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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김석진] 세상의 끝 06 | 인스티즈

 

 

 

 

 

 

[김석진 빙의글]세상의 끝 06

 

 

 

 

 

 

 

오빠가 아프다.

 

 

 

 

 

 

오늘따라 오빠가 일어나질 않기에 아침을 차리고는 오빠 방으로 갔다. 혹시 모르니 작게 노크를 했는데 아무런 답이 없기에 조심히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후끈후끈한 방에 숨이 막힐 뻔했다. 집 안이라서 더운건가..? 더운 방은 아니었는데. 의아해하며 침대로 향하는데 오빠가 이불에 돌돌 말아 감싸져있다. 오빠. 이불을 툭, 치자 끄응, 하는 앓는 소리가 나온다. 오빠? 다시 부르자 으응, 하고는 작은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오빠, 아파요?"

 

 

 

 

 

 

못미더워 이불을 살짝 걷어냈는데 땀범벅이 된 오빠가 보인다. 괜찮아요?!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니 오빠가 인상을 찡그린다. 이마를 손으로 짚어보니 불덩이다. 세상에, 아프면 말을 하지. 아무래도 감기인 것 같았다. 아니면 몸살. 잔기침을 하는 오빠를 보자 괜시리 마음이 아팠다. 우선 이불을 제대로 덮어주고는 오빠의 젖은 머리를 정리해주었다. 오빠가 무어라 말을 하려는데 더운 숨만 자꾸만 나온다. 속상하게. 창문과 방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놓고는 부엌으로 향했다.

 

 

 

 

 

 

죽도 끓이고, 다행히 감기약도 있기에 챙겨서 방으로 향했다. 새빨간 얼굴로 가픈 숨만 내쉬는 오빠가 보인다. 쟁반을 옆에 놓아두고는 의자를 끌어왔다. 오빠의 가슴팍 쯤에 의자를 놓고는 앉았다. 속상해, 진짜. 작게 한숨을 쉬고는 오빠의 몸을 살살 흔들었다. 오빠. 내가 작게 속삭이자 오빠가 살며시 눈을 뜬다. 죽이랑 약 먹고 자요. 내 말에 오빠가 고개를 젓는다. 씁. 인상을 찡그리자 마지 못해 고개를 끄덕인다. 입맛 없는 건 알겠는데 그래도 잘 먹어야되요. 만류하는 오빠를 억지로 말리고는 숟가락으로 죽을 펐다. 후후 불어 오빠 입가에 대자 머뭇거리다가 받아먹는다. 잘 먹는다. 흐뭇하게 웃으며 다시 죽을 펐다.

 

 

 

 

 

 

약까지 먹이고는 다시 오빠를 눕혔다. 이불을 덮여주고는 부엌으로 향했다. 설거지를 하고 늦은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다 식었네. 오빠와 함께 살고나서부터는 혼자 먹는 일이 없었는데. 전에는 혼자서도 잘만 먹었는데 그새 함께 먹는게 익숙해진 건지 영 입맛이 없었다. 반찬을 정리해 넣었다. 밥그릇에는 접시를 하나 올려두고는 다시 오빠에게로 향했다.

 

 

 

 

 

 

살짝 이불을 걷으니 자는 오빠의 얼굴이 보인다. 아까보다는 숨을 고르게 쉬는 것 같은데 이마와 몸은 여전히 불덩이다. 약도 먹고 한숨 자면 괜찮아 질 것 같았는데. 어떡하지. 일단 급하게 화장실로 가 수건에 물을 적셨다. 대야에도 물을 받아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대야를 놓고는 수건을 짤았다. 물기가 충분히 빠진 수건을 곱게 접어 오빠의 이마에 올렸다. 차가운지 오빠가 미간을 찌뿌린다.

