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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티시즘 전체글ll조회 2591l 2













[방탄소년단/민윤기] 중전인_너탄을_연모하는_민윤기가_반역자라고_해보자면.txt | 인스티즈








 창호지 밖으로 언뜻 비추어지는 붉게 타오르는 불꽃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 불꽃 사이를 걸어오는 사내들의 모습 또한 보였다. 그 중 우두머리에는 그가 서 있겠지. 내 앞에서 벌벌 떨고 있는 김상궁과 궁녀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착잡함이 밀려왔다. 내 사람들이 저리도 벌벌 떨고 있지만 나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아, 나는 내 사람들을 지킬 수 없는 사람이구나.



 두 주먹을 꽉 쥐었다. 나는 이 나라의 중전이다. 그 누구도 나를 해할 수 없을 것이야. 벌벌 떨리는 두 주먹을 당의 속으로 숨겼다. 초점을 잡지 못해 이리저리 흔들리는 두 눈동자를 눈꺼풀을 내려 가렸다. 너무나도 떨려 딱딱 거리며 부딪히는 이들을 악물었다. 나는, 죽지 못한다. 내가 가진 것들을 지킬 것이다. 이 모든 걸 어떻게 가졌는데. 눈을 꾸욱 감고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문이 열리는 소리와 궁녀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드디어 오셨구나.






 "제 처소까지 어인 일이시옵니까."



"......"




"오늘도 여전히 말이 없으시군요, 유양 대군."







 말이 없는 그의 입술을 쳐다보았다. 고요한 그의 눈동자를 쳐다보았다. 다부진 손에 쥔, 수 많은 사람들의 혈흔이 묻은 칼을 쳐다보았다. 아까의 다짐은 어디로 갔는지 두려움이 몰려왔다. 이제, 나의 차례일 지도 모른다. 그의 손에 들린 저 칼이 내 목을 스쳐지나가겠지. 그렇다면 나는 그 어떤 소리도 내지 못한 체 눈을 감게 될 것이야. 아니, 눈도 감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야. 저 아래로 잠긴 목소리를 억지로 끌어올려왔다.







"이제 제 차례인 것이옵니까."







 나의 말에 내 눈을 빤히 쳐다보는 그의 눈동자가, 아무 것도 담고 있지 않아 더욱 오한이 서렸다. 도대체 대군,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 겝니까. 저는 두렵습니다. 햇살을 가득 담고 있던 당신의 신관을 먹구름으로 잔뜩 채운 사람도, 하얗디 하얀 백지 같았던 당신의 마음을 먹물로 더럽힌 사람도, 그리 사람을 망쳐놓고서는 매정히 뒤 돈 사람도 저 자신이지만. 저는 두렵습니다. 대군을 그리 만들어버린 제 자신도, 그리 변해버려 본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대군도.







"제가 당신을,"



"......"




"해하길 바라십니까."







 아무 것도 담고 있지 않는 그의 얼굴과 굳게 닫혀있던 그의 입술 사이에서 나온 목소리들은, 매서운 겨울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 잎들처럼 떨리고 있었다. 올곧게 나만을 바라보는 그의 굳센 눈동자와는 다르게 그의 목소리는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벼들처럼 떨리고 있었다. 아, 그는 아직 완전히 변하지 못하였구나. 그는 여전히 어리구나. 하지만 대군, 굳세셔야지요, 강인하셔야지요. 이것이 무어라고 그리 떨고 계시는 겝니까. 떨지 마십시오. 




 방금 전까지 두려움에 떨던 나는 없었다. 대군이 나를 해할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을, 내가 너무나 잘 알아버렸기 때문이겠지. 생각이 바뀌었다. 더는, 이 세상을 살아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나의 사람들을 지키는 일이고, 대군을 지키는 일이겠지. 악착같이, 버러지같이 살아온 인생. 이제 미련 남기지 않고 끊어낼 때가 온 것일 뿐이라고, 내가 아프게 한 수 많은 사람들에게 용서를 빌 때가 온 것일 뿐이라고, 그 중의 한 명이 유양 대군이라고.








"대군."




"......"




"유양 대군."




"......"




"윤기야."







 참으로 오랜만에 불러보는 이름이었다. 내가 이 자리에 앉은 후에는 단 한 번도 불러보지 않았는데. 가까스로 그의 이름을 내뱉었지만 그의 반응을 볼 용기는 없었다. 그의 눈동자가 한 없이 떨리고 있을 것임을 알았기에, 그의 눈동자를 보았다가는 나의 더럽디 더러운 마음들이 다시 비집고 올라와버릴까봐. 차마 그의 얼굴을 마주보지 못하였다. 대군, 유양 대군, 민윤기, 윤기야. 나는 당신을 더럽힌 사람입니다. 아니, 사람도 못 되지요. 짐승만도 못한 것입니다. 그러니 저에게 흔들리지 마십시오. 그대는 깨끗한 사람이지 않습니까. 더러운 것은 아래로 깨끗한 것은 위로 솟아야함이 옳은 것이옵니다. 우리는 그저 옳음을 따를 뿐이옵니다.








"그 칼을, 제게 겨누십시오."




