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이모께서는 이모댁에 조상신 (이모부의 할아버지쪽 조상님이라고 알고있어요)과 동자신을 모시고 계세요
뭐 무당분들처럼 직업으로 삼는 건 아니고요 그냥 평범한 모습에서 가끔 두 신 분들의 메시지를 전하는 전령? 같은 역할을 하십니다
제가 겪고 들었던 일화를 몇가지 소개하겠습니다 편하게 쓰기 위해 경어는 생략할게요
1. 엄마한테 들었던 얘기임
우리 엄마는 학교 매점일을 하시는데 요 근래에 며칠동안 매출이 평균 벌던 일 매출의 3분의 1도 안돼서 엄마가 걱정이 많았음
엄마는 이모를 언니 이상으로 정신적인 지주 정도로 여기고 그냥 고민 상담하러 이모댁에 들렀다고 함
요즘 장사가 안된다는 엄마의 푸념을 늘어놓고 속시원한 마음으로 귀가하려던 엄마의 귀에
굵직하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남의 것을 갖고 있어"
라고 이모가 엄마를 노려보며 말씀하셨음
이를 괴이하게 여겼던 엄마께서는 우리집을 통틀어 매점에도 남의 물건은 갖고있지 않다고 했음
그랬더니
"아니야 매점에 있어 잘 찾아봐"
라고 하셨음
다음날 엄마가 매점을 둘러보는데 학생용 화장실 휴지(롤 형식)가 몇개 쌓여 있었다고함
그 휴지는 엄마와 친한 한 학교 청소부 아주머니가 그걸 집에 가져가기 위해 은신처로 우리 엄마 매점에 임시방편으로 가져놓은 거였음 (이거 절도 아님?)
그걸 치우니 줄어든 매출이 다시 회복되고 다행히 지금까지 잘 유지되고 있음!!
엄마는 자신도 모르게 공범이 되어 그런 벌을 받은 거 같다고 남의 것은 절대 탐하지 말라고 하심
2. 이번엔 우리 오빠 얘기임
우리 오빠는 어렸을 때 (한 초등학교 3~4학년) 사시 판정을 받고 안경을 쓰고 있었음
그 당시에 안경은 굉장히 비싸서 오빠는 친구랑 주먹다짐 할 때도 안경때문에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맞고 다녔음 (그래서 그 때만 생각하면 엄마가 자꾸 우심 ㅠㅠ
내가 어두운 곳에서 폰질하면 마구마구 불호령을 내리시는 것도 이 때문일 거라고 생각됨)
따라서 엄마는 사생결단의 마음으로 오빠의 사시를 고치고자 안과도 여러번 옮겨가면서 노력하심
하지만 헛수고였음 ㅠㅠㅠㅠ
그러던 어느날 이모한테서 전화가 옴
전화를 받은 엄마에게 들려오는 이모의 급박한 목소리
"안과 그만가! 그 반대쪽......한ㄹㄴ어ㅏㄹ..."
"어 언니? 뭐라고?"
"반대쪽....한....의원......"
하고 전화가 끊겼다고 함
엄마는 안과로 가려던 길을 돌려 한의원에 가서 오빠의 진료를 맡김
오빠는 눈 주위에 침을 맞았고 다행히 사시는 사라졌음 지금까지도 별 이상없이 잘 살고있음!!
나중에 이모께 들은 바로는
그날 이모께서 꿈을 꾸는데
엄마가 차를 타고 오빠와 안과를 가려던 길에
오빠가 개거품을 물고 있었다고 함
황급히 깨고 머리가 깨질듯이 아픈 상태로 엄마한테 전화한 이후로 기억이 없다고...
이것도 아마 그 조상신이 도우신 거 같다고...
3. 이번엔 내 얘기를 해볼까함
내가 작년에 5개월 정도 여자만 걸리는 마술이 안 걸렸었음
임신을 한 것도 아닌데 처음엔 스트레스인가 생각하다가 나중에 심각성을 깨닫고
한의원에 가서 침맞고 한약먹고 했는데 효과가 없었음
그리고 엄마가 이모댁에 가서 수다 떨려고 하려는데
이모 목소리가 갑자기 아기 목소리로 변하더니
"히힣...민지(제 이름, 가명)누나~ 바늘로 쿡! 찌르면 되는데~ 약 소용없쪄 쓰기만 해~"
참고로 엄마는 이모께 제 몸상태에 대해 전혀 얘기한 적도 없다고 하심
결국 나는 가기싫은 산부인과 억지로 가서 호르몬주사 한방 맞고 3일만에 마술에 걸림
4. 최근 일임
요즘 난 고3 때도 없던 스트레스성 두통이 생겨서 엄청 시달리고 있음
참고로 엄마한테 걱정 끼칠까봐 머리 아플때마다 계속 잤음 (자면 일시적으로나마 두통이 완화되기도 해서)
본인은 상당한 내성적인 성격이라 가족한테도 고민같은 거 말 잘 안하고 혼자 스스로 해결하는 성격의 소유자임
그런데 오랜만의 휴가로 이모댁에서 자고 오신다던 엄마가 급히 돌아오심
급히 돌아온 이유를 물어보니 엄마가 내게 말씀하셨음
"아프면 말을해. 오늘 동자가 네 걱정 하더라. 민지 누나가 자꾸 머리가 아야~아야~ 거려서 마음이 아프다고"
참고로 동자신은 원래 이모의 아기였는데 이모가 임신한 줄도 모르고 약을 드셔서
어쩔 수 없이 중절수술을 했다고함 그 이후로 이모댁의 수호신이 된 아이였음
사실 내가 그 동자를 위해 해준건 고작 과자 몇개 바친거 뿐인데...
나와 그냥 좀 먼 친척 사이일 뿐인데 날 이렇게 생각해주는 걸 보니
그 동자한테 고맙고 또 미안하기도 했음
재미없는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