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이가 철벽 부순 썰 01
지열 작성
ㅎㅇㅎㅇ 안녕. 여기에 일화가 되게 많더라고 그래서 나도 내 현남친이랑 연애하게 된 썰을 풀어보려고 해.
이름하여 절벽이가 철벽 부순 썰. 절벽이...그게 내 남친이 나 부르는 애칭이야. 하, 여자로써 슬픈데 또 이게 다른 뜻이 있어서 화도 못 내겠다...암튼 내가 우리 철벽이랑 연애한 일 좀 풀어볼게. 우선 내 남친 이름은 오세훈이야. 이름도 까리하지? 생긴 건 익으조에 데훈이? 걔 닮았어. 말만 들으면 돌 들 수 있는데 진짜 실제로 보면 돌 못 든다. 존똑! 나이는 나랑 동갑으로 스무살. 우선 처음이니까 나랑 세훈이랑 처음 만난 날 이야기 먼저 해줄게. 세훈이를 처음 본 날은 고등학교 2학년 때였어. 나는 여자 중학교를 나왔고, 세훈이는 남자 중학교를 나왔는데 나도 남자에 그렇게 관심이 없었고 세훈이도 여자에 별로 관심이 없었어서 서로에 대해서 잘 몰랐어. 심지어는 이름도 같은 반 되고 알았어. 아, 아니구나 나는 1학년 때 들어봤다! 1학년 때 내가 3반이고 세훈이가 6반인가? 그랬는데 6반에 키도 크고 어깨도 넓고 겁나 잘생긴 애 있다고 소문으로는 들어봤다. 근데 실제 얼굴을 본 건 2학년 때가 처음이였어. 아무튼 새학기에 딱 갔는데 어깨 진짜 넓은 애가 자기 팔을 쭉 뻗고 자고 있는 거야. 주변에 걔 친구로 보이는 애들이 신나게 떠들어도 나는 나, 너는 너. 이런 느낌으로 자고 있더라? 나는 뒤통수만 봐서 얼굴은 못 봤는데 사실 이때는 중2병에 걸린 애인 줄 알았어...세훈아 미안... 나는 다행히 같은 반 된 친구가 있었어. 얘도 이름 밝힐게. 오에리라고 있는데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애야. 작년은 다른 반이였는데 이번에는 같은 반이 된거야. 그래서 엄청 신나게 떠들고 있었어. " 자, 얘들아 조용히 하고 자리에 앉자. 새학기인데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 오 예스! 우리 반 담임쌤이 김수호라고 진짜 진지하게 웃긴 남자 선생님 있거든? 그 쌤이 담임인거야. 그래서 좋았어 처음에는. 물론 젊고 잘생겼기도 하고..ㅎ " 이것들은 어색한 맛이 없어. 너무 친하니까 자리는 뽑기로 뽑자. " " 안 친해요!! " " 어색해요, 얘랑!! " " 안녕, 처음 보는구나!! " 수호 선생님이 자리를 뽑기로 한다고 하니까 애들이 다 난리가 났었어. 아무리 시끄럽더라도 아직은 어색하고 친한 애도 한두명 정도가 다잖아. 근데 뽑기면 진짜 운이니까 다 싫다고 안 친하다고 장난스럽게 말했지. 그래도 우리의 수호 선생님... " 빨리 와서 뽑는 애가 선택권이다. 인생은 빠릿빠릿하게 살아야 해. " 이러고는 주머니에서 몇번 접힌 종이를 꺼내서 던지듯 교탁 위에 툭툭 올리는 거야. 그래서 애들이 다 뛰어가서 종이를 잡으려고 했어. 물론 나도 겁나 뛰어서 잡으려고 하는데 내가 키가 보통이거든? 딱 평균. 그래서그런지 자꾸 밀리는거야. 뒤에서는 애들이 밀어대고 앞으로는 못 가겠고 진짜 너무 힘든거야. 그때 그때 갑자기 누가 뒤에서 손목을 잡고 뒤로 빼면서 손에 접힌 종이를 주는 거야. 