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그렇다고 예전처럼 갑자기 확 돌아서기엔, 나랑 찬열이가 같이 지내온 시간들이 너무 자연스러워 진거야ㅜㅜ
내가 갑자기 연락 다 끊고 모른척하기 시작하면, 찬열이도 바로 내가 피하려는거 눈치 챌 태고..
그래서 이 땐 진짜 자연스럽게 점점 찬열이랑 거리감 두기 시작했었음
일단 밥 먹을때도, 항상 내 옆이나 앞자리는 찬열이가 앉는게 당연한 거였는데
내가 친구들한테 부탁해서 은근슬쩍 멀리 떨어져서 앉기 시작했어. 같이 밥 먹는 애들이 꽤 많은편이니까
그게 별거 아닌것 같아도 우리 사이에 있는 사람들이 많아 지니까 찬열이가 말도 전처럼 많이 못걸고,
눈도 덜 자주 마주치고 그러는거야. 어쩔 땐 뭐 이런저런 핑계 대면서 밥 안먹고 그냥 빵으로 때우고 그랬음
그 다음엔 학원시간을 옮겼어. 원래 내가 집에 들렸다가 한 한시간정도 여유부릴 수 있을 시간대에 학원을 갔거든?
근데 하교시간에 찬열이랑 같이 집에가는 시간엔 친구들도 없고 단 둘이니까, 그 시간을 최대한 피하고 싶었음ㅜㅜ
그래서 학교 끝나고 바로 가야되는 시간대로 옮겼는데, 찬열이가 막 맨날 그 시간만 되면 자기가 학원 데려다주겠다고
맨날 고집부려서, 내가 진짜 거절하느라 엄청 애먹었었음ㅠㅠㅠㅠㅠ
찬열이한테 오는 문자에 답장하는 횟수도 서서히 줄여갔지. 대답도 막 예전처럼 살갑게 안하고 그냥 무뚝뚝하게ㅜㅜ..
우리 찬열이가 아침잠이 되게 많거든? 그래서 심지어 일찍 가는편이 아닌 나랑 맞춰서 학교가는 것도 힘들어했는데,
내가 모른척 아침일찍부터 학교가기 시작함. 찬열이가 뭐라 그러면 나 이제 고삼 얼마 안남아서 중요한 시기라고,
새벽같이 공부해야된다고 둘러대니까 찬열이가 별 말 못했음.. 그 시간에 가서 진짜 공부하는 건 당연히 아니였곸ㅋㅋ
근데 문제는... 찬열이를 멀리 하기 시작한 내가 예전같지 않다는 거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에 찬열이가 담배피는 모습보고 실망해서 내가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었을 땐, 찬열이 생각도 자주 안났고,
그냥 원래부터 찬열이랑 그렇게 먼 사이였던 것 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지냈었는데..
이번엔 왜 때문인지 하나하나 찬열이랑 이어져있던 연결고리를 억지로 끊어낼때마다 내가 진짜 죽을것 같은거임..
그 시기가 진짜 이상했지ㅜㅜ 내가 막 찬열이한테 흔들리기 시작한 시점에서 정신이 번쩍 드는 바람에 억지로
찬열이를 멀리 하려니까, 진짜 나한테 찬열이가 얼마나 큰 존재였는지가 엄청 실감이 나는거야..
학원끝나고 혼자 걸어서 집에 올때면 항상 옆에서 조잘조잘 자기 이야기 하면서 지루할 틈이 없게하던 찬열이가 생각나고,
운동장에서 어떤 반이 농구라도 하는 날이면 그날은 하루종일 찬열이 생각이나서 막 웃었다가, 울상이였다가 그러고
밤엔 내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하다가 문득 고개를들면 찬열이가 접어줬던 하트가 꽂혀있는 액자가 눈 앞에 있으니까,
또 그걸 한참을 보고 있고...
그러다 언제였지? 내가 뭐 상담때문에 교무실에 갈 일이 있었는데, 학교구조 자체가 2학년 층에서 교무실을 갈려면
자연스럽게 1학년 층을 지나쳐서 가야되는 거였음ㅇㅇ 일단 선생님이 부르신거니까 가긴 가야겠는데 1학년 층 지나기가
엄청 껄끄러웠지ㅜㅜㅜ 혹시나 마주칠까봐 진짜 완전 긴장하면서 내려갔는데, 다행히 찬열이네 반이 뭐 이동수업이였나봐?
