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몌별 전체글ll조회 1468l 1








이 피면 지듯이, 고희든





[EXO/오세훈] 금수저 오세훈 07 (부제 : 사랑은 가로등 아래에서) + 찬열 번외 | 인스티즈








금수저 오세훈 07 (부제 : 사랑은 가로등 아래에서) + 찬열 번외









w. 몌별



















내 손목을 잡아챈 사람은 세훈이었다. 세훈의 얼굴을 확인하고 긴장이 단번에 풀어졌지만 생각이 들면서 다시 긴장이 스멀스멀 내 몸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손목이 잡혀 있는 내 왼쪽엔 찬열이 서 있었다. 찬열의 얼굴에는 당황스러움이 얼굴에 서려있었다.



[EXO/오세훈] 금수저 오세훈 07 (부제 : 사랑은 가로등 아래에서) + 찬열 번외 | 인스티즈






상황을 모르는 찬열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세훈에게 나직하게 속삭였다.





"너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 것 같은데 그런 사이 아니니까 제발 이러지 말자. 따로 만나서 얘기하든 연락을 하든 그때 하자. 지금은 아닌 것 같아."

"지금은 아니야? 그럼 넌 또 도망칠 거잖아. 나는 완벽히 무시한 채. 난 언제쯤 너랑 헤어진 이유를 알 수 있을까."

"그만하라고!"





세훈의 입에선 그동안 억눌러왔던 생각들이 두서없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나는 세훈의 말을 감당할 수 없어 그를 향해 크게 일갈했다. 너무 크게 소리친 까닭에 조용히 도로변을 걷고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우리에게 집중되었다.

부담스럽다...

세훈은 자리를 피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찬열에게 미안한 마음을 담아 말했다.



"찬열아, 미안한데 오늘은 여기서 헤어져야겠다. 나중에 다시 만나자. 정말 미안."




아직도 당황스러워하는 찬열에게 진심을 다해 사과하고는 언제일지 모를 약속을 했다.





"난 괜찮은데 넌 괜찮겠어?"

"응. 괜찮아. 먼저 가 봐."





최대한 얼굴 근육을 이용해서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찬열에게 웃어보였다. 같이 웃어 보이는 찬열의 미소가 맑았다.

찬열이 떠나고 우리 사이엔 침묵만 흘렀다. 공기의 기류마저 어색해질 때 쯤 세훈이 입을 열었다.





"카페로 가자."





아까 있던 도로변의 맞은편에 있던 카페로 왔다. 숙덕거리는 분위기에 우리의 말은 쉽게 묻힐 것 같았다. 테이블에 앉아 둘만의 얘기를 하려니 차라리 마음이 편했다.





"에둘러서 말 안 해. 왜 헤어지자고 했어?"





단번에 핵심 질문을 물어오는 세훈의 입술이 말을 끝냈음에도 불구하고 엷게 달싹였다.

오늘 아니면 얘기할 기회도 없다, 라고 생각해 다 털어낼 마음가짐으로 카페까지 왔다. 나는 손으로 길게 자란 머리카락을 느릿하게 넘기며 말을 시작했다.





"7년. 정말 징하게도 오래 사귀었다. 그치?"





애초부터 대답을 원한 물음이 아니었으므로 난 바로 말을 이어갔다.





"근데 그 흔한 권태기 하나 안 오고 수탈하게 사귄 것도 신기하다. 중간중간에 몇 번 헤어진 것 빼도 우린 사귄 햇수에 비해 확연히 적게 싸운 것도 맞고."





우리의 연애 시절을 새록새록 떠올리며 내가 해야 할 말의 길을 서서히 찾아갔다.





"하지만 우린 출발점이 완벽하게 달랐어. 넌 저 멀리서 시작했고 난 여기, 너보다 한참 뒤에서 시작했어. 무슨 얘기냐고? 태어날 때부터 형편 자체가 달랐다는 거야. 너의 곁에 서기 위해 열심히 뛰는데도 넌 다시 저만큼 멀어져 있어. 아무리 노력해서 뛰어도 널 따라잡을 수가 없는데 어떡해."