어벙벙하게 뒤로 나와서 종이를 보고 나한테 준 사람한테 고맙다는 말은 해야겠다싶어서 나한테 준 사람 보니까 오세훈이였어!! " 어...고마워! 진짜 고마워. " " 응. " 진짜 그냥 고개 살짝 끄덕이고는 응, 하고 자기가 앉아있던 자리고 가더라? 그래서 솔직히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싸가지없고 완전 보기 드문 개객기가 맞는데 그때 내 눈에는 오세훈이 동화에 나오는 백마 탄 왕자였음. 여중에서 경험해보지도 못 한 남자와의 접촉이 오세훈이랑 초등학교 이후로 처음 이루어진건데 진짜 너무 설레는거야..! 그래서 이때부터 오세훈을 겁나 따라다녔지.절벽이가 철벽 부순 방법
" 세훈아, 초코 우유 마실래? 사왔는데! " " 별로 안 땡겨. " " 왜...그래도 너 주려고 사왔는데 마셔줘... " " 누가 사오랬나? " " 아 오세후운~ 너 초코 우유 좋아하잖아. " " 후. " " 두고 갈게. 이따 마셔, 세훈아! " 그 뒤로 오세훈 겁나 따라다니면서 빠순이 짓을 시작했다지...후 내 흑역사면서도 내가 참 잘한 일이라지. 언제 매점에 오세훈이 있는걸 봤는데 매번 초코 우유만 사서 마시는거야. 나도 초코 우유 좋아하는데 역시 데스티니~ 하면서 매일 사다 줬지...물론 우유만 준건 아니고 가끔 다 다르게. 여름에는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를 줄 때도 있었고 겨울에는 핫팩이나 매점에 호빵 파는거 사서 줄 때도 있었어. 처음 내가 사다줬을 때는 ' 저...세훈아. 이거 먹어! " ' 이걸 왜...암튼 고마워 잘 먹을게. ' 이러면서 미소도 지어주면서 잘 먹어줬거든? 근데 내가 막 매일 따라다니고 그러니까 이제는 먹을거 줘도 그냥 왜 주냐는 식으로 거절하고...ㅠㅠㅠㅠ오열할뻔 했다, 진짜. 그래도 처음에는 적응 못 해도 시간이 지나니까 오세훈 철벽도 조금 적응하게 되고 그러긴 하더라. 근데 오세훈이 내가 준걸 안 먹거나 다른 애를 주면 얼마 못 가서 안 사다 줄 수도 있거든? 나름 쿠쿠다스 심장이라 속상해서 그럴 수도 있었는데 오세훈 얘는 꼭 내가 사다주는거 안 먹을거라고 해도 자기가 다 먹는거야. 다른 애들이 달라고 해도 안 주고 자기 혼자 먹더라. 또 여기에 감동 받아서 안 줄 수가 없었어. 또 더 감동인건 나도 학생이니까 돈이 많지는 않았을거 아니야. 용돈 받아서 그 돈 다 오세훈한테 투자했으니 내가 간식 사먹을 돈이 없었어. 내가 진짜 간식 엄청 좋아하는데 돈이 없으니 못 먹고 그래서 애들 매점 다녀오면 부러워하고 그랬다? 근데 가끔 아주아주 가아아끔 " 야. 이거. " " 이게 뭐야? 이거 나 주는거야? " " 먹던가. " 오세훈이 츤츤스럽게 매점에서 사온 과자나 빵이나 초코 우유나 이런거 사서 나한테 주고 그랬다ㅎ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오세훈이 먼저 나 좋아하면서 내 철벽 부수는걸 즐긴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듦ㅇㅇ. 어떻게 끝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여기까지만 풀게. 다음은 연애하는 글로 올까, 철벽 부수는 글로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