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 소년
아홉수에 빠진 마음만큼은 소년인 29세 남고동창 일곱 남자의 될 것도 안되는 운 사나운 로맨스
김탄소(치환인물&여주) - 7명 다 각기 다른 여인들
-EP.열아홉 남고생의 으리으리한 의리-
"오늘도 야자하냐? 맨날 천날 야자하다 인생 끝나겠다"
"그럼 하지 말던가 모범생인척 하기는"
"좀 잡아줘라 저러다 집에 또 안들어가면 어머니 전화 오셔"
"아 맞다 정호석 니는 철 좀 들어라 맨날"
"정호석 사춘기가 늦게 왔어 하마 끝나야 하는데"
"닥쳐 니들을 친구라고 둔게 잘못이다"
"야야 그럼 오늘 정호석이랑 같이 농땡이 칠 사람 뽑자 혼자 하면 그래도 의리 없잖아"
"그런 의리는 지킬 마음 없다"
"민윤기 그럼 니부터 뽑아 제비뽑기해"
"아 싫은데 귀찮다고 오늘은 진짜. 그냥 남는 거 줘 귀찮아"
"콜콜! 빨리 하자 곧 야자시작이라고"
(폭력와 반칙이 난무하는 제비뽑기후)
"겁나 웃겨 아 진짜 배아파"
"내 말이 아 진짜 웃겨 디지겠다"
"니 개그맨 시험봐라 대번에 합격이다 보장할께 내가"
"개같네 진짜"
"잘 갔다와 민윤기! 내일 보자 살아서"
"우리가 친구 하난 참 잘 뒀지 아무렴"
"또 오늘따라 걸리냐 재수없게"
"야야 민윤기!"
"뭐 새끼야"
"참고로 오늘 야자 감독 니네 삼촌이다~"
"...아오 씨발!!!!!!"
-전정국-
짙게 깔린 목소리, 험상궂은 면상, 꽉 쥐고 있는 칼로 보아 저 새끼는 분명
“나가라고 새끼야!!”
그래그래 알았다. 목소리는 더럽게 크네. 얼굴도 흉악하게 생긴 게 아침부터 짜증나게 만들어. 잠깐의 고민 끝에 결국 신분을 속이기로 마음먹었다.
어차피 저 알바생은 내가 형사인지 모르니까. 옷도 맨날 추리하게 입고 다니고 새벽에 라면이나 먹고 가는 그런 놈으로 알고 있을 테니까. 오늘은 어쩔 수 없이 들키겠네.
두 손을 들고 문 앞에 기대 서 있었다. 솔직히 인질만 아니었어도 행동하기 쉬웠을 텐데 어차피 잡힐 텐데 왜 어렵게 인질까지 동원하셨을까.
놈이 알바생의 목에 칼을 대고 협박하기 시작했다. 고갤 돌려 CCTV를 찾았지만 CCTV의 렌즈를 껌으로 붙여놓은 걸 보니 나름 신경을 쓴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좋아 어디한번 누가 이기나 해보자고. 괜한 오기가 발동해 강력계에 따로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 내가 잡아야지. 그리고 저 알바생이 다치는 꼴은 절대 보고 싶지 않았다.
“빨리 담아!”
“으...으..어.. 사..살려..주..주세요”
“빨리해 미친년아”
미친년? 누가 누구 보고 미친년이라는 건지. 돈을 다 담은 가방을 매고 칼을 그대로 알바생의 목에 겨누고 나에게 다가오는 놈을 보니 살짝 긴장되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작년에 칼에 찔려 큰일날 뻔 한 적이 있기에 조금 걱정도 되었고. 하지만 미친년이라는 소리에 머리 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문 앞에서 나와”
“알바생은 놔주시죠”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놈은 칼을 나에게 겨루었고 생각보다 느린 공격에 빠르게 방어하고 놈을 눕혔다. 날 그냥 일반 시민인줄 알았다면 큰 오산이다 새끼야.
