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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다각] 열린 문틈 사이로 3 | 인스티즈


열린 문틈 사이로


w. 량군 (for. 브로)

3.

 




  염국(炎國)의 별칭은 열린 나라다. 카잔제국이 제국력 원년에 왕국 시절의 폐쇄적이었던 국가정책을 개편하였다. 그러나 보다 개방적으로 변화하였다곤 하나, 그 흔적이 아직 남아있는 편이었다. 반면 염국(炎國)의 경우, 왕실부터가 백성들과 활발한 교류를 이어나감으로써 그 특색을 보여주었다. 대륙 전체가 12신을 유일한 신앙으로 믿고 있는 것과 달리 염국(炎國)은 소수의 신앙 또한 인정해주었던 것을 가장 큰 예로 꼽을 수 있다. 한때 그것이 이단으로 몰려 국제적으로 위치가 위태로웠던 적도 있었으나, 염국(炎國)의 왕실은 12사제의 후손이었기에 그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왕실의 직계에게 이어지는 파편의 능력은 국명(國名)에서도 알 수 있었다. 염국(炎國). 바로 이 화염의 나라는 불의 파편을 받은 사제의 후손들이 세운 나라다.

  리지아 가(家)의 ‘창공의 크리스’와 염국(炎國) 왕실의 ‘왕의 화염’은 과거 인간에게 내려진 12신의 축복을 상징하는 그 자체였으며 타락이라는 나락은 누구나 떨어지는 곳이 아니라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변절하지 않았던 유일한 사제의 후손. 때문에 대륙의 역사에선 파편의 최소수는 항상 둘이었다.

  ‘창공의 크리스’와 함께 현재까지 역사에서 유지되는 불의 계승자에 대한 호칭은 보다 특별했다. 왕(王)의 화염. 불의 파편을 계승하는 자에 대한 설명은 글자 그대로였다. 왕실에서 나타나는 파편의 계승자는 모두 왕위를 이었으며 자질과 품행마저 훌륭하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현(現) 파편의 계승자는 왕세자로 전(前) 능력자인 전대(前代)의 황제의 손자가 된다. 계승자의 이름은 처음 불의 파편이 심어졌던 12사제 중 한명의 이름을 이어받았기에 왕세자는 제 조부와 같은 이름을 받았다.

 

 

 

 

***

 

 

 

 

   “전…, 도련님!!”


 

  시엔은 투덜댔다. 제 모든 언행에 사사건건 토를 다는 디오의 잔소리가 신물이 났기 때문이었다. 난생처음 염국(炎國)의 소문난 야시장(夜市場)에 오게 된 것이 신기할 법도 하건만 디오는 그저 시엔에게 시선을 두며 난리법석이었다. 솔직한 말로 이제 제가 체통을 지켜봐야 알아줄 이가 뉘 있다고 저렇게 노심초사인지 모르겠다고 시엔은 생각했다.

  대륙에서 있는 것이 전부 모이고 없는 것도 긁어온다는 이 야시장은 궁에 있을 무렵부터 무척이나 고대했던 것이었다. 이렇게 갈 곳 없이 떠도는 신세가 되어 방문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말이다.

 

 

  사실 시엔은 디오의 걱정을 이해했다. 자신들은 도망자의 몸이었다.

  현(賢)의 멸망 이후, 왕족의 성씨(姓氏)를 가진 일족은 모두 잿더미가 된 궁과 함께 바람에 실려 달나라로 떠나갔다. 붉은 피가 하얀 궁을 뒤덮던 날, 그 날의 모습이 아직도 선연히 남았다. 시엔은 기억을 잠재우듯 파르르 떨리는 눈가를 내리 눌렀다. 어렵게 궁을 탈출할 당시, 살아남은 자들은 열 손가락을 채우지 못했다. 모두가 저를 살리고자 몸을 아끼지 않았고 겨우 안도의 숨을 뱉어낼 수 있었을 때, 그들은 시엔의 숨통을 졸랐다. 살아남은 자들은 붉은 달을 향해 원망을 쏟아내고 저를 향해 읍소했다.

