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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단편/조각 만화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김남길 강동원 엑소 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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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Movie S#1


If my life was a movie, you're the best part.









"김여주!!!"



"....왘!!! 깜짝이야"



학원건물을 나가자마자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김정우가 내 이름을 냅다 부르며 폴짝 뛰었다.
처음에는 수업시간 내내 김정우만 생각해서 헛것이 보이는 줄 알았다.




"뭐얔ㅋㅋㅋㅋ 놀라는 게 왜이렇게 느려"

"흠흠..! 뭐야 왜 여기있어?"

"나도 3시 수업이거든~ 5분정도 일찍 끝나서 너 나오는 거 기다렸지"

"니가 나를 왜 기다려?'

"아앗.. 방금 나 상처받았어.."

"아니이 그런 말이 아니라!"

"어쩔 수 없다! 나 상처받았으니까 니가 책임져"

"뭐라구?"

"나랑 같이 저녁 먹어줘"

"허?"








아 정말 김정우에 한눈 팔면 안되는데, 자꾸 예전 그 마음으로 돌아가서 입꼬리가 살살 올라가려고한다.
















"너는 어떻게 지내고있었엉?"





결국 지금 나는 김정우와 같이 학원 앞 떡볶이 집에서 떡튀순을 먹고있다. 먹으면서 말하는 사람은 별로 안좋아하는데, 떡볶이를 우물우물거리며 어눌한 발음으로 말을 이어가는 김정우는 왜이리 사랑스러운건지.. 
고등학교 졸업 이후 꼬박 3년만에 만난 김정우는 여전히 고등학생 김정우같았다. 그래,나이는 나만 먹은 것 같다.





"나는 뭐.. 똑같지. 대학 입학해서 잘 놀고 잘 지내다가 지금 졸업이 코앞이라 급하게 취업준비중"

"와... 그러면 휴학 한 번도 안했겠네?"

"응, 동기들이랑 같이 다니는 게 좋기도 하고.. 사실 그냥 휘뚜루마뚜루 지내다가 정신차려보니까 곧 졸업이네. 
너는 군대 갔다왔어?"





사실 김정우가 2년 전에 입대한 것은 몰래 엿봤던 그의 페이스북 덕분에 아주 잘 알고있었다. 
인터넷편지 주소를 알리는 게시글에 좋아요, 댓글이 얼마나 많던지..





"나 전역한지 반년정도 됐어! 저번학기에 복학했으"

"아하"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해도 정말 하나도 친하지 않았던, 친구의 친구? 한다리 건너서 이름만 아는 사이였기 때문에(나는 그런 애를 고등학교 3년 내내 짝사랑했지만 김정우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렇다) 공통된 대화화제도 없고, 나는 사회적 공감능력 0%를 달성한 인생노잼 4학년이기 때문에 그 이후로 대화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았고 결국 어색한 침묵 속에 떡볶이를 꾸역꾸역 입으로 집어넣었다.







[엔시티/김정우] Movie_S#1 | 인스티즈


If my life was a movie, you're the best part.









"김여주!!!"



"....왘!!! 깜짝이야"



학원건물을 나가자마자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김정우가 내 이름을 냅다 부르며 폴짝 뛰었다.
처음에는 수업시간 내내 김정우만 생각해서 헛것이 보이는 줄 알았다.




"뭐얔ㅋㅋㅋㅋ 놀라는 게 왜이렇게 느려"

"흠흠..! 뭐야 왜 여기있어?"

"나도 3시 수업이거든~ 5분정도 일찍 끝나서 너 나오는 거 기다렸지"

"니가 나를 왜 기다려?'

"아앗.. 방금 나 상처받았어.."

"아니이 그런 말이 아니라!"

"어쩔 수 없다! 나 상처받았으니까 니가 책임져"

"뭐라구?"

"나랑 같이 저녁 먹어줘"

"허?"








아 정말 김정우에 한눈 팔면 안되는데, 자꾸 예전 그 마음으로 돌아가서 입꼬리가 살살 올라가려고한다.
















"너는 어떻게 지내고있었엉?"





결국 지금 나는 김정우와 같이 학원 앞 떡볶이 집에서 떡튀순을 먹고있다. 먹으면서 말하는 사람은 별로 안좋아하는데, 떡볶이를 우물우물거리며 어눌한 발음으로 말을 이어가는 김정우는 왜이리 사랑스러운건지.. 
고등학교 졸업 이후 꼬박 3년만에 만난 김정우는 여전히 고등학생 김정우같았다. 그래,나이는 나만 먹은 것 같다.





"나는 뭐.. 똑같지. 대학 입학해서 잘 놀고 잘 지내다가 지금 졸업이 코앞이라 급하게 취업준비중"

"와... 그러면 휴학 한 번도 안했겠네?"

"응, 동기들이랑 같이 다니는 게 좋기도 하고.. 사실 그냥 휘뚜루마뚜루 지내다가 정신차려보니까 곧 졸업이네. 
너는 군대 갔다왔어?"





사실 김정우가 2년 전에 입대한 것은 몰래 엿봤던 그의 페이스북 덕분에 아주 잘 알고있었다. 
인터넷편지 주소를 알리는 게시글에 좋아요, 댓글이 얼마나 많던지..





"나 전역한지 반년정도 됐어! 저번학기에 복학했으"

"아하"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해도 정말 하나도 친하지 않았던, 친구의 친구? 한다리 건너서 이름만 아는 사이였기 때문에(나는 그런 애를 고등학교 3년 내내 짝사랑했지만 김정우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렇다) 공통된 대화화제도 없고, 나는 사회적 공감능력 0%를 달성한 인생노잼 4학년이기 때문에 그 이후로 대화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았고 결국 어색한 침묵 속에 떡볶이를 꾸역꾸역 입으로 집어넣었다.







[엔시티/김정우] Movie_S#1 | 인스티즈


If my life was a movie, you're the best part.









"김여주!!!"



"....왘!!! 깜짝이야"



학원건물을 나가자마자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김정우가 내 이름을 냅다 부르며 폴짝 뛰었다.
처음에는 수업시간 내내 김정우만 생각해서 헛것이 보이는 줄 알았다.




"뭐얔ㅋㅋㅋㅋ 놀라는 게 왜이렇게 느려"

"흠흠..! 뭐야 왜 여기있어?"

"나도 3시 수업이거든~ 5분정도 일찍 끝나서 너 나오는 거 기다렸지"

"니가 나를 왜 기다려?'

"아앗.. 방금 나 상처받았어.."

"아니이 그런 말이 아니라!"