놈을 눕히고 빠르게 명치와 안면을 가격하니 윽 소리를 내며 그대로 기절하였다. 혹시 몰라 한 대 더 치고 손을 탁탁 털고 일어났다.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강력계에 연락하려는데
그제야 벙진 표정의 알바생이 눈에 들어왔다. 아 맞네 이제 설명해줘야지
“미안 놀랐죠? 이 놈 요즘 가장 무섭다는 강도에요”
“아...아..그게..저..”
“저는 형사고 강력계 형사. 마침 이 놈 잡으려고 수사하려던 참인데 잘됬네요”
“가..감사..합니다”
“다친덴 없죠? 있으면 말해줘요 지금 연락하게”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근데 여기 피..잠시만요”
피가 난다며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니 아까 놈을 제압할 때 살짝 칼에 스친건지 얼굴에 피가 묻어있었다. 아무렇지 않게 슥 닦아내고 있는데 언제 들고 온건지
알바생은 아직도 조금 덜덜 떨리는 손으로 연고와 밴드를 가져왔다.
“아, 괜찮아요 이것쯤은..”
내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내 얼굴을 향해 훅 다가오는 알바생 때문에 놀라 숨이 잠깐 헙하고 멈췄다. 알바생의 얼굴과 내 얼굴이 너무 가까웠다. 부드러운 손가락이 내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옅은 과일향에 정신이 아찔했다. 자주 오던 편의점이고 볼 때마다 꽤 이쁘다고 생각은 했던 그녀이기에 기분이 묘했다. 그렇다고 좋아하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아직도 손가락의 감촉이 뺨에서 느껴지는 것 같았다. 다시 알바생이 밴드를 가지고 나에게 다가왔다. 떨리는 마음에 다시 숨을 멈추고 나도 모르게 눈이 감겼다. 미친.
그녀의 옅은 웃음소리가 코에 잠깐 스쳤다.
“저.. 이제 눈 떠도 되는데”
알바생의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에 서둘러 눈을 뜨니 알바생은 웃으며 연고와 밴드 껍데기를 정리하고 있었다. 눈은 왜 감은 거냐고 전정국 미친놈아. 쑥스러운 마음에 괜히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기고 내 옆에 쓰러져 있는 놈을 한 번 더 걷어찼다. 그런 내 모습을 본 알바생은 다시 나에게 뚜벅뚜벅 다가와 주먹을 쥐고 있는 내 손을 펴더니 연고를 쥐어줬다.
“연고 재때재때 안 바르면 흉져요. 꼭 바르세요. 생각보다 상처가 깊어요”
“아, 아니 그러니까.. 이런 거 안 줘도 되는데..”
“정 바르기 귀찮으면 저한테 매일 오세요 우리 그렇게 어색한 사이는 아니잖아요 자주 뵜었는데”
싱긋 웃으며 내 손 위를 덮고 있는 그녀의 작은 손이 부드럽고 따뜻해서 나도 모르게 얼굴이 빨개졌다. 나이가 스물아홉인데 고작 이런 걸로 못 견디게 부끄러워하는 내가 창피했고
또 한편으로는 들킬까 겁이 날 정도로 가슴이 콩쾅거렸다. 침착해 나이값 좀 하자 니가 김태형이냐. 알바생의 입에서 나온 우리라는 말에 마음이 간지러웠다. 미친
고맙다고 대답이라도 하려고 입을 떼려는 순간 편의점의 문이 요란하게 열리고 딱 봐도 ‘나 형사여’하는 포스를 풍기는 녀석들이 들어왔다.
하여튼 몇 년 째보고 있는 동료들이지만 왜 저렇게 등장이 시끄러운지. 타이밍도 죽이네
“야 전정국 잘했다 팀장님이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알았으니까 니들이 저 새끼 처리하고 먼저 들어가 난 좀 있다가”
“오케이 너무 일찍 오지마라 팀장님이 니한테 뽀뽀라도 해준다고 난리다”
“아, 진짜 싫다”
“왜 전정국 들어가자 팀장님이 점심 쏠껄? 니 좋아하는 걸로”
최형사의 말이 끝나고 아직 내 손 위에 놓인 그녀의 손을 쳐다보니 어리둥절한 표정의 알바생이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손을 놓으려 하자
무슨 용기가 난건지 멀어지려는 알바생의 손을 내가 다시 꽉 잡았다. 최형사 미안하지만
“미안 여기 연고 좀 바르고 갈게”
내 말에 알바생이 활짝 웃은 거 그거 내가 잘못본건 아니겠지.
