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김태형] 80kg 김태형 여자친구
글쓴 : 드뷔
80kg 김태형 여자친구 ; 3화 ( 마주친 거울 )
무관심. 하루하루 내 존재가 그 누군가의 기억 속에도 없을까봐 겁이난다.
점심시간 김태형이 그렇게 나간 후, 한참을 움직일수가 없었다. 그 자리에 그저 앉아서 멍하니 책상만 뚫어져라 쳐다보고있었다. 눈물은 나지않았다. 그냥 병신 전드뷔가 몇번 잘해줬다고 착각한거라고 하지 뭐.
5교시. 6교시 7교시에도 김태형은 들어오지않았다.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정신차리고 그저 존잘 김남준을 외치며 수업시간 몰래 훔쳐보는걸 여러번 시도해도 내 머리속은 이미 뒤죽박죽 김태형의 대한 생각에 혼란스럽다. 누가쓴지 모를. 어쩌면 김태형이 썼을수도 있는 이 책상의 내 이름이 적힌 낙서들이 지워질까 학교에 온 후 내내 팔을 책상 위로 올릴수가 없었다. 이미 흐릿하게 지워진 글씨들이 지워질꺼같았다.
김태형이 빠진 수업동안 아무도 김태형에 대해서 묻지 않았다. 원래도 없었던 사람마냥 신경을 쓰지않는다.
으- 병신 전드뷔 김남준을 앞에 두곤 딴 생각이라니, 정신차려
"드뷔야 선생님 좀 볼래?"
아침에 보곤 처음보는 담임선생님. 여러가지로 캐물을깨 뻔하다. 예상답안을 외운 보람이 있긴 있네.
생각했던 질문이 아니다. 왜 그동안 안나왔니? 아팠던거니? 등등의 질문이 아닌.
"네?"
"혹시 태형이 집에 이것 좀 가져다줄수있니?"
네? 저요? 뭐지. 김태형이라면 이젠 마주치는것도 못할꺼같은데. 아니 그것보다 왜 어째서 내가 김태형과 아는사이,그리고 김태형 집에 저걸 가져다줄수있을꺼라 생각하는거지?
"네? 저요?"
"응.이거랑 이거, 선생님이 가져다 주려했는데 오늘도 수업을 다 하지않고 가버려서 말이지."
너무나 당연한 담임선생님의 태도였다. 원래 뻔뻔한 사람인가? 내가 가장 만만해서 날 시키는건가?
"아니요. 죄송해요. 다른애들 시키세요"
김태형이 나한테 한거라고 뭐가있다고. 괜히 혼자 친구라도 될 수 있을꺼라 착각했던 마음에 더욱 더 피하게된다.
"태형이랑 싸웠니? 우리반엔 전해줄 애들이 없는데"
"아니요.김태형이랑 모르는 사이인데요?"
"드뷔야 싸웠다해도 선생님이 물어보면 그런식으로 말하는거아니야."
나빼고 세상이 빠르게 돌아갔나. 아니면 다른 세상에 살던 사람들 사이에 내가 들어왔나?. 왜 다들 내가 김태형을 아는 사이라고 말하는지. 이젠 노이로제가 걸려 미쳐버릴 지경이다. 약간은 기분이 나쁜듯 말하는 담임 선생님 말은 나를 당황하게 만들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싸웠다해도 태형이가 학교도 안오던 애인데. 학교도 와서 너 찾고 그랬는데 응? 선생님은 드뷔가 전해줬으면 좋겠다."
미친.머리가 띵해졌다. 무슨소리야.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전개. 다시 첫날부터 생각을 해봐도 납득이 가지않는다.요즘따라 내가 살아온 인생과 어울리지않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같아서 혼란스럽다. 김태형은 뭘까. 뭔데 이렇게 말도 안되는 일이 생기고. 이해 할 수가 없다.
"저-전 안돼요. 죄송해요"
김태형을 다시 만나고싶지않다. 가끔씩은 학교에서 마주 칠 태지만 굳이 찾아서 다시 만나고싶지않다. 나한테 김태형은 그렇다.
담임선생님의 부탁을 단호하게 거절하곤 집을 가기위해 버스정류장으로 가고있다.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이 좀 지난 모양인지 학교 밖을 나와도 학생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아-"
김태형을 또 다시 만났다. 밤톨같은 뒷통수.쭈그려 앉은 마른몸. 분명하다
심장이 또 다시 간질간질거린다.나도 모르게 빨라지는 걸음이 어느새 김태형의 뒷모습 바로 앞에 와있다. 가까워질수록 간질간질이 아닌 쿵쿵으로 변하는 소리 때문에 주변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으- 왜 그러는거야. 도대체 난 뭘 바라고.
