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어요 l 열기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단편/조각 팬픽 만화 고르기
기타 변우석 이동욱 세븐틴 빅뱅
페이퍼 전체글ll조회 488l


 


 


 


 

 

소리가 적막한 건물 안을 울린다. 점점 가까워져오는 소리에 여자는 조용히 눈을 감는다. 그리고 열리는 문, 환한 빛을 등진 채 여자 앞으로 걸어온 남자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왜 그랬어. 여자는 눈을 천천히 뜨며 남자를 바라보았다.  












"레옹,"
"왜 그랬냐고!!!!!"  












대체 왜, 그 애가, 무슨 잘, 못을 했다고.. 뚝뚝 끊기는 남자의 말소리에 이어 그의 눈에서도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저 눈물은.. 슬픈 눈물일까, 분노의 눈물일까. 저 눈물이 그치면, 나는 어떻게 되는걸까. 죽으려나? 아니, 오히려 죽지 않을수도. 여자는 긴장이 감도는 상황 속에서도 여유로운 상상을 멈추지 않았다. 자신의 물음에 여전히 묵묵부답인 여자를 보는 남자의 물기어린 눈빛은 여자가 살풋 미소를 짓자 날카롭게 변했다. 지금, 웃음이 나와?  












"그를 사랑하기라도 했나요?"
"..."
"불쌍한 레옹. 그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  












여자는 끝내 말을 마치지 못했다. 빛 하나 없이 어두컴컴한 방 안의 적막을 찢었던 소음은 금새 사라졌다. 남자는 뒤돌아 왔던 길을 따라 급하게 뛰기 시작했다. 그의 발걸음이 멈춘 곳은 방에서 멀지 않은 화단이었다. 오랜시간 손길이 닿지 않아 무성한 수풀 사이에는 한 사람이 누워있었다. 생명의 기운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새하얗게 질린 얼굴의. 남자는 무릎을 꿇은 채 얼음장같은 그 손을 조심스레 잡았다. 자신의 손마저 얼려버릴 것 같은 그 손에 쉴새없이 남자의 눈물이 쏟아졌다.  












"마틸다."
"...."
"...경수야,"  












다 내 잘못이야. 남자는 고개를 숙였다. 내가 너를 죽인거야, 경수야. 남자는 눈을 감았다.  














'레옹, 우리 내기할래?'
'그런 건 어린 애들이나 하는거야.'
'너, 나 어려서 좋아하잖아.'
'.....'
'내가 이기면, 레옹의 파트너는 내꺼야. 대신 레옹이 이기면, 도망가자. 너가 가자고 했던 그 곳으로 같이 떠나자.'
'도경수, 넌 질거야. 난 들었어. 총알이라고.'
'백현아, 그럼 날 데리고 도망쳐.'  












그때, 왜 난 대답하지 못했던 걸까. 방아쇠는 당겨졌고, 나는 도경수의 손에 들린 총을 잡아 방향을 틀었다. 달궈진 총구에 손이 타버릴듯했지만 내겐 그것보다 도경수가 우선이었다. 싱긋, 미소를 달고 나를 쳐다보는 도경수는 아름다웠다. 그 얼굴을 보기만 해도 파란 바다와 하얀 언덕이 눈 앞에 펼쳐지는. 그래, 마치 산토리니의 풍경같은 미소. 내가 이겼다. 싱그러운 미소는 이내 장난기 가득한 웃음으로 바뀌었다. 하얗고 푸르른 기억은 점점 흐려져 타오르는 불처럼 붉고, 따뜻했던 기억으로 바뀌었다. 비가 세차게 오는 날이었다. 그날의 내기 이후로, 내 파트너가 된 경수는 정식 조직원이 되었고, 이름까지 받았다. 코드네임 마틸다. 레옹과 그의 파트너 마틸다. 여성스러운 이름에 녀석은 불만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그 감정보다 내 파트너가 되었다는 사실에 감격스러운 감정이 더 큰지 내 옆에서 쉴새없이 입을 조잘거렸다.  












'레옹, 나 너무 기대돼.'
'이건 장난이 아니야. 경ㅅ, 마틸다.'
'경수라고 불러줘, 마틸다는 너무 여자같아.'
'임무 수행 중에는 본명을 말해선 안돼. 잘 알잖아.'  











그래도 싫은걸.. 말꼬리를 길게 늘이며 대답한 녀석의 머리를 살짝 헝크러뜨렸다. 첫 임무라고 신경 쓴 머리라며 녀석은 새하얀 손가락으로 헝크러진 머리카락을 살살 다듬었다. 그 모습이 뭐가그리 예뻐보였는지, 나도 모르게 녀석의 볼에 입을 맞추고 말았다. 머리카락을 정리하던 손이 멈췄다. 그 손은 점점 내 얼굴로 다가와 내 두 뺨을 감싸쥐었다. 그렇게, 우리의 붉었던 하루가 지나갔다. 기억은 푸른 색으로 변했다. 모든 게 완벽했던 날. 짙은 파란색과 에메랄드빛이 공존하는 바다와, 하얀색으로 색칠된 언덕. 그리고, 세상의 모든 색을 품은 도경수. 밀려오는 파도에 발을 담근 도경수는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사랑스러웠다. 차가운 파도에 붉어진 복숭아뼈와 따사로운 햇볕에 발갛게 달아오른 두 뺨. 푸른 기억은 오래가지 못한 채 순식간에 회색빛으로 변한다. 첫 임무를 수행한 날처럼, 비가 세차게 내리던 날. 그래, 바로 오늘,  

















철컥,  














눈을 감고 추억의 늪에 허우적거리던 남자는 이마에 닿는 서늘하고 섬뜩한, 하지만 익숙한 그 감촉에 급하게 눈을 떴다. 그리고 눈 앞에 있는 인물은,  














"Bon jour."  
















