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온앤오프 김남길 샤이니
부릉부릉빵빵 전체글ll조회 438l 1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수 밖에


정지용, 호수中



















[EXO/찬열] 피어도 사랑, 시들어도 사랑 02 | 인스티즈




 피어도 사랑, 시들어도 사랑

02
























답답한 새벽이었다. 시간이 가질 않고, 너에 대한 생각만 깊어지는. 날이 갈 수록 너를 더는 좋아하지 않겠다. 이제는 잊어버리겠다. 수백번 되새겼던 그 다짐들이 무색한 새벽이 찾아왔다. 시계는 새벽 4시를 가리킨다. 그럼에도 쉽사리 잠에 들지 못하는 나는 도대체 뭐가 아쉬워서 너를 놓지 못하는 것일까. 자꾸만 내 머릿속을 채우는 그 다짐들은 나를 끊임없는 굴레로 빠져들게 만든다. 내가 어쩔건데.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데 왜 자꾸만 쓸데없는 생각들을 하는데.










금요일, 그러니까 어제 변백현이 나를 불러 말했다. 아는 사이도 아닌데 불러서 괜히 무슨 놀림을 당할까 불안한 마음으로 그 앞에 섰지만, 변백현은 평소의 그 장난끼 다분한 얼굴이 아닌 꽤 진지한 모습으로 내게 말했다.





"박찬열이랑 요새 아무런 일 없어?"


"뭐?"


"박찬열이랑 뭐, 아무것도 없냐고."


"아... 응. 없는데"


"그래?"





한껏 진지한 표정을 지은 것 치고는 가벼운 질문이었다. 말만 들어본다면 내 속을 벅벅 긁는 질문이었지만, 변백현의 그 태도가 나를 놀리기 위한 의도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변백현은 왜 나한테 갑자기 그런 걸... 아무 일 없다는 건 자기가 더 잘 알면서. 이런 사소한 일들이 반복될 때마다 애써 숨겨놓은 희망이 스멀스멀 기어나온다. 왜? 박찬열이 나한테 관심이라도 보였니? 그래서 아무 일 없냐고 물어본거야? 희망은 나를 갉아 먹는다. 결과를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기대하게 만드는. 그렇지만 놓을 수 없는.










그렇게 여전히 휘둘리기만 하는 내가 싫었다. 깜깜한 방에 환한 핸드폰 불빛이 아파 눈두덩이를 지긋이 눌렀다. 혼자 남겨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 지난 날이 싫었다. 좋아하고 싶어서 좋아한 것도 아닌데. 깊어간 마음이 내게 말해준다. 이제 그만 접으라고. 그리고 나는 길었던 날들을 되짚으며 하나 둘 떨리는 손가락을 눌린다. 너에게 보내는 마지막 문자다. 바로 위에는 몇 달 전, 내가 너에게 처음 보낸 문자 몇개와 너의 짧은 답장이 있다. 분명 이때만 해도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언제 이렇게 무거워만 진건지. 나는 사랑은 처음부터 풍덩하고 빠져버리는 건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보니 이렇게 서서히 물들어 버리는 것이었다. 오타는 안 났는지, 잘못 쓴 말은 없는제 수십번을 확인한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전송 버튼을 눌렀다.















찬열아, 나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어서 이렇게 문자 해.







소문이 그렇게 나 버리는 바람에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서로 되게 부담스러운 사이가 돼 버렸네.







내가 지금 할 말은 더 부담스러울지도 모르지만, 내가 너에게 하고싶은 말은 그게 전부야.







너를 좋아해.







이제 다신 이렇게 연락하는 일 없을거야. 약속할게.








그동안 쭉 고맙고, 미안했어.















