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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루민] 달콤한 인생. 08 | 인스티즈[EXO/루민] 달콤한 인생. 08 | 인스티즈

 

 

"루한"

 

 

 조심히 방문을 닫고 나온 민석은 식탁에 앉아 있는 루한의 모습을 보고는 조용히 그의 이름을 불렀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있던 루한은 민석이 다가옴에, 그에게도 따뜻한 커피 한잔을 내밀었다. 루한의 앞에 앉으며 그 잔을 받아든 민석은 잠들었어?, 그의 질문에 낮게 고개를 끄덕였다. 해열제를 먹였으니 열은 곧 가라앉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커피 한모금 마셨다. 그리고는 다시 제 앞의 루한을 바라봤다. 굳은 표정은 아니지만 웃고 있지도 않았다. 그런 그에게 민석은 종이가방 하나를 건넸다.

 

 

"루한, 이거-"

"뭐야."

"생일 축하해, 루한"

 

 

  아까 저녁 먹고 바로 주려고 했는데 이제야 주네, 민석이 내미는 종이가방에는 상자 하나가 들어 있었다. 생일선물이란 말에 조금 놀란 루한이 상자를 열어보자 그 안에는컨버스 운동화 한 켤레가 놓여져 있었다. 하트 모양의 캐릭터가 그려진 귀여운 검은색 컴버스. 이거 어디서 봤는데?, 잠시 루한이 갸우뚱하더니 금방 생각이 난건지 아-, 하고는 민석을 쳐다본다. 이 신발............ 분명 루한은 보았다. 오늘 민석이 신고 있었던 운동화도 색깔만 흰색인 이것과 같은 디자인의 것이였다.

 

 

  방금 전까지 아무 표정 없던 루한의 표정이 풀리며 평소처럼 웃는다. 민석, 커플 운동화야? 무슨 의미로 준거야?

 

 

 

 

달콤한 인생. 08.

루한×민석

written by.테픈

 

 

 

"민석, 나 할말이 있는데"

 

 

  긴장되어 입술이 바짝 마르는 것 같았다. 무슨 말?, 민석도 기다리는 듯한 표정으로 그렇게 물었다. 민석의 눈과 마주치자 갑자기 미치도록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고백이라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였다. 괜히 숨을 한번 크게 내쉬고 나서야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그 때 민석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어?"

 

 

  민석은 핸드폰 화면을 확인하고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어, 찬열아. 그의 입에서 나온 이름에 힘이 쫘악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뭐야, 박찬열. 왜 이런 날에. 무슨 일 때문인지는 몰라도 너무나 중요한 타이밍에 민석에게 전화를 건 그가 미웠다. 몸을 빼 의자에 기대며 민석을 지켜보는데, 점점 민석의 표정이 굳는다. 지금 갈게, 그 짧은 한마디와 함꼐 민석이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난다.

 

 

"루한, 숙소로 돌아가야겠어"

"왜? 무슨 일 있어?"

"찬열이... 찬열이가 많이 아프대."

 

 

  그러면서 민석은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얼른 가자고 나를 재촉했다. 그러니까 찬열이가 아픈데 왜 네가 가냐고.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그였으니까, 차마 그를 잡지 못하고 따라나가야만 했다.

 

 

 

 

 

 

  숙소로 향하는 택시 안. 민석은 아침부터 찬열이 몸상태가 좋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최근 새앨범 준비로 바쁘면서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에 몸살기운이 있는 것 같았는데, 내 생일파티에 참석하고 있을 때만 해도 밝은 표정이여서 괜찮아진 줄 알았단다. 근데 그게 아니였다고. 제가 더 챙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그렇게 민석은 자신의 탓을 했다. 전혀 그의 탓이 아닌데도 맏형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인지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그는 내 옆에서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숙소에 들어서자마자 민석은 자신의 방안으로 들어갔고 나역시도 따라 들어갔다. 정말로 많이 아픈지 식은땀을 흘리며 누워있는 찬열의 이마로 민석의 작은 손이 얹어진다.

 

 

"열이 심하네. 해열제가 남았던가."

