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입니다. 오늘 새벽 6시 안타까운 일이 연이어 발생하였습니다. A 시에서 18세 김 모 군과 최 모 양이, E 시에서는 26살 이 모 군과 23살 김 모 양이 인근 아파트 옥상에 떨어진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현재 경찰은 이들을 투신자살로 보고 있으며…
근 한 달 전부터 아침, 저녁으로 좋지 않은 속보로 시작되는 뉴스에 사람들은 혀를 차며 금방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일수이지만,
경수는 되려 아나운서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토시 하나 놓치지 않으려 아침으로 먹고 있던 제 토스트도 내려놓고, 온 신경을 모니터로 쏟았다.
곧이어 뉴스가 끝나자 경수는 만족스러운 미소로 제 토스트를 다시 집어 들었다.
" 오늘 아침 4명, 총 36명, 앞으로 20명. "
입맛을 다시며 식탁 위에 놓인 작은 탁상 달력에 오늘 뉴스에 나온 투신자살자들의 명 수를 적은 경수는 기분 좋은 미소로 조촐한 아침 식사를 이어 나갔다.
하늘은 적당히 옅은 먼지들이 덮고 있었으며, 그 속엔 낮 별들이 촘촘히 숨어있었다. 별들 사이를 옅은 바람이 지나가며 구름과 구름을 갈라놓았다.
오늘도 완벽한 하루의 시작이었다.
>> 미행성 두둥실 |
수선화에게_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 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