"......"




"그리고 저를 찌르십시오."








 그게 옳은 것이옵니다, 대군. 우리는 이제 새로운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옵니다. 대군은 이 나라의 왕의 자리로, 저는 지옥의 불구덩이로. 저는 남은 인생을 살아봤자 또 대군을 아프게 할 것이옵니다. 천한 것의 본성이 어디 가겠습니까. 또 다시 대군을 더럽히기 전에, 또 다시 대군을 고통스럽게 하기 전에 깔끔히 없어지는 것이 옳은 것이옵니다. 대군, 대군은 이 나라를 태평성대로 이끌 수 있을 것이옵니다. 대군은 언제나 그리 하셨듯이 눈과 귀를 열어 백성들의 소리에 귀를 귀울이시고 사악한 이들의 말에는 눈과 귀를 닫으시면, 그러시면 되옵니다. 그리고 대군을 도운 공신들의 어여쁜 자녀들 중 가장 참한 아녀자를 고르시어 중전의 자리에 앉히시면 되는 것이옵니다.



 대군, 유양 대군. 한때 당신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였사옵니다. 한때 당신의 이름을 불러드릴 수 있어 행복하였사옵니다. 민윤기, 윤기야. 너를 아프게 하여 미안하다. 그 어떠한 것들보다도 하얗던, 투명하던 너에게 나라는 오물을 엎어버려 미안하다. 윤기야, 윤기야. 나의 대군, 나의 윤기야. 부디 나를 잊어다오. 너에게 상처만 준 나를 잊고 행복하게 살아가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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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어ㅏㅏ...와진짜 보고 한동안 멍하니있었어요ㅠㅜㅜㅜㅠ와 뭐라해야되지..석진이글도 보고올게염...
8년 전
로맨티시즘
이런 똥이 뭐라고 멍을 때리시어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ㅜ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ㅜㅜ
8년 전
비회원186.58
와... 진짜 발려요...방금 석진이 글도 읽었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와... 그냥 좋네요...
8년 전
로맨티시즘
흐엉 둘 다 읽어줘서 너무 고마워요ㅜㅜ❤️
8년 전
독자2
움마야ㅠㅠㅠ가슴한켠이찡..하네요....ㅠㅠ슬프자나요!!!!!흐헝
8년 전
로맨티시즘
가슴 한 켠 찡하게 했다면 성공했네요ㅎㅎ 읽어줘서 고마워요❤️
8년 전
독자3
ㅠㅠㅠ 아.....ㅠㅠㅠ저 지금 석진이껏 부터 계속 정주행인데 너무 가슴이 막막하네요ㅠㅠㅠ
8년 전
로맨티시즘
정주행이랄 것도 없어요ㅜㅜ 고작 세편인걸요ㅜㅜ 읽어줘서 고마워요❤️
8년 전
독자4
와 작가님 대박... 글 분위기 진짜 짱이에요.... 잘 보고 가요!!!!!
8년 전
로맨티시즘
분위기 짱이라고 해줘서 고마워요... 읽어줘서 고마워요...
8년 전
독자5
ㅠㅠㅠㅠㅠ아련보스ㅠㅠㅠㅠㅠㅠ윤기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로맨티시즘
윤기는 뭔가 애잔하고 애잔한 게 어울리더라구요ㅎ 읽어줘서 고마워요❤️
8년 전
독자6
반역자보다 중전이 더 깊은 마음을 가지고 있나봐요 후우우우
8년 전
로맨티시즘
둘 다 깊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ㅜㅜ 서로 드러내지 않고 숨길 뿐이죠ㅜㅜ 제일 안쓰러운 건 윤기입니다ㅜㅜㅜㅜ
8년 전
독자7
신알신 하고 다음글 보러 가려고요......♡ 너무 좋아요 이런글!
8년 전
로맨티시즘
ㅅ...신알신...! 고맙습니다ㅜㅜㅜㅠ 얼른 남준이글을 써야겠네요ㅜㅜㅜ
8년 전
독자8
와........얼른다른글도읽고와야겠어요......필력대박....
8년 전
독자9
와..ㅠ..ㅠㅠ..ㅠㅠㅠㅠㅠ대박이에요.. 유양대군..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로맨티시즘
유양이라는 단어를 보고서 고민없이 유양대군을... 윤기랑 너무 잘 어울리는 단어였어요ㅜ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10
와 작가님 분위기 짱이에요 저는 이런 사극이 좋더라고요 윤기랑 분위기도 너무 잘 어울리고 감사해요 다른 글들도 얼른 읽으러 가야겠어요 엉엉 신알신 할게요 ㅠㅠ ♡♡
8년 전
로맨티시즘
허얼 신알신ㅜㅜ 고마워요ㅜㅜ 오늘이나 내일즈음에 남준이 글이 올라올지도 몰라요(속닥속닥)
8년 전
독자11
와...분위기가..
8년 전
독자12
와 진짜.....작가님.......석진이 글도 읽고 왔는데.....작가님 진짜 대단하신거 같아여...와...
8년 전
독자13
와 윤기... 아... 대군... 현기증... 멤버별로 다 읽을래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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