 

 

 

 

 

 

 

수건이 마를 때마다 갈았다. 어짜피 할 일도 없었기에 하루종일 오빠 옆에 붙어서 간호를 했다. 수건을 세 번 가는 동안에도 오빠는 눈 한 번 뜨지 않았다. 피곤한가. 침대에 엎드려 가만히 오빠의 얼굴을 보았다. 손을 조심스럽게 올려 오빠의 볼을 만졌다. 뜨겁다. 손을 조금 더 내려 목을 짚었다. 뜨거워. 오빠는 자면서 꿈을 꾸는건지 안 돼, 미안해, 하고 잠꼬대를 했다. 고개를 젓기도 하고, 가끔씩은 눈물을 뚝, 떨어뜨릴 때도 있었다. 그런 오빠의 모습이 보기 힘들어 깨울까 싶기도 했지만 오빠의 몸을 살짝씩 흔들어도 오빠는 일어날 생각조차 없었다. 그리고 수건을 몇 번 째 갈고 있는데도 오빠의 열은 내릴 생각이 없었다.

 

 

 

 

 

 

 

병원이라도 가면 좋을텐데. 상황이 이러하니 오빠의 몸이 이겨내는 수 밖에 바랄 수가 없었다. 서글픈 현실에 우울해졌다. 하다 못해 내가 그 쪽 방면에서 일하는 사람이었다면 훨씬 수월하게 오빠를 간호할 수 있었을텐데. 눈을 감았다. 감기가 맞겠지. 뭐.. 대기가 이상해지고 그래서 이상한 병 걸린 건 아니겠지. 우리는, 우린.. 나간 적도 별로 없는데. 근데, 심각한 병이면 어떡하지. 진짜 심각한 병이면. 오빠에게 큰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하지.

혹시 잘못되서 오빠가 없어지면, 난 어떻게 살지.

 

 

 

 

 

 

애써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다. 가벼운 감기일 뿐이야. 면역이 약해져서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것 뿐이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또 다시 마른 수건을 물에 적셨다.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하루종일 잠들어 있네... 물기를 짠 수건을 다시 곱게 접어 오빠의 이마에 올렸다. 이번에는 진짜 열 내리면 좋겠다. 가만히 오빠의 손을 잡고는 다시 침대에 엎드렸다. 오빠 없으니까 나도 되게 심심하다. 오빠 얼른 일어났으면 좋겠다. 가만히 눈을 감았다.

 

 

 

 

 

 

-

 

 

 

 

 

 

 

떠지지 않는 눈을 겨우 떴다. 희미하게 천장이 보였다. 우리집이 아니었지만, 이제는 우리집이 되어버린, 익숙해져버린 천장. 오른손의 따뜻한 온기에 찌뿌둥한 몸을 살짝 일으켰다. 내 오른손을 꼭 잡고 침대에 엎드려 누워있는 게 보였다. 몸을 완전히 일으키자 이마에서 마른 수건이 툭, 하고 떨어진다. 아침에 열나고 정신이 없었던 건 기억이 나는데, 그 뒤로는 희미하다. 죽을 먹었던 것 같기도 하고. 오른손을 빼지 않고 조심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느새 저녁인지 깜깜했다. 침대 옆에는 대야가 놓여있었다. 하루종일 내 간호를 해줬나보다. 쉬지도 못했을거라 생각하자 안쓰러웠다. 동글동글한 머리를 살짝 쓰다듬고는 조심히 침대에서 내려왔다. 깨지않게 오른손도 살살 빼내고는 침대에 눕혔다. 많이 피곤했는지 미동도 없이 잠든 모습을 보다 거실로 나왔다.

 

 

 

 

 

 

식탁 위에 밥그릇이 하나 놓여있는게 보였다. 접시를 들어올리자 밥을 먹다 남겼는지 다 식은 밥이 보였다. 씽크대도 깨끗한 걸 보니 아침만 먹다 말았거나 아예 안 먹었겠거니 싶었다. 끼니도 거른채로 내 간호를 했다고 생각하니 미안해졌다. 아직 몸이 찌뿌둥하기는 했지만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었다. 냉장고를 뒤져 찬거리를 찾았다. 맛있는 저녁이나 먹여야겠다.

