윤기모찌 망고 골드빈 눈부신 바나나우유 이불킥 바닐라슈 숨숨 모기 됴종이 정콩국 마끼 영국 배추 반지 두둥 바람민 마름달 어색하진 다홍 하루 7인7색 1600 꾹블리 찹쌀떡 태태이즈뭔들 핫초코 비비빅 주지스님 정수정 룰루냥냥 남융 밍뿌 미니슈 연 슙디 꺄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