  전하, 가여우신 태자 전하. 원통함을 기억 하소서. 부디 이 모욕을 잊지 마소서. 피로 젖어든 백화(白花: 현의 수도. 백색의 황궁이 중앙에 있고 수도 성곽이 위에서 보면 꽃과 같았기에 붙여진 지역명)를 잊지 마시옵소서. 잿더미에 실려 간 현(賢)의 비명을, 저 무도한 자들에게 되갚아 주소서. 피를 토할 것처럼 외치던 그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머리를 울렸다. 그 괴악한 얼굴로 울부짖던 이들은 그 뒤 사명을 다한 듯 오직 저를 남겨둔 채 모두 떠나갔다.

  살 수 있던 자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마냥 숨을 거뒀다. 시엔은 아직도 생각한다. 제 나라를 지워버린 카잔보다 더욱 잔혹하지 않은가하고. 그들은 제 앞에서 검을 들어 배를 가르고, 목을 매달고, 심장을 찔렀다. 마지막으로 남은 디오만이 왕자의 앞날을 염려하여 그 목숨들을 함께 지고 섰다. 시엔은 아직도 자조했다. 힘이 있으면 무얼 한단 말인가, 나라를 다시 일으켜도 함께할 이들이 없거늘. 시엔이 보기에 이제 현(賢)을 기억하는 것은 저와 디오 밖에 없었다.

 

 

    “…전, 아니 도련님? 듣고 계십니까?”

 

   상념에 잠겼던 시엔을 깨우는 것은 이제는 단 둘인 현(賢)의 사람 중 하나였다. 시엔은 디오의 걱정어린 눈을 마주하며 괜한 호통을 치며 말을 돌렸다.

 

 

   “언제까지 그렇게 부르는데 애를 먹을 것이야! 근데 이것은 또 뭔가?”

   “어, 이것은 유리입니다. 전, 아니 도련님.”

   “유리? 근데 저건 벌거죽죽한 것인데? 유리는 왜, 투명하지 않은가.”

   “저건 지금 가공하는 중이라 저렇습니다. 유리를 불 속에서 녹여 모양을 만드는 것이지요.”

   “호오, 그것 참 신통하구만. 제법 뜨겁겠어.”

   “제법이 아니라 엄청 뜨겁습……이 아니라, 도련님!”

 

 

  대장장이가 값비싼 유리를 만들어 내는 장면도 보여줄 정도니 염국(炎國)의 야시장은 과연 대륙 제일이라 할 법했다. 확실히 볼거리가 많아 디오의 눈을 돌리는데 수월하긴 했다. 그러나 곧 정신이 든 모양인지 채근하는 모양새와 눈초리가 심상찮았다. 시엔은 디오의 외침을 사뿐히 무시한 채 다시 유리에 시선을 두었다.

  디오는 답답하다는 듯 노려보다 이내 시엔의 시선을 따라 대장장이의 손놀림을 주시했다. 그런데 조금 기이했다. 제가 알기로는 유리를 녹여내려면 어마어마한 불길이 있어야 하는데, 주변은 그저 홧홧할 정도의 따뜻함이 일뿐 별로 뜨겁지 않았다. 그리고 유리를 다루려면 제법 유명한 대장간의 장(張)일 텐데, 지금 유리를 갖고 노는 대장장이는 몹시 젊어보였다. 시엔과 제 또래로 보일 정도였다. 어느 구석에서 신경을 긁어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디오는 제가 예민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시엔을 타일러 자리를 옮겼다.  등 뒤의 남자가 띤 웃음을 보지 못한 채.

 

 

 

  방금 전까지 유리를 요리조리 굴리던 남자는 주변에 다른 이를 불러 그것을 떠넘기고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오늘밤은 제 생떼를 들어준 대야장(大冶匠)이 고마워 밤새 눈요기를 보여줄 심산이었는데, 흥미가 동한 자들이 제 구미를 당겼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한숨을 내뱉는 대야장(大冶匠)에게 사과한 뒤 찬열은 가마의 화력을 조절했다. 주변의 공기가 갑자기 뜨거워지자 구경하던 사람들이 화급히 물러나는 것이 보였지만 별수 없었다. 제가 없으면 유리를 이렇게 오래 갖고 놀지 못할 터이기에 선택한 방법이었다.

 

 

   “저하, 환궁하시지 않고 또 어딜 가시려고 하십니까.”

   “음, 나 좀만 더 돌아보다 갈게요. 걱정 마세요.”