 

 

 

 

 

 

-

 

 

 

 

 

 

 

맛있는 냄새에 눈을 떴다. 온 집안에 맛있는 냄새로 가득했다. 분명 오빠의 머리맡에서 잠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눈을 뜨니 침대 위였다. 뭐지. 아, 눈을 다시 감았다 떴다. 피곤하다. 오빠가 분명 일어나 나를 침대로 옮긴 게 틀림 없었다. 아픈 사람이 더 쉬지. 황급히 침대에서 내려와 거실로 나왔다. 소파에 앉아 가만히 눈을 감고 있는 오빠가 보였다. 오빠. 작게 오빠를 부르자 오빠가 눈을 떴다. 몸은 괜찮아요? 내 물음에 오빠가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니, 그래도 더 쉬어야지... 지금 뭐...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오빠가 소파에서 일어나 내 손을 잡아끈다. 밥 먹어요.

 

 

 

 

 

 

얼떨결에 식탁에 앉기는 했는데 할 말은 해야겠다. 아니, 몸도 안 성한데. 오빠.. 제 말 안 듣죠? 내 잔소리에도 오빠는 묵묵히 상을 차릴 뿐이었다. 못 살아. 결국 내가 작게 한숨을 쉬자 오빠가 웃는다. 나 괜찮아요. 속 편한 오빠의 말에 또 다시 한숨이 나왔다. 못 살아. 진짜.

 

 

 

 

 

 

-

 

 

 

 

 

 

낮잠을 자서 잠이 안 올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빠는 피곤했나보다. 오늘은 같이 자자며 자연스럽게 오빠 방으로 끌고 간다. 화장실에서 양치도 같이 하고, 세수도 하고, 침대에 누웠다. 벽 쪽으로 누워 눈을 감았는데 오빠가 조용히 고마워요, 하고 말한다. 알면 아프지 마요. 진짜 어떻게 되는 줄 알았네... 몸을 돌려 오빠를 마주했다. 언제부터 그러고 있었는지 나를 내려다보며 웃는 오빠가 보였다. 심장 멎는 줄 알았네.

 

 

 

 

 

 

 

근데 오빠... 혹시 악몽 꿨어요? 말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조심스럽게 물었다. 내 물음에 눈에 띄게 당황하더니 내가 자면서 뭐 했어요? 하고 묻는다. 그냥.. 잠꼬대 조금 하고... 울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오빠가 잠시 말이 없더니 작게 웃는다. 어쩐지 꿈 꾼 것 같더라니... 작게 중얼거리는 오빠의 말에 악몽이었어요? 하고 묻자 오빠가 고개를 젓는다. 악몽보다는... 너무 행복한 꿈이었어요. 지금 이 생활이 꿈이고, 다시 원래 생활로 돌아가는... 말도 안 되는 꿈. 오빠가 조심히 나를 안아왔다. 오빠는 나름 이 상황을 잘 이겨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보다. 오빠의 등을 조심스럽게 두드렸다. 그래도 다시 돌아가면... 거긴 네가 없잖아요. 오빠가 장난스럽게 말하고는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오빠도 사실 무서운거죠. 내가 말하고도 깜짝 놀라 입을 막았다. 가만히 오빠의 눈치를 보는데 오빠가 말이 없다. 내가 얼어있자 작게 한숨을 쉬고는 내 등을 토닥인다. 나도 사람이에요. 오빠의 말에 괜시리 찡해진다. 이 사람도 얼마나 두려울까. 내가 힘들어할까봐 얼마나 숨기고 있는 것일까. 오빠의 등을 다시 토닥였다. 잘자요. 오늘 밤엔 악몽따위는 꾸지 않을 거에요. 그러니까, 잘자요.

 

 

 

 

 

 

 

 

***

늦었져...ㅠㅅㅠ...

오늘 어디 갔다 오느라고...! 헤헿ㅎㅎㅎㅎ

흅... 이제 중간 쯤 지났어요...! 중간을 조금 더 지난....?!?!?!??!?!