"어쩔 수 없다! 나 상처받았으니까 니가 책임져"

"뭐라구?"

"나랑 같이 저녁 먹어줘"

"허?"








아 정말 김정우에 한눈 팔면 안되는데, 자꾸 예전 그 마음으로 돌아가서 입꼬리가 살살 올라가려고한다.
















"너는 어떻게 지내고있었엉?"





결국 지금 나는 김정우와 같이 학원 앞 떡볶이 집에서 떡튀순을 먹고있다. 먹으면서 말하는 사람은 별로 안좋아하는데, 떡볶이를 우물우물거리며 어눌한 발음으로 말을 이어가는 김정우는 왜이리 사랑스러운건지.. 
고등학교 졸업 이후 꼬박 3년만에 만난 김정우는 여전히 고등학생 김정우같았다. 그래,나이는 나만 먹은 것 같다.





"나는 뭐.. 똑같지. 대학 입학해서 잘 놀고 잘 지내다가 지금 졸업이 코앞이라 급하게 취업준비중"

"와... 그러면 휴학 한 번도 안했겠네?"

"응, 동기들이랑 같이 다니는 게 좋기도 하고.. 사실 그냥 휘뚜루마뚜루 지내다가 정신차려보니까 곧 졸업이네. 
너는 군대 갔다왔어?"





사실 김정우가 2년 전에 입대한 것은 몰래 엿봤던 그의 페이스북 덕분에 아주 잘 알고있었다. 
인터넷편지 주소를 알리는 게시글에 좋아요, 댓글이 얼마나 많던지..





"나 전역한지 반년정도 됐어! 저번학기에 복학했으"

"아하"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해도 정말 하나도 친하지 않았던, 친구의 친구? 한다리 건너서 이름만 아는 사이였기 때문에(나는 그런 애를 고등학교 3년 내내 짝사랑했지만 김정우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렇다) 공통된 대화화제도 없고, 나는 사회적 공감능력 0%를 달성한 인생노잼 4학년이기 때문에 그 이후로 대화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았고 결국 어색한 침묵 속에 떡볶이를 꾸역꾸역 입으로 집어넣었다.







[엔시티/김정우] Movie_S#1 | 인스티즈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아, 여주야 우리 언제 처음 만났는지 기억나?"

"응?"

"내가 가을이 교과서 전해달라고 막 그러지않았나? 맞지?"




내가 그걸 어떻게 잊겠어. 그 순간 하나로 짝사랑이 시작됐는데.



"그랬어? 잘 기억이 안나네"



거짓말이다. 사실 대학교 기숙사에서 그 장면을 혼자 수백번 회상하고 혼자 소리없이 수많은 눈물을 떨궜다.
단지, 그 시절 김정우에 목메면서도 아무것도 못했던 내가 싫었다. 차라리 기억에서 지우고싶었다. 첫사랑 김정우는 나에게 애틋하면서도 부끄러운 추억이다.




"뭐.. 그럴 수 있지! 막 뭐 엄청난 일은 아니구
그냥 내가 너한테 가을이 교과서 전해달라구 말걸었었어"

"아.. 그랬구나."



"여주야."

"응?"

"나 재미없어?"

"아.. 아니야! 잠깐 다른 생각 좀 해서 그래."

"솔직하게 얘기해도 괜찮아. 너 고등학생 때 나 별로 안좋아했잖아."

"...뭐?"

"맨날 말 걸면 대충 대답하고 도망가고"

"......."

"언제였더라? 페메했다가..."

"으아아아아.. 그만그만! 내 흑역사 얘기하지마"

"아무튼 별로인 티 엄청 많이 났어"

"나 진짜 너 하나도 안싫어했어!! 오해야 오해!"

"진짜? 거짓말"

"내.. 내가... ㄴ..하... 그래! 낯!! 낯을 좀 많이 가려서 그래!"

"의심스럽지만 모른척하고 넘어가줄게"

"그래그래, 정우야 너무 떡만 먹지 말고 튀김도 먹어!"




















Movie S#1


If my life was a movie, your're the best part.









.
.
.











김정우가 말한 페메 사건을 내 흑역사 깊은 동굴 속에서 꺼내 이야기를 하자면 조금 길다.
사심 가득히 들어갔던 동아리는 잉여동아리라더니, 정말 아무런 활동 없이 매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틀어놓고 각자 친구들과 수다나 떨거나 문제집을 풀거나 하던 의미없는 동아리였고. 단체활동이 없으니 단톡방도, 동아리 부원도 무의미했다. 그냥 매주 맨 뒷자리에 앉아 스크린 속의 영화를 보는 척하며 김정우의 뒷통수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게 다였다.


그렇게 애매하게 서로 이름만 아는, 친구의 친구, 같은 동아리 부원, 이름만 아는 이과 여자애/문과 남자애 딱 그 사이였다. 인사를 하기에도, 안하기에도 애매한 어색한 사이.


전학생이지만 순식간에 핵인싸가 된 김정우는 나에게 몇 번 "안녕" 하고 인사를 건넸지만 예상치 못한 순간들(늦잠을 자서 머리를 질끈 묶고 등교를 한 날, 시험을 망쳐 펑펑 울어 눈이 부은 날 기타등등)에만 말을 걸었던 탓에 나는 김정우의 눈을 똑바로 보지도 못하고 "어..어.." 하고 휙 돌아서 도망가기 바빴다.


짝사랑 말기로 접어들고 나서부터는 김정우와 친해지고자하는 마음도 없었다. 김정우와 정말 친해진다면 매일 쿵쾅쿵쾅 뛰는 심장을 내가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서 그저 연예인과 팬처럼 좋아하는 내 마음을 간직하고싶었다. 








고등학교 2학년 체육대회가 끝난 날, 친구 집에 삼삼오오 모여서 페북에 오늘 찍은 사진 중에 어떤 사진을 올릴까 고민하고있는 와중에 나는 혼자 습관처럼 김정우의 이름을 눌렀다. 이미 전부 외워버렸을 정도로 많이 보았던 그의 피드를 내리며 친구들의 말에 대충 맞장구를 치는데 친구 한 명이 내 핸드폰을 휙 가져갔다.



"야!! 너 또 김정우 보고있어?"
"어우.. 그럴거면 그냥 확 고백을 하던지 해"

"아니야아.. 나 진짜 보기만 해도 좋아"

"보는 사람이 답답해서 그러지! 니 얼굴이 아깝다!! 너 얼굴 그렇게 쓸거면 나 줘"

"아, 무슨 소리야~헛소리 하지말고 핸드폰 이리 줘"

"아휴.. 그래그래~ 줄게줄게!"

