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진ver.
으앙-
"으악..벌써 깼네 저 친구"
어제 밤 늦게까지 있던 스케줄을 마치고 새벽까지 연습을 끝낸 후 더욱 늦은 취침시간에 몸은 천근만근이였다.
어느 날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난 아기와 쪽지.
쪽지엔 니 아들이니까 잘 키우라는 말 뿐이였다.
"내가 누구랑 그런 짓을 안했는데 어떻게 내 아들이지?"
오늘도 혼잣말처럼 내뱉으며 동그란 안경을 쓰고 까치집 진 머리를 몇번 쓸어넘기며 집이 떠나가라 울어재끼는 아기에게 달려갔다.
"오구오구 울지마 울지마.. 형이, 아니 아빠가 미안해 늦게와서 미안해 뚝!"
안고 달래줘도 그치지 않자 응가를 했나 해서 기저귀도 확인해봤지만, 지금 이 아이가 원하는 것은 분유였다.
"원래 갓난애기 때 모유 먹어야 하지 않나... 어휴 누구한테 모유를 얻어올 수도 없고."
며칠 전 매니저형에게 시켜 사오게 한 분유통을 열어 적당량을 넣고 미지근한 물을 넣어 흔들었다.
분명히 내 속엔 주부가 있는게 분명해. 안그렇곤 어떻게 분유도 이렇게 척척 잘 타? 역시 못하는 게 없어 김석진 멋져.
탄 분유를 손등에 살짝 흘려서 아기가 먹기에 딱 적당한 온도인지 확인한 후 만족스럽다는 듯이 천천히 다시 흔들며 포대기 뒤에서 칭얼대고 있는 아기를 소파에 눕혔다.
"잠깐만 잠깐만 아빠가~ 아직 서툴러서 기다려봐 안아줄게 기다려줘~"
아직 아빠의 아도 못하는 아기에게 석진은 뭐 그리 할 말이 많은지 연신 아기를 보며 미안해 하는 표정을 지어대며 말했다.
"자 아빠가 안아줄게."
포대기를 타 풀러 옆에 놓은 후 아기의 머리를 팔 안쪽으로 받치고 조심히 아기 입에 젖병을 물렸다.
"특이하게 진짜 잘 먹는 건 날 닮았단 말이야."
흘러 내리는 안경을 올리려 코를 찡긋대며 또 혼잣말을 하던 석진은 아기가 잘 안맞는 젖병이 불편했는지 끙끙대자 어,어 하면서 다시 젖병을 기울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