청승맞게 눈물이 나왔다. 내 마지막 진심을 전하는 그 문자에도 어떻게 하면 최대한 짧게 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네가 가장 불편하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그런 생각들이 가득했다는 게 울컥했다. 복잡했던,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시들어 가던 내 불쌍한 짝사랑이 정말 끝이 났다. 내가 스스로 끝내고 말았다. 그냥 조금 울어버리면 참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눈물이 끝도 없이 나왔다. 숨이 찼다.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 가족들이 깰까 꺽꺽거리며 넘어가는 숨이 힘겨웠다.











진짜, 끝





너에게 하지 못했던 단 한 마디. 소중해서 꽁꽁 감싸두었던 내 마음. 넌 내 마음을 알까. 내가 이렇게 깊게 너를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까. 그냥 가벼운 관심으로만 알고 있을까. 나는 이렇게까지 널 좋아하는데. 네가 날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알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리고 그 사실들은 나만 궁금해 하는 것이라는 것도 싫었다. 하지만 지금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좋아한다는 내 마음을 너에게 고백함으로, 우리의 어정쩡했던 그 당분간의 시간들이 정말로 끝이 났다는 것이다. 항상 끊어내고 싶다고 생각했으면서, 막상 끊어내니 그렇게 가슴이 아프다.










아무 문제 없던 우리 사이가. 지금까지 억지로 끌고 왔던 어중간 한 시간들이. 이제는 어중간하고 어정쩡하지 않은 것들로 마무리 지어졌다. 나는 너에게 고백했고, 보나마나 너에게 차였다. 이제서야 제대로 정리 된 우리 사이가 아쉽다. 달라진 건 없다. 여전히 우리는 서로 모른 척 하며 지낼것이고, 너도 나도 서로를 불편해 할 것이고, 나는 가끔 네가 생각 나겠지. 그렇지만 그 차이는 너무나 크기 때문에, 새벽 4시는 조용하기만 하다.





지이잉-





조용했던 핸드폰에 진동이 울렸다. 겨우 진정 된 마음을 가다듬고 홀드 키를 눌렀다.










'나 좋아해줘서 고마워.'










박찬열에게 온 답장이었다. 아직까지 안 자고 있을 줄은 몰랐다. 갑작스레 온 답장에 놀라 한참을 그렇게 보고만 있었는데 다시 한 번 진동이 울렸다.





'그리고 미안해.'





그쳤던 눈물이 다시 한 번 차 오른다. 완전한 끝인 것이다.






























***






























아... 머리가 띵 하다. 새벽에 너무 많이 울어재꼈나. 푹 자고 일어난 나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사실 나는 막 쪽팔림과 동시에 가슴이라도 아플 줄 알았는데, 예상 외로 훌훌 털어낸 기분이 드는 게 더 편해졌다는 느낌도 들었다. 더 충격적인 건 화장실에서 본 내 얼굴이었다. 눈은 띵띵 붓고, 주위는 발갛게 헐은 데다가 얼굴까지 퉁퉁 부었다. 망했다. 오늘은 꼼짝없이 집에만 있어야 겠다 생각하며 머리를 털며 욕실을 나왔을 때였다.





"김여주!! 가서 버터랑 간장 좀 사 와!"





이 얼굴을 보라며 절대 밖으로 못 나간다는 내 간절한 매달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완강했다. 도리어 뭘 했길래 얼굴이 그 지경이냐고 물어 오길래, 그냥 내용이 엄청 슬픈 소설책을 새벽까지 읽고 잤다고 했다. 다시 한 번 안 가면 안 되냐고 슬쩍 물어도, 엄마는 끄떡 없었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라며 당장 다녀오라며 나를 밖을 내쫓았다.

아씨, 오늘은 진짜 안 되는데.

이왕 이렇게 된 이상 최대한 빨리 다녀오는 수 밖에 없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슬리퍼를 질질 끌며 가까운 마트로 향했다.










버터... 랑 간장.... 종류도 많다 정말. 간장 코너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무슨 국간장, 맛간장, 양조간장, 진간ㅈ,





"김여주?"



...?



