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슙국] 반인반수 정국이 키우는 윤기썰 5
5. 상처, 극복
아직 신발도 옷도 아무것도 없어 긴 티 하나만 입은 채 자신에게 안겨있는 정국을 본 윤기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급해졌다. 급하게 집에서 나와 차에 올라탄 윤기가 가까운 백화점으로 향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티 한 장만 걸친 정국이 너무 신경 쓰인 윤기가 아동복 매장에 발을 들였다.
“정국아, 정국이가 입을 옷 직접 골라볼까?”
“어..꾸기 몰라...”
정국을 안고 매장 한 바퀴를 돌던 윤기가 아기자기한 옷들 몇 개를 골라 정국의 눈앞에 펼쳐놓았다.
“정국아, 이것들 중에서 뭐가 맘에 들어?”
“어.. 꾸기 칭구다.. 이거 꾸기 칭구!”
“어, 맞네. 정국이 친구. 이 토끼 옷이 맘에 들어?”
“네..꾸기 칭구”
“그래, 다른 옷은? 맘에 드는 거 더 없어?”
“어..몰라...혀아가..”
“음..그럼 형은 이것저것 다 사주고 싶은데?”
“아니..너무 많아요 인데...”
“괜찮아. 형 돈 많아. 이제 정국이 맘마랑 까까사러 가자.”
정국이가 고른 토끼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와 무난한 바지들, 그리고 유아용 귀여운 셔츠를 사고 토끼모양 동물 잠옷까지 계산한 윤기가 정국을 다시 안아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정국이 지금 입은 옷 안 예쁘니까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가자?”
“네..꾸기 예쁘니 옷..”
“정국이 만세, 팔 들어보자.”
“이케..?”
“옳지, 오구 예뻐. 토끼 친구 옷 입을까?”
“네! 꾸기 칭구..”
“아이 예쁘다. 정국이 바지도 입자.”
“어..어.. 이거 불편해요 인데... 꾸기 쪼금바께 안 입어 바써요...”
“이거 안 입고 있었어?”
“네...입어도 무서운 아빠가 벗어요..해서 안 입어써요..”
“이제 벗어요, 하는 사람 없으니까 아가 이거 매일 입고 있는거에요? 알았지?”
“네..”
“자, 이제 정국이 맘마랑 까까 사러갈까?”
“네!!”
바지를 입고 있지 않았다는 말에 살짝 충격을 받았지만 재빨리 정신을 다잡은 윤기가 정국을 안아들고 식료품 매장으로 내려갔다. 카트를 하나 뽑아 유아용 시트를 빼낸 윤기가 그 곳에 정국을 앉혔다.
“정국아, 여기에 앉아서 가자.”
“어.. 꾸기 버리며는 앙대요..안대는데...”
“어어,, 안 버리지 형이 바로 앞에서 계속 서 있을 거야. 걱정되면 여기 형 손잡아.”
“꾸기 버려요, 앙대? 응?”
“절대 안 버릴게 형이, 걱정하지 마. 형이 정국이 까까 사러 갈 건데 정국이를 왜 버려.”
“네..”
내려놓자마자 자신을 버릴까봐 움츠러든 정국에 가슴이 아린 윤기가 허리를 숙여 정국과 눈을 맞추고 천천히 정국을 달랬다. 겨우 진정한 듯 한 정국에 다시 일어나 카트를 잡고 계속 정국과 눈을 맞추며 걸어갔다. 대충 냉장고를 채울 만 한 야채와 과일, 고기와 계란 등을 사고 간식을 사러 발걸음을 돌리려 할 때, 갑자기 정국이 몸을 달달 떨더니 조심히 윤기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고 윤기를 불렀다. 갑작스런 정국의 행동에 당황한 윤기가 정국을 안아들고 다급하게 물었다.
“아가, 왜 그래, 응? 어디아파? 우리아가 갑자기 왜 이럴까.”
“어..어..어..혀..혀아..으..으응..흐아앙...”
“정국아 왜 그래.. 말을 해야 형이 알지, 응?”
“저기, 저기에..흐앙.....”
갑자기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리는 정국에 순식간에 자신들에게 이목이 집중되어 당황한 윤기가 정국의 들을 살살 토닥이며 정국을 달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다가와 정국에게 말을 걸었다.
“어, 전정국. 정국이 맞지?”
“어.. 히끅, 어..혀..형아..무서워”
“뭐가 무서워. 주인 찾았나봐? 너랑 같이 있던 형은 지금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도 못하고 있는데. 혼자 잘 사니까 좋아? 정국이 나쁜 어린이였네.”
“아..아..니..꾸기 차..차캐요.. 흐앙....!!”
“아, 진짜 존나 우는 건 변하지도 않았네. 경찰들 들이 닥치고 너네들 그렇게 보내고나서 우리가 얼마나 후회 했는지 알아? 기다려, 금방 다시 오게 만들어 줄테니까. 그때까지 나 잊지말고.”
