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신라의 여왕이 되기 전, 답을 알수 없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아가, 세상에서 가장 탐나는 꽃이 무엇인지 아느냐.”
할마마마께서 어린 나를 무릎에 앉혀둔 채로 알 수 없는 질문을 하셨다.
“잘 모르겠사옵니다. 그것이 무엇이옵니까?”
“후훗, 가져도 내 것이 아닌 꽃이 있단다. 네가 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날, 답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답을 이제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대를 지키는 신라의 꽃, 화랑(花郞)
pro
태평성국 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나라 신라.
기름진 땅과 함께 풍족한 곡식, 그 어느 왕의 통치때보다 강한 국력을 가지고 있다.
신라의 백성은 항상 어질고 강한 그들의 여왕을 추앙하며,
그녀의 행복을 늘 바라고 있다.
그런 여왕의 곁에는 신라의 꽃들이 함께하는데,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운 용모와 뛰어난 성품 그리고 강한 힘과 현명함을 가지고 있다 한다.
그런 그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단 한명의 군주 연희 여왕
.
.
.
" 백현아. 정말 화랑이 될 거야?"
어린 아이둘이 꽃밭에 앉아 손을 꼭 잡고 마주보고 사뭇진지한 얘기를 하고 있다.
남자아이는 흔들리는 눈빛으로 자신에게 묻는 여자아이의 눈을 마주한 채로 대답한다.
"응. 그래서 널 영원히 지켜줄거야. 공주마마님."
"하지만, 백현아!"
여자아이는 끝내 고운 눈망울 안에 눈물을 채우며 나를 바라본다.
항상 그랬다. 너는 처음 만난 그 때부터 아름답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그래서 언제나 네 곁에 있을거야."
.
.
.
" 이리 가까이 와보거라."
너는 항상 내게 선을 그어놓는다. 오늘도 그 빌어먹을 선은 너와 나의 거리를 만들었다.
"이미 충분히 가깝습니다."
항상 단정한 차림을 하고 있는 너의 모습이 흐트러진 걸 보고싶다는 생각을 한다.
법도만을 운운하는 그 입술에서 뜨거움이 묻은 내 이름이 불려진다면,
"준면아"
"화랑 김씨 명 받듭니다."
"오늘 밤 나랑 같이 있을래?"
갑작스러운 나의 말에 고개를 숙인 어깨가 그대로 굳는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고개를 더 숙인채로 너가 말을 한다.
"더이상 도발하지마. 이 이상은 나도 못 참아."
.
.
.
검술연마 시간은 항상 재미있다.
수많은 나의 꽃들이 나를 바라보며, 사랑을 갈구하는 꼴이 꽤나 웃기기에.
탁-
"아!,,"
잠시 딴 생각을 했던 탓일까. 상대에게 손목을 살짝 맞고 쥐고 있던 검을 떨어트렸다.
그새 하얀 손목이 빨갛게 부어올랐고, 시녀들이 이리로 급히 나를 부르며 뛰어온다.
" 됐다. 별거 아니다."
"하지만, 마마!!"
고개를 돌려 한번 시녀들을 바라보자 그대로 다시 뒤로 물러선다.
나는 내 손목을 살짝 그러쥔 채 너를 바라본다. 이미 너는 죽을죄라도 진 것 마냥
몸을 떨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런 네 모습이 귀여워 투정어린 소리가 나왔다.
" 경수야. 나 아파"
나의 반말에 순진한 너의 귀는 빨개 진다. 그리고 갈곳을 잃은 큰 눈은
나를 차마 바라보지도 못한 채로 흔들린다.
"아,,,"
작은 탄성을 내뱉는 너를 보며 한발짝 가까이 다가가자
움찔하며 몸을 떤다.
" 네가 치료해줄래?"
부어오른 손을 너의 앞에 내밀자
너는 바라만 보다 결심 한 듯 두손으로 내 손을 잡는다.
그리고는
절대 놓지 않겠다는 듯 힘을 주어 아프지 않은 내 손을 쥔다.
.
.
.
오늘따라 처리해야 할 대신들의 상소가 쌓여있는 모습을 보자.
자연스레 입술이 벌어지고 한숨이 쉬어졌다.
아까 시녀들을 다 물리고 지금 이 곳에는 오직 찬열이 너와 나뿐이다.
내가 움직일 때 마다 뜨거운 욕망이 가득한 눈길로 나의 몸짓을 훑는 너.
그리고 그런 너의 눈빛이 싫지 않아 너를 불렀다.
"찬열아"
"화랑 박씨 명받듭니다."
예쁘게 발에 신겨진 신을 벗고 내 앞에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인 네게 그 발을 내민다.
그리고 거추장 스러운 치마자락을 손으로 그러쥐어 살짝 올렸다.
" 발아파. 주물러줘"
시녀따위에게나 시킬 일을 네게 시켰을 때 너의 반응이 어떨까.
자존심 상해할까? 아니면,,,
거리낌없이 너의 큰손이 나의 발을 움켜쥐고 살살 주무르기 시작했다.
나는 입가의 미소를 얹은 채 너를 내려보고있고, 너는 고개를 들어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입술을 열었다.
" 좀 더 허락해주시길 바랍니다."
그 말을 끝으로 뜨거운 너의 그 손은 내 치마속을 헤집으며 들어왔다.
.
.
.
" 마마 이번 화랑선발전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화랑이옵니다."
며칠전에 나를 측근에서 모실 화랑을 선별하기 위해 경합을 열었다고 들었다.
그 들 중에 가장 강한 힘이라니. 네 얼굴이 몹시나 궁금해졌다.
" 고개를 들거라"
그러자 예를 취하고 있던 너의 고개가 들어올려졌다.
그리고는 네 눈이 보였다. 오직 나만을 가득 담은 너의 눈동자가.
",,,아,,"
"마마 왜 그러시옵니까."
그 눈빛을 보자마자 알 수없게 부끄러운 기분이 들어 작은 소리가 나왔다.
내 옆의 시녀장이 놀라 물었고,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뜻으로 고개를 저었다.
처음이다. 나를 긴장시키는 눈빛을 가진 이는
"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 신, 화랑 김씨로 민석이라 하옵니다."
"...민석..."
" 앞으로 전하의 모든 것을 지켜드릴 것이옵니다."
말을 하면서도 절대 내 눈을 피하지 않을 채로 말을 하는 너.
몸이 뜨꺼워졌다. 그런 나의 상태를 눈치 채기라도 한듯
너는 혀로 아랫입술을 야하게 쓸며 나를 바라본다. 마치 포식자가 바라보듯.
.
.
.
-----------------------------------------------------
안녕하세요. 남모라고 합니다.
문득 좋은 소재가 떠올라
이렇게 인티 글잡에서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궁금한 점은 언제나 물어주세요.
급하게 쓴 프롤로그라 오타와 문맥의 문제가 많을 수도 있으니
지적은 언제나 감사히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