김태형은 쭈구려 앉아 어떤 여자아이를 안고있다. 7~8살 정도로 보이는 조그맣고 마른 여자아이. 김태형의 앞엔 비슷하게보이는 남자아이도 있었다. '누나 죽지마 아프지마'를 연신 외쳐대며 울고있는 남자아이. 뒤에서 본 김태형은 놀란지 떨리는 손으로 여자아이의 머리를 잡고있다.
"어-"
예상못한 상황.김태형 넌 진짜. 난 왜 여기까지 달려왔는지. 김태형이 자연스럽게 서있었더라면 말이라도 걸었을련지.전혀. 그럴수없어 이미 내 자존감은 지구 끝까지 내려가 있는 상태고 지금도 그냥. 모든 행동이 머리를 거치지 않고 나온거야.그러니까 음 지금 하는 짓이 병신같은거 알면서도 내가 날 주체 못하고. 진짜 난 뭘 바라고.
'어-' 하며 소리를 내버린 덕에 김태형은 뒤를 돌아봤다. 그 크고 이쁜눈에는 눈물이 작게 고여있다. 불안한듯 떨며 나와 눈을 마주쳤다.
"김태형"
"아-..도와줘.제발- 은지가 은지가 너무 아파"
눈에 고인 눈물은 툭하면 금방이라도 흘러 내릴꺼 같았다. 남자아이는 서럽다는 듯이 더 큰 소리도 울고있다.당황스러웠다.무슨 상황인지 대충은 알겠지만. 어지럽고 혼란스러워 차들이 빙글빙글 내 주변을 돌아다니는것 같다. 김태형은 반쯤 정신이 나간듯 땀을 흘리고있었으며. 주변의 병원도 없었다. 놀란 김태형은 무작정 버스나 차를 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온것 같은데. 병원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면 배차간격이 15분이나 된다. 그 버스를 탄다해도 아마 주변을 돌고 돌아 몇십분 뒤에 도착하겠지.
그냥 뛰었다. 김태형과 아이들을 두고. 택시를 찾아야했다. 한참을 뛰고 또 뛰었다. 80kg의 무거운 몸으로 이렇게 뛰어보다니. 숨이 막혀 죽을꺼같았다.
"세원대병원이요!!"
어렵게 잡은 택시로 여자아이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숨을 거칠게 내밷고있다. 그새 피를 토한지 빨갛게 물들어있는 김태형의 눈에 보일 정도로 떨린다.
어느 한 단어로도 김태형을 정의할수없다. 굳이 말하자면 혼란스럽다와 어지럽다 정도? 나와 마주친 6번 동안 단 한번도 같은 느낌을 받을수없었다. 머리 속 김태형이 계속해서 날 훼방놓는다. 김태형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수가없다.
"괜찮아?"
수술실 앞 의자에 나란히 앉아있는 꼴이라니. 몇 분전까지만 해도 서럽게 울던 남자아이는 이미 내 무릎에 누워 잠들어있다.
".."
"괜찮을꺼야. 정말로"
고개를 들지못하는 김태형은 긴 앞머리가 어느새 눈을 다가린다. 내 말을 듣는지 안듣는지 김태형은 그저 땅만 쳐다볼 뿐이다.
"동생이야?"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김태형.
"동생이구나. 닮았다-"
".."
"아까 그 여자애도 동생이야?"
김태형은 또 느리게 고개를 끄덕인다.
"진짜로"
"아무일 없을꺼야. 너무 걱정하지마"
"내가 기도해줄께"
그제서야 숙인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는 김태형. 눈물을 참은지 빨갛게 충혈된 눈을 나와 마주친다.
"넌"
"너는 내가-"
"안싫어?"
"응?"
한참을 있다가 하는 말이라곤. 예상과 역시 다르다. 당황스러운 질문. 난 김태형이 싫은걸까? 그럼 김태형은?
"난 잘 모르겠어 미안."
".."
고작 생각해서 한 말이라곤 모르겠다는 말이였다.
"난 근데 괜찮아"
"나 신경쓰지마"
날 보며 욕하고 다 아는듯이 떠드는거? 너무 익숙하다. 학교에서 김태형이 날 모른척 그냥 지나간다는게. 그 날 봤던 그 아이가 김태형이였다는거에 사실은 많이 밉고 싫었다.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머리속으로는 하루종일 김태형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으면서. 아닌척 하고 있는 나도 참 웃기다. '미안해'라고 말하는 김태형에게 하고싶은 말이나 더 이상 듣고싶은 말도 없다. 그냥 이 시간이 빨리 가버리길 바랄뿐. 그 이후 정적이 계속 됬다. 역시나 난 또 김태형을 똑바로 쳐다볼수가 없다.
"많이 놀랐지?"
"응 조금?"
"동생이 사실 아픈건 알고있었는데"
".."