 

 

  루한, 물 좀. 미지근하게 해서. 자신의 책상서랍에서 구급함을 꺼내며 하는 민석의 말에 알겠다고 대답한 뒤 주방으로 향했다.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과 찬물을 따라 반반 섞어 방으로 들고 가자 어느새 잠에서 깬 찬열이 민석의 도움을 받아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찬열, 괜찮아?, 그래도 나의 소중한 멤버이자 동생이기에, 아픈 찬열의 모습을 보니 걱정이 되어 묻자 내게 괜찮다며, 미안하다고 말하는 찬열이다. 뭐가 미안하다는건지. 걱정하게 만들어서 미안하다는 건가. 그런 그에게 약먹고 푹 자라고 말하며 그의 어깨를 토닥여 준 뒤, 민석에게 물을 건네 주고는 난 먼저 방을 나왔다. 다시 주방으로 돌아와서는 커피를 탔다. 그러고보니 정말 숙소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필이면 이런 날 아무도 없다니. 뭔가 하늘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 기분이 들어 울적해지는 생일이였다.

 

 

 

-

 

 

 

'민석, 나 할말이 있는데'

 

 

  그건 아마 고백이였겠지. 뭐냐고 물었지만 사실은 고백을 해올거라는 걸 느끼고 있었다. 내게 데이트를 하자고 말할 때부터 , 밥먹으러 갔던 가게의 분위기까지 루한다운 생각이였다. 너무 빠른거 아닌가, 내 맘을 알게 된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런 걱정이 들면서도 어느새 나는 그의 고백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결국 고백은 듣지 못했다. 왜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걸까. 이런 마음에 나 자신도 당황스러웠다. 언제 이만큼이나 루한을 좋아하게 된건지, 그리고 얼마나 그의 고백을 기다리고 있는건지. 곤히 잠든 찬열의 이마에 손을 가져다대 열을 확인한 뒤 꼼꼼히 이불을 덮어주고 침대 옆에 놓여져 있던 종이가방을 들고 방을 나왔다.

 

 

  루한에게 준 운동화는 그가 눈치챘을지 모르겠지만 커플 운동화였다. 이번에도 그에게 주는 힌트라면 힌트였다. 나름 우리만의 특별한 운동화이고 싶어서 특이하면서 예쁜 디자인으로 고르긴 했는데, 루한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다행인 것 같다. 근데 커플 운동화인 걸 알고 있을까.

 

 

"고마워, 민석. 너무 예쁘다~"

 

 

  처음인 것 같다. 나 혼자 생각해서 사주는 선물은. 그러고보면 루한이 제게 해주는 선물들은 항상 그가 직접 생각하고 골라서 주는 것들로, 그렇다고 해서 한번도 내 마음에 안드는 선물을 준 적이 없다. 나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일터. 참 환하게 웃는 그를 따라 나도 웃었다. 왠지 기쁘고 뿌듯한 기분.

 

 

"근데 멤버들 다 어디가고 찬열이 혼자야?"

"몇몇은 새앨범 녹음, 몇몇은 안무연습, 몇몇은 자전거타러 갔대."

 

 

  아까 찬열이 잠들기 전에 묻자 찬열은 그렇게 대답했다. 아프면 한명이라도 붙잡고 있어야지 하고 말하니까 자고나면 괜찮을 줄 알았다고 말하던 녀석. 그러면서 내 쪽으로 살짝 기대오던 녀석. 키는 나보다 훨씬 크면서 이럴 때는 애기같아 왜 팬들이 큰애기라 하는 줄 알 것 같다며 짧아진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었다. 어떻게 한명도 안남고 다 외출이냐, 루한의 말 속에 씁쓸함이 담겨져 있었다. 아까 급하게 돌아온 것에 대해 씁쓸함이겠지. 자신의 생일날 제대로 밥도 먹지 못하고 들어온 그에게는 어쩌면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일. 게다가 내게 고백을 하려고 했다면, 나에게도 아쉬움이 가득 남는 일이였다.

