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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도토토로] [ㅈㅎ] 감사합니다:D

계속해서 암호닉 받겠습니다. 댓글 주세요. WE ARE ONE:)

 

어머니의 물건을 정리하러 가게에 들렀다. 어머니의 젊음이 녹아있는 곳. 어머니가 늘 앉아있었던 그곳에는 이제는 서늘함마저 감돌고 있었다. 서과고 교복을 입고 나타난 날 환하게 웃어주었던 곳. 대학 합격통보를 듣고 한 섞인 울음을 토하던 곳. 짧게 깎은 머리로 거수경계를 하던 세훈을 어색하게 맞아주었던 곳. 그곳에 더 이상 어머니의 온기는 없었다. 서랍 아래에서 빨간 통장이 떨어져내렸다. 예금주 오수민. 엄마의 이름이었다. 세훈이 세상의 빛을 처음으로 마주한 순간부터 어머니는 오수민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오세훈의 엄마로만 살았다. 엄마도 이름이 있었다. 오수민. 가볍고 화사한 느낌이 드는 참 예쁜 이름이다. 이렇게나 예쁜 이름을 자신의 입 밖으로 한 번도 꺼내보지 않았다는 사실이 세훈을 더욱 괴롭게 했다.

오세훈. 잘 지냈냐?”

? 김종인? 와 종인아. 잘 지냈어?”

보다시피. 너도 제대했단 이야기 듣고 찾아와봤더니 마침 있었네. 어머니 돌아가셨던 소식 들었다. 괜찮냐?”

들었어? 그랬구나. . 앉아. 뭐 마실 거라도 줄까?”

아니. 됐다. 혹시나 너 만날 수 있을까 싶어서 들렀는데 너 봤으니 됐다. 나 간다.”

? . 뭐라도 마시고 가. 바빠?”

세훈의 말에 종인이 문을 열고 나가려다가 갑자기 뒤돌아서서 세훈을 쳐다봤다. 막 제대를 하고 나온 남자애라고 하기에는 유난히도 마르고 수척해보여서 뒤돌아서는 마음이 영 안 내켰다.

. 너 갈 데는 있냐? 가게도 빼줬다며.”

? 이제부터 찾아봐야지. 복학하려면 시간도 좀 있으니까.”

. 그럼 일단 우리 집에 와 있어. 갈 데도 없다며. 나도 어차피 혼자 사니까.”

아니야. 신세지기 싫어. 너도 불편할 테고.”

. 잔말 말고 오라면 와. 와서 밥도 하고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면 되겠네. 그딴 거 하기 완전 귀찮았는데 잘 됐네 뭐. 일어나 얼른.”

세훈은 종인이의 말에 신세를 지기로 결정했다. 사실 혼자인 것보다 종인이와 함께 있는 편이 자신에게도 훨씬 좋을 것 같았다. 어머니가 떠난 빈 자리가 너무도 커서 어쩌면 종인이가 조금이나마 그 자리를 채워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묘한 기대감도 있었다.

 

식탁이 차려졌다. 비록 인스턴트 음식들뿐이지만 준면과 함께 마주 앉아 숟가락을 들고 있다는 사실이 세훈 역시 믿어지지 않는 눈치였다. 준면은 어젯밤 세훈이 악몽에서 깬 후부터 내내 잠들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덕분에 자신도 뜬 눈으로 밤을 꼬박 지새우다시피 했었으니까. 살아오는 내내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저 어깨에 저리도 많은 짐이 지워져있나 궁금한 게 많았지만, 다 듣고 나면 더 이상 세훈을 외면하는 일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나쁜 예감이 들었기 때문에 그냥 참아보기로 했다.

선배, 그거 알아요? 학교 다닐 때부터 선배랑 같이 밥 먹고 싶어 했던 여자들 엄청 많았다는 거.”

아침부터 농담은. 이거 다 먹으면 집으로 가. 나도 병원 들어가 봐야해.”

선배랑 이렇게 나란히 앉아서 아침을 먹게 될 줄 상상도 못했어요. 선배는 뭔가 엄청난 걸 먹고 사는 사람일 줄 알았는데 막상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사실에 좀 실망했지만.”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지. 나도 너랑 똑같아.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선배를 백마 탄 왕자님쯤으로 생각하던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들으면 진짜 놀라겠는데요? 근데 선배는 왜 안 물어봐요?”

