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좋아하세요? |
민석은 손을덮은 후드끝자락을 입가에 대곤 한숨을 포옥 쉬었다. 에이,설마 하며 우편함을 여니 오늘도 어김없이 연분홍의 복숭아 한 알이 자리잡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눈을 마구 비벼봐도 복숭아는 그 자리 그대로 자리잡고 있었다. 오늘로써 민석의 아침은 5일째 복숭아다.
“ 누구야, 진짜 ”
그러면서도 민석은 복숭아를 예쁘게 깎아 입에 쏘옥 넣었다. 오늘 복숭아도 달았다. 말캉한 복숭아의 단내에 민석의 기분은 그렇게 나쁘진 않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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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가는 민석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저녁의 선선한 여름냄새에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저녁 뭐먹지?’ 고민하던 민석은 평소엔 거들떠보지도 않던 과일가게에 시선이 꽂혔다.
“ 설마...”
하면서도 이미 민석의 발은 과일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색색의 과일들이 소복히 쌓여있었다. 하지만 민석의 목표는 하나였다. 복숭아. 오늘까지 민석의 머릿속에 물음표를 심어줬던. 기둥 뒤, 복숭아가 쌓여져있는 가판에 가니 당황스럽게도 복숭아색 머리를 한 남자가 새빨간 바구니에 문제의 과일을 하나 둘 집어담고 있었다. 민석은 반대편으로 살금살금가 과일 사이사이로 빼꼼 고개를 내밀어 그를 구경했다.예쁘게 생겼다.
빤히 쳐다보고 있자 그 남자도 자신을 본 모양인지 마주친 커다란 눈에는 당황한 듯 했지만 입가엔 옅은 미소가 자리잡고 있었다. 순간 귀까지 발갛게 달아오른 민석은 머뭇거리다 질문했다.
“ ...좋아하세요? ”
“ ...네? ”
“ 복숭아... 좋아하시냐구요. ”
기어들어갈 것 같은 목소리로 묻자 그는 조막만한 얼굴을 한손으로 감싸며 웃었다. 민석은 이에 어쩔 줄 몰라 손을 발발 떨며 죄송합니다! 하고 꾸벅 인사를하곤 나왔다.
“ 아! 김민석 바보! ”
자신이 뭐한건지 머리를 싸안으며 후회하는 민석이다. 오늘 잠 다잤다. 민석은 크로스백의 끈을 두 손으로 꼬옥 부여잡고 빠른걸음으로 걸어갔다 뒤에서 이런 자신의 모습을 웃으며 지켜보는 한 시선을 모른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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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민석은 쪽팔림에 이불하이킥을 하며 뚝뚝 흘린 눈물때문에 눈이 퉁퉁부은채 아침을 맞이했다. 침대에 쪼그려 앉아선 탈탈거리며 돌아가는 선풍기 소리만 듣고있었다 그러다 후다닥 일어나 대충 슬리퍼를 우겨신곤 우체통으로 향했다.
“ 있겠지? 그 사람은 아니겠지? ”
민석은 어제의 일이 떠올라 부스스한 머리를 쥐어뜯다 비장한 마음으로 우체통을 열었다. 민석의 마음을 들었다놨다한 복숭아는 오늘도 당연하단 듯 그자리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에 민석은 만세삼창을 하며 그자리에서 방방 뛰었다. 그리곤 자리잡은 복숭아를 집자 무엇인가 팔랑팔랑하고 떨어지더니 민석의 발등에 턱하니 붙어버렸다.
발등의 노오란 포스트잇을 주워 본 민석은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아버렸다.
[ 들켰네 ]
고개를 푹 수그려 무릎에 얼굴을 묻은 민석의 뺨이 복숭아 빛으로 물들었다. 그리곤 입가에 미소가 설렌다는 듯이 지어졌다.
[ 좋아해 ]
“ 과일가게나 가야겠다 ”
[ 복숭아말고 ]
“ 복숭아보러.. ”
[ 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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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노래듣고 급 땡겨서 썼더니 이런 처참한 글이...ㅎㅏ...
구독료내시고 보신 분들 미안하고 감사드려요...ㅎㅎ
가벼운 마음으로 읽고 지나가세요ㅋㅋ루민은사랑입니다S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