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김남길
채성아1 전체글ll조회 656l


연애를 부탁해!

下: 보통연애








징징. 지이잉. 징. 징징. 징징징.

베개 밑에 깔린 핸드폰이 계속 진동했다. 



“아. 전화 좀 받지?”



박지민의 말에 내가 고개를 내저었다. 박지민이 베개로 날 내리쳤다.



“내가 불편하거든?”

“전화 아니에요. 그, 문자에요. 문자.”

“문자면 폰이라도 꺼놓고 있지? 아니면 읽기라도 하던가.”

“……안 읽어도 돼요.”

“나 같으면 궁금해서 읽기라도 하겠다.”



그렇게 말한 박지민이 베개를 내려놨다. 궁금하긴 하지만, 읽으면 안 돼요. 읽으면…… 큰일 나버리니까.



“너 되게 수상해.”

“뭐가요.”

“요 며칠 집에도 안 들어가고 계속 내 침대에만 붙어 있잖아.”

“아. 그러게요. 고마워요.”

“덕분에 난 바닥에서 자고. 내가 아끼던 티셔츠도 니가 입고.”

“……미안요.”

“미안하면 집에 좀 가라.”



미안해도 그건 안 돼요. 내 말에 박지민이 고개를 숙이고 혀를 끌끌 찼다. 이유라도 말해주던가. 그 말에 안 된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안 된다. 이유도 말하면 안 되고, 


징징. 징징징.

문자도 확인하면 안 된다.





* * *





“형. 어디예요?”



핸드폰을 며칠 내내 거의 안 보듯이 했다. 그냥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액정이 나갈 대로 나가버린 핸드폰이라 별 쓸모도 없긴 했다. 이대로 그냥 확 잃어버렸으면 좋겠다. 그러면 김태형한테서 오는 문자를 궁금해하지 않아도 될 텐데.



-나 지금 가고 있는데.

“얼른……”

“통화 중이었네. 진짜.”



뒤에서 들린 익숙한 목소리에 내 몸이 굳었다. 김태형 목소리다. 당황해서 내가 멍하니 허공만 바라봤다.



“정구기.”

“……”

-여보세요? 야. 점심 뭐 먹을래.

“정국아.”



또박또박 해진 발음에 김태형이 장난치는 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 내가 전화를 내려놨다. 전화를 끊고 나서 고개를 돌려 김태형을 바라봤다. 며칠 만에 마주친 얼굴은, 



“오랜만이네.”

“……”

“목소리 좀 들려주지.”

“……아.”

“목소리를 잃은 인어 공주야?”



여전히 잘생겼다. 분명 말투는 조곤조곤했지만, 그런 말투로 내뱉는 말은 비꼬는 듯한 말이었다.



“……그게. 같은 조 선배랑,”

“변명하는 거야?”

“……같은 조 선배랑 과제. 어. 같은 과라서. 어. 그게, 네. 그래서…… 며칠.”

“아. 방금 전화한 사람도 그 사람이고?”

“……네.”

“같은 과. 같은 조? 알았어.”



그렇게 말한 김태형이 돌아섰다. 한숨 돌렸다. 잘생긴 얼굴을 봐서 그런지 심장이 주체가 되지 않았다. 너무 놀라서 그런가. 아니면 너무 잘생겨서 그런가. 그 뒷모습을 보는데도 여전히 심장이 쿵쾅거렸다. 꼭 간식을 훔치다 걸린 어린아이처럼. 



“아. 맞다.”

“어이. 전정국이.”



왼쪽에서는 내게 손을 흔드는 박지민이, 그리고 오른쪽에서는 방금 돌아선 김태형이 나를 불렀다.



“……”

“아는 사람?”



박지민이 김태형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 네. 그 대답에 박지민이 김태형에게 말했다.



“그쪽 먼저 말하세요.”

“그럼 먼저 할게. 밥같이 먹자.”



원래 박지민과 같이 먹기로 한 건데. 김태형의 말에 내가 그 어떠한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한참 정적이 흘렀다.



“싫어? 싫으면 말아. 너 그 조별 과제 언제 끝나는지, 참 궁금하네.”



여전히 가시가 박힌 말이다. 박지민이 돌아서는 김태형을 붙잡았다.



“뭐야.”

“같이 먹어요. 밥. 저 얘랑 같이 조별 과제 해서 점심같이 먹기로 했는데, 그쪽도 같이 먹으면 딱이겠네.”

“……”

“난 상관없는데, 그럼 그렇게 한다? 정국아. 같이 먹는다?”



김태형이 내 앞에서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그 말에 김태형이 내 어깨에 팔을 둘렀다.



“완전 보고싶었어.”





* * *





혹시 박지민에게 이상한 관계라는 걸. 아니 이상한 관계는 아니고, 어정쩡한, 애매한 관계라는 걸 들키게 될까 봐 조마조마했다. 조마조마하는 날 느낀 건지, 김태형은 더 이상 티를 내지 않았다. 아직 확실한 그런 사이는 아닌데. 그리고, 난…….