텅텅 비어있더라고. 그래서 안심하면서 지나가는데 그때 누구한테 팔이 딱 붙잡힌거임ㅋㅋㅋㅋㅋ 진짜 그자리에서 심장마비오는줄..
" 누나 "
근데 그나마 다행인건, 날 붙잡은 사람이 찬열이가 아니였음ㅜㅜㅜ 하..
완전 그 자리에서 겁 덜컥 먹고 돌아봤는데 백현이 인거야. 진짜 그나마 다행이였지ㅜㅜ
일단 난 찬열이만 안 마주치면 괜찮은 상황이여서 좀 긴장 풀렸는데,
맨날 생글생글 웃던 백현이가 그냥 멀뚱히 나 바라보다가 얘기함
" 누나 요즘 얼굴 보기가 왜 이렇게 힘들어요? "
" 어? 아.. 뭐.. 그냥 나도 이제 곧 고삼이니까.. "
" 다른 누나들은 그만 좀 봐도 괜찮을 정도로 자주보이는데, 누나 혼자만 곧 고삼인가봐요. "
그 때 백현이가 전혀 비꼬는 말투도 아니고, 그냥 덤덤히 말하는거였는데 나 혼자서 엄청 찔려서 뜨끔했음..
" 뭐.. 미리 준비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
" 뭐 나쁠 건 없겠죠. "
" 응.. "
" 근데 박찬열 상태는 좀 나쁜건 알아요? "
그 말 듣자마자 진짜 철렁, 하는 느낌있지? 내가 당황해서 아무 말 못하고 있으니까, 백현이는 그냥 나 멀뚱히 바라보고 있었음
차라리 나 못된 년이라고 찬열이 대신에 화라도 내줬으면 좋겠는데ㅜㅜㅜ 백현이는 표정변화 없이 아무렇지 않게 계속 말함
" 박찬열이랑 밀당하는거에요? "
" 아니.. 그런게 아니라.. "
" 그러지마요 누나. 걘 멍청해서 누나가 밀어내면 진짜 어떻게 할 줄을 몰라요. "
" .... "
" 우리반에서 박찬열만큼 시끄러운 놈이 없었는데, 그런 놈이 요샌 맨날 병든 닭 마냥 책상에 엎드려서 일어날 생각을 안해요. "
" .... "
" 제발 박찬열 입 좀 누가 꼬매놓으라고 우리끼리 농담으로 그랬었는데, 진짜 박찬열이 입 다물고 그러고 있으니까
우리가 얼마나 어색하고, 불편한지 누나는 모르죠? 걔 누나가 밥 안 먹는 날은 밥도 안 먹어요. "
나야 찬열이를 열심히 피해다니는 중이였으니까, 찬열이가 어떤지는 전혀 알 길이 없었음ㅜㅜ
근데 찬열이랑 제일 가까운 친구한테서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아 진짜 미안해서 어쩔 줄을 모르겠는 기분?
나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할 처지니까 그냥 고개 푹 숙이고 있었고..
한참을 그러고 있었나? 백현이가 작게 한숨 푹 쉬더니 내 어깨 토닥토닥여주면서 그러더라
" 나 이제 문잠그고 나가야되니까,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해요. "
" ... "
" 근데 누나 그건 알죠? "
" 응?.. "
" 박찬열은 누나가 열번 밀어도 한번 당겨주면 좋다고 당겨질 새끼인거. "
" .... "
" 나 이제 진짜 가야겠다. 또 봐요, 누나. "
그때 백현이 말 듣고 내가 얼마나 머릿속이 복잡했는지ㅜㅜㅜㅜ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선생님한테 혼나고,
상담하는 와중에 선생님이 뭐라고 했었는지 기억도 하나 안날정도로 선생님 말이 전혀 귀에 안 들어왔었음..