".....어?"

친구에게 다시 받아든 내 핸드폰의 액정에는 좋아요가 파란색.. 무색이었던 엄지손가락이 파란색으로 칠해져있었다. 내 손에서 친구 손, 다시 내 손으로 돌아오기까지 그 사이에 좋아요가 눌렸던 모양이다. 근데 그것도 1년 전 게시물에 뜬금없이 좋아요를 눌러버렸다.




"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악!!!!!!!"

"왜왜왜왜 왜이래왜이래"
"뭐야 김여주"

"어떡해ㅠㅠㅠㅠ 좋아요가.....! 하ㅠㅠㅠㅠ 내가 막 훔쳐본 거 눈치채겠지? 아 망했어 어떡해?"

"...이거 취소 안되냐?"
"취소해도 핸드폰 알림에는 뜨잖아"
"헐 맞네 취소하는 게 더 이상하네"

"나... 전학갈까?"

"야 뭔소리야 그럴 수도 있지! 어차피 얘랑 뭐 직접적으로 아는 사이도 아닌데 까여도 전이랑 똑같잖아"
"헐 김규원 말넘심"
"아니이, 그게 아니라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들이대라구"

"야.. 나는 바라보는 게 더 좋은 거 같아. 떨려서 연락을 어떻게 해? 나 진짜 일상생활 못하고 덜덜덜덜 떨 수도 있어 진짜루"



"어? 야!! 김정우한테 페메왔는데?"





[김정우]
-여주야필
-안녕!
-알림에 너 떠서 놀랐어   18:40



"야!! 규원아 그걸 읽으면 어떡해!!!"

"아니, 답장은 해야지"

"아.. 뭐라고 말해 진짜ㅠㅠ 나 모쏠이라 이런 거 몰라ㅠㅠㅠㅠ"

"야, 줘봐 내가 해결할게"



1년 365일 연애를 쉬지않고 하는 친구 규원이가 내 핸드폰을 가져가며 자기만 믿으라고 키패드를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안돼!!!!"



사적으로 막으려고 했지만 나머지 친구들 2명이 내 팔, 다리를 잡는 바람에 더 저항하지 못했다.


"보냈으. 답장 올 때까지 기다려봐"

"으아아.... 난 몰라...."




[김여주]
-웅웅
-페북 보다가 보여서!
18:43   -그냥 한 번 눌러봤오ㅎㅎ




"아니 근데 이거 너무 내 말투랑 정반대잖아"

"여주야. 남자는 말이야~ 애교에 다 넘어오게 돼있어~"

"아악!! 나 집 가면 혼자서 어떻게 페메하라구우!!"

"할수있어 할수있어!"

"이씨.. 너 지금 재밌지.."

"앜ㅋㅋㅋㅋ 들켰닼ㅋㅋㅋㅋ"




그 뒤로도 내가 집에 가는 버스를 타기 전까지 규원이가 나 대신 김정우에게 페메를 보내주었다.


[김정우]
-아ㅎㅎ
-너랑 친해지고싶었는데 
-좋다   18:49
[김여주]
-정우야아~
18:50   -지금 뭐해애?
[김정우]
-나 지금 코치님 만나러 태릉왔어!   19:03
[김여주]
-코치님?
19:05   -너 운동해??
[김정우]
-중학교 때 컬링동아리 했었거든!
-스승의 날에 못가서 오늘 학교 일찍 끝난 김에ㅎㅎ   19:28




사실 김정우의 답장 텀이 길어서 메세지도 몇번 못주고받았다.




규원이 없이 내가 혼자 답장을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돌아가는 버스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머리가 새하얘져서 뭐라고 답장을 할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도저히 자신이 없었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제대로 된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려야할 곳보다 3정거장이나 더 지나있었고, 내 페이스북 계정은 폭파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등신 바보 천치였다. 비활성화도 아니고 탈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페이스북 어플까지 지워버리고 생각했다.



"아..! 동아리 단톡!!!"



민망스럽게도 그 잉여동아리는 단톡방이 있었다. 모두 한마디도 하지 않지만 그냥 톡방이 있었다. 
그럴리 없겠지만 김정우가 내가 페북계폭한 걸 알게되면 카톡으로 연락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 
생각을 끝까지 하기 전에 검색창에 핸드폰 번호를 바꾸는 방법을 미친듯이 찾았다.



통신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회원가입하고, 수많은 인증과정을 거쳐서 번호를 변경했다.
거짓말같겠지만 과장 하나 없는 깨끗한 일화다. 그때의 나는 정말 반쯤 정신이 나가있었다.
김여주 등신...













"야!!!! 김여주!!!! 너 미쳤어?????"



다음날 학교에 도착하니 친구들이 난리가 나 있었다.


"너 페북은 어디가고, 카톡은 왜 없어졌어? 너 진짜 미쳤어???"

"아.. 나 번호 바꿨으.."

"김정우랑 연락하던 거는??"

"아.. 그... 연락할 자신이 없어서.. 계폭했는데..."




그리고 친구들에게 등짝을 엄청 맞았던 것 같다. 



"또라이년아 김정우는 얼마나 황당하겠냐"

"아니... 애초에 처음부터 내가 보낸 것도 아니구..."

"그래 더 변명해봐"
"우리가 이렇게까지 도와줬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으.. 김정우 답장도 엄청 느린 거 보면 나한테 관심도 없는 거 같구..
나 그냥 다 포기하고 공부나 할래"




친구들의 눈빛이 매우 따갑지만 애써 외면하고 의자에 앉았다.





"김정우? 김정우 얘기야? 뭔데?"



이가을이었다. 너무 크게 얘기한 탓인지 김정우 이름을 들은 가을이가 다가와 내 책상에 걸터앉으며 말을 걸어왔다.



"아니이, 가을아 너 김정우랑 친하지? 니가 얘기 좀 들어봐"
"김여주가 김정우 좋아하는데 말도 못걸고 끙끙거리길래 대신 페메 좀 보냈거든?"
"근데에!! 집 가는 길에 페북을 탈퇴했단다!!"
"그리고 동아리 단톡에 '김여주 님이 나가셨습니다' 이딴 게 뜨길래 물어봤더니!!!"
"폰 번호도 바꾸셨단다!!!"


"뭐? 너 김정우 좋아해?"

"아..."

"김정우 드디어 연애하겠네~"


"아니야.. 정우 나한테 관심 없을거야"

"비밀인데, 걔가 작년에 너 처음 보고 너 예쁘다고 막 그랬어 진짜로"

"에이.. 빈말이겠지..."

