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1A4 - Love is magic
이사 온 첫날이었다.
대학을 입학하고 독립하면서 좁은 평수의 집 하나를 구했다.
뭐, 좁기는 했지만 여자 혼자 살기에는 충분했다. 무엇보다 내 스스로 내 돈으로 구한 집이라 더 뿌듯했다.
짐정리를 겨우 마치고 한숨을 돌리다 집 주변을 둘러보기로 하고 막 현관을 나서던 참이었다.
"아!"
문을 열자마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아픈듯 내지른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문을 열다 열리는 문에 사람이 부딪힌 모양이었다.
"헐 어떡해,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꾸벅 고개를 숙이다 들었을때 눈앞에 있는건 '00고등학교'라 작게 박힌 교복차림의 남자였다.
그 고딩은 꽤 아픈지 인상을 마구 찌푸리더니 부딪힌 곳을 문질러댔다.
"씁.... 어?"
언제 부딪혔다는듯 금세 인상을 펴더니 두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주의깊게 본다.
"..네? 괜찮으시냐ㄱ.."
"여기 이사오신거죠? 와, 드디어."
그 고딩은 한참동안 이해할수없는 환호성을 질러대더니 씨익 웃어보였다.
뭐지 얜? 당황스러운 마음에 흘깃 경계하는듯한 눈빛으로 쳐다보자 그제서야 입을 연다.
"아니, 옆집에 아무도 안살아서 그동안 심심했거든요. 헤헤"
아,네.. 그렇게 어색하게 웃고는 다시 갈길을 가려는 참에,
"저는 전정국이라고 해요, 고등학교 2학년. 18살!"
뜬금없이 자기소개를 해댄다.
별로 알고싶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무슨 자기소개?
잘 알았다고 대답이라도 하려 뒤돌아보니 어느새 집에 들어간 후였다.
저 뜬금없는데다 조잘대는 고딩이 옆집이라니.. 좀 피곤하겠네.
**
신입생 환영회 어쩌고저쩌고 하더니, 밤늦게까지 왕창 술만 먹은채 끝났다.
스무살 되기 전에 먹어본 술이라고는 부모님 권유로 1~2잔 정도?
그 몸에 술이 한번에 몇병이나 들어갔으니, 제정신도 아니었다.
비틀거리며 나서다 같은 과 선배가 집까지 데려다주겠다며 태워준 덕분에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듯했다.
"아, 석진선배. 감사합니다 안데려다주셔도 되는데. 들어가세요"
"어이구, 아냐. 요즘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데. 잘 들어가고"
"진짜 감사해요. 선배도 잘 들어가세요"
"어, 근데 저 사람 누구야? 너한테 인사하는것같은데?"
석진선배가 가리킨 곳에는 교복차림의 남자가 차를 향해 손짓하고있었다.
낯익은데..... 아, 옆집 정전국인가 전정국인가 걔?
"헐 뭐야 쟤"
"아는사람아니야?"
"아, 그냥 옆집사는 고딩이에요.. 하하. 선배 얼른 들어가세요"
"그래. 들어가면 연락해!"
고딩쪽은 바라보지도 않고 차에서 내려 곧바로 집쪽으로 향해 빠르게 걸었다.
하지만 술에 찌들대로 찌든 몸은 내 의지대로 따라주지않고 자꾸만 휘청거렸다.
누군가 확 내 어깨를 잡아왔다.
"으아!!"
"뭐야, 술마셨어요? 뭘 넘어지기까지."
예상대로, 옆집 고딩.
너무 놀래서 그만 그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야! 진짜. 갑자기 뭐야"
"학생인줄알았는데, 대학생이에요? 키가 하도 작아가지고. 동갑이나 고3인줄알았네"
안그래도 정신도 없는데, 키 공격에 그만 욱한 마음에 어깨 위 손을 세게 내리쳤다.
"언제봤다고 키 지적이야! 이거 놔."
"기분나빴어요? 키 작아서 귀엽다고, 대학생이면 누나라고 해도되죠? 누나"
참나, 진짜 언제봤다고 키가 작다느니 누나라느니.
더이상 상대하기 싫은마음에 고개를 돌리고 집으로 향했다.
막 열쇠로 문을 열려는 참에 언제 왔는지 뒤에서 고딩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누나. 거기 내집인데"
"어?"
호수를 보니 203호였다. 헐, 내집은 204호지.
민망해 얼굴이 잔뜩 붉어져서는 빠르게 204호에 열쇠를 끼워넣었다.
"누나 진짜 귀엽다, 원래 그렇게 덤벙대요?"
"신경꺼라 고딩. 누나라고 부르지도 마."
"그럼 뭐라고 불러요? 아가씨? 아줌마? 옆집여자?"
"시끄럽고 곱게 들어가서 자. 내일 학교가려면"
끊임없이 조잘조잘대는 그 입을 틀어막고싶었다.
경고한다는 의미로 살짝 째려본뒤 문을 막 열고 들어섰다.
"밤늦게까지 술먹지마요, 누나."
"...."
"남자차도 함부로 타지말고."
"신경끄라고 했다."
본지 이제겨우 이틀짼데, 뭔 참견이야.
투덜대며 현관문을 쾅 닫고 지친몸을 그대로 소파에 던져누웠다.
막 눈을 감고 잠드려는데, 밖이 조용한게 괜히 궁금해졌다.
지딴으로는 걱정이라고 해줬는데 문 쾅닫고들어온게 좀 마음에 걸렸다.
들어갔으려나, 싶은마음에 살금살금 현관문 구멍으로 살짝 들여다봤다.
그대로 그 자리에 서있는 전정국이 보였다.
한숨을 푹 쉬고는 문쪽을 쳐다보다 겨우 자리를 뜨더니 제 집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뜬금없이 만났지만 걱정도 다 해주네, 고딩주제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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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옆집에 사는 고딩 전정국은 어떨까 싶은 마음에 막 끄적여봤는데
괜찮았을지 모르겠네요 8ㅅ8
망작인것같기도하고.. 그래도 우리 정국이 귀여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만간 또 찾아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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