그리고 그 같은 날 밤에 일이 빵 터졌었지ㅜㅜㅜㅜㅜ
하루종일 진짜 혼을 다빼고 멍하니 지내고, 학원까지 가고나서 저녁에 어둑어둑해졌을 쯤에 힘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였는데,
아파트 입구 계단에 누가 앉아있는거야.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찬열이였음..
찬열이가 고개 숙이고 있다가 인기척 들리니까 고개를 들었는데, 내가 나도 모르게 찬열이랑 눈 마주치니까
눈을 확 피해버린거야ㅜㅜㅜㅜ 일부러 그럴려던건 진짜 아니였는데 그 날 나도 엄청 심란했으니까ㅜㅜㅜㅜ
근데 그때 찬열이가 완전 힘없는 목소리로 했던 말이, 아직까지 잊혀지지가 않음..
" 백현이 한테는 보여줬다는 얼굴, 나한테는 안 보여주네.. "
" ... "
" 변백현보다 내가 몇배는 더 보고싶었는데.. "
나는 진짜 할 말이 없어서 그냥 입 꾹 다물고 죄인처럼 고개 숙이고 있고..
찬열이는 그런 나 가만히 보고 있다가 없이 자리 털고 일어나서, 내 손목 붙들고 어디론가 데려갔었음.
일단 무슨 얘기를 해도 아파트 입구에서 사람들 방해되게 그럴 순 없는거니까ㅜㅜㅜ
게다가 나는 그 상황에서조차 찬열이를 뿌리치고 도망오면 진짜 나쁜냔이니까ㅜㅜ 묵묵히 뒤따라갔어
찬열이가 데려간데는 그냥 우리 아파트 단지에 있는 놀이터였음. 거기 도착하니까 찬열이가 미련없이 팔 놔주고,
그냥 저벅저벅 걸어가서 그네에 가서 앉더라? 나도 그냥 그 옆 그네에 나란히 앉음
한참을 말없이 둘이 앉아있다가, 먼저 입을 연건 찬열이 였음.
" 공부는 잘 되가? "
그냥 덤덤하게 물어보는 말이였는데, 그게 왜 그렇게 마음이 아팠는지ㅜㅜㅜㅜㅜ
그 말 듣자마자 뭔가 눈물날꺼 같아서 입술 꽉 깨물고 있었어ㅜㅜㅜㅜ
" 차라리 다른 변명을 하면, 누나 밉다고 어디 욕이라도 하고 다닐텐데 "
" .... "
" 공부한다고 하면 내가 진짜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 누나.
" .... "
" 차라리 그냥 내가 귀찮다고 얼굴에 대고 얘기를 해주지..
ㅠㅠㅠㅠㅠ힘 하나 없는 목소리로 그렇게 얘기하는데, 완전 울컥하더라..
그래서 입 꾹 다물고 있던 내가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대답함ㅜㅜ
" 아니야, 니가 왜 귀찮아.. "
" 그럼 왜 그러는데? "
" .... "
" 다시 옛날로 돌아갈 것 같이, 사람 불안하게 왜 그러는건데.. "
그 얘기 듣자마자ㅠㅠㅠㅠㅠ 진짜 그냥 막 다 속상해서,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다 솔직하게 얘기했어ㅜㅜㅜ
" 나는.. 나는 내가 막 이도저도 아닌 태도로 너 대하면 오히려 니가 더 괴로울 까봐.. 니가 해주는거 다 당연하다는 듯이
다 받고 좋아하다가 정작 중요할 때는 니가 진짜 원하는 걸 내가 모른척 해버리니까.. 그래서 나는 너한테 미안해서.. "
횡설수설 말 정리도 제대로 못하고 그냥 막 얘기하는데도, 찬열이가 묵묵히 다 들어줬었음.
나는 그냥 말 하면서도 찬열이한테 너무 미안해서, 계속 고개숙이고, 자꾸 눈물날거 같아서 목소리는 떨리고..
찬열이는 그런 내 얘기 아무 말도 안하고 듣고 있다가, 작게 한숨 쉬면서 말을 꺼냈었는데, 그 말이..