"...도경수,"
"많이 놀랐어? 놀랐으면 미안."  












백현의 기억 속에서 금방 빠져나온 듯 싱그러운 미소를 띈 경수는 백현의 이마에서 총을 떼지 않은 채 말을 이어나갔다. 내가 진짜 배우를 했어야하나봐. 캐스팅도 많이 당했었는데, 그냥 할걸. 그치, 백현아? 백현은 아직도 믿기지가 않은 듯 경수의 눈동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대답 없이 그저 자신을 바라만 보고있는 백현을 보던 경수는 얼굴을 백현에게 더 가까이하며 말했다.  












"아직도 믿기지 않아? 아니면,"
"..."
"믿기가 싫은거야?"  












나참, 이래서 내가 이런 역할은 맡기 싫다니까. 박찬열 이 새끼는 내 말을 귓등으로 듣지, 아주. 푸념하듯 인상까지 찌푸리며 말을 내뱉던 경수가 백현과 눈을 마주쳤다.  












"아 맞다, 내가 누워있는 동안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
"백현아, 니 이름말이야. 레옹말고 로미오는 어때?"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로맨티스트말고, 앞뒤 정황도 모르고 눈 앞에 펼쳐진 상황만을 믿은 채 여자를 따라 죽어버리는, 미련하고 비극적인 남자.  



너에겐 그런 비극적인 결말이 더 어울려. 세상 모든 책을 태워서라도 로미오 그 이름을 변백현으로 바꾸고 싶을 만큼.  












경수야, 마지막까지 백현은 경수의 이름을 부르며 옆으로 쓰러졌다. 구질구질하게 왜 이러실까. 경수는 반동으로 잘게 떨리는 손을 털어내며 일어섰다. 오랫동안 누워있었더니 온 몸이 다 뻐근하네, 이것도 못할 짓이다. 투덜거리며 천천히 커다란 저택을 빠져나온 경수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코드네임 줄리엣, 임무 완료.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혹시 지금 한국이 아니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변우석 [변우석] 저는 불륜녀입니다_046 1억09.04 22:47
세븐틴 [세븐틴/권순영] 양아치 권순영이 남자친구인 썰5 커피우유알럽08.27 19:49
기타귀공자에서 폭군으로1 고구마스틱08.26 20:47
기타 [도윤/윤슬] 우리의 노래를 들으면 그때로 돌아가는 - 카페베네 과일빙수1 한도윤09.05 23:47
      
엑소 [EXO/백도] 레옹(재업) 페이퍼 11.08 19:09
엑소 [EXO/박찬열] 너네 그 얘기 들었어? 걔네들 사귄다던데? 01 (부제: 열애설은 언제나 작은 소문..4 로잘리아 11.08 17:27
엑소 [EXO/백현] 애정결핍 심한 5살 연하 변백현 길들이기 썰 1436 장씨 11.08 16:39
엑소 [EXO/김민석] 종이컵과 립스틱의 상관관계24 페이퍼 11.08 15:24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6 제니 11.08 13:38
엑소 [EXO/오세훈] 눈 먼 자들의 도시 11 Kidult 11.08 13:28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84 도란_ 11.08 03:43
엑소 [EXO/종인] 김샘찬 아빠 이야기 [부제: 스물 둘의 봄(1) ] 13 엘란 11.08 02:18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8 김삼순 11.08 00:27
엑소 [EXO/백현] 깨비깨비 큥깨비 'ㅅ' 1828 큥깨비 11.07 22:05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7 김삼순 11.07 22:02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46 나는 변태다 11.07 21:54
엑소 [EXO] 스엠에서 제일 사랑둥이, 스젤사 EXO 홍일점 너징 썰 5 (웹 드라마 촬영준비)49 사랑둥둥이 11.07 19:37
엑소 [EXO/종대] 유치한 김팀장 0876 실음과김선배 11.07 19:20
엑소 [EXO/종인] 김샘찬 아빠 이야기 Facebook 02 19 엘란 11.07 16:36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2 11.07 14:29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9 반했다 11.07 01:32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3 두부야 11.07 01:14
엑소 [EXO/종대] 유치한 김팀장 0774 실음과김선배 11.07 01:00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6 엑소야 11.06 23:35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3 Xxxholic 11.06 20:24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8 11.06 01:06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4 초코스무디 11.05 23:20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91 테스 11.05 23:03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2 김삼순 11.05 21:36
엑소 [EXO/백현] 애정결핍 심한 5살 연하 변백현 길들이기 썰 1322 장씨 11.05 12:18
엑소 [EXO/카디] 내 이름은 도경수1 또수 11.05 08:06
전체 인기글 l 안내
9/24 9:32 ~ 9/24 9:34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단편/조각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