 

 

"루한. 우리 그 레스토랑 다음에 꼭 다시 가자. 둘이서"

 

 

  그게 아주 먼 미래가 되지 않길 바라며 그렇게 루한에게 말했다. 꼭 둘이서 다시 가자. 그리고 네가 다시 고백해줘. 나도 참 바보 같다. 은근히 루한이 다가와주기를 바라고 있잖아.

 

 

 

-

 

 

 

  숙소로 돌아가는 길, 아직 숙소까지는 멀었는데 루한형과 민석이형 둘만 먼저 차에서 내렸다. 어디를 가느냐고 묻기도 전에 차에서 내린 두 사람은 손까지 잡고 그렇게 내 눈에서 사라졌다. 늦은 저녁에 둘이서만 어디로 가는걸까. 게다가 손까지 잡는다는건 .... 벌써 둘 사이가 그렇게 진전이 된건가. 아니 그것보다 민석이형도 루한형을 좋아하고 있었던 걸까. 갑자기 몸에 열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머리도 아파왔다. 몸살인가. 아침부터 몸이 무겁긴 했지만, 더 심해지는 느낌에 가만히 시트에 몸을 기댔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바로 침대에 누웠다. 조금만 쉬면 다시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그렇게 생각한 건 큰 오산이였다. 룸메이트인 백현이도 안무연습하러 간다며 종대랑 나가고 타오와 크리스형도 자전거 타고 온다며 나갔다. 점점 숙소 안이 조용해지더니 마지막으로 준면이형이 혼자 있어도 괜찮겠냐며 물었고, 괜찮다며 나갔다 오라는 내 대답에 빨리 온다는 말만 남기고 나갔었다. 그런데 30분이 지나고 , 1시간이 지나도 괜찮아지기는 커녕 더 안 좋아졌다. 온몸이 땀범벅이 되고 머리가 깨질 듯한 고통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옆에 두었던 핸드폰을 들었다. 형- , 이 순간에 가장 보고 싶어지는 얼굴. 지금 루한형과 같이 있을 그. 어쩌면 오늘 두 사람의 관계는 이전보다 더 깊어질 것이다. 아픈 와중에도 그런 생각이 들자 자연스럽게 민석이형 번호로 통화버튼을 눌렸다.

 

 

'어, 찬열아'

"민석이형..."

'어, 무슨일이야?'

"형... 나 너무 아파...."

'아프다고? 어디가?'

"열도..나고... 머리도..아파.."

'기다려. 지금 갈게'

 

 

  형과의 통화가 끊겼다. 형은 매니저형이나 다른 멤버들은 없냐고 전화해보라고, 그런 말은 절대 하지 않고  그렇게 내게 오겠다고 대답했다. 내게로.

 

 

 

 

 

  따뜻한 손의 느낌에 눈을 뜨자 형이 내 눈앞에 있었다. 그것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올랐던 열이 다시 가라앉고 있는 느낌이다. 왜 이렇게 기쁘지. 그냥 아픈 동생 걱정되서 온건데 왜 루한형에게서 승리감이 드는 걸까.

 

 

"형...."

"응, 많이 아프지. 일어나봐. 약먹고 자자."

 

 

  형이 내 팔을 잡고 내가 일어나는 것을 도와준다. 그때 문이 열리며 한 손에 물컵을 든 루한형이 들어왔다. 그리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내게 괜찮냐고 물어 오는데, 그 다정한 모습에 그제서야 그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자신의 생일날 좋아하는 사람과의 외출로 설레였을 루한형. 그런 형의 생일을 방해한거나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내가 루한형의 마음을 잘 알면서도 나는 욕심을 낸 것이다. 형은 저렇게 내 걱정을 해주는데, 나는 .... 나는 잠깐이라도 , 그 아픈 와중에도 둘을 방해할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

 

 

"괜찮아...형 미안해."

"... 약 먹고 푹 자."

 

 

  내 어깨를 가볍게 토닥여 준 루한형은 들고 왔던 물컵을 민석이형에게 주고는 그렇게 방을 나갔다. 루한형, 미안해. 근데 정말 민석이형밖에 생각나지 않았어.