손짓을 해가며 말을 하는 나를 세훈은 물끄러미 보다가 이내 눈을 내리깔고는 내 말을 묵묵히 들어주었다.





"그래. 열등감이었어. 하다못해 남자친구에게까지 열등감을 느끼는 내가 너무 한심했어. 넌 알겠니? 형편에 대한 원망으로 시작해서 인생에 대한 회의감으로 끝나는데 어떻게 널 만나는데 마음이 편할 수 있겠니. 그리고 너라면 이걸 나에게 말할 수 있겠어? 그때의 나는 아니었다, 이거야. 그래서 무서워서, 그래. 무서워서 도망쳤어."





혼자 말을 하다보니 목구녕으로부터 느껴지는 심한 갈증감에 앞에 놓여있는 커피를 냉큼 들이마시고는 말을 다시 시작했다.





"너한테 말할 용기도 없었고 자존심도 허락 못했고."

"내가 그렇게 불편했어?"





묵묵히 들어주던 세훈의 입이 열리더니 질문을 했다. 상처에 가득 찬 눈빛과 애증이 잔뜩 담긴 목소리는 내 맘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다 못해 넘쳐 흘렀다.





"응. 그땐 너가 불편했어. 아니, 너와 있는 게 불편했던 것 같다. 매일 같이 있어도 다른 곳에 있는 것만 같았고 넌 꼭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 같았어."





흘러 넘치는 마음을 애써 담아보려 노력하지만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고, 내 마음은 이미 흔들릴대로 흔들린지 오래였다. 그래도 말은 멈출 생각이 없었다.





"고민했어. 계속. 이게 과연 사랑일까, 하고. 너무 궁금해서 인터넷에 검색해봤더니 사랑의 정의가 뜨더라구.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이 사랑이래. 내가 너에게 줬던 건 사랑이 아니었다, 하고 다시 되돌아보게 되더라. 그때 사랑의 정의가 나를 움직였던 것 같아. 미안해. 너무 늦은 사과여서 더 미안하구."





오랜 시간 침묵이 이어졌다. 아까처럼 어색하지 않았다. 자연스러운 침묵의 시간이었을 뿐이다. 세훈의 손이 조그마하게 움직이더니 결국 움직인 건 세훈의 입이었다.





"너가 이렇게 사과해오니까 내가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너 만나기 전에 이 말 저 말 해야지, 하고 다 생각하고 왔는데 너 보고 너 말 들으니까 마음이 풀려. 내가 아직도 너를 좋아해서 그런 거야?"





물음은 있지만 대답은 없다. 물어오는 사람은 있지만 대답하는 사람은 없다. 솔직히 무서웠다. 세훈의 고백으로 인해 요동치는 내 마음이 들킬까봐.

갈대 같아서. 내가 갈대 같아서 마음이 이렇게 통째로 흔들리는 것인가.





"너의 말을 듣기 전에도 너의 말을 들은 후에도 너가 좋아. 아, 나 어떡해."



머리를 감싸쥐며 말해오는 세훈의 말은 너 아니면 안 돼, 이 말을 돌려 말하는 듯했다. 세훈의 말투는 어린 아이가 모래성을 무너뜨리고 말하는 말투와 매우 흡사했다.

난 세훈의 말에 대답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내 마음을 확신할 수 없었다. 나도 이런 내가 너무나도 답답했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커플들이 보이고 혼자 온 사람들이 보인다. 그리고 투명한 창 밖으로 비치는 바깥의 모습이 보인다. 엷게 비쳐오는 빛이 따스했다. 원래였으면 내 마음에 안정을 가져다 줄 상황이었건만 오늘은 아니었다.




어물쩡하게 대화를 끝낸 후 카페 밖을 나섰다. 내 옆에서 걷는 세훈의 모습이 익숙하지만 적응되지 않았다. 몇 걸음 가지 않아 세훈이 말을 걸었다.





"내 차 타고 가."





세훈의 말에 동의의 표시로 고개를 살짝 위 아래로 흔들어 준 후 세훈의 차가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너에게 난 명백한 못된 년이다. 나와 가장 친하다고 자부할 수 있는 수정마저 인정하는. 그러나 넌 오늘 나에게 고백해왔다. 아직도 내가 좋다고. 이건 거의 보살 수준이 아닌가. 바다처럼 넓디 넓은 너의 사랑을 감히 내가 받아도 되는 걸까? 너의 앞에 서있는 나는 너를 보면 죄인이 되는데.

