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모두 저희 학교를 졸업하여 훗날 훌륭한 지니어스가 되길 바라며 지니어스 스쿨에 오신 여러분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교장 선생님의 마지막 말씀이 끝나고 연회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교장 선생님이 손짓을 하자 연회장 뒷편에 있는 문이 열렸고 작은 고양이 신사들이 들어와 양손에 음식이 담긴 접시들을 들고 차례차례 나르기 시작했다. 박지민은 고양이 신사들이 귀여운지 계속해서 감탄했다. "와... 어쩜 저렇게 귀여울까. 저 고양이 신사 좀 봐. 엄청 도도하게 생기지 않았어? 하... 내가 기르고 싶다 정말." 뭐라고 대꾸해야 할지 고민하다 내가 이런거까지 대꾸해줘야하나 싶어 관두고 먹던 음식을 마저 먹었다. 식사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평생 먹어볼까 말까한 진귀한 음식들이 넘쳐났다. 박지민은 쉴 새 없이 입을 움직이며 음식이 맛있다고 하며 다시 한 번 감탄을 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옆에 앉은 아이가 갑자기 연신 기침을 뱉어내기 시작하면서 물을 찾고 있었다. 사례가 들린 모양이었다. 물컵을 쥐어 건네주려고 하는데 내 손에 있던 물컵이 유유히 빠져나가더니 이내 허공에 둥둥 떠다니다 그 아이의 손으로 안착했다. "휴... 살았다." "..." "아. 고마워." "응..."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물 한 잔을 뚝딱 비운 아이는 자신의 가슴을 여러차례 쓸어내렸다. 그러다 자신을 쳐다보는 나의 시선을 느꼈는지 나에게로 눈길을 돌린 아이는 짐짓 그 아이와 어울리는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 아이가 먼저 인사말을 건네기 위해 입을 떼려고 하는 순간 잊고 있던 박지민이 잽싸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안녕. 나는 박지민이야. 난 사람의 마음을 읽는 지닛을 가졌어." "아, 진짜? 우리 삼촌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지닛을 가지셨어. 왠지 친근한 느낌이네. 난 정호석이고 보다시피 내 지닛은 염력이야." "봤어 봤어. 진짜 멋있더라. 나도 그 지닛 갖고 싶다..." "고마워. 네 지닛도 멋있어!" "에이 뭘... 아. 얘는 아까 역에서 부터 만난 아이인데 이름은 전정국이고 지닛은...음..." "내 지닛은 통제야. 다른 지닛들을 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어. 사실 내 지닛이 통제지닛이라는 걸 안지도 얼마 안됐고 제대로 써먹은 적도 아직 없어서 내 능력이 어느정도의 힘을 갖고 있는지 잘 몰라. 어쩔 때는 안 먹히다가 또 어쩔 때는 먹히고... 한마디로 불완전한거지." "...그래서 안 읽혔나..." "어?" "어쩐지 갑자기 마음이 안 읽히더라고." "지닛이 불완전하면 어때. 여기 있는 애들도 다 너와 같은 애들이야. 우린 아직 성인이 아니니까 지니어스 스쿨에서 자라면서 자신의 지닛을 잘 다루고 이로운 곳에 쓰이는 것을 배우는 거잖아." "맞아. 사실 나도 마음이 안 읽힐때가 꽤 있어." "아 맞다. 내가 저번에 엄마한테 들은적이 있는데. 그 통제지닛. 세상에서 얼마앖없는 아주 희귀한 지닛이라고 하셨어. 대부분의 통제지닛을 갖고 있는 지니어스들은 지니어스 본부로 들어가서 특별한 임무를 맡는대." "특별한 임무?" "그게 뭐야?" "나도 그 임무가 뭔지는 몰라. 그냥 엄마가 그렇게 말씀하셬셨어." 정호석이 말한 특별한 임무라는게 무엇인지 궁금하여 저녁을 먹는 내내 그 생각만 하게 되었다. 그새 내 생각을 또 읽었는지 박지민은 치즈케이크 한 조각을 내 접시에 올려주며 아직 지니어스 스쿨 졸업하려면 멀었다며 내 등을 두어 대 쳐주곤 이빨을 드러내어 웃어보였다. 우스꽝스럽게 웃는 박지민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같이 웃었다.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다. 지니어스 스쿨을 졸업하려면 5년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그런 생각을 하다니. 김칫국을 마셔도 원샷으로 벌컥벌컥 들이킨 기분이었다. "야야야 애들아 저기 봐 저기. 보여? 저기 저 아이들. 뱀파이어 인가봐. 아까 웃는 걸 살짝 봤는데 송곳니가 아주... 어휴... 살벌하더라." "...멀리서봐도.... 뱀파이어같은데....?" 정호석이 엄청난 것을 발견한듯이 호들갑을 떨며 우리를 부르길래 무슨 대단한 걸 발견했나 싶어 봤더니 뱀파이어 무리들을 본 것이었다. 난 또 뭐라고 싶어 정호석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다. 마침 그릇을 치우는 고양이 신사에게 내 그릇을 살포시 올려놓고 감사의 의미로 이곳에 오기전 고모가 준 돈을 찾아 팁을 주었다. 고양이 신사는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하더니 자신의 주머니에서 작은 파우치를 꺼내 나에게 건넸다. 고양이 신사가 자리를 떠나고 파우치를 열어보았더니 나의 엄지 손톱만한 책이 들어있었다. "이게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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