"오늘처럼 아픈건 처음이라서. 너무 놀랐거든"
".."
"괜히 알면서 내가 모르는척한거같아서 너무 미안하고"
".."
여전히 고개를 숙인체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가는 김태형.
"너가 있어서 다행이야. 진짜"
".."
"너무 고마워"
'너무 고마워'라는 말을 하며 나를 쳐다본다. 활짝까진 아니지만 편안하게 만드는 미소. 심장이 간지럽다
"니 생각 안하려고 해도 계속 생각나는것도 그렇고"
"애써 난 모른척해도 넌 내가 밉지않다고 할때"
"내가 너무 싫고 바보같은게"
"음-이럴때마다"
"난 왜 이럴까.항상 자책만하고"
"너한테 쪽팔리게 이러고"
조용한 수술실 앞 내 숨소리가 채울 공간 조차없이 김태형은 빠르게 말을 이어나간다. 자신이 하는말들을 누가듣던 ,안듣던 신경조차 안쓰는 듯. 혼자서 하기엔 많은 말들은 길게 늘어트려놓는다. 지금. 또 시간이 멈춘것같다. 우주에 떠있는 느낌. 말도안되는. 그러니까 항상 말하는 미친것같은 느낌.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길게나 자신의 속마음을 말해주고있다니. 그 누군가는 내 옆에있는 김태형. 아무리 생각해도 말도 안된다. 지금 내가 꿈꾸고있는거라면 영원히 깨고싶지않다.
"난 왜 너처럼 못할까,짜증도 나고 슬프기도하고"
".."
얼빠진 상태로 그냥 듣기만 했다. 아직도 현실인지 구분이 되지 않기 때문에. 김태형이? 나한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게 믿기지가 않는다.
첫날 본 그대로. 그저 잘생기고 학교도 잘 안다니며 놀고다니는 김태형인줄만 알았는데. 평일이든 주말이든. 아침이든 새벽이든 항상 알바를 하고다니는 김태형이 지금 이런 나를. 그러니까 80kg의 못생기고 뚱뚱하고. 은따나 다름없는. 누구하나에게 기억 되지 않을 줄만 알았던 나를 보며 자책을 하고있다니. 끊임없이 자신의 속마음을 그저 나오는데로 꾸밈없이 말하고있는 저 김태형이 나와 비슷하게 자기 자신을 항상 비교하며 자책하고 자괴감에 사로잡혀있다니. 속마음을 말하는 김태형에게 내 모습을 보게됬다니.
눈물이 왈칵 터져나왔다. 서럽게 우는 날 보며 김태형은 어쩔줄몰라하며 등을 두드린다.아-제발 제발 환상이든 망상이든. 지금 이건 내 현실이였으면.울어도 울어도 기분이 그렇게 나쁘지않다. 그냥 눈물이 날뿐. 또 한번 하느님 부처님께 소원을 빈다. 제발요! 제발
갑작스레 울어버린 나를 아무말없이 달래주는 김태형은 날 보며 드디어 환하게 웃어보인다.
"우리 둘다 붕어같다"
김태형의 동생은 폐결핵으로 입원을 했다. 김태형의 동생인 은지와 은형이를 병실에 재워두곤 11시가 되어서야 병원을 나왔다. 자연스럽게 따라나온 김태형과 병원 옆 시내를 걷고있다. 선선한 바람이 기분좋게 불어 김태형과 나는 아무말없이 그저 주변소리를 들으며 걷고있다. 김태형이 내게 속마음을 털어놓은 이후. 훨씬 더 가까워진 기분. 김태형을 잘 모르지만 우린 서로 매우 다른듯하지만 많이 닮아있었다.
작은 동네의 시내.11시 30분 우린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두눈을 마주치며 걷고있다.
* "응 그래 내가 김태형보다 20kg 더 나가는 김태형 여자친구야" 에서 제목이 ( 80kg 김태형 여자친구 ) 로 바꼈습니다.
갑자기 제목을 바꾸게 되서 당황하셨을꺼같은데요ㅠㅠ, 글을 쓰는 동안 0~2 화를 읽어봤는데 제목이 짤리고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제가 짤려서 안보이는게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됬어요. 비회원분들이 혹시나 못찾아 올까 걱정되네요. 너그럽게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제목을 바꾸면서 어색했던 부분들과 오타들을 수정했는데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ㅠㅠ. 문단도 더 읽기쉽게 바꿨어요!
이번 3화는 독자분들께서 지루하셨을꺼라 생각이되는데요 ㅠ_ㅜㅎ
왠만해선 우울하고 지루한 이야기를 하지않으려 했는데 꼭 필요한 장면이라 어쩔수가없네요.4화부턴 알콩달콩까진 아니여도 간질간질한 분위기를 보실수있으실꺼에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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