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에서 기다릴게요. : 04
투둑, 투둑
하나,둘로 시작해 셀수없이 커져버린 마음의 구름뭉치들이 모일 생각은 없어보인다. 뭉쳐서 하나의 해답이 나오길 간절히 바라고 애원해도 가까운 거리만 유지할뿐. 끝내 장난스래 멀어지고 말았다.
그런 구름뭉치처럼 후두둑 우산을 후려칠듯이 내려박는 빗줄기는 전투적으로 흐르고 , 애석하게도 난 우산이 없다. 아씨 아침에 엄마 말 들을걸..
오늘은 너무나 우울함의 끝이 보여지는 날이다.
내가 우울한 이유는? 첫째, 아침에 아저씨를 보지못했다. 그렇게 목 빠지게 기다리더ㆍ 아저씨를 오늘 코빼기도 보질 못했다. 그랬기에 난 너무 보고싶다. 뭐 누가보면 내가 아저씨 좋아하는줄 알겠지만 그냥 보고싶다. 나도 아저씨가 소지섭 같은 방공호인가? 아냐 소지섭이 들으면 토마토로 후려칠 소리.
여튼 둘째,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않아 점심시간 때 자느라 한끼도 못먹었다. 또 쌤들한테 혼나고 전학온지 며칠이 지나도 내게 관심을 같지는 아이 하나 없다. 내가 그렇게 다가가기 어렵나? 쳇 나 은근 쉬운데.
마지막 셋째, 비가 오는데 우산이 없다. 집과 학교가 가깝지도 멀지도 않다. 근데 비가 너무 많이온다. 또 그치길 기다리기엔 늦은 시간이고. 집에 우산없이 가봤자 혼자라 울것만 같은데 뭐 이건 어쩌라는 상황이니 하늘아?
할수없다. 뛰자. 죽기보다 더하겠냐 아프면 아픈거고 말면 마는거지.
생각대로 비는 거세게 후려치고 뜀박질을 한지 2분도 되지않아 난 지쳐버렸다. 비는 오고 몸은 한기로 발발 떨리고 머릿속은 아저씨뿐이다. 아 맞다.. 계단에서 기다리기로 했는데.. 늦지않기 위해, 또 아저씨를 보기 위해 나는 물을 먹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다시 뜀박질을 했다.
거친 숨소리와 풀린 눈동자, 젖은 옷가지와 퍼런 입술, 후들거리는 다리와 파들거리는 손가락.
모든게 지금의 내 상황을 설명하지만 아저씨한테 꼭 들려주고 싶었다. 내가 아저씨 때문에 이렇게 뛰어서 왔다고. 나 이게 무슨 마음인지 무슨 기분인지 모르지만 보고 싶었다고.
풀썩, 소리 날만큼 주저앉아 벽에 머리를 기대 한껏 무릎을 끌어안아 벌벌 떨었다. 보고싶어요 아저씨. 나 아파요. 어서 내 머리라도 쓰다듬어 줘요. 그렇게 눈을 감고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렸다. 아직 밖에서 내리는 빗소리를 배경곡 삼아.
"여주학생?"
"김여주?"
"어...."
아저씨다.
정말..정말 아저씨다. 내가 미치도록 보고싶던 그 아저씨..
"김여주 안되겠다. 너 업혀"
"아니야..아저씨 봤으니 된거에요. 들어가요 이제."
"너 누가 이러라고 했어? 왜 니 몸을 니가 아낄줄 몰라?"
"화내지마요.."
"너 진짜"
"화내지말고 나..나 그냥 좀 안아주면 안 되나?"
언성을 높혀도 화를 내도 보고싶고 안기고 싶은걸 어떡해. 만약에 지금 누군가 우리를 손가락질 해도 난 좋은걸 어떡하라고.
"너 몸이 불덩이야."
나도 알아요. 열이 날만하지. 생각해보니 내가 참 무모 했는데. 근데 좋다니깐?
"누가 이렇게 하라했어? 왜 병신같이 날 기다리고 그래. 이런다고 너가 뭘 이득 본다고?"
"이득 없어도 행복 한거면 된거잖아요."
아저씨 집으로 옮겨져 반 강제적으로 누워서 간호를 당하고 있는데도 행복함은 빠질 생각이 없어보인다. 나도 참 웃겨. 혼나던거 굶던거 비 맞던거 우울한게 왜 다 아저씨 하나로 사라질까? 아 나 진짜 아저씨 좋아하나?
"여주학생 제발 아프지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뭐?"
"농담이요 농담. 표정 좀 풀어요~"
아닌거 다 알아요.
근데 표정 굳은건 좀 서운해지네. 아닌거 아는데도 , 누구보다 아닐거란거 아는데도 서운해지게 표정을 싹 굳혀요 어떻게.. 난 그렇게 못하겠는데.
"아저씨는 여자친구 있어요?"
"그건 왜 물어."
"뭐 호기심?"
"허, 별일이 다있네. 고딩한테 이런 질문도 받아보고"
"아 그래서 있어요 없어요?"
사람 간 떨리게 자꾸 말 돌려. 떨리는거 티 안 내려 하는건 1도 모르면서 계속! 어서 그 요물같은 입술로 없다고 말해요.
"있어."
"아.."
있구나.. 그래.. 있겠지.
씁쓸 해질대로 해져버려 억지로 입꼬리를 올린채 고개를 숙였다. 슬슬 또 붉어지는 눈시울이 미워졌다. 제발 지금만큼은 흐르지마라.
낄낄
....? 이게 뭔 상황? 고개를 들었을땐 아저씨가 억지로 웃음을 참고 있었고 난 상황파악이 되질 않았다.
"넌 그걸 믿어?"
"그럼요?"
"없어 바보야."
아 빡쳐...
소위 한마디로 낚였다. 안도감과 더불어 빡침이 동반 했지만 뭐 기뻤다. 우선 없긴 없다니깐
"대신"
"에?"
"나 관심가는 사람은 한명 있는데."
이건 또 뭔 봉창 뚜드리는 소리야 시벌.
Crush Up! |
여러분!!!! 드디어!!!진전이!!!ㄷ있숩다!!! 생각해보니 너무 답답해서 제가 걍 진도 팍팍 뺄라구영ㅇㅅㅇ 핰 한 화씩 적으며허 뿌듯해 쥬거영ㅠㅠㅠㅠㅠㅠ 오늘도 재밌으셨길 바라며 전 약먹고 자로갑니당!!♥♥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해요 내가 아끼는 독짜님들 모두요!!♥♥♥♥ |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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