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이른 아침에 방까지 쳐들어오신 이유가 뭡니까. "
성규가 옷깃을 여미며 야무지게 방문 앞을 막아섰다. 귀엽기는. 우현은 눈꼬리를 내리며 웃었지만 얼굴에 난 생채기의 고통에 일순간 얼굴을 찌푸렸다. 우현의 발갛게 푸불어오른 왼쪽뺨과 죽 찢어진 눈가의 상처에 경악한 신전 사람들 사이에서 새벽까지 한바탕 난리가 있었고 우현이 직접나서서 그들을 진정시키고난 후에야 신전은 고요해졌다. 부스스한 갈색 머리와 아직 잠이 덜깬듯한 눈의 성규였지만 몸은 꽤나 가벼워보였다. 그 난리통에 아주 푹잤나보군. 자신을 자꾸만 훑는 우현의 눈길에 성규가 얼굴을 잔뜩 구겼고 심심한거면 딴데서 알아보라며 우현을 밀어내고 방문을 닫을 참이었다. 그런 성규앞에 우현이 무언가를 들이밀었다.
" 피해 보상 청구서. "
" ...... "
" 사실 내 몸이 꼭 내것만은 아니라 사유서도 쓰고 공문도 내야하거든. 누가봐도 내가 실수로 넘어져서 뺨이 부풀고 눈가가 정확하고 깨끗하게 찢어졌다는건 말이 안되고, 대신 피의자의 신분 보장을 하고 내가 직접 피해보상 청구를 해온다고 했어. "
" 그- "
" 안해주면 신전에서 직접 나서서 범인을 잡을꺼고 그렇게 되면 너 노예로 팔아넘길지도 몰라. 물론 이 도시는 그딴 야만적인 노예 제도가 없지만 요즘따라 숲의 맹수들이 격해지는 바람에 관리인들 줄줄이 그만둬서 노예라도 써야할 노릇이거든. "
" 이리주세요. "
진짜 미치겠네...... 성규가 우현의 손에 들린 양피지를 낚아채어 뒤돌아섰다. 어쩌다 이딴거에 걸려서는...... 비록 사제의 얼굴에 상처를 낸것이 자신이긴 하지만, 신전 사람들이 사제가 성규 자신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알게된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하는 성규였다. 뭐 역시나 신성 모독죄로 노예가 되려나...... 우현의 피해 보상 청구서를 빠르게 읽어내리던 성규의 얼굴이 급속도로 붉어지더니 양피지가 파르르 떨렸다.
" ......이게 대체 뭐!!!! "
" 어때? 괜찮지? "
" 괜찮...개뿔..!!! "
성규는 재빨리 양피지를 구깃구깃 구겼고 우현이 무엇을 하는지 알아채기도 전에 자신의 입안으로 쏙 집어넣었다. 이건 꼭 먹어 없애야해.
" 야!!!!! "
성규가 입에 양피지를 구겨넣는 순간 우현이 성규의 어깨를 잡았고 다급히 그를 피하던 성규가 침상위로 엎어졌다. 이거 왜 이렇게 질겨!!! 이걸 삼켰다간 그냥 골로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성규는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두손으로 입을 꼭막고 우현의 손길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우현이 성규의 두손을 우악스레 떼어냈고 다람쥐의 모이 주머니처럼 부풀어진 양볼을 잡고 입을 벌리려 애를썼다. 이게 그렇게 중요하냐?! 그럼 더 삼켜야겠어! 사색이된 우현의 얼굴을 올려다본 성규가 입을 더 앙다물며 눈을 꼭감고 고개를 틀었고, 그 순간 우현이 성규의 뒷머리를 잡아채어 제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우현의 갑작스런 행동에 얼이빠진 성규의 입술이 순식간에 벌어졌고 우현은 성규의 입안에서 꾸역꾸역 구겨져있던 양피지를 꺼내 아무렇게나 던졌다. 그리고 다시 성규가 움직이지 못하게 몸을 가두고서 입을 깊게 맞추었다. 무게가 실린 둘의 몸은 침대 안쪽으로 푹 잠기었고, 고개를 뒤트는 성규의 입안을 우현의 혀가 샅샅이 훑어 감았다. 혀뿌리까지 거침없이 집어 삼키는 우현을 성규가 안간힘을 쓰며 밀어냈고 어느 순간 우현은 제 스스로 몸을 떼었다. 성규는 발게진 얼굴로 연신 콜록대며 막힌 숨을 내뱉다가 입술을 꾹 깨물었다. 시트를 꼭 말아쥔 주먹이 바들바들 떨렸다.
" 죽고싶어?! "
우현은 악에바친 성규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내려다봤다.
" ...너야말로 죽고싶어? "
" 뭐?! "
우현은 느리게 비단천을 꺼내어들더니 입안에서 하얀 덩어리를 그 위로 뱉어냈고, 그 순간 하얀빛의 덩어리는 검푸르게 굳더니 바스스,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혼이 쏙빠진 얼굴의 성규가 우현이 손수건을 말아쥐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 맹수의 가죽에 있는 독이 즉사라는건 알고 그걸 입에 집어넣어? 죽고싶어서 그랬어? "
" ...... "
"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너. "
나와. 입안에 남은 독을 깨끗이 씻어내지 않으면 곧 너랑 나랑 사이좋게 세상 뜨게될꺼야. 우현의 뒷모습을 보던 성규가 풀리는 다리에 침상 위에 주저앉아버렸다.