"아니야!! 걔가 눈이 지이인짜 높거든? 막 아이돌 봐도 못생겼다고 그러고 걔 진짜 빈말 하는 성격이 아니야"

"답장도 너무 늦고.."

"답장 얼마나 늦었는데?"

"음.. 십분에서 이십분 정도?"

"야, 그거 김정우 기준에서 엄청 빠른거야
걔 답장 진짜 안해서 뭐 물어봐도 2시간은 지나야 답장해주는데?"



"아앙아악!!! 진짜 내가 다 아깝다!!!!"
"김여주 등신!!!!!!!"





아직도 두고두고 후회한다. 그 때 페북탈퇴를 하지않고 계속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았으면 우린 좀 달라졌을까?
음... 글쎄.. 나는 모르겠다.










.
.
.





"여주야"



"여주야"

"...어...?"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아.. 내가 너무 말이 없었지?
그냥.. 고등학교 다닐 때 생각이 나서!"

"이거 다 먹으면 코노 갈래?"

"갑자기?"

"너 노래 잘하잖아"

"내가?"

"응. 뮤지컬부에서 노래 불렀잖아"

"그게 기억이 나?"

"다른 건 기억 안나는데 너가 오디션에서 불렀던 팝송은 기억나
그리고 춤 못추던 것도!"

"앜ㅋㅋㅋㅋ 맞아 나 춤 진짜 못춰"

"코노가서 그 노래 불러주라 나 진짜 듣고싶어"

"응? 그 노래가 뭔데?"

"Clarity"

"어?"

"그 날 듣고 너무 좋아서 가사로 찾아봤었거든
근데 원곡보다 니가 부른 게 더 좋았던 것 같아"

"에이.. 뭐야..."



나도 잊어버렸던 오디션곡을 김정우가 기억한다. 
애써 모른척했지만 혹시나, 설마설마 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아.. 김여주 진짜 바보다. 

김정우도 그 때 나 좋아했었나? 라는 생각이 순간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은, 설레기보다는 과거의 내가 더 부끄럽고 한심스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진짜 나 그때 완전 눈에서 하트 나왔을걸?
친한 애들한테 막 김여주 데뷔시켜달라고 땡깡도 부렸었어!"

"오바하지마
기억이 미화된 거야"

"미화된 건지 아닌지 코노에서 확인해도 돼나?"

"아이, 낯간지러워서 못가!!"

"그러면 여주야"

"어, 왜."

"오늘 말고 다음에 만나면 노래 불러주는거다?"

"뭐... 너 하는 거 봐서.."




여름인 탓일까, 네가 좋은 탓일까, 얼굴에 열이 올랐다.
서툴렀던 고등학생 김여주였다면 이미 떨린다는 핑계로 도망갔을테지만, 나는 많이 성숙해졌고 떨림을 받아들이고 감정을 숨길 줄 아는 대학생 김여주는 더이상 도망치지 않는다.
입시가 끝나고 허송세월만 한줄 알았는데, 그 시간동안 나름 사회성은 많이 기른 것 같아서 뿌듯해졌다.




"그럼 나 이제 레포트 제출할 게 있어서 먼저 가볼게"

"엥? 방학인데 레포트?"

"이제 2학년인 복학생은 모르겠지만~ 졸업논문 쓰기 전에 담당교수님한테 과제 제출할 게 좀 있어서!"

"와~ 너 지금 나 복학생이라고 놀리는거야?"

"복학생, 2학년, 둘 다 맞잖아?"

"너무해! 군대는 어쩔 수 없잖아"

"그래도 뭐 어쩌겠어 사실이 그런데"

"뭔가 동갑인데 나만 아직 어린 것 같아"

"젊게 사는 게 좋지~
김정우 부럽다. 나도 졸업 안하고싶어."

"2년 휴학하고 나랑 같이 졸업하는 거 어때?"

"우리 다른학교잖아"

"나보다 너가 먼저 어른 되는 거 같아서 그러지"

"ㅋㅋㅋㅋㅋㅋ 그럼 나 2년동안 뭐해?"

"음, 나랑 놀아줘"

"헛소리 하지마 취직해야지"

"잉.."

[엔시티/김정우] Movie_S#1 | 인스티즈


If my life was a movie, your're the best p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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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가 말한 페메 사건을 내 흑역사 깊은 동굴 속에서 꺼내 이야기를 하자면 조금 길다.
사심 가득히 들어갔던 동아리는 잉여동아리라더니, 정말 아무런 활동 없이 매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틀어놓고 각자 친구들과 수다나 떨거나 문제집을 풀거나 하던 의미없는 동아리였고. 단체활동이 없으니 단톡방도, 동아리 부원도 무의미했다. 그냥 매주 맨 뒷자리에 앉아 스크린 속의 영화를 보는 척하며 김정우의 뒷통수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게 다였다.


그렇게 애매하게 서로 이름만 아는, 친구의 친구, 같은 동아리 부원, 이름만 아는 이과 여자애/문과 남자애 딱 그 사이였다. 인사를 하기에도, 안하기에도 애매한 어색한 사이.


전학생이지만 순식간에 핵인싸가 된 김정우는 나에게 몇 번 "안녕" 하고 인사를 건넸지만 예상치 못한 순간들(늦잠을 자서 머리를 질끈 묶고 등교를 한 날, 시험을 망쳐 펑펑 울어 눈이 부은 날 기타등등)에만 말을 걸었던 탓에 나는 김정우의 눈을 똑바로 보지도 못하고 "어..어.." 하고 휙 돌아서 도망가기 바빴다.


짝사랑 말기로 접어들고 나서부터는 김정우와 친해지고자하는 마음도 없었다. 김정우와 정말 친해진다면 매일 쿵쾅쿵쾅 뛰는 심장을 내가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서 그저 연예인과 팬처럼 좋아하는 내 마음을 간직하고싶었다. 








고등학교 2학년 체육대회가 끝난 날, 친구 집에 삼삼오오 모여서 페북에 오늘 찍은 사진 중에 어떤 사진을 올릴까 고민하고있는 와중에 나는 혼자 습관처럼 김정우의 이름을 눌렀다. 이미 전부 외워버렸을 정도로 많이 보았던 그의 피드를 내리며 친구들의 말에 대충 맞장구를 치는데 친구 한 명이 내 핸드폰을 휙 가져갔다.



"야!! 너 또 김정우 보고있어?"
"어우.. 그럴거면 그냥 확 고백을 하던지 해"

"아니야아.. 나 진짜 보기만 해도 좋아"

"보는 사람이 답답해서 그러지! 니 얼굴이 아깝다!! 너 얼굴 그렇게 쓸거면 나 줘"

"아, 무슨 소리야~헛소리 하지말고 핸드폰 이리 줘"

"아휴.. 그래그래~ 줄게줄게!"

