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해요. 우리 애들. 윤기, 호석이, 남준이에요."
"안녕하세요."
"이쪽은 알지? 김피디. 작업실 마련될 때까지 한 세 달...? 정도 같이 쓰게될 거야. 잘 해드려라."
"네-!"
그럼 저 가볼게요. 나중에 봬요? 상큼한 눈웃음을 남기고서 또각, 또각, 구두 소리를 내며 문을 탁-, 닫고 한 실장이 나간 자리. 대면한 네 남녀의 사이에 어색한 공기가 흐른다. 아, 앉으세요 피디님. 어쩐지 들뜬 듯한 목소리로 선뜻 다가와 의자를 내어 주는 민윤기에 고개를 살짝 끄덕, 해서 감사를 표하고는 살짝, 자리에 앉았다. 아, 저는... 김탄소 피디님이시죠. 알아요. 유명하시잖아요, 요새. 눈만 도록도록 굴리다 겨우 뗀 입을 가로막은 것 역시 민윤기였다. 저는 스물둘인데.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싱글싱글 웃는 민윤기와 그를 앞에 두고 살짝 움츠러드는 탄소의 사이에 끼어든 상냥한 목소리는 남준의 것이었다. 아, 저 스물다섯이요. 누나시구나! 전혀 그렇게 안 보이시는데. 저보다도 어리실 줄 알았어요. 여지껏 탐색하는 눈초리로 저를 쳐다보던 호석의 눈이 살짝 커진 채 또렷이 눈을 마주쳐 오는 것에 쑥쓰러운 듯 살짝 웃은 탄소가 작은 소리로 감사를 표한다.
"누나라고 부르면 되죠?"
"네. 편한 대로 불러주세요."
"어, 그럼 이름 불러도 돼요?"
"네, 네?"
"장난, 장난. 말씀 편하게 해주세요, 누나."
하얀 얼굴이 곱게 눈을 휘며 웃는 것에 시선을 뺏겨 다시 민윤기를 쳐다보면, 대뜸 누나라고 부르면 되냐고 말을 붙여온다. 첫 만남에 장난이라... 어쩐지 그 동안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와장창 깨지는 것에 탄소가 갸웃한다. 무심한 성격. 아니었나? 사람을 만나기도 전에 판단하는 게 나쁜 일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게 연예인일 경우 어렵다는 것도 사실이다. 워낙 듣는 게 듣는 거고, 보는 게 보는 거고 하니, 연예인을 만나는 경우 모르는 사람임에도 아는 사람 같은 느낌을 받거나, 거기까진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 는 느낌을 은연 중에 가지게 되는 것이다.
뭐, 좋은 게 좋은거지. 하며 잡생각을 털어내듯 머리를 보일 듯 말 듯 저어낸 탄소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좀 볼게요. 아니, 볼게. 네네! 믹서는 여기있구요, 마이크는 저쪽이구... 종알종알 끝도 없이 이어지는 설명을 진지한 눈으로 듣던 탄소가 신난 듯 컴퓨터를 켜 프로그램을 보여주던 윤기의 머리에 살짝 손을 올려 노오란 뒤통수를 쓰다듬으며 대뜸 말한다. 윤기 너, 목소리 좋다. 제 뒤통수에 손이 닿자 순간 몸을 흠칫, 떤 윤기가 오른손을 마우스에, 왼손을 키보드에 올려놓은 채로 고개를 돌려 탄소와 눈을 마주치며 또 웃는다. 고마워요, 누나.
와장창. 윤기는, 예쁜 사람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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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쓰고 싶다... 아... 지금 쓰는 것도 써야 하는데... 아...
누가 데려가 주실래요 연하남 윤기 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