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墮落天師

타락천사


[NCT/정우] 墮落天師(타락천사) 00 | 인스티즈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데미안


책장을 넘기려던 여주의 얇은 손가락이 흔들렸다. 압락사스. 꽤나 강열한 책의 한 문구가 그녀를 옭아맸다. 여주는 책을 덮고 옆자리에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정우를 바라봤다. 모난 부분 없이 매끈한 얼굴의 윤곽이 바로 눈에 담겼다.


“정우야.”



그의 이름을 되내이자 정우는 곧바로 여주를 돌아봤다. 왜? 하고 묻는 듯, 정우가 고개를 갸웃했다. 여주가 대답을 않자 정우가 목소리를 내었다. 여주야, 왜? 다정한 목소리는 잔잔한 파도와도 같았다. 여주는 가끔 정우와 함께 있는 바다를 상상한다. 푸른 하늘과 그보다 더 푸른 바다. 같은 색상임에도 미묘하게 다른 둘. 그리고 그 둘을 갈라놓는 수평선. 우리는 그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마치 우리 둘과도 같아서.



“여주야.”

“……”

“김여주.”



정우가 몇번이고 그녀의 이름을 되내이고나서야 여주는 저를 집어삼키던 상상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제야 여주는 정우와 눈을 맞추었다. 정우는 그런 여주를 보고 웃었다. 가끔 이렇게 여주가 마치 저와 다른 곳에 있는 사람처럼 굴면 정우는 그녀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주었다. 그런 여주에게 짜증 한번 부리는 날이 결단코 없었다.



“오늘은 무슨 생각했어?”

“그냥….”



여주는 말 끝을 흐리며 정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고요한 적막이 방안을 채웠다. 정우는 흘러내리는 여주의 옆머리를 귀 뒤로 다정히 꿰어주었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여주는 입을 열었다. 정우야. 하고 나즈막히 저를 부르는 고운 목소리에 어딘지 모를 물기가 서려있었다.



“정우야.”

“응. 왜 자꾸 불러.”

“내가 갑자기 사라지면 어떨 것 같아?”



덜컹거리는 무언가가 나락으로 떨어졌다. 가히 상상조차도 하기 싫은 질문이 그대로 여주의 입술에서 흘러나오자 정우는 순간 숨이 멎었다. 무슨 말이라도 꺼내야할 것 같은 입술은 자꾸 머뭇거렸다. 아무런 대답도 못하는 정우에, 여주는 그의 어깨에 기댔던 머리를 떼고 그와 눈을 맞추었다. 정우의 눈동자가 가차없이 흔들렸다.



“왜,….”

“…….”

“왜 그런 질문을 해, 여주야....”




이윽고 터진 그의 말문에는 다소 깊은 원망이 존재했다. 정우는 여주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여주는 손을 들어 정우의 머리칼을 쓸어내렸다. 부드러운 감촉이 손가락 사이로 낱낱이 흘러내렸다.



“내가 갑자기 사라져도,”

“여주야.”

“나는 늘 네 곁에 있다는 걸 잊지마.”



제 말을 끊어내는 정우의 목소리에도 여주는 말을 계속 이어갔다. 정우는 고개를 들어 여주를 눈에 담았다. 눈동자에 원망이 서렸다. 그럼에도 여주를 미워할 순 없었다. 이 영원한 굴레 속에 우리는 존재했다. 그녀와, 자신은. 늘. 그 곳에 존재했다. 정우는 가슴 깊숙이 여주를 끌어안았다. 유리구슬처럼 소중하고 여린 그녀를.




“네가 사라지지 않게 꼭 붙들고 있을게.”

“……..”

“나 절대 너 못놔. 그러니까,”

“……..”

“그러니까 계속 존재만 해.”



여주야, 여주야.

정우는 굳이 그녀를 두번이나 되내었다.



“사랑해.”



결국 그의 눈꼬리에 물기가 어렸다. 온 몸을 바쳐 사랑하는 사람. 나의 세계. 그러니까 여주의 부재는, 정우의 세계가 송두리째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날, 여주는 사라졌다.

영영 보지 못할 곳으로. 자신의 방에서 목을 맨 채, 그녀는 그렇게 떠나갔다.

그 후 2년뒤, 거짓말처럼 그녀가 다시 제 앞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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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웅 일단 돗자리 깔게요? 어서오세요 작가님💚
3년 전
독자2
오오 기다리겠습니당!
3년 전
독자3
분위기 미쳐돌았다,,새로운 맛집 찾았다,,
3년 전
독자4
오 작까님 기다리겠슴니당.
3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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