".....어?"

친구에게 다시 받아든 내 핸드폰의 액정에는 좋아요가 파란색.. 무색이었던 엄지손가락이 파란색으로 칠해져있었다. 내 손에서 친구 손, 다시 내 손으로 돌아오기까지 그 사이에 좋아요가 눌렸던 모양이다. 근데 그것도 1년 전 게시물에 뜬금없이 좋아요를 눌러버렸다.




"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악!!!!!!!"

"왜왜왜왜 왜이래왜이래"
"뭐야 김여주"

"어떡해ㅠㅠㅠㅠ 좋아요가.....! 하ㅠㅠㅠㅠ 내가 막 훔쳐본 거 눈치채겠지? 아 망했어 어떡해?"

"...이거 취소 안되냐?"
"취소해도 핸드폰 알림에는 뜨잖아"
"헐 맞네 취소하는 게 더 이상하네"

"나... 전학갈까?"

"야 뭔소리야 그럴 수도 있지! 어차피 얘랑 뭐 직접적으로 아는 사이도 아닌데 까여도 전이랑 똑같잖아"
"헐 김규원 말넘심"
"아니이, 그게 아니라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들이대라구"

"야.. 나는 바라보는 게 더 좋은 거 같아. 떨려서 연락을 어떻게 해? 나 진짜 일상생활 못하고 덜덜덜덜 떨 수도 있어 진짜루"



"어? 야!! 김정우한테 페메왔는데?"





[김정우]
-여주야필
-안녕!
-알림에 너 떠서 놀랐어   18:40



"야!! 규원아 그걸 읽으면 어떡해!!!"

"아니, 답장은 해야지"

"아.. 뭐라고 말해 진짜ㅠㅠ 나 모쏠이라 이런 거 몰라ㅠㅠㅠㅠ"

"야, 줘봐 내가 해결할게"



1년 365일 연애를 쉬지않고 하는 친구 규원이가 내 핸드폰을 가져가며 자기만 믿으라고 키패드를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안돼!!!!"



사적으로 막으려고 했지만 나머지 친구들 2명이 내 팔, 다리를 잡는 바람에 더 저항하지 못했다.


"보냈으. 답장 올 때까지 기다려봐"

"으아아.... 난 몰라...."




[김여주]
-웅웅
-페북 보다가 보여서!
18:43   -그냥 한 번 눌러봤오ㅎㅎ




"아니 근데 이거 너무 내 말투랑 정반대잖아"

"여주야. 남자는 말이야~ 애교에 다 넘어오게 돼있어~"

"아악!! 나 집 가면 혼자서 어떻게 페메하라구우!!"

"할수있어 할수있어!"

"이씨.. 너 지금 재밌지.."

"앜ㅋㅋㅋㅋ 들켰닼ㅋㅋㅋㅋ"




그 뒤로도 내가 집에 가는 버스를 타기 전까지 규원이가 나 대신 김정우에게 페메를 보내주었다.


[김정우]
-아ㅎㅎ
-너랑 친해지고싶었는데 
-좋다   18:49
[김여주]
-정우야아~
18:50   -지금 뭐해애?
[김정우]
-나 지금 코치님 만나러 태릉왔어!   19:03
[김여주]
-코치님?
19:05   -너 운동해??
[김정우]
-중학교 때 컬링동아리 했었거든!
-스승의 날에 못가서 오늘 학교 일찍 끝난 김에ㅎㅎ   19:28




사실 김정우의 답장 텀이 길어서 메세지도 몇번 못주고받았다.




규원이 없이 내가 혼자 답장을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돌아가는 버스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머리가 새하얘져서 뭐라고 답장을 할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도저히 자신이 없었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제대로 된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려야할 곳보다 3정거장이나 더 지나있었고, 내 페이스북 계정은 폭파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등신 바보 천치였다. 비활성화도 아니고 탈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페이스북 어플까지 지워버리고 생각했다.



"아..! 동아리 단톡!!!"



민망스럽게도 그 잉여동아리는 단톡방이 있었다. 모두 한마디도 하지 않지만 그냥 톡방이 있었다. 
그럴리 없겠지만 김정우가 내가 페북계폭한 걸 알게되면 카톡으로 연락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 
생각을 끝까지 하기 전에 검색창에 핸드폰 번호를 바꾸는 방법을 미친듯이 찾았다.



통신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회원가입하고, 수많은 인증과정을 거쳐서 번호를 변경했다.
거짓말같겠지만 과장 하나 없는 깨끗한 일화다. 그때의 나는 정말 반쯤 정신이 나가있었다.
김여주 등신...













"야!!!! 김여주!!!! 너 미쳤어?????"



다음날 학교에 도착하니 친구들이 난리가 나 있었다.


"너 페북은 어디가고, 카톡은 왜 없어졌어? 너 진짜 미쳤어???"

"아.. 나 번호 바꿨으.."

"김정우랑 연락하던 거는??"

"아.. 그... 연락할 자신이 없어서.. 계폭했는데..."




그리고 친구들에게 등짝을 엄청 맞았던 것 같다. 



"또라이년아 김정우는 얼마나 황당하겠냐"

"아니... 애초에 처음부터 내가 보낸 것도 아니구..."

"그래 더 변명해봐"
"우리가 이렇게까지 도와줬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으.. 김정우 답장도 엄청 느린 거 보면 나한테 관심도 없는 거 같구..
나 그냥 다 포기하고 공부나 할래"




친구들의 눈빛이 매우 따갑지만 애써 외면하고 의자에 앉았다.





"김정우? 김정우 얘기야? 뭔데?"



이가을이었다. 너무 크게 얘기한 탓인지 김정우 이름을 들은 가을이가 다가와 내 책상에 걸터앉으며 말을 걸어왔다.



"아니이, 가을아 너 김정우랑 친하지? 니가 얘기 좀 들어봐"
"김여주가 김정우 좋아하는데 말도 못걸고 끙끙거리길래 대신 페메 좀 보냈거든?"
"근데에!! 집 가는 길에 페북을 탈퇴했단다!!"
"그리고 동아리 단톡에 '김여주 님이 나가셨습니다' 이딴 게 뜨길래 물어봤더니!!!"
"폰 번호도 바꾸셨단다!!!"


"뭐? 너 김정우 좋아해?"

"아..."

