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야, 일어나야지."
내 이름은 김탄소, 나이는 열아홉. 현재 임신 5개월 차이다.
그리고 지금 나를 깨우고 있는 이 남정네는 전정국. 나이는 역시 열아홉, 현재 나와 동거 중이다.
임신 뒤 아침잠이 많아진 나는 항상 정국이가 일어나 아침밥을 차린 뒤에야 일어나 세수를 한다.
팅팅 부은 눈을 비비면서 말이다.
"야아, 전정국. 수건 어디 갔어?"
"세면대 밑 서랍에. 빨리 세수 하고 와. 너 빨리 밥 먹이고 나 학교 가야 돼."
" 나도 학교 갈래!"
"말이 되는 소릴 한다. 얼른 앉아."
그렇다. 나는 인생이 걸린 수능을 보는 고삼 때, 다른 인생을 살게 되었다.
어쩌다 알게 된 같은 반 양아치였던, 전정국 때문에.
전정국이 내게 처음 말을 건 것은 새학기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어이, 안경잡이."
그, 생소한 안경잡이라는 호칭이 나를 칭하는 것인지 몰라 눈만 깜빡깜빡하고 있던 와중에 전정국은 내게 다가왔다.
"너 말이야, 너. 너 7반 어딨는지 알아?"
"아, 저... 저기로 가면 돼요."
나와 같은 하얀색 이름표를 달고 있다는 것, 즉 전정국도 3학년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전정국이 바람처럼 사라지고 난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