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누가 이렇게 귀여우래?"
"...."
"그냥 나한테 빨리 시집와"
"민윤기 제발 닥치자.."
*
민윤기와 연애를 하면서 알게된 점은,
하나, 시선의식따윈 개뿔도 없이 애정표현을 해댄다.
지금처럼 서슴없이 저런말을 뱉는게 일상이다.
사람들이 힐끗힐끗 거리면 난 심장이 터질 것 같은데 자기는 신경도 안쓰고.
태연하게 나만 보면서 또 저런말을 계속한다.
자기가 연예인인지 내가 연예인인지 정말.
이럴때마다 철없는 이 새끼를 한대 때리고싶은 욕구가 솟구치지만,
그렇다고 진짜 때리기라도 하면 꼴에 오빠라는건지 순간 정색한다.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척하지만 사실 민윤기 무표정 존나 무섭다.
근데 민윤기라고 반말쓰는건 엄청 좋아한다. 섹시하대나 뭐래나.
밖에선 조심 좀 하라고 혼내면 또 내가 너무 좋아서 그런거라고 애교를 부리는데 내가 어쩔 수가 있나.
둘, 방송과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다른 모습이다.
무기력? 할배? 물론 다 맞는 말이다.
민윤기 나 안만날땐 하루종일 침대에서 빈둥거리기만 하니.
그런데, 나한테만 그런건지, 내 눈에 민윤기는 그냥 호구나 다름없다.
맨날 어디가자, 뭐하자, 나좀봐라, 찡찡거리고 치대고. 계속 내 얼굴에 뽀뽀를 해대고.
평소에 무기력한게 다 나 괴롭히려고 에너지 충전하는게 확실하다.
*
한동안 작업때문에 미치도록 바빴던 탓에 정말 오랜만에 000과 만나는 날이다.
최대한 서둘렀는데도 일이 너무 많아 또 약속에 늦어버렸다.
"나 지금 가고있어, 진짜 미안해"
"괜찮아, 너 일 많은거 나도 알잖아"
정말 이 여자가 내 여자친구가 맞나. 아이구 착해. 예뻐죽겠어.
전화를 끊고 최대한 빨리 달려 약속장소인 카페 앞에 도착했다.
오는 길 내내 보고싶어 안고싶어서 미치는줄 알았는데,
창가에서 시무룩하게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괜히 또 골려주고 싶어진다.
[오늘은 정말 가려고했는데 좀 힘들것 같아. 미안. 작업실이라도 올래?]
문자를 받은건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더니 한숨을 내쉬며 일어선다. 아, 진짜 귀여워.
또, 또. 내가 앞 보면서 걸으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또 땅만 보고 걷는다.
유리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000을 확 잡아당겨서 폭 껴안았다
000은 순간 놀라더니 곧 베시시 웃으며 내 허리를 더 감싸안는다.
000 냄새가 난다. 계속 이렇게 쭉 평생 있고만 싶어진다.
"000, 사랑하는거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