넌 운전석, 난 조수석에 앉아 있을 동안 우리는 말을 아꼈다. 그 누구도 입을 먼저 여는 경우가 없었다. 이어지는 침묵에 창을 내다보았다. 약간 어둑해지는 하늘을 보다 문득 창에 비친 너의 모습이 비쳐졌다.

내 처지 역시 안쓰럽다.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위치해 있는 너를 창을 통해서 몰래 바라봐야만 한다니. 마치 내가 18살 여고생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좋아하는 남자애 뒤에서 몰래 지켜보기만 하는.

전보다 말쑥해진 너의 얼굴을 보고 걱정이 됐다. 반년이 흐르는 와중에 넌 이렇게 말라가니 걱정되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볼 거면 그냥 봐."





부끄럽다. 세훈을 간접적으로 보는 걸 들킨 나는 부정도 못하고 다시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보았다. 차들이 즐비하게 서있는게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힌다. 세훈 역시 같은 생각이었는지 라디오가 숨구멍이라도 되는지 라디오를 켰다.

전파를 타고 흐르는 여자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맑다. 조용한 공간 속, 그녀에 말에 우리 둘은 집중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네, 서울시 은평구에 사는 한 익명의 여성 청취자께서 보내주신 사연인데요."





그녀는 막 사연을 소개하려는 참이었다. 뒤로 흐르는 배경음악이 잔잔하면서도 내 마음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묘한 피아노의 선율과 맑은 그녀의 목소리가 잘 어울렸다.





"안녕하세요. 20살 중반의 평범한 여자 회사원입니다. 저에겐 오래된 남자친구가 있는데요. 대학생 때부터 만나 직장인이 된 지금까지 사귀고 있습니다. 남자친구도 직장인이구요. 훤칠하게 생기고 신체 조건도 훌륭해요. 그리고 다정하고 유머도 넘치구요. 흠 잡을 곳을 찾기 힘들 정도로 저에게 과분한 남자입니다. 근데 제 고민은요. 이런 제 남자친구가 부담스러워요. 저에게 너무 과분해서요. 사회에 나오니까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시선을 갖게 되는데 저 같은 여자는 이런 남자를 갖기엔 너무 부족한 여자로 보이는 거예요. 제 나이도 이젠 곧 결혼을 향해 달려가는 저인데 이 남자가 저랑 계속 만나다가 다른 여자를 만났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정말 바닥이죠. 제가 이 남자를 사랑하지 않아서 그러는 거라구요? 아뇨, 전 이 남자를 사랑해서 놓아주고 싶은 거예요... 그동안의 시간이 아까워서 지금까지는 계속 고민했는데 어제 일 때문에 확실해진 것 같아요. 원래 남 말에 신경 많이 쓰고 소심한 타입인데 어제 회사 화장실에서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 심장이 철렁하더라구요. 모 사원은 남자 잘 물어서 인생 잘 풀리겠네, 어떻게 꼬신 거야, 역시 여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 돼, 모 사원은 남친한테 너무 딸리지 않나 등의 소리를 계속 들었는데 몇몇 말은 맞는 말이더라구요. 정말 저와 제 남친을 바라보는 시선이 대부분 이런 거예요. 전 상대적으로 너무 차이가 나니까 자존감도 떨어지고 왜 나를 만나나 싶고 그래요. 그냥 결혼하면 되지 왜 고민하냐고 그런 분들도 계시는데 결혼이 그렇게 쉬운 일인가요. 전 주변 시선까지 신경쓰며 꾸역꾸역 결혼하고 살 자신 없어요. 그럴 바엔 차라리 놓아주려구요... 제 가장 친한 친구는 절 답답하다고 다그칩니다. 저 답답한 거 알고 있으나 위로 받고자 용기 내어 사연 올려봅니다."