 

 

  궁(宮)의 철기를 관할하는 철기방의 책임자이자, 야장(冶匠)들의 우두머리인 대야장(大冶匠)의 물음에 찬열은 찡긋 눈짓을 했다. 대야장(大冶匠)이 질색하는 것은 미처 보지 못한 것처럼 황급히 발을 뗀 찬열은 방금 전 범상치 않던 두 사내를 쫓았다.

  수행원인 것 같던 사내 옆에서 늑장을 부리던 남자는 특히나 제 호기심을 자극했다. 복색은 귀족이라 보기에 남루하나, 그들의 대화를 미루어 보건대 신분이 낮은 자는 아닌 듯 했다. 도련님이라…. 그런데 기이한 것이 수행원으로 보이는 사내는 꼭 제 도련님을 부르기 전에 다른 말을 하려다 말았다. ‘전’이라, 자신을 호칭하려고 했다기엔 그 도령을 똑바로 보며 외쳤다. ‘전’으로 시작하는 윗사람을 부르는 호칭이라…. 어쩐지 몹시 낯익지 않은가. 찬열은 더욱 흥이나 콧노래를 부르기까지 했다. 그 소리를 듣고 지나가던 백성들 중 일부가 그를 알아본 듯 꾸벅 인사를 해왔다. 찬열은 가볍게 손짓으로 인사를 받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귀족에도 급이 있다. 신분에 대한 억압이 강하지 않은 제 나라에서도 그것은 존재했다. 그러나 그 어떤 귀족도 그들과 같진 않았다. 아무리 야시장이라지만 시전 바닥 자체가 낯선 것 같던 행동들이 특히 마음에 걸렸다. 귀족들도 종종 시전에서 노름질이며 계집질이며, 하다못해 지나가던 길에라도 시전바닥 한번 둘러보러 오지 않던가. 그런데 시장이라는 개념자체가 생소한 모습이라니, 지체가 높아도 보통 높으신 분들이 아닌 듯 했다.

  찬열은 마침내 광대가 놀음을 하는 앞에서 넋을 놓은 도령과 좌불안석하면서도 그 묘기에 시선을 떼지 못하는 수행원을 발견했다. 염국(炎國)의 왕족과 귀족이라면 자신이 모를 리 없을 터, 찬열은 혹여 경계심을 살까 제 기운을 조심스레 갈무리했다. 그런 와중에도 찬열의 머릿속은 빠르게 움직였다. 타국(他國)의 지체 높은 분이 고작 수행원을 하나 데리고 저리 남루한 복색으로 왔다…라. 그것도 꼭 쫓기는 자의 행색으로.

 

 

   “이 유람단이 대륙 제일이랍디다. 두 분이서 오셨소?”

 

 

  갑자기 드러낸 제 기척에 화들짝 놀란 시엔과 그 옆에서 디오가 금세 자신을 경계하는 것을 못본 척 찬열은 말을 붙였다.

  이것 참으로 재밌지 않은가. 멸족(滅族)했다 생각한 현(賢) 왕실의 생존자라. 일 처리 하나만큼은 벗인 제가 보아도 치가 떨릴 정도로 깔끔한 황제 카이가 놓친 것을 마주하며 찬열은 더욱 짙은 미소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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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물고기 님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은 다음화를 쓰는데 언제나 힘이 됩니다! 

느린 손이라 죄송해요 ㅠㅠ 다음화는 좀 더 노력해보겠습니다!

생축글로 저지른게 내년 생일까지 축하할 기세라서 암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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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내년 생일까지 축하해도 저는 좋아요...항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ㅋㅋㅋ
10년 전
독자2
물고기에요ㅠ0ㅠ 드디어 오셨군뇨!! 내년 생일까지 쓰셔도 전 써 주시기만 한다면 정말 감사할거에요! 다음 화도 기대할게유ㅠㅠ
10년 전
독자3
대박대박 이번화는더더욱대박이네요ㅠㅠ 다음것두빨리나올수있길 간절히바래봅니다ㅠㅠ!
10년 전
독자3
다음 편이 빨리 보고 싶어요ㅠㅠㅠㅠㅠ한편 한편 보면 볼수록 재밌고 기대 돼요ㅠㅠㅠ빨리 돌아오세요ㅠㅠㅠ내년 생일까지 축하하면 좋겠어요ㅋㅋㅋ찬열이가 눈치가 빠른가봐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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