마루가 카하야의 아기 신관이 된지는 채 일년이 지나지 않았다. 맹수의 습격으로 부모님을 순식간에 잃은 그를 거둬준 사람은 신전의 사제였고, 마루와 같이 거두어진 이들은 많았다. 그들 중 신력이 인정되는 이들은 성인식 전의 아기 신관이나 신녀가 되었고 신력이 전혀 없는 이들은 신전에서 머무르며 보살핌을 받다가 일을 돕는 이들이 되었다. 누구에게나 가벼운 농담을 던지기를 좋아하면서도 인자하게 대해주는 카하야의 사제는 모든 이들의 우상이나 다름 없었다. 모두가 느끼는 것이지만 우현 그의 곁에 있을 때는 단한번도 즐겁지 않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 저 사제님. 정말로 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
" ...... "
병동에서 약초를 달인 물로 입을 몇번이고 헹구던 성규의 뒤에서 그를 지켜보던 우현이 말없이 그곳을 나섰고, 그의 표정은 정말이지 험악하기 그지없었다. 우현이 인상을 쓰고 있다거나 한것은 아니었지만 그가 아무런 감정도 없는 얼굴을 하고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자 두려운 일이었다. 적어도 마루에게는 그러했다. 그래서 그 일을 전하는 것은 망설여지는 일이었고 용기를 내어 입밖에 꺼낸 자신의 말에 우현은 묵묵부답이었다. 오늘은 우현의 손님이 오기로 한 날이었다. 그는 카하야에서 제일 가까운 도시 신타의 대상인이었다. 사제와 상인이 어울리는 것은 많은 이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일이었지만 우현이라면 얘기는 달랐다. 그렇기에 그 대상인을 신전 사람들도 잘따르며 환영해주었고 오늘 내내 그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던 신전 앞에 들어선 손님은 그 대상인이 아니었다.
성규야!!!
" 저것 보십시오! 신전 내부까지 들어왔습니다. "
" ...성규가 누구더냐. "
" 잘 모르겠습니다. 대체 누구를 찾는것인지 그런이가 없다 하여도 분명 여기 있다며 막무가내 입니다. "
신전 본관을 제외하고는 누구나 신전으로 들어올 수 있었기에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것만 제지 받을뿐 온 신전을 휘저으며 난동을 부리는 방문자를 내쫓을 수는 없었다. 성규라... 우현이 입안에서 맴도는 그 이름을 곱씹었다. 입안이 뜨듯했다. 생명에 지장이 없는 여독의 기운으로 온몸에 열이 올라있는 상태였다. 열에 들뜬 눈앞이 아른거렸다. 이 방이었다. 그 때 우현의 몸은 조그마했고, 고열이 나던 날이었다. 열의 원인을 알 수가 없었고 당시 카하야의 사제였던 사야는 밤새 어린 우현의 곁을 지켰고, 우현은 자신의 곁에서 사야와 손님이 나누던 대화를 어렴풋이 들을 수 있었다.
' 그 분의 존함이 성규였습니다... '
성규... 우현은 그 이름이 시원한 바람향이 나는 이름이라 생각했고 정말로 바람이 자신의 온몸을 감싸안는것만 같았다. 그렇게 어린 우현은 곧장 잠이 들었었다. 더 이상 어리지 않은 우현이 몸을 일으켰다. 마루가 그 뒤를 따랐다. 여전히 성규를 찾는 낯선이의 목소리를 향해 걸었다. 잠시동안 고요하던 그 소리는 우현과 마루가 신전의 정원으로 들어설 때 즈음 다시 한번 더 크게 울렸다. 서늘하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카하야의 기후에 겉옷을 벗어던진 얇은 홀옷이 하늘거렸다. 성규는 놀란듯 연신 눈만 깜빡일 뿐이었고 그의 가는 허리를 꼭 껴안은 작은 몸의 누군가가 숨을 한번 크게 들이마시며 떨어져 나갔다. 키는 분명 성규의 것과 비슷했지만 너무나도 얇은 그 체구와 독특한 옷차림은 소년의 것인것도 같았고 소녀의 것인것도 같았다. 우현이 잠자코 그 둘을 지켜보았다.
" 성규야, 보고싶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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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의 빠른 진도는 저의 욕구를 채우기 위햌ㅋㅋㅋㅋㅋ 은 아니구
그 상황에 음란마귀 우현이가 생각해낸 가장 빠른 방법이에요. 진짜에요.ㅋㅋㅋ
성종이라고 말안하면 성종인줄도 모르겠네요.ㅠㅠ w.발 이라고 해야할판ㅋㅋㅋ
댓주셨던 독자1,2,3님과 케헹그대 감성그대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답댓 꼭 드리고 싶었는데 제 컴퓨터가 완전 맛이가서 시기를 놓쳤네요ㅠ,ㅠ
ㅅ...ㅅ...사랑ㅎ 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