 

 

"자, 해열제야. 이거라도 먹어."

 

 

 민석이형이 내미는 약을 받아 먹고 다시 침대에 몸을 뉘었다.

 

 

"형, 나 잠들 때까지... 옆에 있어야돼.."

"그래, 알겠어."

 

 

  언제 챙겨온건지 찬수건을 이마에 올려준 형은 이불도 꼼꼼하게 덮어주고는 내 옆에 앉아서 내 가슴께에 손을 얹어 토닥거리며 잠들기를 기다려 준다. 잘자야 약도 빨리 들어. 그렇게 말하는 형에게 고맙다고 말한 뒤 가만히 눈을 감았다. 찬수건 때문인지 아니면 해열제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형의 규칙적인 토닥거림때문일까. 점점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

 

 

 

  그렇게 고백은 하지 못한 채 생일은 지나갔다. 그 후로 컴백이 한달 밖에 남지 않아 여러가지로 바빠서 다시 고백할 기회도 없었다. 떨어질 일도 없고 언젠가는 다시 기회가 오겠지만, 그 기다리는 시간이 내게는 너무 멀게만 느껴져 초조했다. 아무래도 찬열이가 신경쓰이기 시작하면서 더 그런 걸지도 모른다. 한가지 위안이 되는건 그 날 이후, 민석과 더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왠지 모르게 평소보다는 더 다정했고 더 많이 웃어주는 민석이였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신경쓰이기 시작한 건 생일선물로 받은 운동화였다. 역시나 내 예상대로 민석과 똑같은 운동화였는데, 민석은 흰바탕에 검은색 하트가 그려진, 내 껀 검은 바탕에 흰색 하트가 그려진 운동화였다. 누가 봐도 이건 커플 운동화. 민석에게 무슨 의미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고, 걸국 한달이 지난 지금도 그 의미는 모른다.

 

 

 

  컴백을 앞두고 대만에서 열리는 HAPPY 4 K-POP 콘서트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틀전에 우리 정규 1집 앨범의 티저가 떴고 , 오랫동안 우리를 기다려준 팬들의 반응은 역시나 엄청났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따라 공항에는 더 많은 팬들이 몰린 것 같아 공항에 들어가기 전 민석을 찾았다. 민석은 그 누구보다 힘이 셌지만, 공항에서 우리들을 따라 붙는 팬들 사이에서는 속수무책없이 밀리곤 했다. 그런 그를 알기 때문에 내 옆에 두지 않으면 어디로 떨어질까봐 걱정이 된다. 오늘 의상은 단체로 맞춘 검은색 캐쥬얼 의상으로 티셔츠의 가슴 쪽에는 자신의 이름이 영어로 쓰여져 있는데, 저 멀리 검은색 모자에 그 티셔츠를 입은 작은 인영이 보인다. 살이 빠져서 그런가 더 아담해진 그에게 조용히 다가섰다. 인기척을 느끼고 나를 한번 돌아본 그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앞으로 걸어간다.

 

 

  역시나 공항 안은 많은 팬들로 인해 혼잡했고, 팬들이 우리들 가까이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내 앞에 걷고 있던 민석이 분명 옆에 매니저형이 정리를 하는데도 잘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잘못하면 팬들에 밀려 넘어질 수도 있는 상황, 언제나처럼 그의 어깨에 팔을 둘러 그를 내 품쪽으로 당겼다. 갑자기 당겨진 몸에 놀란 듯 나를 쳐다본 민석이 살풋이 웃는다.

 

"넘어지겠다, 같이 가자"

 

  응응, 하며 귀엽게 고개를 끄덕인 민석의 손이 내 뒤로 닿아오는 느낌이 든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좁은 사이로 지나가기 위해 더 강하게 그의 어깨를 끌어안아 거의 안다시피 해서 걸어갔다. 이렇게 있으니 참 커플 같고 오로지 내 사람인 것만 같다. 루한 고마워, 팬들이 뭐라고 말하는 소리 사이로 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대만공항에 내리자마자 민석이형 옆으로 가서 걸었다. 형을 따라 게이트 밖으로 나오는데, 그런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던 형이 내 어깨에 손을 얹더니 그런다.

