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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훈이 대학에 입학하고 한 학기가 지났다. 그 사이 매일같이 붙어 다녔던 종인과는 입대를 하게 되었다는 문자를 끝으로 연락이 끊겼다. 세훈이 대학에 입학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일류대학의 합격통지서를 받고도 턱없이 높은 등록금 때문에 세훈은 입학 포기 직전의 벼랑 끝에 서야만 했다. 세훈을 기어코 학교 밖으로 몰아냈던 그들에게 보란 듯이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역시나 지독히도 세훈을 괴롭히는 가난 때문에 위태로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처럼 장학금 수혜 대상자로 선정되어 무사히 입학을 할 수 있었고, 그 사실에 안도하는 어머니를 보았던 세훈은 그 흔한 엠티 한 번 가지 않고 도서관에만 쳐 박혀 살고 있었다.

도서관을 나와 종강 전 마지막 수업을 가기 위해 경영대 로비를 지나고 있었다. 사람들이 모여 제 나름의 탄식과 짜증을 섞어가며 게시판을 향해 감정을 표출하고 있었다. 세훈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게시판 앞에 섰다. 왜였을까. 평소라면 무시하고 지나갔을 법한 상황인데 왜 오늘은 굳이 그냥 지나치지 못했던 것일까. 2학기 장학금 수혜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은 없었다. 아직 성적도 제대로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장학금 수혜자가 정해졌다니, 이상한 일이라는 건 누구나가 느낄 수 있는 보통의 감정이었다.

이재용이면 S그룹 아들 아냐?’

? 진짜로? 집에 돈도 많으면서 무슨 장학금까지 탐을 내.’

성적도 안 나왔는데 장학금이 먼저라니 주객이 전도되어도 한참 된 거 아니냐?’

야 그래도 이재용 성적은 좋다고 그러던데.’

그게 진짜 걔가 잘해서 주는 성적이겠냐? 교수들도 어떻게 하면 잘 보일까 비즈니스 하는 거지.’

에이 설마 아무리 그래도 대학인데, 교수님들이 그렇게까지 하겠냐?’

세훈의 등 뒤로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애써 무시했으나, 당장 다음 학기 등록이 불투명해진 것은 자명했다. 어머니가 운영하고 있는 분식집의 건물주가 보증금 상향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결국 세훈은 제대를 하고 나면 세상이 조금은 달라져있기를 기대하며 입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세훈과 어머니가 양립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어느덧 겨울에 문턱에 접어든 듯 날씨가 연일 한 자리 수를 밑돌았다. 게다가 오늘은 겨울을 알리는 비가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해 사람을 한껏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여름비와는 다르게 겨울비는 반가운 손님이지만 어쩐지 준면도 으스스함을 느끼고 열어뒀던 창문을 닫기 시작했다. 세훈이 입원한지 오늘로 꼭 일주일이다. 며칠 전 이신에게 세훈이 깨어났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어쩐지 병실에 올라갈 여유가 생기지 않아 내내 센터 내에서만 지냈다. 오늘은 올라가볼까 생각하며 센터를 걸어 나가다 이내 로비에 주저앉았다. 세훈의 병실을 간 들 자신이 어떠한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세훈은 조금이라도 종인을 더 보고 싶어 로비까지 걸어 내려왔다. 종인이 말렸지만 막무가내인 세훈을 종인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종인을 보내고 돌아서는 세훈의 발걸음은 어쩐지 물 먹은 솜처럼 축 늘어진 채 무거워져있었다. 그러다 준면의 모습을 보고 종종 걸음으로 다가가 멀찌감치 떨어져 앉았다. 준면도 인기척이 느껴졌는지 옆을 돌아보다 세훈임을 확인하고 놀란 표정으로 바라봤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세훈이 말을 시작했다.

... 혹시 서과고 3학년 김준면 선배 아니세요? 저는 서과고 1학년 오세훈인데... 저 선배 이야기 진짜 많이 들었어요.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에이스 오브 에이스라고!”

너 뭐야?”

. 선배 카리스마는 여전하네요. 너무 무서워서 온 몸이 다시 아픈 것 같아요.”

세훈이 장난삼아 준면을 놀려대자 준면은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내 처음 만났던 때의 기억이 떠오르자 양 미간을 한껏 좁히며 세훈에게 퉁명스럽게 질문했다.

장난할 기분 아니야. 이 병원에는 어떻게 온 거야?”

우리 인연은 인연인가봐요. 이런 데서 다 만나고. 선배가 의사가 되었다니. 여전히 선배는 멋지네요. 좀 의외에요. 의사보다는 모델이 더 잘 어울렸다고 생각했는데...”

말 돌리며 헛소리 지껄이지 말고. 몸은 왜 그런 거야?”

선배. 오랜만에 만난 후배라고 지나칠 정도로 과격하게 반가워 해주시는 건 알겠는데... 이젠 진짜 무서워요. 재미없다. 저 그만 올라갈게요.”

준면은 어떻게 해서든 붙잡고 싶었다. 지금 세훈을 그냥 돌려보낸다면 다시는 어디에서도 마주칠 수 없을 것 같은 나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잠깐, 내가 오늘 좀 사건 사고가 많아서 예민하게 굴었다. 네 말대로 오랜만에 만났는데 이대로 올라가는 건 재미없지. 몸은 어때? 열은 내렸다고 하던데.”

보시다시피 너무 멀쩡해서 내일은 이곳을 빠져나가려고 벼르고 있어요. 병원은 진짜 제 취향이 아니거든요.”

취향? 병원을 취향 삼아 놀러오는 사람도 있나? 다들 최후의 선택쯤으로 생각하고 오는 곳이지. 아 물론 간혹 진짜 이상한 사람들이 놀이터인 줄 착각하고 들이닥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게요... 그나저나 선배 얼굴 보니 그동안 잘 지냈는지는 안 물어봐도 될 것 같아요. 선배 얼굴이 지나치게 잘 지냈었다고 증명해주는 것 같아서.”

너는 지나치게 잘 못 지냈었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고.”

에이... 아니에요. 아 근데 선배 저 예전부터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는데 물어봐도 되요?”

?”

그 날... 왜 라면은 입에도 안 대고 그냥 가신 거에요?”

세훈이 천연덕스러운 표정으로 물어오자 준면의 양미간이 다시금 찌푸려졌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어머니 이야기만 나오면 자동적으로 생기는 버릇이었다. 최대한 덤덤한 척, 아무 일도 아닌 척 대답을 하려는 준면이었지만 목소리의 떨림까지는 숨길 수 없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이야. 그 날이...”

세훈이 엄청난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흠칫 놀라며 준면을 다시 바라봤다. 그러나 이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준면을 향해 입을 뗐으나 곧장 준면의 말에 가로 막혔다.

됐어. 미안하다는 말. 하도 들어서 지겹다 이젠. 네가 우리 어머니 죽인 것도 아닌데 왜 미안한 표정을 짓고 난리야. 말한 사람마저 불편해지게.”

선배 저기 저는 그러니까 저는 아무 것도 몰랐어요. 그냥 선배를 만난 게 정말 기뻐서. 또 선배랑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 게 좋아서 아무 생각 없이. 미안해요 선배.”

됐다. 이런 영양가 없는 이야기 할 거면 그만 일어나자. 안부도 대충 물어본 것 같고 보아하니 너도 여기 오래 앉아있을 몸 상태는 아닌 것 같으니 그만 올라가자.”

준면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세훈도 곧장 일어서며 준면의 뒤를 따랐다. 준면이 그런 세훈을 귀찮은 듯 돌아보았지만 세훈은 아랑곳하지 않고 준면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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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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