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과 죽음과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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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가 죽었다.
현관문 옆 벽지에는 곰팡이가 검게 피어있고 천장 구석에는 거미줄이 쳐있던 그의 집에서 경수는 목을 매었다.
언제고 취해있던 그의 아버지는 그 시각 자신의 아들의 숨이 끊어져가는지도 모른 채 배를 긁으며 자고 있었고,
경수의 시체는 다음 날 늦은 오후 술을 사 오라 소리 치며 방문을 거세게 차던 아버지에 의해 발견되었다.
경수의 짧은 18년 생은 그렇게 허무히 끝났다.
그래, 나는.
나는 몇 번이나 울다 지쳐 쓰러졌다. 한 번 눈을 뜨면 더 이상 경수는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두 번 눈을 뜨면 내 핸드폰에 남겨져있던 부재중 전화를 확인했고,
세 번 눈을 떴을 때 경수의 핸드폰에 미처 다 작성하지 못한 문자 메시지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다음 세상에서]
뭐가 그렇게 힘들었을까.
평소와 다름없던 하루 속에서 무엇이 경수를 그토록 괴롭혔으며,무엇이 결국 경수가 스스로의 목을 매게 했던 것인가.
기댈 곳이라곤 너밖에 없는 나를 알면서도 넌 세상을 떠났다.
어쩌면 넌 사실 내가 너 없이 혼자서도 지낼 수 있단 것을 알았는지도 모른다.
이주가 지났다.
나는 다시 학교에 나가기 시작했으며, 쉬었던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다시 시작했다.
대걸레질을 하다가 문득 편의점에 놀러와 청소를 도와주던 네 생각이 났다.
"야, 삼각김밥 폐기 시간 언제냐?"
"잠시만. 아, 이제 10분 남았다. 조금만 기다려."
"나 배고픈데에- 내가 이렇게 너 걸레질도 도와주고 있고."
"……."
"그냥 10분만 빨리 먹으면 안 돼?"
"…야."
"응?"
"그냥 네 돈 주고 사 먹어."
"……그래! 됐다, 됐어! 허, 내가 너한테 뭘 바라냐."
툴툴거리면서도 대걸레를 깨끗이 빨아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네가 귀여워 몰래 미소를 훔쳤다.
슬쩍 삼각김밥을 내어주면 너는 언제 그랬냐는 듯 삐죽 나와있던 입술을 집어넣고 해맑게 웃곤 했다.
그렇게 웃던 경수가 이제는…….
'우리…… 다시는 울지 말자.'
순간 경수의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해 차오르던 눈물을 다시 삼켰다.
두 손을 꽉 잡고 이마를 맞대고 했던 약속.
뜨겁던 너의 몸, 젖은 공기, 빗 소리……
그렇게 절실했던 약속을 내가 먼저 어길 수는 없지 않은가.
새벽이 되어서야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아무도 없는 집으로 향했다.
침대로 곧장 향해 몸을 던지고 이불을 끌어 당기는데, 훅 고얀 냄새가 올라온다.
언제 빨았는지 가물가물한데다가 장마다 보니 더 냄새가 심해진 듯 했다.
베란다로 나가 이불을 곧장 세탁기에 욱여넣고 담배를 한 개비 꺼내들었다.
탁-
불을 붙인 후 담배를 입에 물고, 양 팔을 내놓은 채 난간에 몸을 기대었다.
세차게 내리는 비는 팔을 차게 적시고 연기 또한 흩어지게 했다.
이제는 말리는 이가 없으니 몰래 담배를 피지 않아도 되는건가, 자조의 웃음을 지었다.
"거기."
"……?"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옆 집에서 한 남자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매일 집을 오갈 때도 단 한 번 마주친 적 없던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남자.
"웬만하면 끄지 그래? 그거."
"……."
"몸에 아주 나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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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어어어어어어어어어 글잡에 글을 써ㅂ본 적은 처음입ㄴ니다!!!!!! 아직 많이 많이 비루한 실력이지만 읽어주시는 분이 있다면 정말 황송할 것 같아요ㅠㅠㅠㅠㅠ 보잘것 없는 글 읽어주셔서 ㄱ감사합니다.... (눈물) 다음 글을 계속 쓸 수 있으면 좋겠어요!!!!!!!!!!! 밤이 늦었는데 여러분 모두 잘 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