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슬액희 땀 흘리는 계절, 여름. 학생들이면 모두 기다리는 방학이 시작되었다. 나 또한 방학을 즐겁게 반겨야 하는데 이번 방학은 푹푹 찌는 더위보다 나를 더 숨막히게 할 두 사람 때문에 걱정이다. 저번 보다는 새아빠와 오빠가 으르렁 거리지 않았지만 여전히 삭막하다. 오빠는 자꾸 어려지는 기분이고 새아빠 또한 유치해 지는 기분이다. 오늘 같은 경우에도, 새아빠가 외식을 하자며 스테이크를 먹으러 셋이 갔는데 서로 고기를 썰어 나에게 건네어 주었는데 누가 준 고기를 먼저 먹는지 내기라도 하는 듯 뚫어져라 나에게 집중해서 먹다가 목막히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불편했다. "여주야 너는 보충 안나가지?" "네. 오빠만 나가요." 빈혈기가 있는 탓에 나는 더위에 약해 여름에는 어지간하면 밖에 나가지를 않는다. 그래서 보충 또한 나가지 않고. 오빠도 안나간다고 말은 했지만 고3이라 억지로 나가게 되었다. 밤에 출근하는 일이 잦은 새아빠와 내가 자신은 빼고 함께있는 시간이 늘었다고 생각하는지 오빠는 아까부터 뾰루퉁한 표정으로 집에 가는 내내 창 밖만 보았다. 불편하다, 불편해. - 똑똑-. "누구야?" 밤 중에 씻고 머리를 털며 앉아있는데 누군가 방 문을 노크한다. 문을 여니 오빠가 있었고 나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무말도 안하고 방에 들어와서 문을 닫고 '그냥, 천둥치잖아.' 라고 한다. 오빠는 내가 천둥치는 날에 항상 방에 찾아와 나를 재워주고 가고는 하였다. 고등학교 들어오고 난 뒤로는 한 번도 천둥 치는 날에 찾아 오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이러니까 간질거렸다. "나 중학교 졸업하고 한 번도 안왔으면서?" "엄마가 다 큰 여자애 방에 그만 들어가라고 뭐라하잖아-." 사실 아직 천둥치는 날에는 잠을 잘 못이룬다. 오빠는 기지개를 펴며 내 침대에 벌러덩 누웠고 나는 그런 오빠를 의자에 앉아서 바라보았다. 침대 밖으로 삐죽 나온 발을 보니 새삼스레 오빠 덩치가 많이 커졌다는 생각이 든다. 옛날 얘기를 좀 해보자면 오빠는 어릴 때 나보다 덩치가 작았다. 남자치고는 작은 덩치로 언제나 나를 지켜주겠다고 아둥바둥 거리던게 생각나서 웃으니 오빠가 왜웃냐고 물어보았다. "그냥 오빠 키 많이 자란 거 같아서." "..나이가 몇인데." "나 저번에 말이야." "저번에? 언제." "오빠 경찰서 간 날." "..엉." "나 그 때 새아빠랑 바다갔다왔어." "뭐?" 바다를 갔다는 말에 오빠는 상체를 일으켜 침대에 앉았다. 또 뭐가 불만인지 미간을 찌푸리고. "그 바다가 엄마가 자주 가던 곳이래." "..쟤가 그러디?" "응. 근데 새아빠 말이야. 엄마랑 그런사이 아니고 엄마 비서였대." "..?" "엄마가 부탁해서 우리 봐 주고 있는거라 말 하더라구. 그러니까 오빠도 새아빠 너무 나쁘게 보지는 말아줬으면 해서.." "그럼 새아빠는 아니네." "그런가? 보호자이긴 하지만." "..더 짜증나." "왜, 또."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일어서 불을 끄고 나를 침대로 끌어 눕히고 자신도 옆에 누워버린다.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크게 울리는 천둥이 잘 들리지 않게 나를 자기 품으로 안았다. 이렇게 보니 정말 오빠가 많이 자란게 느껴진다. "여기서 잘거야?" "아니-. 너 자면 내 방 갈거야. 그러니까 어서 자." "응." 그렇게 그 날 밤은 평소보다 빨리 잠이 들었다.
잠 든 여주의 얼굴을 바라보다 한숨을 쉬었다. 작고 흰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아무리 봐도 엄마랑 닮지 않았다. 아빠랑 닮은거겠지? 누군지도 모르는 아빠 말이야. 나는 조심히 팔베개를 풀고 방에서 나왔다. 거실로 내려가니 스탠드만 켜놓고 쇼파에 앉아있는 민윤기가 보였다. 한 손에는 양주를 담은 잔을 들고 멍하니 정면만 바라보고있었다. 뒷 모습만 보아도 재수없다. 왜 하필 저 새끼가 우리집에 들어 온 거냐고. 물을 마시려 부엌으로 돌아 가는데, 거실 쪽에서 낮은 음성이 들렸다. "전정국."
"티 내지마." "...너나 여주한테 쓸데없는 소리 하지마." "쓸데없는 소리? 내가 무슨 말 할 줄 알고." 피식 웃으며 잔을 돌리는 모습에 주먹을 꽉 쥐었다. "우리 엄마 생각해서라도 여주한테 그만 붙어." "흠-. 회장님하고 난 아무사이도 아닌거 알지않나? 여주가 말 했을 텐데." "..그만 하라고." 쇼파에서 일어나 나에게로 민윤기는 다가왔다. 코 앞까지 온 민윤기는 여전히 양주잔을 들고 소름끼치도록 검은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 친오빠가 동생을 지키신다는데, 협조해 줘야지." 여전히 서 있는 나를 뒤로하고 안쪽에있는 자신의 방으로 향하다 마지막으로 하는 말에 나는 식탁을 내리쳤다. "새아빠랑 친오빠.. 재미있네. 아니지 새아빠, 새오빠인가?"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너의 오빠니까. 나는..난-. 너가 아는 난 너의 하나밖에 안 남은 가족이자, 친오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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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ㅐㅐㅐ박 완전막장!! 윤기쨩!! 정국쨩!!!! ㅁ베리베리 막장~! (암호닉XXX)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