뭐 이렇게까지 우리의 상황과 비슷하나, 싶을 정도로 우리의 모습과 매우 흡사한 사연이었다. 친구가 들었으면 너냐고 할 정도로 말이다. 우리는 아직도 말이 없었다. 밤의 다리가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니 눈이 아파 라디오에 다시 귀를 귀울였다. 사연 뒤에는 아련한 여성 보컬의 목소리가 도드라지는 구슬픈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노래가 끝나고 다시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연 듣고 신청해주신 곡도 연달아 듣고 왔는데요. 사연을 읽다보니 여자 분의 마음도 이해 가고 답답한 친구 분의 마음 역시 이해가 가네요... 솔직히 사랑하는데 서로만 보일 수는 없죠. 둘만 존재하지 않는 이상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쓸 수 밖에 없구요. 그러나 타인의 시선에 너무 신경을 쓰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이 지치게 되어있고 사랑은 흐릿해져 가요. 둘의 사랑입니다. 사랑은 타인과 함께 하지 않아요. 오직 둘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여러 사람의 못된 시선, 말에 상처 받지 말고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편안한 환경에서 한 번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요? 잘 알지는 못하지만 여유가 없는 사랑은 곧 시들기 마련이거든요. 여유를 줘가면서 느슨하게 만나보세요. 사랑 안에서 또 다른 사랑을 찾아낼 수 있을 거예요. 보물찾기하는 아이처럼 두근거리는 마음을 갖고 사랑을 다시 찾아보세요. 이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위로 같네요."





그 오랜 시간 동안 우리는 여성에 말에 잠자코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느껴지는 것은 수두룩했다. 내가 생각을 하고 세훈에게 말했다면. 시선에 너무 신경 쓰지 않았더라면. 후회가 나의 몸속 깊은 곳으로부터 치밀어올랐다.

내가 여러가지 생각을 갖고 깊은 생각에 잠겨 있을 때쯤 조용한 골목에서 차가 정차했고 세훈의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사했네."





왠지 모르게 우울함이 묻어 있는 그 말에 나는 조금 아픔을 느낀 것 같다. 눈빛 마저 파르르 떨리는 게 아까부터 참아온 감정이 곧 폭발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내 안에 있는 생각을 내색하지 않으며 무덤덤하게 대답해왔다.





"응. 회사 다니려면 가까이 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가로등 불빛이 밝다. 엊그제만 해도 불빛이 꺼졌다 켜졌다 하는 게 약간의 서늘함을 가져다 주었는데 밝은 가로등을 보니 마음 한 켠이 놓인다. 어색함에 이것저것을 신경쓰게 된다. 앞에 놓인 쓰레기 더미가 더러워 보이고 집 뒤에 위치한 가게의 소음이 시끄러워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들어가 봐. 오늘 데려다 줘서 고마워."





정작 하고 싶은 말과 해야 할 말은 모두 뺀 영양가 없는 말임에 틀림없다. 세훈의 표정이 바뀐다. 표정 관리가 안 되는지 계속 일그러지는 세훈의 표정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이렇게 끝이야?"





화난 듯한 세훈의 말에 약간의 움찔거림을 내비친 나는 죄인마냥 고개를 숙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넌 왜 너 생각밖에 안 해? 너의 인생에 나는 없어? 내 생각도 좀 해주면 어디가 덧나?"





여러 개의 질문을 한꺼번에 물어오는 세훈의 입이 무섭다.





"너한테 난 그저 너 좋아해주는 돈 많은 호구일 뿐이지."





약간의 상실감이 느껴지는 그 말투는 내 심장 한 구석을 누가 콕콕 찌르듯 아려왔다. 아린 내 심장은 세훈이 계속 찌르고 있었다.





"대답이라도 해. 나 지금도 바보 된 기분이니까."






곧 울 듯한 세훈의 표정에 나도 모르게 한 발짝 다가서서 그를 안아주고 말았다. 나도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한 건지는 모르겠다. 그냥... 그저 본능이었을 뿐이다. 나를 조종해오는 본능 탓에 안쓰러운 세훈을 따뜻하게 토닥였다. 정신이 들고는 화들짝 놀라며 급히 세훈의 몸에서 물러났다. 세훈의 표정은 더욱 침울해보였다.





"난 상관 없어. 너 배경이 어떻든... 그러니까 제발 다시 돌아와주면 안 돼? 너 없이 너무 힘들다 진짜."





