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앙-
오랜만에 맞이한 나른한 주말.
유치원 선생님이 된 지 얼마 안 된 태형에겐 더욱 더 꿀 같은 주말이다.
평일에 하루 종일 유치원생들에게 치이고
게다가 불금도 종일반을 임시로 하루 맡아 어린이다운 불금을 보냈으니 말이다.
점심시간까지 퍼질러 자던 태형은 아기 울음소리와 동시에 귀신같이 눈이 떠졌다.
아 어떡해. 망했다.
이 두가지 말만 귀에서 맴돌았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태형은 까치집 진 머리를 누르며
화장실로 들어가 입을 한번 헹구고 세면대 옆에 있던 초록색 데톨을 꾹꾹 눌러 짜
공익광고에서 볼 수 있던 손 씻기 방법으로 손을 씻고 있었다.
더 커지는 아기의 울음 소리에 마음이 촉박해진 태형이지만 손 씻기는 룰을 어긋나지 않았다.
"으 아가야 좀만 더 기다려봐 미안미안 아빠가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 아기를 만질 수 있어..."
눈썹은 한껏 처진 채, 아기가 앞에 있는 것도 아닌데 미안한 표정으로 손을 헹구던 태형은
새 수건을 꺼내 손에 물기를 없앤 후 아기에게 달려갔다.
"오구오구 울지마 울지말자 아빠 왔어 뚜욱-."
유치원 선생님 답게 능숙하게 아기를 안은 뒤 등을 살짝 살짝 토닥이며
부드러운 저음으로 아기를 달랬다.
"아 김태형 멍청해."
혹시 응가를 했나 싶어 엉덩이 부근에 코를 대고 킁킁 댔지만 아무런 냄새도 안나서
뭔가 싶어서 아기를 안고 거실 이리 저리를 다니다가 벽에 걸린 병아리 모양 시계를 보고
점심시간임을 알고 아기를 안은 다른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콩콩 내리쳤다.
"미안해 미안해 아빠가 미안해. 아빠가 금방 분유 타줄게 조금만 기다려줘."
하며 엉엉 우는 아기에게 얼마 전 친구 지민이 사준 포대기로 아기를 감싸 업었다.
"아빠가 미안해요~ 미안해 미안해~"
조금이라도 울음을 달래보자 하는 마음에 분유를 타는 내내 몸을 이리저리 둥가둥가 움직여도
아기의 울음은 그칠 생각을 안했다.
일주일 정도 새싹반 선생님의 여름휴가로 새싹반을 맡은 적이 있다.
새싹반은 태형의 유치원에서 가장 어린 아이들이 있는 반이다.
어린 아이들에게 분유를 타 본 솜씨가 아직 죽지 않았다며 연신 태형이 최고라며 스스로 칭찬하며
손등에 분유를 한 방울 떨어뜨려 온도를 확인한 뒤
소파 위에 앉아 포대기를 풀고 아기의 입에 젖병을 물렸다.
남의 목이 다 아플 정도로 울어댔던 아기는 언제 울었냐는 듯
조그만 손을 젖병 위에 올려놓고 급하게 쪽쪽 빨아먹었다.
"천천히 먹자 아기야... 체하면 너도 나도 고생이야..."
아기 목 아래 살짝 받쳐놓은 손수건을 불편하지 않게 검지손가락으로 살짝 끌어내려준 뒤
잘먹는 아기를 품에 안고 입술이 하트 모양이 되도록 웃었다.
금새 젖병은 다 비워졌고, 아기의 머리를 감싼 후 자신의 어깨에 살짝 기대게 하고
태형의 큰 손바닥으로 아기의 등을 토닥토닥 쓸어내리자
태형이 원했던 반응을 한 아기였다.
트림을 한 아기를 확인하고 씩 웃은 후
거실에 두툼하게 깔린 담요 위에 아기를 조심히 내려 놓았다.
"아빠 전화할 때 까지 모빌 빙글빙글 해줄게요~"
라며 스탠드 식으로 달린 모빌을 빙글빙글 돌려주며
최근 통화 목록에 박지민을 찾아 눌렀다.
안녕하세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방탄 육아물 적고 싶은 탄소입니다...
독방에서 잠깐 반응만 확인했는데 댓글 하나 달리는거 아니야???? 하면서 겁 먹었지만
그래도 몇분이 달아주셔서 이렇게 글잡으로 오게되었습니다 히히
글 솜씨가 없어서 그냥 주구장창 늘려 쓴 거 아닌가 싶네요 허허
여주가 나올지 안나올지는 음 아마 글 전개하면서 알지않을까 싶어요 ㅠ.ㅠ
여주 나오는 게 다들 좋으시져 ㅎㅎ 다 알아여
음 일단 유치원 선생님이니깐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도 나오고 그러겠죠?
음 꾸준히 쓰는 게 목표에요 엉엉 읽어 보시고 댓글 한번 써주세용 하트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