"김정우 드디어 연애하겠네~"


"아니야.. 정우 나한테 관심 없을거야"

"비밀인데, 걔가 작년에 너 처음 보고 너 예쁘다고 막 그랬어 진짜로"

"에이.. 빈말이겠지..."

"아니야!! 걔가 눈이 지이인짜 높거든? 막 아이돌 봐도 못생겼다고 그러고 걔 진짜 빈말 하는 성격이 아니야"

"답장도 너무 늦고.."

"답장 얼마나 늦었는데?"

"음.. 십분에서 이십분 정도?"

"야, 그거 김정우 기준에서 엄청 빠른거야
걔 답장 진짜 안해서 뭐 물어봐도 2시간은 지나야 답장해주는데?"



"아앙아악!!! 진짜 내가 다 아깝다!!!!"
"김여주 등신!!!!!!!"





아직도 두고두고 후회한다. 그 때 페북탈퇴를 하지않고 계속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았으면 우린 좀 달라졌을까?
음... 글쎄.. 나는 모르겠다.










.
.
.





"여주야"



"여주야"

"...어...?"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아.. 내가 너무 말이 없었지?
그냥.. 고등학교 다닐 때 생각이 나서!"

"이거 다 먹으면 코노 갈래?"

"갑자기?"

"너 노래 잘하잖아"

"내가?"

"응. 뮤지컬부에서 노래 불렀잖아"

"그게 기억이 나?"

"다른 건 기억 안나는데 너가 오디션에서 불렀던 팝송은 기억나
그리고 춤 못추던 것도!"

"앜ㅋㅋㅋㅋ 맞아 나 춤 진짜 못춰"

"코노가서 그 노래 불러주라 나 진짜 듣고싶어"

"응? 그 노래가 뭔데?"

"Clarity"

"어?"

"그 날 듣고 너무 좋아서 가사로 찾아봤었거든
근데 원곡보다 니가 부른 게 더 좋았던 것 같아"

"에이.. 뭐야..."



나도 잊어버렸던 오디션곡을 김정우가 기억한다. 
애써 모른척했지만 혹시나, 설마설마 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아.. 김여주 진짜 바보다. 

김정우도 그 때 나 좋아했었나? 라는 생각이 순간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은, 설레기보다는 과거의 내가 더 부끄럽고 한심스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진짜 나 그때 완전 눈에서 하트 나왔을걸?
친한 애들한테 막 김여주 데뷔시켜달라고 땡깡도 부렸었어!"

"오바하지마
기억이 미화된 거야"

"미화된 건지 아닌지 코노에서 확인해도 돼나?"

"아이, 낯간지러워서 못가!!"

"그러면 여주야"

"어, 왜."

"오늘 말고 다음에 만나면 노래 불러주는거다?"

"뭐... 너 하는 거 봐서.."




여름인 탓일까, 네가 좋은 탓일까, 얼굴에 열이 올랐다.
서툴렀던 고등학생 김여주였다면 이미 떨린다는 핑계로 도망갔을테지만, 나는 많이 성숙해졌고 떨림을 받아들이고 감정을 숨길 줄 아는 대학생 김여주는 더이상 도망치지 않는다.
입시가 끝나고 허송세월만 한줄 알았는데, 그 시간동안 나름 사회성은 많이 기른 것 같아서 뿌듯해졌다.




"그럼 나 이제 레포트 제출할 게 있어서 먼저 가볼게"

"엥? 방학인데 레포트?"

"이제 2학년인 복학생은 모르겠지만~ 졸업논문 쓰기 전에 담당교수님한테 과제 제출할 게 좀 있어서!"

"와~ 너 지금 나 복학생이라고 놀리는거야?"

"복학생, 2학년, 둘 다 맞잖아?"

"너무해! 군대는 어쩔 수 없잖아"

"그래도 뭐 어쩌겠어 사실이 그런데"

"뭔가 동갑인데 나만 아직 어린 것 같아"

"젊게 사는 게 좋지~
김정우 부럽다. 나도 졸업 안하고싶어."

"2년 휴학하고 나랑 같이 졸업하는 거 어때?"

"우리 다른학교잖아"

"나보다 너가 먼저 어른 되는 거 같아서 그러지"

"ㅋㅋㅋㅋㅋㅋ 그럼 나 2년동안 뭐해?"

"음, 나랑 놀아줘"

"헛소리 하지마 취직해야지"

"잉.."

[엔시티/김정우] Movie_S#1 | 인스티즈


If my life was a movie, your're the best part.









.
.
.











김정우가 말한 페메 사건을 내 흑역사 깊은 동굴 속에서 꺼내 이야기를 하자면 조금 길다.
사심 가득히 들어갔던 동아리는 잉여동아리라더니, 정말 아무런 활동 없이 매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틀어놓고 각자 친구들과 수다나 떨거나 문제집을 풀거나 하던 의미없는 동아리였고. 단체활동이 없으니 단톡방도, 동아리 부원도 무의미했다. 그냥 매주 맨 뒷자리에 앉아 스크린 속의 영화를 보는 척하며 김정우의 뒷통수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게 다였다.


그렇게 애매하게 서로 이름만 아는, 친구의 친구, 같은 동아리 부원, 이름만 아는 이과 여자애/문과 남자애 딱 그 사이였다. 인사를 하기에도, 안하기에도 애매한 어색한 사이.


전학생이지만 순식간에 핵인싸가 된 김정우는 나에게 몇 번 "안녕" 하고 인사를 건넸지만 예상치 못한 순간들(늦잠을 자서 머리를 질끈 묶고 등교를 한 날, 시험을 망쳐 펑펑 울어 눈이 부은 날 기타등등)에만 말을 걸었던 탓에 나는 김정우의 눈을 똑바로 보지도 못하고 "어..어.." 하고 휙 돌아서 도망가기 바빴다.


짝사랑 말기로 접어들고 나서부터는 김정우와 친해지고자하는 마음도 없었다. 김정우와 정말 친해진다면 매일 쿵쾅쿵쾅 뛰는 심장을 내가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서 그저 연예인과 팬처럼 좋아하는 내 마음을 간직하고싶었다. 








고등학교 2학년 체육대회가 끝난 날, 친구 집에 삼삼오오 모여서 페북에 오늘 찍은 사진 중에 어떤 사진을 올릴까 고민하고있는 와중에 나는 혼자 습관처럼 김정우의 이름을 눌렀다. 이미 전부 외워버렸을 정도로 많이 보았던 그의 피드를 내리며 친구들의 말에 대충 맞장구를 치는데 친구 한 명이 내 핸드폰을 휙 가져갔다.