아이처럼 내 어깨에 기대어 오는 세훈을 나는 밀어내지 못하였다. 그저 어색하게 손을 올리고 뼈만 앙상하게 남은 안타까운 세훈의 등을 쓸어내릴 뿐이다. 왜 이렇게 야위었니.





"ㅇㅇ아, 내가 정말 낙하산 소리 안 들으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모르지. 나도 똑같이 일 하고 똑같은 환경에서 근무해. 너 위해서. 이렇게하면 너가 돌아와 줄까봐."





세훈의 말을 가만히 듣다 보니 이상한 점이 있었다. 수정이 전해 준 말로는 세훈이 고속 승진을 했다고 들었는데...

어깨 위에 살포시 걸쳐 있는 세훈의 얼굴을 살짝 들었다. 눈을 슬며시 맞추고는 말하였다.





"애들이 너 승진했다고 했는데 아니야?"

"누가 그래? 나 아직도 제자리 걸음 중이야. 열심히 일 해서 나중에 승진해야지."





그 말은 근거 없는 소문이었을 뿐이다. 억울하다는 듯이 눈꼬리가 축 처지며 입꼬리 역시 같이 처지는 게 꼭 강아지를 닮았다. 세훈의 얼굴에서 강아지를 찾다니 살다보니 별 일이 다 생기네.





"다시 사귀자."





세훈의 얼굴을 찬찬히 살피고 있을 때 세훈의 입이 열리고 들린 말은 너무 뜬금 없는 상황이었다. 무드 없는 고백이었지만 상황 자체가 화기애애하였기 때문에 그의 말에 허락의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흔들리고 흔들리다 다시 돌아온 건 세훈이었다. 우리가 함께 했던 7년의 시간은 쉽게 버릴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다.

불빛이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가로등 밑에서 하는 키스는 나름 달콤했다. 살짝 실눈을 뜰 때마다 보이는 쓰레기 더미에선 곧 벌레가 나올 것 같았고 가게에서 들려오는 소음이 들렸지만 신경 쓸 수 없었다. 오직 그와의 사랑에 집중했다. 오랜 입맞춤 끝에 서로의 입술을 떼고 바라본 세훈의 얼굴은 야위었지만 더 샤프해져 멋들어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다시 돌아오게 된 우리 관계에 너무 기뻐 세훈의 얼굴을 다시 살포시 잡고 입맞춤을 했다.




나는 흑, 너는 백. 서로 상반된 색을 가지고 있는 우리는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막상 어울리면 서로에게 잘 어우러졌다.


대조되는 색이라고 해서 무작정 어울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건 붙여봐야 아는 것이다.












가끔 찬열을 만났다. 좋은 친구가 생긴 기분이었다. 이제는 수정만큼이나 편해진 찬열에게 연애사를 털어놓기도 했다.

우리의 연애사를 들은 찬열은 뭐가 이리도 복잡하냐며 머리를 쥐어잡고는 테이블에 머리를 쿵, 하고 박았다. 결국은 이어졌다는 말을 듣고는 마치 자기의 일처럼 방방 뛰며 기뻐하는 찬열의 모습은 여고생과 다름 없었다. 나의 말에 공감해주고 나를 응원해주는 친구는 수정 이후 처음이라 너무 기뻤다.

나는 찬열에게 넌 여자친구 언제 사귈 거냐며 닦달했지만 아직 자리 잡지 않은 나에게 여자친구란 사치라며 한껏 고개를 내저어 보였다.






















찬열 번외


만났다. 내 이상형.

그동안 바래왔던 내 이상형은 이곳, 면접장 내 옆자리에 앉아있다. 한마디라도 걸어보고자 그녀에게 질문을 던졌다. 정말 핵심 없는 말임에 틀림없다. 내 입은 내가 관할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마음을 따라 제멋대로 움직이는 입은 곧 죽어도 멈출 생각을 못했다. 그녀는 불편해하는데.

말이 끊기자 정신이 들어 앞만 보고 침묵을 즐기고 있었는데 한 여성의 나긋한 목소리가 귀를 스치더니 옆에 앉아계시던 분들이 우르르 일어나 나도 같이 일어났다.