?”

처음 만났을 때부터 선배는 아무 것도 묻지 않으셨잖아요. 남들은 왜 다쳤니. 누구한테 맞았니. 여긴 왜 왔니. 이런 시시콜콜한 것들을 물어오곤 하는데 선배는 그저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치료도 해주시고, 재워도 주시고, 또 이렇게 밥까지 주시잖아요.”

누군가가 대답하기 싫은 것들만 자꾸 물어오면 그것만큼 곤혹스러운 일도 없지. 그걸 아는 입장에서야 물어보고 싶어도 물어볼 수가 없는 거고.”

.”

다음에도 이런 식으로 마주친다면 그때는 답을 들을 생각이니까 대답하기 싫으면 어떤 식으로든 이렇게 나타나지마. 이건 경고야.”

. 옛날에 선배 어디 안 갔네요. 갑자기 소름 끼쳤어요.”

준면이 진심으로 낮게 읊조리는 말이 허투루 내뱉는 소리가 아니라는 것쯤 세훈도 알고 있었다. 다만 이 대화에서 본인마저 진지해져버리면 진짜 영영 이런 아침을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농담 삼아 웃어버렸던 것이다.

 

병원에 있는 내내 세훈의 생각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집에는 간 걸까. 아무 것도 묻지 않은 게 잘한 일일까. 정말 괜찮은 걸까.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에게 이상한 기분이 들어 일에 더욱 몰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웬일로 전쟁터가 한산하네. 휴전 중인가. 어째 센터가 한가하네요.”

이신이 ER로 들어서며 이야기를 뱉어냈다. 준면은 이신을 힐끔 쳐다보다가 무시하고 책에 눈을 돌렸다. 이신은 그런 준면을 놓치지 않고 준면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 너 어제 웬일로 퇴근을 다 했냐?”

남이사. 퇴근을 하든 퇴원을 하든.”

아까운 구경 놓쳤다 싶어서 친히 말해주러 왔더니 이거 이거 안 되겠네.”

뭔데?”

어제 밤에 실려 왔던 그 꼬마 애 보호자 기억나지?”

이신이 어젯밤 센터로 실려 왔던 멍투성이의 여자 아이 이야기를 꺼냈다. 온몸이 멍투성이에 복강 내 출혈 소견까지 있는 초 응급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보호자가 수술 동의서에 서명할 수 없다고 하는 바람에 한창 실랑이를 벌이며 기운을 뺐던 사실을 떠올리는 자체만으로도 준면은 기가 질리는 듯 했다.

“permissionsign 못한다고 강짜 부렸던 사람 말하는 거 아냐?”

어 맞아. 어제 그 꼬마 애 보호자 때문에 경찰 뜨고 난리도 아니었다.”

경찰이 왜? 억지로 수술했다고 병원을 고소라도 한 거냐?”

. 그런 이야기면 내가 이렇게 나불대고 다니겠냐? 그 꼬마 애 그렇게 된 게 다 그 부모 때문이라더라.”

아동학대 뭐 그런 거야? 신고는 누가 하고?”

우리 쪽 간호사가 느낌이 이상해서 경찰에 신고했나보더라고. 근데 예전부터 주변 이웃들의 신고가 종종 있어 와서... 그 시쳇말로 뭐래드라. . 완전 빼박캔트 상황이었지.”

... ... ?”

빼박캔트 몰라? 빼지도 박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상태였다고.”

의사라는 놈이 유치한 초딩 용어나 써대고. 의사의 품격 좀 지켜라. 수질 흐리지 말고.”

뭐래. 요새는 이런 말 아무나 다 쓴다고.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시대에 이런 센스 있는 단어는 알아둘 필요가 있지. 아무렴 의료도 비즈니스라는 세상인데.”

웃기지 말고 좀 꺼져. 너 때문에 머리가 지끈 거리니까.”

. 그나저나 너 아직도 나한테 아직 빚 안 갚은 거 알지?”

? 무슨 빚?”

이 자식 봐라. 오세훈 환자 말야.”

이신의 입에서 오세훈이라는 세 글자를 듣자마자 잠잠해졌던 뇌 속이 다시금 흔들리기 시작했다. 겨우 그 이름을 잊고 일에 매달리기 시작했는데 이신의 입 밖으로 흘러나오는 바람에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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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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