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화원 OST - 월화정인
[ EXO / 김종인 ] 공상 ( 空想 )
Prologue
* 공상 ( 空想 ) : 이루어질 수 없는 헛된 생각
" ... "
" ... "
아무 말도 흐르지 않는 이 좁은 공간 속에서 마주했다. 왕권을 몰락시키기 위해 쳐들어온 역적들 중 한 명과.
한 손에는 여전히 피가 뚝뚝 흐르는 검을 든 채로 다른 손으로는 주먹을 꽉 쥐고 있는 상태로 그와 눈이 마주했다.
머리에는 두건을 두르고 쌍커풀이 진한 눈으로 진득하게 나를 바라본다. 피할 수도 없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나를 계속해서 쳐다보기에 침만 꿀꺽 삼킬 뿐 움직이지 않았다. 그 얼굴에는 자잘한 상처가 있었고, 피가 흐르는 곳도 있었다.
" ..공주마마. "
" ..김종인, "
" 송구하옵니다. "
무엇에 대해 사과를 하는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작게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종인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았다. 저와 어릴 적부터 얼굴을 마주하며 같이 커왔던 아이였다. 종인은 어쩌면 먼저 세상을 떠났던 제 오라비보다 더 자신을 아껴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종인은 자신과 친했다.
" 종인아, 우리, 우리 아버지는? "
" ... "
" 너가 죽인게 아니잖아, 그치. "
" .. 송구하옵니다. "
아득히 정신을 놓아버릴 것만 같았다. 왕좌 뒤에 숨어있던 나, 그리고 그 곳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마주한 나. 그 죽음을 일으킨 사람이 바로 그였다. 현실을 부정하며 종인에게 반복해서 물었다. 너가, 우리 아버지를 죽일리가 없다며 그렇게 계속해서 너에게 물었다. 아니라고 답을 하라고, 너가 죽인 것이 아니라고 입을 열라 애절하게 부탁하며 종인의 팔을 붙잡았다.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입은 웃고 있는 지금 감정의 모순이 드러난다.
내 간절한 부탁을 종인은 끝내 들어주지 않았고 나는 절망했다. 항상 충성을 맹세하던 사람이, 믿음을 깨버리는 것은 한 순간이였다.
그것도 내가 마음에 품고 있던 사람이라면.
충격은 배가 되어 고스란히 내게 다가온다.
" .. 공주마마. "
" ... "
" 미안해. "
칼을 제 손에서 떨어뜨리고는 내게 다가와 울고 있는 나를 꼭 껴안아 준다. 밀어내야 했지만 그 품이 무척이나 따스해 밀어내지 못한다. 스스로 생각해도 나 자신은 너무나 미련한 사람이였다.
" OO아. "
" ... "
갈라진 목소리로 내 이름을 귓가에 속삭이며 내 저고리의 고름으로 손을 가져간다.
" 내가 이런 짓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
" ... "
" 널, 사모한다면 "
사모한다. 그 마음 속에 나를 담고 있다.
나를 제 품에서 떼어내고 눈을 마주한다. 두 손은 저고리 고름에 멈춰있다.
너는 나를 좋아하고 있다.
" 나를 용서해줄래? "
그 깊은 눈동자가 울렁이며 나를 흔든다. 아버지를 죽인 역적, 그리고 마음 속으로만 품어왔던 사람.
그 모든걸 알면서도 내게 다가오는 너를 피하지 못하는 나.
이 모든 것이 잘못 맞춰진 상황에 나는
널 받아들이고 있다.
역적 김종인
***
헤헷 세번째 주인ㄱ공은 김조닌'ㅅ'!
니니야 살앙ㅇ해...ㅂ_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