면접 때 무슨 질문을 받고 어떻게 대답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오랫동안 준비해 온 면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발로 뻥, 걷어 차버린 셈이다. 면접을 보려고 갔지만 올 때는 그녀 생각만 가득차서 왔다.

몇 개월이 흐른 후 운명처럼 그녀를 만났다. 위험에 빠져있는 그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에 나는 큰 행복을 느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가며 그녀의 번호를 얻은 나는 큰 성취감에 사로잡혔다.

그녀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나왔을 때 한 남자가 그녀의 손목을 잡아왔다. 그녀의 표정을 슬쩍 살펴보니 당황이 서려있었다.

나중에 그녀에게 들은 말인데 그때 내 얼굴에도 당황이 써져있다고 했다.

여튼, 그녀와 그의 말을 들으니 대충 상황을 알 것 같았다. 나중에 다시 만나자는 그녀의 음성은 나의 마음을 때리는 듯한 아픔음 주었다. 집에 가서 생각해보니 바보 같았던 것 같다, 내가. 거기서 나는 제3자였을 뿐인 것이다. 제3자... 그 말은 나를 아프게 하였다.

그녀와 종종 만났다. 그와 잘 된 그녀의 얼굴은 활짝 폈지만 나의 속은 문드러져가고 있었다. 그녀의 앞에서 좋은 친구 코스프레 하기란 정말 힘든 일이었다. 표정을 감추고 마음을 숨기고 말을 바꾸는 일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고 많은 열량을 소모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그녀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나는 물러나야한다. 그녀는 그를 만나 행복하고 내가 그녀의 친구임에 그녀는 행복하니까.

종종 나같은 친구를 둬서 행복하다고 하는 그녀의 말을 들으면 마음 한 구석이 찡하게 아려온다. 울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녀는 그에게 가야한다.









그녀를 사랑하는 나는,







그녀의 곁에서 친구로라도 남고 싶은 난,















이 마음을 죽어서까지 숨겨야겠다.

























사담 사담 사담 사담 사담 사담 사담



재회!!!!!!!


드디어 다시 만났어요 여주와 세훈이가 ㅎㅅㅎ


찬열이는 찌통 캐릭터였어요 엉엉


아마 다음 편은 세훈이 시점 번외가 아닐까 조심스레 던지고 갑니다 총총


쓰는데 동생이 창을 닫아서 다시 썼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진짜 열불나서 막 소리 지르다가 정신 차리고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썼네요


이제 완결이 정말 코 앞으로 다가왔어요!


원래는 단편으로 끝내려고 쓴 글이었는데 예상보다 길어져서 많이 당황했었는데 읽어주시는 분들,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때문에 멈추지 않고 꾸준히 쓸 수 있었어요


감덩 8ㅅ8


매우 많이 엄청 완전 부족한 글임에도 불구하고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 전하고 저는 사라져요 사라져요 사!라!져!요!


그리고 이유 갓지 않은 이유 레옹 너무 좋네요 


Shape Of My Heart랑 레옹 번갈아 가면서 듣는 중




아  모  닉



[밤잠]


[자몽에이드]


[신촌]


[텔라텔라]


[선블록]


[나징너징]


[화분]


[찐빵]


[]


[훈훈]


[바나나]


[]