“맛있다. 이거. 학식 잘 안 먹는데. 먹어야겠네.”

“어. 우리 학교에요?”

“응.”

“어디 과에요?”



박지민이 김태형에게 물었다. 김태형이 돈가스를 입에 가득 집어넣으며 우물거렸다.



“화학공학.”

“아. 어쩐지 마주치기가 힘들더라.”

“그쪽은?”

“신방과요.”



…….

한참 또 정적이 흘렀다. 박지민한테 김태형과 내 관계를 들키지 않은 건 다행인데, 다른 걸 들켜버렸다. 아까 분명 조별 과제를 하는 같은 과라고 얘기를 했는데. 나는 경영이고 박지민은 신방과고. 


빼도 박도 못하게 거짓말을 한 것을 들켜버렸다. 



“먼저 일어납니다. 전.”

“……”

“어. 왜 그렇게 빨리 먹어요? 아직 다 먹지도 않았잖아요.”

“그냥 속이 좀 안 좋아서. 그리고, 정국아.”



늘 부르는 정구가, 정구기, 꾸가. 하는 발음이 아닌 너무나 정확한 발음. 벌써 두 번째다.



“언제부터 신방과랑 경영과가 같은 과였는지 난 잘 모르겠네.”

“……”

“빠른 시일 내에 얼굴 볼일 또 있었으면 좋겠다.”



그 말은 즉, 집으로 얼른 기어들어오라는 말이다. 김태형이 얄쌍한 다리를 휘적휘적 내저으며 식당을 빠져나갔다.



“무슨 소리야? 신방이랑 경영이랑 합친대? 왜 난 몰랐지.”

“……그런 거 아니에요.”

“뭐야. 그럼 저 사람은 무슨 소리 하는 거래.”



여전히 박지민은 눈치가 없다. 다행이라고 느껴야 하겠지. 아. 어떡해야 돼. 진짜.





* * *





딱 마지막으로 오늘 하루 박지민네 집에서 고민을 하려 했다. 과제를 핑계로. 그러나 며칠 내내 그 집에 붙어있다 보니, 과제는 이미 끝낸지 오래였다. 



‘야. 진짜 재워주고 싶은데. 오늘 하필 엄마가 올라와서.’



박지민의 말에 어쩔 수 없이 내가 발걸음을 집 쪽으로 돌렸다. 김태형이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심장이 쿵쾅거렸다. 집 앞 버스정류장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아. 그냥 노숙할까. 날도 별로 안 추운데.



“어라.”

“……”

“정구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익숙한 목소리, 익숙한 발음이다. 김태형이었다. 오늘로 두 번째 보는 얼굴. 가로등 밑에서 비닐봉지를 든 김태형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내 말 잘 알아들었나 보네?”

“……어디 갔다 와요?”

“너야말로.”

“……나 진짜 과제하느라.”

“너 좀 실망이야.”



김태형이 그렇게 말하며 내 손에 봉투를 쥐여줬다. 이거 좀 무겁다. 니가 들어줘. 너무나 당연하게 말한 김태형에 내가 그 봉투를 꽉 쥐었다.



“……”

“똑똑한 줄 알았는데, 의외로 멍청해.”

“……그게요.”

“거짓말도 똑똑해야 친다던데, 맞는 말이었네.”



김태형의 말에 더 이상 반박할 거리가 없어서 내가 입을 꾹 다물었다.



“누구는 너 엄청 좋아해서 연애하자고 한 줄 알아?”



그 말에 내가 당황스러웠다. 걸음을 멈추고 김태형을 쳐다봤다. 작은 뒤통수가 좌우로 박자를 타듯 흔들린다.



“원래 연애는 그런 거야. 자기도 모르게 하다 보면 감정이 생기는 거야.”

“……”

“연애 좀 부탁하려 했는데. 형 말 지지리도 안 듣지. 코흘리개 시절 때는 잘만 듣더니.”

“……”



합리화다. 이건 합리화야. 그렇게 생각하며 자꾸 두근거리는 마음을 다스리려고 하지만, 김태형의 말에 그럴 수가 없었다.



“물론, 우리 관계는 리스크가 좀 크지만. 남남에다가, 10년 알고 지낸 사이고.”

“……”

“근데 난 너라면 괜찮을 것 같아서 부탁한 건데. 너무해. 진짜.”



김태형이 그렇게 말하고 나를 뒤돌아봤다.



“딱 대답해. 정구가. 나 여기 있을 테니까.”

“……”

“내 부탁 안 들어줄 거면 그냥 여기서 나 지나쳐서 가면 돼. 난 그럼 그 길로 바로 우리 집 갈 거고.”

“……”

“내 부탁 들어줄 거면, 나 여기서 안아줘. 그 자질구레한 봉투 버리고.”