"야!! 너 또 김정우 보고있어?"
"어우.. 그럴거면 그냥 확 고백을 하던지 해"

"아니야아.. 나 진짜 보기만 해도 좋아"

"보는 사람이 답답해서 그러지! 니 얼굴이 아깝다!! 너 얼굴 그렇게 쓸거면 나 줘"

"아, 무슨 소리야~헛소리 하지말고 핸드폰 이리 줘"

"아휴.. 그래그래~ 줄게줄게!"

".....어?"

친구에게 다시 받아든 내 핸드폰의 액정에는 좋아요가 파란색.. 무색이었던 엄지손가락이 파란색으로 칠해져있었다. 내 손에서 친구 손, 다시 내 손으로 돌아오기까지 그 사이에 좋아요가 눌렸던 모양이다. 근데 그것도 1년 전 게시물에 뜬금없이 좋아요를 눌러버렸다.




"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악!!!!!!!"

"왜왜왜왜 왜이래왜이래"
"뭐야 김여주"

"어떡해ㅠㅠㅠㅠ 좋아요가.....! 하ㅠㅠㅠㅠ 내가 막 훔쳐본 거 눈치채겠지? 아 망했어 어떡해?"

"...이거 취소 안되냐?"
"취소해도 핸드폰 알림에는 뜨잖아"
"헐 맞네 취소하는 게 더 이상하네"

"나... 전학갈까?"

"야 뭔소리야 그럴 수도 있지! 어차피 얘랑 뭐 직접적으로 아는 사이도 아닌데 까여도 전이랑 똑같잖아"
"헐 김규원 말넘심"
"아니이, 그게 아니라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들이대라구"

"야.. 나는 바라보는 게 더 좋은 거 같아. 떨려서 연락을 어떻게 해? 나 진짜 일상생활 못하고 덜덜덜덜 떨 수도 있어 진짜루"



"어? 야!! 김정우한테 페메왔는데?"





[김정우]
-여주야필
-안녕!
-알림에 너 떠서 놀랐어   18:40



"야!! 규원아 그걸 읽으면 어떡해!!!"

"아니, 답장은 해야지"

"아.. 뭐라고 말해 진짜ㅠㅠ 나 모쏠이라 이런 거 몰라ㅠㅠㅠㅠ"

"야, 줘봐 내가 해결할게"



1년 365일 연애를 쉬지않고 하는 친구 규원이가 내 핸드폰을 가져가며 자기만 믿으라고 키패드를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안돼!!!!"



사적으로 막으려고 했지만 나머지 친구들 2명이 내 팔, 다리를 잡는 바람에 더 저항하지 못했다.


"보냈으. 답장 올 때까지 기다려봐"

"으아아.... 난 몰라...."




[김여주]
-웅웅
-페북 보다가 보여서!
18:43   -그냥 한 번 눌러봤오ㅎㅎ




"아니 근데 이거 너무 내 말투랑 정반대잖아"

"여주야. 남자는 말이야~ 애교에 다 넘어오게 돼있어~"

"아악!! 나 집 가면 혼자서 어떻게 페메하라구우!!"

"할수있어 할수있어!"

"이씨.. 너 지금 재밌지.."

"앜ㅋㅋㅋㅋ 들켰닼ㅋㅋㅋㅋ"




그 뒤로도 내가 집에 가는 버스를 타기 전까지 규원이가 나 대신 김정우에게 페메를 보내주었다.


[김정우]
-아ㅎㅎ
-너랑 친해지고싶었는데 
-좋다   18:49
[김여주]
-정우야아~
18:50   -지금 뭐해애?
[김정우]
-나 지금 코치님 만나러 태릉왔어!   19:03
[김여주]
-코치님?
19:05   -너 운동해??
[김정우]
-중학교 때 컬링동아리 했었거든!
-스승의 날에 못가서 오늘 학교 일찍 끝난 김에ㅎㅎ   19:28




사실 김정우의 답장 텀이 길어서 메세지도 몇번 못주고받았다.




규원이 없이 내가 혼자 답장을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돌아가는 버스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머리가 새하얘져서 뭐라고 답장을 할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도저히 자신이 없었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제대로 된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려야할 곳보다 3정거장이나 더 지나있었고, 내 페이스북 계정은 폭파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등신 바보 천치였다. 비활성화도 아니고 탈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페이스북 어플까지 지워버리고 생각했다.



"아..! 동아리 단톡!!!"



민망스럽게도 그 잉여동아리는 단톡방이 있었다. 모두 한마디도 하지 않지만 그냥 톡방이 있었다. 
그럴리 없겠지만 김정우가 내가 페북계폭한 걸 알게되면 카톡으로 연락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 
생각을 끝까지 하기 전에 검색창에 핸드폰 번호를 바꾸는 방법을 미친듯이 찾았다.



통신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회원가입하고, 수많은 인증과정을 거쳐서 번호를 변경했다.
거짓말같겠지만 과장 하나 없는 깨끗한 일화다. 그때의 나는 정말 반쯤 정신이 나가있었다.
김여주 등신...













"야!!!! 김여주!!!! 너 미쳤어?????"



다음날 학교에 도착하니 친구들이 난리가 나 있었다.


"너 페북은 어디가고, 카톡은 왜 없어졌어? 너 진짜 미쳤어???"

"아.. 나 번호 바꿨으.."

"김정우랑 연락하던 거는??"

"아.. 그... 연락할 자신이 없어서.. 계폭했는데..."




그리고 친구들에게 등짝을 엄청 맞았던 것 같다. 



"또라이년아 김정우는 얼마나 황당하겠냐"

"아니... 애초에 처음부터 내가 보낸 것도 아니구..."

"그래 더 변명해봐"
"우리가 이렇게까지 도와줬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으.. 김정우 답장도 엄청 느린 거 보면 나한테 관심도 없는 거 같구..
나 그냥 다 포기하고 공부나 할래"




친구들의 눈빛이 매우 따갑지만 애써 외면하고 의자에 앉았다.





"김정우? 김정우 얘기야? 뭔데?"



이가을이었다. 너무 크게 얘기한 탓인지 김정우 이름을 들은 가을이가 다가와 내 책상에 걸터앉으며 말을 걸어왔다.



"아니이, 가을아 너 김정우랑 친하지? 니가 얘기 좀 들어봐"
"김여주가 김정우 좋아하는데 말도 못걸고 끙끙거리길래 대신 페메 좀 보냈거든?"
"근데에!! 집 가는 길에 페북을 탈퇴했단다!!"
"그리고 동아리 단톡에 '김여주 님이 나가셨습니다' 이딴 게 뜨길래 물어봤더니!!!"
"폰 번호도 바꾸셨단다!!!"