까먹은 암호닉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굽신...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ㅜㅠㅜㅜㅜㅡㅜ찬열이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ㅡㅜㅜㅜㅜㅜㅠㅜㅡㅠㅜ불쌍해ㅜㅜㅠㅡㅜㅜㅜ
8년 전
비회원154.224
찐빵이에요ㅠㅜㅠㅠ여주랑 세훈이 드디어 다시 만났네요ㅜㅠㅠㅠ근데 찬열이ㅜㅠㅠㅠㅠ불쌍해요ㅜㅜㅜㅠㅠ근데 진짜 멋져요 여주의 행복을 위해서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고 친구로 남아있는다니ㅠㅠㅠㅜ진짜 멋있는남자ㅠㅠㅜㅠ완결이 얼마 남지 않아서 슬픕니다ㅠㅠㅠㅠ작가님 오늘도 잘 읽고가요ㅠㅜㅠㅠ
8년 전
비회원171.17
헐 짱짱이야여ㅜㅜㅜㅜㅜㅜ 방금 정주행하고왓는데 대박 ㅠㅠㅠ완결까지같이가요ㅠㅠㅠ
8년 전
독자2
가슴이 찌릿찌릿하네요ㅠㅠㅠㅠㅠㅠㅠ이렇게 좋은 글 써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하트하트)
8년 전
독자3
찬열아ㅜㅜㅜㅠㅜㅜㅜㅜㅡㅠㅡ아련해ㅜㅜㅜㅠ 졸음을 이겨내며 여기까지 정주행했어요ㅡㅜㅜㅠ
7년 전
몌별
잘하셨어요❤️
7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아이콘 [iKON구준회단편] 비 오는 어느 날 上6 꽃한송이 04.14 00:46
엑소 [EXO/박찬열] 현부 벤츠남 박찬열이랑 연애하는 썰 18137 현실거지 04.14 00:34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민윤기] 버킷리스트와 남자친구19 노래와탄소 04.14 00:26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뷔] 재벌4세 김태형이랑 결혼하는 썰 2628 뷔너스 04.14 00:03
엑소 [엑소/레이] 사랑은 여행을 타고 (中)3 궤구게기궈 04.13 23:53
아이콘 [iKON/김지원] Fiancee of Boss 上27 데미소다 04.13 23:33
엑소 [EXO/세훈] 첫사랑 남사친이랑 연애하는 썰 23 (부제:그 무엇보다 달콤한 너와)20 후니후니훈 04.13 23:30
엑소 [엑소/레이] 사랑은 여행을 타고 (上)1 궤구게기궈 04.13 23:28
엑소 [EXO/찬열] 요즘은 조폭들도 잘생기고 매너있고 그래? 155 오징 04.13 23:25
엑소 [EXO] 가 회원님을 콕 찔렀습니다.facebook (2:몸살대란+번외)44 따오기 04.13 23:19
엑소 [EXO/찬열] 먼저 짝사랑하면 안되는 이유 22 엔설미 04.13 23:03
엑소 [EXO/변백현] 왜 사는건지 1도 몰으겠는 백현이와.kakao talk 522 오징어와 여신.. 04.13 22:53
엑소 축구선수 김민석 좋아하는 흔한 덕후연예인 instagram 835 석감자 04.13 21:30
아이콘 [IKON/김지원] 사랑을 주세요 111 감귤뿌요 04.13 21:23
비정상회담 [타쿠야] 인연이 아니었음을7 아홉수 04.13 21:23
엑소 [EXO/EXO] 철벽 도경수 facebook 05223 엘됴라됴 04.13 20:10
엑소 [EXO] 누가 이 뱀파이어 새끼들좀 데려가세요.facebook 039 봄민 04.13 18:12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민윤기/박지민] Love Like Sugar 05150 독스 04.13 13:05
엑소 [EXO] 우주대스타 너징과 그런 너징을 좋아하는 후배 이그조썰 _ 0288 우.주.대.스.타.. 04.13 01:52
엑소 [EXO/오세훈] 개 한마리 주웠는데 내가 길들여지는 썰 636 개늑대주인 04.13 01:23
엑소 [EXO/찬열] 나한테만 철벽치는 박찬열 -부제:찬열이의 너만 몰랐던 이야기28 깨둥깨둥 04.13 01:02
엑소 [EXO] 우주대스타 너징과 그런 너징을 좋아하는 후배 이그조썰130 우.주.대.스.타.. 04.13 00:56
엑소 [EXO/박찬열] 현부 벤츠남 박찬열이랑 연애하는 썰 17 <너무 오랜만이에요>137 현실거지 04.13 00:20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09 생크림됴 04.13 00:18
엑소 [EXO] 김종가네 5남매 _ 09 (부제 :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9 환상곡 04.12 23:40
엑소 [EXO] 이사왔는데 엘리베이터에서 엑소 만난썰 31298 너의주위를베.. 04.12 23:36
엑소 [EXO] 본격 독자님들 창의력키워드리는 질문소설(EXO편)2 질문자 04.12 2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