“아..아.. 무..무서워요..꾸기 안가, 안 갈거야.. 흐아아앙!!!”
“시끄러워, 이 새끼가 확! 아!! 너 뭐야 이새ㄲ.....”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다가와 말을 걸어대는 통에 잠시 당황했던 윤기가 정국을 향해 쏟아지는 폭언에 점점 얼굴을 찌푸리다가 결국 그 사람이 손을 들어 올리자 참지 못하고 그 사람의 팔을 잡아 뒤로 꺾었다. 정국을 조심히 카트에 다시 앉히고 정국의 눈에 그 사람이 보이지 않도록 카트를 자신의 등 뒤에 세운 뒤 다시 그 사람에게 말을 건넸다.
“누구시죠? 말하는 꼬라지 보니까 좀 무식 하신거 같은데, 못 배운티 그만 내시고 이제 가시죠?”
“이거 놔, 보아하니 너도 나랑 똑같은 생각 가지고 있는 거 같은데, 아니야? 솔직히 이딴 애 어디다가 쓸데가 있다고, 사람도 동물도 아닌 괴물새끼인데.”
“닥치시죠. 진짜 죽여 버리고 싶어지네요. 그리고, 그 쪽이 여기에 왜 있는겁니까. 경찰이 들이 닥쳤으면 그 쪽이 여시서 이렇게 당당하게 활보하고 있으면 안되죠.”
“아 진짜 세상물정 모르는 소리 지껄이고 계시네. 요즘 돈으로 안 되는게 있는 것 같아?”
“아, 개소리는 집어 치우시고. 그래서 돈으로 해결하셨다? 아, 진짜 어이가 없어서. 그쪽같은 쓰레기가 이런 곳에 있으면 쓰나. 애들도 많고 교육상 안 좋은데.”
“씨발놈이 뭘 믿고 이렇게 막말을 지껄여 대는거야. 기다리고 있어. 저 토낀지 뭔지 저 애새끼도 내가 다시 데려 갈테니까.”
“지랄은 여기까지. 좋게 말로 했잖아요. 그쵸? 예의도 이 정도면 상당히 지킨 것 같은데. 한 마디만 더 하면 니 입이 얌전히 그 자리에 붙어 있는다는 장담은 못 할 것 같고, 닥치고 갈길 가라. 다시 보게 된다면 아마 이런식으로 만나진 못 할거야. 내가 어떻게 해서든 너 감방 보낼 거거든”
“니가 아직 뭘 잘 모르나 본데,”
“아니지, 뭘 잘 모르고 있는 건 너지. 니가 어떤 새끼인지는 안 궁금하고, 내가 어떤 새끼인지 모르지? 한번 보자고 누가 웃게 되는지.”
뒤에서 계속 뭐라뭐라 소리를 지르는 남자를 뒤로한채 아직도 울먹이고 있는 정국을 안아든 윤기가 카트를 끌고 속도를 내 이동했다. 과자코너에서 유아용 과자를 몇 개 챙겨 담고 젤리와 초콜릿도 몇 개 담은 후 급하게 계산을 하고 마트에서 나왔다. 대충 짐을 차에 던져넣고 진정하지 못한 정국을 달래기 시작했다.
“아가, 이제 그 사람 없으니까 울지 말고, 뚝.”
“흐, 히끅. 어.. 꾸기 무서워써...”
“어, 이제 괜찮아. 형이 그 아저씨 혼내줄게.”
“꾸기 그 무서운 아빠가 데려가? 꾸기 형아가 조아..히잉..”
“아니, 절대 안 보내. 형이랑 있을거야. 걱정하지 마.”
“그..그..형아..아픈 형아도.. 저 아빠가...물에다가...흐앙!!!”
“괜찮아. 이제 괜찮아. 그리고 아가, 저사람 정국이 아빠 아니야. 아빠라고 부르면 안 돼. 나쁜 사람이야.”
“흐앙...혀아.. 꾸기 집에 갈래..꾸기 집...혀아랑만...”
“그래 집 가자. 이제 저 사람 볼 일 없을 거야. 형이 미안해. 울지 마. 우리 아가 열 오른다”
겨우 진정된 정국을 조수석에 앉힌 윤기가 조금 빨리 차를 몰아 집에 도착했다. 울다 지쳐 잠이 들어버린 정국을 안고 집에 들어와 침대위에 정국을 눕히고 이불까지 덮어준 윤기가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암호닉-탄탄 오래 기다렸죠? 늦어서 미안해요.
정국아가, 레몬라임 늦어서 미안. 반가워요}
늦어서 미안해요. 암호닉 항상 신청 받으니까 물어보지 말고 신청하셔도 항상 환영이에요 ㅎㅎ
항상 글 읽어줘서 고맙고, 6편에서 만나요 ㅎㅎㅎㅎ
보고싶은 에피소드 있으면 항상 신청해줘요!!
되도록이면 반영할 테니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