"김여주 맞지? 맞네~"





변백현이었다. 아니, 애는 왜 하필 오는 같은 날에 아는 척을 하고 난리야. 여태까지 한 번도 안 그러더니 금요일부터 왜... 모자를 더 눌러 쓰고 고개를 숙였다. 어쩐지 별로 나가고싶지 않다 했더니, 너를 만날 것 같아서 그랬나보다.





"여기서 뭐해?"


"나 엄마 심부름."


"아아, 심부름 왔구나. 나도 엄마 심부름 왔는데."





그래서 어쩌라고... 목 끝까지 차오른 말을 겨우 삼켰다. 옆에서 조잘조잘 떠들어대는 변백현은 떠날 기미가 안 보였다.



"근데 왜 자꾸 고개 숙이고 있냐. 어디 아파?"



그때였다. 변백현이 고개를 푹 숙여 아래를 향해 있는 내 얼굴을 올려다봤다. 아, 눈 엄청 부었는데. 딱히 평소보다 못생겨서 라거나 그런 이유는 아니었다. 그냥, 변백현은 박찬열이랑 친하니까. 오늘 새벽의 내 고백도 변백현이 알고 있을까봐. 퉁퉁 부은 내 눈을 박찬열까지 알게 될까봐. 그래서였다.





"어..."


"왜."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어짜피 다 봤는데 뭘 어쩌겠어. 변백현을 빤히 쳐다보니 오히려 자기가 더 당황해서 횡설수설 한다.





"어, 음,"


"왜, 자꾸."


"어제 무슨 일 있었어?"


"...박찬열한테 아무 말 못들었어?"


"박찬열?"


"..."


"...박찬열이랑 무슨 일 있었구나."


"그게 뭐,"


"고백이라도 했다가 차였냐?"




뭐야, 진짜로? 한숨을 쉬는 나를 보고 변백현은 더 어쩔 줄을 몰라했다. 아니, 그게 내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고,





"알아."


"어?"


"일부러 그런 거 아닌 거 안다고."


"아... 미안해"


"말 할거야?"


"...뭐를?"


"네 친구들한테, 다 소문 낼거냐고."





음, 아니. 하며 질질 끌어 말하는 변백현이 얄미웠다. 그 장난끼 어디 가겠냐마는. 그 뒤로도 곁을 떠나지 않고 조잘대는 변백현 덕에 우리는 꽤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변백현은 자기 스스로 요리를 꽤 잘 한다며 몇 분이나 앞에서 고민을 했던 간장을 내 얘기만 듣고 단번에 골라줬다.





어쩌다보니 변백현이 맡은 심부름을 끝낼 때까지 나도 함께 따라다닌 꼴이 됐다. 사실 제대로 된 얘기는 오늘 처음 나누는 건데도, 변백현은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변백현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굳이 따지자면 싫어하는 쪽이었지. 서로 봉지를 손에 들고 마트 정문 앞에서 헤어졌다. 변백현과 얘기하니 기분이 좀 좋아진 것 같기도 하고. 가장 마음이 편했던 건, 오늘 새벽에 있었던 일들을 털어놨다는 것이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그렇게 외치던 그 마음을 조금 알 것 같다. 아무한테도 말 안 하고 혼자 앓고 있으려니 답답하기만 했는데. 그리고 궁금할텐데도 더이상 물어봐주지 않은 것도.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진 것 같다. 내일이면 또 박찬열을 보겠지만, 그럼 다시 마음이 울적해 지겠지만.



내일의 일은 내일로 미루기로 마음 먹는다.

더 이상은 너에게 항상 얽매이지 않는 내가 되기 위해.


























작가의 말

와 안녕하세요. 제 몇 안 되는 독자님들을 위해 이렇게 작가의 말을 남겨요! 제가 너무 늦었죠ㅠㅠ 사실 그 동안 저한테 많은 일들이 있었다능...