-김석진-
바쁜 런치타임이 끝나고 설거지를 하는 탄소와 그 옆에서 주방을 치우고 있는 나를 보고 있는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감시하고 있는 주방장님 때문에 주방의 분위기는
8월의 찜통더위처럼 숨이 턱턱 막혔다. 정말 앞만 보고 주방을 닦고 있는 나와 그릇만 벅벅 닦아대고 있는 탄소와 난 주방장님 덕분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 지금으로부터 약 4시간 전 내 손을 잡은 김탄소 덕분에 오해 아닌 오해를 잔뜩 사버렸다. 우습지만 사내 연애 그런 거는 상관하지 않으시는 주방장님이시지만 연애는 직장 밖에서 퇴근하고 하라는 강한 모토를 갖고 계신 분이라 아침부터 엄청 깨졌다. 정신이 있냐 없냐로 시작해서 험한 직장생활의 꽃인 약간의 인신공격은 덤이지. 울먹거리는 탄소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팠다.
나야 뭐 이런 걸로 우울해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탄소는 오래 전부터 봐온 결과 상처도 잘 입고 마음이 약한 친구다. 그런 애가 어떻게 나 같은 놈을 4년이나 좋아하고 있는지 참 아이러니하긴 하네.
딴 생각을 하며 치우다보니 어느 새 주방장님은 주방을 나가고 탄소도 설거지를 다 한 듯 손을 씻고 있었다.
“탄소야”
“죄송해요 선배 나 때문에 아침부터 엄청 깨지고..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괜찮아 신경쓰지마”
“그래도.. 미안해요”
손을 벅벅 문지르는 모습을 보니 딱 봐도 눈물을 참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바보야
“아까 다쳐서 연고 발라줬더니 그렇게 막 씻으면 어떡해”
“아.. 맞네 미안해요 왜 이렇게 덤벙대는 건지”
“...이제 좀 쉬자”
주방 밖을 나가니 주방장님께서 직원 휴게실로 우릴 부르셨다. 덕분에 다른 셰프들까지 나와 탄소를 다 쳐다보았다. 탄소는 그드의 시선이 부끄러운지 서둘러 휴게실로 들어갔고
나는 다른 셰프들의 입모양으로 ‘힘내’라는 하나도 힘이 나지 않는 응원을 받고 휴게실로 들어갔다. 주방장님 요즘 뭐 안 좋은 일 있으신가 왜 이렇게까지 못 잡아먹어 안달인건지.
“김 셰프"
“예”
“자네 일 처리가 요즘 너무 별로인 거 아나?”
“....”
“셰프가 레스토랑에 왔으면 요리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아침에 일찍 출근한 이유가 연애나 하려고 그런 건가?사회가 만만한가? 매너리즘으로 다 오케이될 것 같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김탄소”
“..네”
“아직 견습생인데 실력이 너무 부족한 거 같네. 그리고 실수도 너무 잦고. 다른 직업에 비해 특히 셰프는 실수는 하면 안 되는 직업인 걸 아직도 모르나? 그러다 손님한테 누를 끼치면 어쩌려고”
“죄송합니다”
“아직 칼질도 제대로 안 배웠는데 벌써부터 실수투성이면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네 옆에서 보면 얼마나 답답한지 솔직히 김 셰프 아니었으면 벌써 짤렸어 자넨.”
“....”
“한 번만 더 걸리면 둘 다 가만 안두겠네. 나가봐”
고갤 숙이고 울먹이는 탄소를 향해 가차 없이 퍼붓는 공격에 옆에서 듣던 내가 더 화가 났다. 평소 탄소를 맘에 들지 않아했지만 이 정도로 혼을 낼 줄은 몰랐다.