" 누나 난.. 그냥 누나랑 같이 있는 게 좋아. 누나가 내 여자친구가 아니더라도 그냥 누나랑 같이 밥먹고,
같이 집에 가고 그런게 좋아. 내가 누나를 좋아하는 걸 누나가 알아주고, 나 피하지만 않아주면, 나는 그거면 좋은데.. "
" .... "
" 누나가 나 피해버리면.. 난 그게 진짜 힘들어.. "
그때 내가 진짜 깜짝 놀랐던게.. 찬열이가 그 말 하면서 푹, 고개 숙이고 얼굴을 가리는거야
나는 막 입술 피나도록 깨물면서 발로 모래만 굴리고 있다가 찬열이가 갑자기 말이 끊겨서 고개를 돌려봤더니ㅜㅜ..
찬열이가 눈물 참으려고 그러는건지 계속 얼굴 가리고 있는데, 내가 진짜 몹쓸짓하고 있구나 정신이 팍 들더라..
찬열이가 한참을 말없이 그러고 있었어. 나는 너무 미안해서 차마 찬열이 달래주지도 못하고 그렇게 보고만 있고..
그러다가 문득 찬열이가, 당장이라도 울것같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는데...ㅠㅠㅠ
" 나도 그냥 마음 편하게.. 그냥 누나 안 좋아했으면 좋겠다.. "
" .... "
" 근데 몇년을 노력해도 못하겠어, 누나... "
그 말 듣자마자, 애써 꾹 참고 있던 눈물이 팍 터졌어ㅜㅜㅜㅜㅜㅜ
울 사람은 내가 아니였을텐데 그 당시에는 진짜 눈물이 주체가 안 될정도로 마음이 아파서ㅠㅠㅠㅠㅠ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어서, 그냥 다 나 때문인거 같아서 폭풍 눈물ㅠㅠㅠㅠㅠㅠㅠㅠ
나 우는 걸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찬열이가, 그 때는 차마 나 달래주지도 못하고
그대로 얼굴 가리면서.. 막 어깨 들썩이면서 눈물만 꾹꾹 참는거야. 진짜 그 모습 때문에 더 심하게 울었던 것 같음..
이 날 밤에, 참 많은 걸 느꼈었어.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나를 좋아하는 찬열이 마음이 더 크다는 것도 느꼈고,
무작정 피한다고 해결되는 일은 없다는 것을 진짜 뼈저리게 느낌..
그 밝은 애가 고작 나 때문에 기운없이 축 쳐져 있는 것도 너무 미안하고..
그래서 그 날로 내가 마음을 아예 고쳐먹었어.
어차피 우리가 옛날로 완벽히 돌아가기는 글러먹은거니까, 차라리 편견같은거 다 버리고 찬열이를 대해보기로.
이 날이 완전 우리, 아니 나의 터닝포인트였달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만약 이 날 이렇게 찬열이 마음을 제대로 실감하지 못했더라면, 우리가 과연 사귀게 되었을까, 싶닼ㅋㅋㅋㅋㅋㅋ
찬열이는 저 날 내 앞에서 눈물보인거 쪽팔리다고 저 날 이야기 꺼내는거 되게 싫어하는데,
아마 이런 거 막 인터넷에 써 올렸다는거 알게되면 한 삼일은 삐져서 입술 내밀고 있을듯ㅋㅋㅋㅋㅋㅋㅋ
안 들키게 조심해야겠다..ㅇㅇ.. 내새끼 한번 삐지면 달래는게 보통일이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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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편부터 다시 밝은 분위기 컴백!
전 우울한 분위기는 못해먹겠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댜릉댜릉 내사랑들의 요청도 있고, 일단 내가 쓰고 싶으니까 어서 빨리 폭풍전개를 해서
찬징커플의 달달한 썰도 막 풀어야겠어요ㅜㅜㅜㅜㅜㅜㅜ 너 이시키들 행쇼ㅠㅠㅠㅠㅠ
암호닉 신청해주신 우리
비야님, 짜파게티님, 신디님, 정수정님, 영상있는루루님, 문롱바님, 센님, 망고님, 세큥이님, 결부님, 인쇄용지님, 체리블라썸님, 율무차님, 솜사탕님, 됴타님!
하... 두 말 하면 입아프지만 제가 진짜 애정하는거 아시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