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써보는 글 주의, 어림주의
너와나의거리
넓은 운동장, 아무도 없는 학교. 벤치에 앉아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고있었다. 주변에서는 바람소리와 이어폰에서 나오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지만 그냥 그게 슬펐다, 속상했다.
내 마음을 모르는 너도 미웠다, 너와 나의 거리가 조금만. 정말 아주 조금만.. 이라도, 좁혀졌다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지않을까.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 속으로 너의 목소리가 함께 흘러나오며 섞여 내 귓가에 맴돌았다.
경수야, 경수야.
종인아, 너는 지금 누구를 떠올리고 있을까. 그것이 나였으면 좋겠다. 너무 큰 욕심이려나?
***
"도경수! 같이 가자니까, 성격 급하기는-."
일부러 피한 종인이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리고 뒤를 돌아보자 코 앞에 서서 방실방실. 보는 사람까지 웃음이 나올정도로 환하게 웃어보이는 종인이와 눈이 마주쳤다.
"왜 이렇게 신나있어?"
"나 오늘 친구가 여소해준대. 옆학교 정수정 알지?"
옆 학교 정수정…, 너랑 딱 어울리는 여자였다. 내가 여자를 보는 눈은 없다고 했어도 분명 완벽한 여자였다. 나와는 너무나도 다른 사람이었다.
제일 큰 차이점은 정수정은 여자, 나는 남자. 그리고 종인이도 남자라는점. 그게 가장 큰 차이점이었고 그것때문에 나는 눈이 뜨거워졌다. 여기서는 울면안돼, 도경수.
"너 먼저 가. 시끄러워죽겠어 진짜…"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약간 열린 입 밖으로 내뱉고는 뒤를 돌아 종인을 뒷지고 운동장을 가로질러 천천히 걸어갔다. 진짜, 진짜싫어 김종인….
힐끔 돌아본 너는 어이가 없는 듯 내 뒷모습만 쳐다보다가 픽 웃고는 나보다 빠른 걸음으로 내 앞을 지나갔다, 마치 내 마음을 안다는듯이.
벌써 너는 큰 키에 맞는 긴 다리로 교문밖까지 나가있는 상황이었다. 정말 운동장에는 아무도 없었고, 나는 종인이가 걸어간곳 쪽으로 손을 뻗어보았다, 잡히지 않는 너를 보고 한번 더 뻗어도… 온 힘을 다하여 뻗어도, 약간은 너와 가까워진마음에 너의 이름을 작게 너의 이름을 불러보아도 내 귓가에 들리는 소리는 내가 불러본 너의 이름 뿐이었다. 너의 대답은 없었다, 절대 나와 너는 가까워질수없나봐. 종인아.
너가 나간 교문을 등지고 멀리 보이는 벤치로 느릿느릿 걸어갔다. 그냥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일뿐이었다. 너가 정수정이랑 만나지못하게, 시간을 멈추어버리고싶었다.
멀리서 네가 부르는 정수정. 이 이름이 내 귓가를 바늘처럼 콕콕 찔러왔다, 나를 자극시켰다.
도경수.
벤치에 앉아 멍하니 하늘만 보고있었다, 네 목소리가 이어폰 속에서 나오는 노래와 함께 섞여 내 귓가에 맴돌았다. 이제는 환청까지 들리나봐, 도경수.
경수야, 도경수.
계속해서 너의 목소리로 내 이름이 불리우자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아니랄껄 알면서도 후회할걸 알면서도. 그냥 너였으면 좋겠다. 너일까? 라는 생각에 보았을뿐이다.
너는 절대로 닿을 수 없는 사람이니까, 다가갈 수 없으니까.
뒤를 돌아보려고 이어폰을 빼려던 도중, 내 귀에서 들리던 노랫소리가 사라지고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만 들렸다, 큰 운동장 반대쪽에서 메아리 쳐 허공에서 흩어졌다.
경수야, 나야.
정말 내이름이 맞는걸까, 오해까지 들 정도로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않았다.
다시한번 내 이름을 귀 옆에서 속삭여주는 너의 목소리
내 이름과, 너의 목소리.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