"뭐? 너 김정우 좋아해?"

"아..."

"김정우 드디어 연애하겠네~"


"아니야.. 정우 나한테 관심 없을거야"

"비밀인데, 걔가 작년에 너 처음 보고 너 예쁘다고 막 그랬어 진짜로"

"에이.. 빈말이겠지..."

"아니야!! 걔가 눈이 지이인짜 높거든? 막 아이돌 봐도 못생겼다고 그러고 걔 진짜 빈말 하는 성격이 아니야"

"답장도 너무 늦고.."

"답장 얼마나 늦었는데?"

"음.. 십분에서 이십분 정도?"

"야, 그거 김정우 기준에서 엄청 빠른거야
걔 답장 진짜 안해서 뭐 물어봐도 2시간은 지나야 답장해주는데?"



"아앙아악!!! 진짜 내가 다 아깝다!!!!"
"김여주 등신!!!!!!!"





아직도 두고두고 후회한다. 그 때 페북탈퇴를 하지않고 계속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았으면 우린 좀 달라졌을까?
음... 글쎄.. 나는 모르겠다.










.
.
.





"여주야"



"여주야"

"...어...?"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아.. 내가 너무 말이 없었지?
그냥.. 고등학교 다닐 때 생각이 나서!"

"이거 다 먹으면 코노 갈래?"

"갑자기?"

"너 노래 잘하잖아"

"내가?"

"응. 뮤지컬부에서 노래 불렀잖아"

"그게 기억이 나?"

"다른 건 기억 안나는데 너가 오디션에서 불렀던 팝송은 기억나
그리고 춤 못추던 것도!"

"앜ㅋㅋㅋㅋ 맞아 나 춤 진짜 못춰"

"코노가서 그 노래 불러주라 나 진짜 듣고싶어"

"응? 그 노래가 뭔데?"

"Clarity"

"어?"

"그 날 듣고 너무 좋아서 가사로 찾아봤었거든
근데 원곡보다 니가 부른 게 더 좋았던 것 같아"

"에이.. 뭐야..."



나도 잊어버렸던 오디션곡을 김정우가 기억한다. 
애써 모른척했지만 혹시나, 설마설마 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아.. 김여주 진짜 바보다. 

김정우도 그 때 나 좋아했었나? 라는 생각이 순간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은, 설레기보다는 과거의 내가 더 부끄럽고 한심스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진짜 나 그때 완전 눈에서 하트 나왔을걸?
친한 애들한테 막 김여주 데뷔시켜달라고 땡깡도 부렸었어!"

"오바하지마
기억이 미화된 거야"

"미화된 건지 아닌지 코노에서 확인해도 돼나?"

"아이, 낯간지러워서 못가!!"

"그러면 여주야"

"어, 왜."

"오늘 말고 다음에 만나면 노래 불러주는거다?"

"뭐... 너 하는 거 봐서.."




여름인 탓일까, 네가 좋은 탓일까, 얼굴에 열이 올랐다.
서툴렀던 고등학생 김여주였다면 이미 떨린다는 핑계로 도망갔을테지만, 나는 많이 성숙해졌고 떨림을 받아들이고 감정을 숨길 줄 아는 대학생 김여주는 더이상 도망치지 않는다.
입시가 끝나고 허송세월만 한줄 알았는데, 그 시간동안 나름 사회성은 많이 기른 것 같아서 뿌듯해졌다.




"그럼 나 이제 레포트 제출할 게 있어서 먼저 가볼게"

"엥? 방학인데 레포트?"

"이제 2학년인 복학생은 모르겠지만~ 졸업논문 쓰기 전에 담당교수님한테 과제 제출할 게 좀 있어서!"

"와~ 너 지금 나 복학생이라고 놀리는거야?"

"복학생, 2학년, 둘 다 맞잖아?"

"너무해! 군대는 어쩔 수 없잖아"

"그래도 뭐 어쩌겠어 사실이 그런데"

"뭔가 동갑인데 나만 아직 어린 것 같아"

"젊게 사는 게 좋지~
김정우 부럽다. 나도 졸업 안하고싶어."

"2년 휴학하고 나랑 같이 졸업하는 거 어때?"

"우리 다른학교잖아"

"나보다 너가 먼저 어른 되는 거 같아서 그러지"

"ㅋㅋㅋㅋㅋㅋ 그럼 나 2년동안 뭐해?"

"음, 나랑 놀아줘"

"헛소리 하지마 취직해야지"

"잉.."

[엔시티/김정우] Movie_S#1 | 인스티즈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내 대학동기가 그랬다. 떡볶이를 같이 먹으면 그 사람과 무조건 친해질 수 있다고. 
떡볶이를 같이 먹으며 친해진 김정우는 생각보다 너무 귀여웠고 아이같았다.막 군대 다녀와서 복학한, 세상물정 모르는 것 같은 순수함이 부러웠다. 






"잘 들어가고. 다음에 시간 되면 또 보자."



김정우가 너무 귀여워서 그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으며 돌려보내려고 하자, 김정우는 다음에 시간되면? 와 나 또 서운해질라고 그래 지금 철벽치는거지? 너 진짜 두고봐 김여주 라고 쫑알쫑알대다가 집 들어가면 카톡하라며 손을 크게 흔들고 멀리 사라졌다.





집에 오는 길, 버스안에서 수많은 생각을 했다. 왜 이제서야 내 인생에 김정우가 끼어드는건지, 내가 다시 김정우를 좋아하면서 취업준비를 할 수 있을지, 김정우 생각때문에 듣지 못한 오늘 수업은 진도를 어디까지 나갔는지, 기타등등..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안된다. 



상대가 김정우든 최정우든 박정우든, 그 누구던지간에 지금은 설레고 콩닥콩닥할 때가 아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것이고, 언젠가 헤어질 남자친구를 만들자고 인생에서 입시보다 중요한 지금 정신 못차리고 히히덕거리면 안된다.
나는 바보같은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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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왘 넘 설레고 뭔가 찐 첫사랑 스토리 듣는 기분 드네요 정우랑 여주 얼른 이어지길~~~
3년 전
독자2
작가님 필력 완전 대박 이에요 ㅜㅜㅜㅜㅜㅜㅜ 사랑합니당!!
3년 전
비회원212.171
정우랑 여주 쌍방이었던가요!!!!! 정우입장에서도 궁금한 부분,,,, 다음편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3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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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시티 [NCT] 재민이랑 연애하면 이런 느낌일 거 같다 2 글은못쓰지만짤.. 08.0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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