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w.기분이나쁠땐 사람한테는 누구나 직감이란 게 있다. 그리고 그 직감이 자기자신에 대한 직감일 때 정말 운나쁘게도 그 직감은 들어맞는다. 내 옆에서 그저 울기만 하고 있는 너. 어울리지않는 우는 모습에 너를 어찌 달래야할까.. 뭐라고 말을 해줘야할까.. 사실 울고 있어야할 사람은 나인데. 나는 눈물도 좌절감도 슬픔도.. 뭐하나도 다가오지도 와닿지도 않는다. 내 인생의 마지막장을 지금 이 시점에서야 쓸 수 있다니. 길게 산건가..? 아니면 짧게 산건가..? 생각하다가도 내 머릿속을 떠나지않는 지난 너와의 추억들. 길게 살았건 짧게 살았건 뭔들 중요하리. 이렇게 많은 너와의 추억이 내 머릿속에 잔상으로 나마 남아 있는데. 엎드려 울고 있는 너를 조심스레 일으켜 말했다. "여기까지가 끝인가봐.. 나 이제 가볼께.." 이 말에 소리죽여 울던 너는 소리를 내며 엉엉 운다. 어울리지않게.. 역시 너를 만나면 안됬던 걸까...? 내 이야기의 마지막장은 이런 결말일 줄 알았지만 너와의 이야기의 마지막장은 이런 결말일 줄 몰랐다. 가혹하다, 내가 태어나서 두번째로 한 말이 였다. 니가 있기에 그동안 버틸 수가 있었고 외로웠던 내 인생 후반부에 가득 들어찬 한줄기의 빛이였다. 어떻게 내가 너와의 인연을 버리고 떠날 수 있을까 하다가도 남겨질 너에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여기 이 곳에 너와의 인연을 남겨두고 나 다음으로 이곳에 들어올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니가 진정 행복하길 바란다. 나는 너와의 인연도 버리고 떠나니 너도 나와 관련된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니가 말한것 처럼 아직 젊으니깐, 우린 젊으니깐 그렇기에 희망이 있으니깐. 하고싶은 말. 할 수 있는 말. 이런 때를 대비해서 생각 했던 말. 그동안 아껴뒀던 말. 내 입가에서 맴맴 도는 데 차마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오로지 내 생각으로만 너에게하고 싶은 말을 전하고 있다. 내 생각의 편지. 니가 받았으면 좋겠다. 천천히 자리에 누웠다. 천장이 보인다... 그리고 아득해진다... 그리고 온통 시커멓게 물들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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