 

"네가 내 옆에서 걸으면 내가 너무 작아보이잖아"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건가. 너무 귀엽게 꺼낸 그 말에 웃으며 형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이러면 더 작아보이겠지?"

 

  내 말에 형이 장난스럽게 내 손을 찰싹 때린다. 그런 형을 보며 웃었고 형도 나를 마주보며 웃는다. 그러다가 돌아본 곳에는 루한형이 따라 나오고 있었다. 형은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었지만 표정만 봐도 우리가 장난치는 모습을 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공항만 가면 민석이형을 제 옆에서 떨어뜨려 놓을 줄 모르는 루한형. 팬들한테 파묻혀서 힘들게 걸어오는 민석이형을 챙기는 그 마음은 잘 알지만, 이번에는 내가 하려고 한다. 형만 지켜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때부터 민석이형의 손을 꼭 잡은 채로 걸어 다녔다. 처음에는 갑자기 잡아오는 손이 루한형이 아니라 나라는 사실에 놀란 듯 보였으나 금새 귀여운 동생의 애교라고 생각했는지 형도 내손을 꼭 잡아준다. 중간중간 주위를 돌아보다가 루한형이 보이면 빠져 나가는 손에 형의 손목도 몇번이나 잡아 끌었다. 그렇게 계속 내 옆에만 형을 두었다. 우리 곁을 맴돌던 루한형의 표정이 그렇게 좋지 만은 않다.

 

"너 오늘 이상해"

 

  계속 자신을 놓지 않는 내가 신경쓰였는지 형이 물었다. 게슴츠레 뜨고 쳐다보는 그 눈을 마주보고 있다가 뭐?하고 되묻자 내가 잡고 있던 자신의 손을 들어올려 보이는 민석이형.

 

"뭐야, 나한테 뭐 부탁할거라도 있어?"

"무슨 그런 섭섭한 말을. 그냥 형 좋아서 잡고 있는건데"

"안 놓아주니까 그렇지."

"놓아주면 어디 가려고??"
"어디 가는건 아니지만, 계속 잡고 있으니까.."

".....어디 가지 말라고 잡고 있는거야."


  게슴츠레 뜨고 있던 눈이 동그랗게 떠진다. 내 말이 예상밖이였는지 당황하는 모습이 제 눈 앞에 보인다. 너무 사실대로 말했나. 괜히 뻘쭘해서 말을 돌려보고자 형의 손을 들어올렸다. 자그마한 손. 이렇게 손이 작은데도 힘은 어떤 멤버들 보다 쎘다. 그러고보니 팔씨름으로 형한테 졌던 민망한 기억이 떠오른다. 형의 손을 쥐었다 폈다하니 형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

 

 

 

"대체 이런 신발은 어디서 산거야?"

"몰라, 나도"

 

  제일 마지막으로 로비로 내려온 민석을 보고 멤버들도 나도 놀라서 그를 봤다. 아무렇지 않은듯 서 있었지만, 모두들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 사람이 과연 우리의 맏형이 맞는가. 노랑색 나그랑티에 파란색 반바지, 초록색 가방, 스냅백, 그리고 운동화처럼 끈이 달린 슬리퍼. 스타일리스트 누나들이 준비해준 옷이지만 이건 너무 귀엽잖아!! 오늘따라 유난히 하얀 그에게 어울리면서도,  어느 부분에선 걱정이 들기도 하다. 파란색 반바지 아래로 내려온 그의 가는 다리에 자꾸만 눈이 갔기 때문이다. 원래 저렇게 가늘었나.

 

  뭔가 아기같아진 민석을 보고 있자니 흐뭇한 미소밖에 지어지지 않는다. 귀여운 딸아이를 보는 아빠 마음이 이럴까. 연신 웃고 있는 나를 툭툭치며 그만 웃어란다.

 

"귀여워서 그러지."

"그냥 주는대로 입은거야."

