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
쩌-엉
성규가 쏜 화살이 엄청난 굉음을 내며 날아갔다.
높은 기압인데도 불구하고 화살은 그들을 뚫고 눈에 보일새도 없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얼마 뒤, 엄청난 수의 산들을 자랑하는 낭림 산맥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려왔다.
그러나 아무도 이를 눈치채는 자는 없었다. 아니, 눈치챌 수 없었다.
저 멀리서 성종이 축지법을 쓰며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새털처럼 가볍게 몇 걸음 안에 그 긴 거리를 달려오는 성종을 보니 정말 대견해진 그였다.
" 도련님, 많이 발전하셨습니다. 세 개의 산들을 넘어 과녁에 정확히 꽂혔습니다."
성규가 쏜 화살은 세 개의 산들 뒤에서 그의 화살을 기다리고 있는 단 한 그루의 편백나무에 정확히 꽂혔다.
성규는 민간인은 어떻게 해서라도 가질 수 없는 시력을 가지고 있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시력을 가진 성규는 방금 그 일격으로 인해 자신을 믿고 활을 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 그렇구나, 고맙다 성종아. 항상 나를 위해 노력해주는 네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 도련님은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신 분입니다. 만약 제가 방어막을 치지 않았다면 과녁을 뚫고 민간인의 마을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 에이, 그 정도는 아니었다. 칭찬해줘서 고맙구나. 다 네 덕분이다, 성종아."
" 아닙니다, 도련님. 이제 주인님을 뵈어 다음 수련을 시작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 그것이 좋겠구나. 어서 가자."
성규가 성종의 손을 굳게 잡았다.
항상 해오는 일이지만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꽉 잡으십시오, 도련님."
"걱정 말거라. 어서 가자꾸나."
성종이 주문을 외웠다.
성규가 질끈 눈을 감았다.
바람이 저 둘을 감싸는 것이 느껴졌다.
두둥실 몸이 뜨더니 곧바로라도 날아갈 수 있을것만 같았다.
잠시 뒤 눈을 뜨니 제 눈앞엔 정자에 앉아 명상에 잠긴 성환이 보였다.
그런데 뭔가가 조금 이상했다.
항상 인자하신 표정을 지으시던 아버지가 식은 땀을 흘리며 인상을 찡그리고 계셨다.
성환은 무언가가 앞에 있다는 걸 느꼈는지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한다.
"아버지, 저 왔습니다."
"성규 왔느냐."
"네. 아버지가 일러주신대로 정신을 집중시키고 제 자신을 믿었더니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내 그럴 줄 알았지. 감히 누구 아들인데. 이리 와 앉아 보아라."
"네, 아버지."
"성종아, 너도 이리 와 앉아보거라."
성규가 조심스럽게 정자에 올라가 성환의 맞은편에 앉았다.
성종은 무언가를 눈치 챈 듯 표정이 굳었다.
성환이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성규야, 너는 세계수를 아느냐."
"네, 아버지.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되는 나무가 아닙니까."
"잘 알고 있구나. 그 나무가 어디에 있는지는 아느냐."
"그것은 모르옵니다."
"성규야, 잘 듣거라. 이 아비는 본래 세계수의 안전을 담당하고 있단다.
하지만 근래들어 세계수에 조금씩 금이 가는 걸 느꼈다. 아직은 미세하지만 곧 그 금이 커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이지."
성종과 성규의 눈이 크게 떠졌다.
식은 땀이 흐르는 듯 했다.
믿을 수 없다는 듯 성환을 바라보지만 성환은 고개를 숙인채 말이 없다.
"그렇다면, 저승과 이승이 하나가 된다는 말씀입니까?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아니, 있어서는 안될 일이옵니다. 영혼의 질서가 뒤바뀌게 되고 핏빛 바람이 불 것입니다.
저승에서 고통받던 영혼들이 이승의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죽일 것입니다.
그 뿐이 아니란 말입니다. 대체 어찌해야 막을 수 있단 말입니까?"
"세계수가 갑자기 금이 갔다는 것으로 보아, 이승과 저승 두 개의 세계 중 하나가 급격한 변화를 겪은 것이 분명하다.
그들의 지도자가 능력을 잃었거나, 홀연히 모습을 감춘 것 같구나. 우선, 염라대왕님의 행방이 중요하다.
그가 없는 저승은 지옥과도 같으며 언제라도 영혼들이 폭주하게 될 것이다."
"허나 어떻게 염라대왕님을 찾을 수 있다는 말입니까?'
"잠시만 기다려 보거라."
성환이 눈을 감고 주문을 외웠다.
그의 몸에서 황금빛 기운이 서서히 퍼져나오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주문을 외우던 그가 갑자기 입을 닫고는 정신을 집중했다.
황금빛 기운이 온 산을 타고 흘러갔다.
그 빛이 너무 아름다워 성종과 성규는 잠시동안 정적으로 마음을 다스렸다.
성환이 황금빛 기운을 다시 제 몸속으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눈을 떴다.
으악.... 저 어떻게 합니까... 이런 똥글을 쓰다니요 ㅠㅠㅠ
제 글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정말 감사드리고
감성님, 뿌잉이님, 잇몸천사여리님, 이성열님, 식목일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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