아주 혼내려고 작정하고 날을 잡았네. 얘가 무슨 댁 샌드백도 아니고 막 쳐도 되는 존잰가? 부들부들 떨리는 주먹을 주체 못하고 앞치마 주머니에 손을 쑤셔 넣고 한 손은 탄소의 손목을 잡고 휴게실 밖으로 나갔다. 다른 셰프들도 놀라 탄소와 나에게 다가왔다. 사실 우리 레스토랑의 많은 셰프들이 탄소를 좋아하고 있었다. 탄소가 이래뵈도 꽤 이쁘고 잘 웃고 착하니까.
그와 동시에 탄소가 날 좋아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이 때다 싶어 점수를 따려고 셰프들이 우르르 달려왔다. 하여튼 남자놈들 다 똑같다.
우습게도 이 상황에서 나만이 탄소를 위로할 수 있다는 우위감을 느끼고 있는 나도 마찬가지 하찮은 남자놈이지만.
“탄소야 괜찮아?”
“여기 휴지. 울지마 탄소야”
“김 셰프 어떻게 된 일이야 말 좀 해봐”
“말하자면 길어 나중에”
훌쩍이는 탄소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 늘 열심히 하고 활기찬 그녀지만 사실 나는 안다. 얼마나 힘들게 취직 했는지 취직 하고 나서도 고생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등을 토닥여주니 더 크게 울먹였다. 결국 눈짓으로 오늘은 날이 아니라며 다른 셰프들을 내쫒고 구석진 홀에서 한참을 등을 토닥여 주었다.
자기가 혼나서 우는 것도 있겠지만 백퍼센트 나 때문에 울고 있는 것이다.
“미..아..안..해요 선배.. 나 진짜.. 왜 이럴까”
미안해하지 말라니까 자꾸 그러네. 괜히 마음 쓰이게. 정말 난 괜찮아. 너 때문에 화난 거 아냐. 아니 너 때문이긴 하네 니가 우는 거 싫으니까.
속으론 수없이 되내이는 말들을 결국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탄소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퇴근하고 좀 쉬려고 했는데 안 되겠네 오늘은.
“탄소야”
“네..”
“오늘”
“네”
“같이 퇴근하자”
이렇게 안 하면 계속 울 거잖아.
“그 대신 미안하다는 말 이제 그만”
괜히 장난스럽게 탄소의 부은 눈을 꾹꾹 눌렀다. 나 때문에 너 운 거 딴 셰프들한테 들키면 나 다음부터 출근 못할지도 몰라. 그러니까 자, 빨리 웃어 이제 그만 울고. 그러다 쓰러지겠다.
오늘도 독자님들 보고 싶어서 이번엔 좀 더 길게 써봤는데 좀 느껴지셨는지 모르겠어요
매번 댓글들도 이쁘고 늘 감사드려요 항상 느끼고 있답니다 댓글들 잘 읽고 있어요 ♥늘 고마워요♥
암호닉 = 사랑 |
〈!--StartFragment--> 김남준 민윤기 봄 현지 늉기 노래 들레 디즈니 짱구 브이 꾸울 윤아얌 하늘 꿀만두 예워아이니 단거 카누 알라 민트 초딩입맛 양념 애기무당 작가님1호팬 꿀귀 모즈 가온 태태야 명언 레몬 눈설 은 뽀로롱 범블비 누텔라 린봄 알비노포비 츄파춥스 태태뿡뿡 뀨뀨 침침맘 크롱 꾸미기 론 패디과 벚꽃 린슈가 펜잘규 930309 오름 내달걀 소녀 가리 침을태태 횰리 뽀로로 맑공 태권브이 윤기모찌 망고 골드빈 눈부신 바나나우유 이불킥 바닐라슈 숨숨 모기 됴종이 정콩국 마끼 영국 배추 반지 두둥 바람민 마름달 어색하진 다홍 하루 7인7색 1600 꾹블리 찹쌀떡 태태이즈뭔들 핫초코 비비빅 주지스님 정수정 룰루냥냥 남융 밍뿌 미니슈 연 슙디 꺄룰 천상여자 흑슙흑슙 외로운쿠키 박지민 버건디 애플덕 곰씨 고망맨 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