"알어,알어"

 

  민석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그렇게 말했다. 그러다가 우리를 쳐다보는 찬열과 눈이 마주쳤다. 바로 시선을 피했지만 녀석도 느꼈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제는 잠시 혼자둔 틈에 찬열이에게 뺏겼지만, 오늘은 어제처럼 너한테 양보하지 않을 거라고. 이렇게 날보며 웃어주는 사람은 지금까지처럼 내가 지켜야 한다.

 

  오늘은 특히 더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를 말이다.

 

 

 

 

 

 

 

------------------------------------------------------------------------------

지난화 댓글에 보니 고백하냐는 댓글들이 많은데, 죄송하지만 실패시켯어요..ㅎㅎㅎ

너무 빨리 고백하면 재미없잖아요 ~~ (그렇다고 제 글이 재밌는건 아니지만.. ㅠㅠㅠ)

지난화에 달아주신 댓글들에 힘을 얻어서 그런지 이번에 좀 빨리 쓸 수 있었어요 ㅎㅎ

처음에는 저 공항짤 부분은 9화로 넣고 앞쪽만 하려고 했다가 그럼 8화도 9화도 분량이 적을 듯 하여

이렇게 다 넣어서 조금 긴 분량의 8화가 되었습니다 :)

공항짤은 넣고 싶은데...........큰 망상은 되지 않아 어찌 써야될지 몰랐는데 이렇게 넣게 되어 다행인 것 같아요~

하여튼 !!

제 글을 읽어주시는 많은 분들 정말 감사드리고 댓글 하나하나에 제가 힘을 얻고 있다고 전하고 싶어요 ㅎㅎ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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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융융이예요!고백할줄알았는데..하ㅠㅠ
글재밌어요!진짜설렘설렘해요!찬열이가불쌍하기도하네요..그래도민석이는..루한의빠오즈로..힣!좋은글써주신거감사해요!하트받으세요뿅!

10년 전
테픈
지난번 댓글들에 고백하나요!!란 댓글이 많아서 어찌나찔리던지 ㅎㅎ 원래 고백안하려고했던부분이라 ㅜ 절 용서하시고 앞으로도 제글 사랑해주세요 ㅎ융융님도 하트♥♥
10년 전
독자2
ㅜㅜㅠㅠㅠ 루민도 좋고 찬민도 좋고ㅠㅠㅜ 다좋네요ㅜㅜ 결국 루민이 되겠지만 불쌍한찬녈이ㅜㅜㅜ 고백이라도한번해볼랑가ㅜㅜㅜㅜㅜ
10년 전
테픈
찬열이 못놔요전 ㅜ 흑흑 ㅜ 찬민....자꾸만 루한이 한테 못이기는것같아 제가 썼지만 맘아파요 ㅜ
10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0년 전
테픈
찬열이랑 민석이랑 은근 케미터진다죠 ㅜ 찬민으로 ...가버릴까요??ㅎ
10년 전
독자4
빵떡이에요ㅜㅜ찬열이 진짜 큰애기같아요 질투하는것도 귀엽고ㅜㅜ 진짜 찬민은 ㅜㅜ너무 귀여워요ㅜㅜ 민석이도 되게 신경쓰일것같아요 찬열이ㅜ 어떻게해...루한도 점덤더 찬열이 신경쓸텐데 어쨌든 루민이들은 행쇼하면되니까ㅋㅋ요
10년 전
테픈
찬열이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네요 ㅎㅎ 루민이들도 찬열이도 행복하게 해주고싶은데 ㅜ 빵떡님 전 어째야할까요??ㅜ
10년 전
독자5
정주행하고와싸요오ㅠㅠㅠ
오 ㅏㅠㅠㅠ이런글을왜이제야봤을까..
리얼물진짜진짜너무좋아여 ㅠㅠ

10년 전
테픈
이제라도 봐주셔서 전기뻐요 ㅎㅎ 앞으로도 많이 찾아주세용 ㅎㅎ
10년 전
독자6
아후후후 ㅠㅠ 민석이는 씹덕이야!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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