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그들을 권태롭게 만들었는가
디오X백현
written by ㅊ
“여긴 왜 왔어요.”
“왜긴. 죽으러 왔지.”
“이야. 생긴 건 순해 갖고 무서운 말을 하네요.”
“너 지금 나 꼬시니?”
나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낄낄거린 남자애가 후드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다.
“담배는 사람을 질리게 하죠.”
“별루 네 담배학개론을 들어줄 생각이 없다, 나는.”
지껄이려고 하는 남자애의 말을 막고 강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음. 이런. 고독이 깨져버렸다. 남자애는 어느새 담배를 뻑뻑 펴고 있다. 바람이 내 쪽으로 분다. 그때 담배 연기가 나의 몸을 관통하는 것이었다. 푸하 웃음이 났다. 나는 왜 여기에 있는 거지?
“돌았어요? 왜 갑자기 처 웃고 지랄.”
“그러게.”
그렇게 대답하고 남자애의 옆모습을 쳐다봤다. 모자에 가려진 얼굴은 암흑이었다. 중간에 톡 튀어나온 것이 코라는 것 정도만 추측 가능. 도톰한 입술에선 계속 연기가 나온다. 멋진 입술이네. 담배하구 잘 어울리는 녀석. 검은 후드에 검은 트레이닝 바지. 신발도 검정, 모자도 검정. 얼굴도 검정. 암흑소년. 그래. 멋진 별명이군. 멋대로 남자애의 별명을 지으며 히히덕 거리는데 별안간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것이 아닌가.
“언제 뒤지게요.”
“글쎄.”
“너 약했냐?”
“심했다. 날 범법자로 만들지 말아줘.”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대답하니 입꼬리가 올라간다. 저 모자 좀 벗기구 싶네. 얼굴이 안 보인단 말이지. 잘생겼을 것 같은데. 똘망한 눈을 찾으려고 인상을 팍 쓴 채 쳐다보는데 나의 패인 미간 사이에 검지를 쿡 집어넣은 남자애가 지껄인다.
“섹스해봤어요?”
쳇.
너도 결국 내 후장이 탐나는 거니.
치읓입니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볼 것. 그러나 깊이 생각해 볼 만큼 가치가 있는 글은 아닙니다.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