우선 이 글은 제 실화인데 며칠 동안 저의 그 님 덕분에 아주 그냥 마음 고생을 했습니다. 이게 이유가 될 진 모르겠지만 암튼 그래서 늦었다구여ㅠㅠㅠㅠㅠㅠ 자녈이 나쁜 남자ㅠㅠㅠㅠㅠㅠ 날 울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도 제 마음을 어딘가에 표출하고 싶어서? 였어요. 나 혼자 끙끙 앓기도 싫고 누가 좀 알아줬으면 싶어서. 그래서 글로 열심히 써보고 있는데 역시 사람 마음을 모두 표현할 수는 없는가봐요. 그런 의미에서 모든 소설가님들 존경합니다. 글 쓰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구요!!

앞으로는 조금 더 빨리 빨리 오도록 하겠습니다ㅎㅎ 그럼 안뇽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독자1
작가님 진짜 소름돋는게
저랑똑같은경험하신거같아요
이거읽으면서도 막 내얘긴가싶고 ..
진짜 소문내는애들은 ..ㅠㅠ

8년 전
부릉부릉빵빵
그쳐ㅠㅠㅠㅠ 아 정말 다 싫어요ㅠㅠㅠ 저 전교에 소문 남ㅋ
8년 전
독자2
진짜 학교복도만지나가더라도
쳐다보면서 그 남자애이름
저에게 조롱하는듯이부르고 ...
ㅠㅠㅠㅠㅠㅠ진짜너무싫었어요ㅠㅠ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05.05 00:01
김남길[김남길] 아저씨1 나야나05.20 15:49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05.15 08:52
      
      
엑소 [EXO/오세훈] 아이돌과 일반인의 연애란 02 땡귤 09.01 00:44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9 청고게됴 08.31 23:30
엑소 [EXO/도경수] 레옹의 마틸다5 curz.S 08.31 22:12
엑소 시각장애인 경수 X 그런 경수의 애인 너징 17 꼬챙이 08.31 20:55
엑소 [EXO/민석경수백현찬열세훈] 응답하라 1998 : 02 (부제: 점점 바뀌어감을 느끼다.. 12 쭉정이 08.30 19:50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 청고게됴 08.30 17:43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2 08.30 17:35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7 므흣 08.30 11:35
엑소 [EXO/찬열] 피어도 사랑, 시들어도 사랑 023 부릉부릉빵빵 08.30 02:18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53 메론소다 08.30 01:53
엑소 [EXO/다각/찬디] 트라이앵글.03 소유욕2 물병자리 08.30 01:15
엑소 [EXO/다각/찬디] 트라이앵글.02 불가지 눈1 물병자리 08.30 01:10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카탬7 08.29 21:12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 08.29 21:04
엑소 [EXO/백도] 신혼백도 (부제:임신한 아내가 잠만 잡니다)63 소르베 08.29 20:32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6 acrid 08.29 20:00
엑소 [EXO/카디] 세자 도경수 X 호위무사 김종인9 잉그니 08.29 19:30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13 나는 변태다 08.29 18:25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8 08.29 12:01
엑소 [EXO/다각/찬디] 트라이앵글.01 그 녀석들2 물병자리 08.29 04:32
엑소 [EXO/다각/찬디] 트라이앵글.Prologue1 물병자리 08.29 04:16
엑소 [EXO] 이유같지 않은 이유 (부제 : 남사친 3p썰) 13 뀨뀨뀨 08.28 22:39
엑소 [EXO/오세훈] 아이돌과 일반인의 연애란2 땡귤 08.28 21:58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68 08.28 19:30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1 메이됴 08.28 02:29
엑소 [EXO/백현] 다들 구미호 한 번씩은 만나 봤잖아? 01 8 쁘링클쁘링클맛.. 08.27 23:45
엑소 [EXO/민석경수백현찬열세훈] 응답하라 1998 : 01 (부제: 열 여덟, 그 해) 43 쭉정이 08.27 22:41
전체 인기글 l 안내
6/2 22:32 ~ 6/2 22:34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