그 말이 끝나자마자 내 손에서 힘이 풀렸다. 봉투가 바닥에 떨어지고, 봉투 속 맥주 캔이 우르르 떨어져 차도로 굴러갔다.



“……”

“나 지금 방금 그거, 긍정으로 받아들여도 돼?”



김태형이 그랬다. 분명. 김태형이 그랬어. 

연애는 하다 보면 감정이 생기는 거라고. 근데, 생각해보면 난 지금 이미 감정이 생겨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아니, 아예 애초부터 김태형과 연애를 하고 있었을지도 몰라.



“……”

“안아달라니까?”



김태형이 팔을 휘적이며 말했다. 결국 내가 김태형을 끌어안았다.



“와. 나 남자친구 생겼어.”

“……”

“넌 안 기뻐?”

“기뻐요.”

“근데 뭔 반응이 그래. 헤어질까?”



그 말에 내가 김태형 몸이 으스러질 정도로 세게 끌어안았다.



“아뇨.”

“헤어지기 싫지? 그럼 연애하면 돼.”



김태형이 나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





* * *





“정구가. 일어났어? 오늘은 정구기가 좋아하는 계란 말이야.”

“형.”

“웅? 밥이 너무 적나? 더 줄까?”



아침에 일어나니 며칠 전과 같은 상황이 데자뷰처럼 앞에 펼쳐졌다. 



“여전하네요.”

“뭐가?”



맛대가리 하나도 없는 계란 말이요. 뒷말은 속으로 삼켰다. 뒤집개를 들고 설치는 그 모습이 귀여워서 애써 맛없는 계란말이를 삼켜냈다.



“아니요. 그냥. 귀엽다고요."

“그치. 누구 애인인데.”

“내 애인이죠.”

“응. 그치.”

“……근데 형.”



내 옆에 앉아 내게 물컵을 건넨 김태형을 불렀다. 웅? 귀여운 소리를 내며 나를 빤히 쳐다본다.



“요리는, 하지 마요.”











FIN.



그렇다죠.. 태형이.. 계란말이... (씁쓸)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독자1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봤어요!! 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2
계란말이(아련)... 잘봤어요~!
7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김남길[김남길] 아저씨1 나야나05.20 15:49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05.15 08:52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여왕의 매력 12 (Blame Oneself - K and R)129 비감 10.10 23:53
방탄소년단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80 꾹아사랑해 10.10 23:50
방탄소년단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9 10.10 23:22
방탄소년단 [BTS/민윤기] 반존대하는 경찰아저씨와 연애한다면 868 반존대는사랑 10.10 22:09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국뷔/슙민] 몽환의 숲 01 나빌레라 10.10 22:03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민윤기] 13학번 민후드 233 J.ae 10.10 21:57
방탄소년단 [BTS/전정국] 근육돼지 과외선생님과 연애한다면 025 반존대는사랑 10.10 20:33
방탄소년단 [BTS/민윤기] 반존대하는 경찰아저씨와 연애한다면 768 반존대는사랑 10.10 19:53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전정국] 전정국은 남자를 좋아한다 19 完304 정국학개론 10.10 19:49
방탄소년단 [BTS/민윤기] 반존대하는 경찰아저씨와 연애한다면 666 반존대는사랑 10.10 19:25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국뷔/슙민] 몽환의 숲 00 - 에필로그2 나빌레라 10.10 18:36
방탄소년단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0 짠 설탕 10.10 15:34
방탄소년단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17 겁네작고 10.10 15:30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김태형] 의 좋은 형제6 메모 10.10 14:47
방탄소년단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89 홉슙 슙민 성애.. 10.10 14:19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너탄소가 방탄 가이드인 센티넬버스 썰 15 (부제 : 음오아예)49 각설이 10.10 12:57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박지민] 왼손의 마지막 연주4 메모 10.10 11:59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민윤기] 모태솔로의 남사친 17 46 탄다이아 10.10 04:17
방탄소년단 [BTS/민윤기] 반존대하는 경찰아저씨와 연애한다면 588 반존대는사랑 10.10 03:59
방탄소년단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21 반존대는사랑 10.10 03:32
방탄소년단 [BTS/민윤기] 반존대하는 경찰아저씨와 연애한다면 281 반존대는사랑 10.10 02:41
방탄소년단 [BTS/민윤기] 반존대하는 경찰아저씨와 연애한다면126 반존대는사랑 10.10 02:35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태형] 일코하는 김태형 -048 군주님워더 10.10 01:46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김태형빙의글] 위험한 관계 022 ToV 10.10 01:02
방탄소년단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7 뷔국 썰쟁이 10.10 00:36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여주] 소문나지않은 김남매(라고쓰고 소개 라고읽는다)65 남준맘 10.10 00:22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홍일점] 빅히트가 숨겨놓은 보석 너탄 썰.10193 광부 10.10 00:04
전체 인기글 l 안내
6/4 12:02 ~ 6/4 12:04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단편/조각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