어허?!?1 헤헿ㅎㅎㅎㅎ

여튼 엄청엄청 서로에게 의지를 하구 이써여....ㅠㅅㅠ... 아가들... 살ㅇㅏ남거라....★

여튼 늘! 고! 맙! 고! 사! 랑! 해! 요!

내 사랑을 받으시져. 헤헿

 

 

 

 

암호닉

여기봐전정꾸/디즈니/비비빅/비슬이/봄꾸기/민빠답없/요를레히/슙디/민슈가/뎡국/정글곰/김석진/침침맘/새슬/구구콘/김태태/센빠이/끗/토마토마/디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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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센빠이
8년 전
독자2
오늘도 글 정말 정말 잘 읽었어요!ㅠㅠ 회를 거듭할 때 마다 다음 회가 기다려지고 작가님의 필력도 나날이 더더더더(원래도 좋지만) 좋아지시고ㅠㅠㅠㅜㅜ 다은 화 나올 때까지 저는 어떻게 기다린답니까.. 허허 작가님 오늘도 좋은 글 감사드리고 항상 글 잘 읽고 있어요♡
8년 전
독자3
김석진입니당 계속 이 얘기했지만 둘이서 서로 의지하는게 ㄴ무 좋네요 ㅠㅠㅠㅠ 석진ㅇ 싲ㅁ으로 나온 게 이게 처음이었나요..? 석진이 시점도 보여주는 것도 좋아요 ㅎㅎ 다음 편 기대할게요!!!
8년 전
비회원193.33
요를레히에여! 예상치 못한 석진이의 아픔이라니ㅜㅜㅜ 제가 여주였으면 정말 깜짝 놀랐을 거에요.. 의지할 사람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몰래 눈물을 훔친다던가 그래도 둘이 서로서로 의지하고 믿는 모습이 진짜 너무 보기 좋아요ㅜㅜㅜ 원래도 좋으셨지만 나날이 늘어가시는 작가님의 필력에 전 심장이 계속 뜁니다.. 어쩜 좋죠... 이젠 막 별 거 아닌 익숙한 풍경에서도 달달함을 느끼고 설렘포인트를 찾게 되는.. 항상 잘 읽고 있어요 오늘 하루 잘 보내세요!!
8년 전
독자4
석진이 아프다고 했을때 엄청난 심쿵이..그래도 여주가 간호를 잘해준 덕에 나은 것 같아 다행이에요. 늘 보면서 느끼지만 서로 의지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보기좋기도 하네요. 오늘도 작가님의 좋은 글 잘 읽고갑니다 ♡
8년 전
독자5
토마토마에요ㅜㅜㅜ 석진이가 아프다해서 글인데도 심쿵했어요ㅠㅠㅠㅠ 둘이 그래도 서로 잘 의지하면서 적응하고 있으니 다행이네요
8년 전
독자6
ㅠㅠㅠㅠㅠㅠㅠ 석진이가 아팠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돼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그래도 두명밖에없는데 누구하나 잘못되기라도 하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큰일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7
비비빅이에요! 석진이 아프다는 말에 깜짝 놀랐어요ㅜㅜㅜㅠ둘 밖에 없는데 둘 다 아프면 안돼ㅜㅠ석진이 꿈도 뭔가 짠하네요..옛날로 돌아간다는 일이 슬픈건 아니지만 또 서로를 모르게 된다는게ㅜㅜㅜㅠㅠ
8년 전
독자8
디즈니예요 아이고ㅠㅠ 둘밖에 없는데 한명아프면 되게 불안하고 걱정되고ㅠㅠ 평소였음 감긴가 할것도 더 걱정될거같아요ㅠ 그래도 여주의 정성스런 간호덕에ㅠㅠ 아프지마요 다들ㅠㅠ 작가님두여ㅎㅎ♡
8년 전
독자9
진짜 취향저격이다.. 이 글 진짜 사랑이에요♡ 석진이도 그렇지만 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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